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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조직화 (Self-Organization)

Jobs 9 2020. 10. 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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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조직화 (Self-Organization)

개념
조직평형이론은 Maturana와 Varela(1980)에 의해 발전된 체제이론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인 자생이론(theory of autopoiesis)과 제2의 인공지능학파(Maruyama, 1963)에 의해 도전받게 되었다. 체제는 운영규범으로부터의 이탈을 규제하고 수정하도록 해 주는 부정적인 순환고리(negative feedback)과정을 유지함으로써 안정된 균형을 유지할 수 있고, 또한 새로운 조건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규범을 수정할 수 있게 해주는 이중적 순환학습(double-loop learning)의 능력을 개발함으로써 체제는 스스로 진화해 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생이론은 Prigogine(1984) 등의 혼돈이론에 입각한 “분산구조(dissipative structure)”에 관한 연구와 일맥상통한다. 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한 생각은 사회체제에서도 적용되고 있음이 관찰되어져 왔다(Jantsch, 1980 ; Leifer, 1989). 이 분산구조개념을 사회체제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표 3-1의 V와 VI의 자생이론 혹은 자기조직화라 할 수 있다.

이론적모형
관리이론은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는 방법과 조직내적 및 조직외적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즉 조직 구성원들이 행태를 통제하고 조정하는 수단의 개발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 일례로 과학적 관리법은 시간 동작 연구를 통해 직무 행태에 질서를 부여하고자하는 것이 그 근본을 이루고 있다. 과학적 관리법에 의해 야기된 과도한 통제에서 비롯되는 역기능에 대한 반발로 인간관계학파는 개인의 감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관리기법을 개발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관계론자들의 의도는 공식조직에 있어서 비공식집단의 역할을 부각시키고 나아가서 공식조직과 비공식조직간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구조적 상황이론가들은 분업, 계층제 등과 같은 조직적 수단을 통하여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극복하려고 한 Simon의 정보처리 개념을 조직과 환경간의 구조적 관계로 확장시킨다. 구조적 상황이론가들은 조직의 구조 및 과정이 환경적 불확실성과 일치하는 적합도 개념을 발전시킨다. 이러한 일련의 현대조직관리이론은 하나 같이 조직내의 질서유지나 조직과 환경간의 평형 유지에 집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최창현, 1995; 1993참조).
이러한 현대조직관리의 흐름과는 달리 조직내의 혼돈을 강조하는 이론적 모형이 간간이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Weick (1987)는 혼돈적 특질을 보이는 환경과 적합도를 유지하려면 조직구조 및 과정 또한 혼돈적이 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March와 Olsen (1976)은 의사결정과정에 있어서의 조직화된 무정부상태 (organized anarchy)모형을 제시했다. 물리학자들은 열역학적 비평형상태를 평형상태에 대한 일시적인 혼돈으로 보나 Prigogine과 Stengers (1984) 등은 비평형상태가 자율적인 질서창조의 원천이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조직이 혁신해나가기 위해서는 항상 비평형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자기조직화하는 조직에 있어서 더 많은 자유는 더 많은 질서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Jantsch, 1980). 새로운 질서가 혼돈에서 비롯된다는 역설적인 원리는 이제까지의 조직관리이론에서 간과되어 왔다. 비평형상태의 체제는 초기조건에 민감하고 비선형순환고리의 증폭성으로 인하여 조직의 기존구조, 행태 등이 깨져버리나 새로운 질서 혹은 구조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무질서나 혼돈 등과 같은 창조적 파괴의 과정을 통하여 종래의 질서나 구조를 창조적으로 파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치 자연체제에 있어서 물과 같은 액체에 열을 가하여 물속의 분자가 종래의 패턴을 깨고 무질서하게 운동하므로써 임계점에 다달아 새로운 형태의 질서인 기체, 즉 수증기로 변하는 현상을 위상전이 (phase transition)라 하듯이, 사회체제도 요동을 통한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운 질서로 발전, 진화할 수 있다.
자생이론 혹은 자기조직화라는 개념을 이해하려면 카오스이론 (Chaos Theory; 혼돈(으로부터의 질서) 이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발전배경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대두해온 組織現象에 관한 연구들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한 주요 연구들 중에서 혼돈과 불균형을 통한 자연스러운 질서형성능력을 강조하는 자기조직화 파라다임이 조직현상의 새로운 설명논리로서 조직론에 도입되어지게 된 배경적 논의의 주요 흐름들은 다음과 같이 크게 2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第 1의 潮流는, 조직의 環境適應의 動態적 프로세스에 관해 다양한 견해가 대두되었다는 것이다.조직의 환경적응이라는 문제를 조직이론의 중심과제로 제기한 것은 컨틴젼시이론(contingency theory)이었다. 즉, 컨틴젼시이론은 환경에의 적응을 최대과제로 생각하고, 조직이 높은 成果를 올리기 위해서는 환경에 적합한 戰略, 組織構造 및 組織過程이 만들어져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컨틴젼시이론의 틀은 기본적으로는 靜態的이며,조직의 변화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惹起된다고 주장한다.
第 2의 潮流는 조직내에는 非合理性, 不調和 및 混亂이 존재하며, 이들의 效用性이 강조되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전통적으로 조직은 制約된 合理性하에서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意識的으로 조정된 情報處理시스템이라고 생각되어져 왔다.
이상에서 살펴본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2개의 조류는 각각 독립적인 硏究들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의 硏究는 모두 環境의 變化와 이에 대한 組織의 對應이라고 하는 問題들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제도화
먼저 자율적 동요의 창조를 위해서는, 주어진 규정으로 부터의 일탈(deviation)이나 실수(error)를 조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일부 행정조직에서 상징적으로 실시하는 관용심사제의 실질적 활성화가 필요하다. 자기초월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문관료제(Professional Bureaucracy)를 확립하여, 자기의 전문 지식에 따라 자긍심을 가지고 소신껏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정보의 공유와 협력성을 조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조직 구성원이 정보를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도록 조직의  Network化가 필요하다.  아무리 전산화가 잘 되어 있어도 필요한 정보를 즉시 획득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계층제적 관료제도는 정보흐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목적지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관료제적 명령/지시 구동형 조직에서 탈피하여, 목적/비젼 구동형 조직으로 개편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행정조직이 자기조직화체제 (SOS)를 갖추어야만 비로소 창조적 파괴를 통한 행정조직의 자기혁신이 가능해진다(최창현, 1994 참조).  창조적 파괴를 통한 행정조직의 자기혁신을 위한 방안으로는 1) 조직구조의 파괴, 2) 행정업무처리과정의 파괴, 3) 인사파괴, 4) 행태파괴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조직구조 파괴를 위한 구체적 혁신방안으로는 행정조직의 리스트럭쳐링, 다운사이징 등이 있다. 둘째, 업무처리 과정의 파괴를 위한 구체적 혁신 방안으로는 행정업무처리과정의 리엔지니어링 등이 있다. 셋째, 인사파괴의 구체적 혁신 방안으로 공무원 충원 및 인사제도의 개혁, 사기업 인사제도의 벤치마킹 등을 말한다.  사기업에서 다른 기업의 장점을 배우려는 시도를 뜻하는 벤치마킹(Benchmarking)이 지방자치단체에 시사하는 바는 다른 자치단체의 좋은 행정시책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공무원의 행태파괴를 위한 방안으로는 민간기업에서 실시하고 있는 “창조적 파괴의 날”과 같은 제도를 도입해 보는 방법도 있다.  제일모직이 최근 도입 주목을 끌고 있는 창조적 파괴의 날이라는 제도는 직원들이 출근부에 도장만 찍고 회사업무를 보지 않아도 되는 날로 한달에 이틀까지 가능하다.  즉 하루는 개인별로 평소하고 싶었던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마지막주 토요일 하루는 부서별로 모여 업무나 인생설계 토론 등을 자유롭게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만 개인별 사용은 이 제도가 원활하게 정착될 때까지는 부서장의 동의를 얻도록 했다.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No work but think day(일하지 않고 생각하는 날)」로 이름 붙여진 이 「창조적 파괴의 날」가운데 개인별로 쓸 수 있는 날은 회사밖에서 열리는 각종 세미나에 참석, 관심분야를 연구할 수 있다.  또 다른 회사를 방문해 업계 현황을 살펴 볼 수도 있다.  심지어 휴게실에서 하루 종일 휴식을 취하며 공상 하거나 잠자도 된다.  부서별 공동사용의 날은 평소 느낀 회사생활의 고충에 관해 토론할 수도 있다.  대신 회사측은 직원들로 하여금 창조적 파괴의 날에 자기가 했던 일을 A4 용지에다 바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은 『창조적 파괴란 보다 큰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뜨리는 개혁이 필요하며 이런 개념을 경영혁신에 적용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앙일보, 1995. 3. 2.)  이 외에도 삼성화재가 스타지오라는 관행파괴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제도는 행정조직에도 도입된다면 기존의 평형상태에 동요를 발생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평가와 전망
바퀴벌레의 사촌격인 앞 못 보는 곤충인 터마이트의 집(termite nests)은 그 구조가 창발적인 무작위적 자기조직화 활동의 산물이다.  그들이 지은 보금자리는 인간에 비유하면 약 1.6KM 높이에 해당되는 빌딩으로 환기 장치와 습도 조절 기능을 갖춘 아름다운 형상을 지닌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터마이트 건축물 동영상 참조).

과연 어떻게 건축활동을 감독하고, 통제하고, 또한 이를 조정할 수 있는가?  터마이트의 행태에 관한 연구로 부터 얻을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은 질서가 혼돈으로 부터 비롯된다는 자기조직화 과정이다.  보금자리 구조는 흙더미가 퍼진 모양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미리 그 구조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보금자리의 설계도 내지는 청사진은 무작위적이고도 혼돈적인 활동으로부터 진화해 간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조직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준다.(Morgan, 1993).
기획은 사전적 합리성(prospective rationality)을 전제로 하는 것이나, 급변하는 환경하에서는 이를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기껏해야 사후적으로나 합리화할 따름이다. 따라서 급변하는 환경에 직면한 조직은 구체적이고도 강요적인 전략적 기획 보다는 질서는 혼돈으로 부터 비롯된다는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적인 기획이 유용하다.
조직관리론은 오래동안 합리적인 관점에 사로잡혀 왔다. Gulick의 표현을 빌자면 관리자는 POSDCORB중에서 기획(planning), 조직화(organizing), 조정(coordination)에만, 즉 통제 지향적인 기능에 주로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관리자의 행태는 종종 무작위적이고, 무계획적이다 (Pfeffer, 1982). 요즘처럼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변화와 흐름으로서의 조직(organization as flux and transformation)에 대한 개념(Morgan, 1986)이 유용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학습 조직(learning organizaion)의 개념과 활용법에 익숙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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