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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론(認識論 epistemology)

Jobs 9 2020. 10. 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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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론(認識論 epistemology)

존재론(存在論 ontology)이 실재(實在 what really is)가 무엇인가를 다룬다면, 인식론은 이 실재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를 다루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인식론은 앎의 과학(science of knowing)으로서(Babbie 1992: 18), 지식의 성격과 지식에 대한 주장을 일반적으로 다루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Rudner 1966: 1). 보다 자세히 정리하자면 인식론은 다음과 같은 영역의 문제들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Chisholm 1977: 1-4). 첫째, 지식과 참 의견(true opinion)의 구분, 즉, 증거(evidence)가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경우에 우리는 증거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의 영역이다. 둘째, 어떤 것에 대한 증거가 있다는 것은 다른 무엇에 대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는 바, 어디에선가는 멈춤의 미덕을 갖지 않으면 안되며, 이 문제는 직접 증거(direct evidence)의 문제로 어떤 것들은 직접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영역이다. 셋째, 우리가 안다고 통상 이야기하는 것들은 직접적으로 명백한 것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어떤 기초(foundation)의 등장을 필요로 하는 바, 이것은 우리의 주장의 타당화에 있어서 연역의 법칙(rules of deduction)과 귀납의 법칙(rules of induction)에 덧붙여 명증의 법칙(rules of evidence)의 필연성을 제기하는 바, 이를 다루는 것이 인식론이라는 것이다. 넷째, 우리 지식의 범위(extent)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점인 바, 이는 앎의 기준(criteria)이 있는가의 문제로 이는 우리가 무엇을 아는가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섯째, 논리나 수학의 진리와 같은 이성의 진리(truth of reason)는 위에서 언급한 기준의 특별한 교훈적 문제를 제기한다. 이성의 진리가 우리가 아는 것 중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전통적으로 형성된 이성의 진리는 우리가 아는 것 중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이성의 진리는 단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법이나 언어를 사용하는 방법에만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의 주장을 엄격하게 따져보면 처음의 그럴듯함(plausibility)은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여섯째, 진리의 문제(problem of truth)는 지식론의 가장 단순한 문제의 하나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인식론의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인식론은 진리의 조건(conditions of turth)과 증거의 기준(criteria of evidence)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가 존재하는가를 다루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모두 인식론의 적합한 영역이다.
그런데 보다 엄격한 의미에서 인식론은 실재론의 가정을 벗어날 수 없다. 즉, 실재를 바라보는 시각과 불가분의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존재론은 광의에 있어서 실재론(實在論 realism)과 명목론(名目論 nominalism)의 두 입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Flood & Carson 1988: 268-269). 실재론은 개체의 외부 “저기 밖에(out there)” 실재가 존재하며 주어진 것이라고 보아 실재가 객관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반면 명목론은 실재는 개별체의 의식, 마음 또는 개별적 인지의 의 산물(産物)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두 입장의 외연(外延)에 인식론이 있다고 볼 수 있다(Flood & Carson 1988: 269). 즉, 인식론은 지식(知識)의 기초에 관한 두 가지 가정을 다루는 것이다. 하나는 세상(실재)의 이해를 어떻게 시작할 수 있으며 이 이해된 것을 지식으로 어떻게 동료 인간에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종류의 지식이 얻어질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이다. 인식론도 크게 실증주의(實證主義 positivism)와 반실증주의(反實證主義 antipositivism)의 두 입장으로 대분할 수가 있다(Flood & Carson 1988: 269). 실증주의는 지식이 견고하고(hard), 실재적이며, 구체적인 형태로 전달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고, 이는 예측적 개선(predictive improvement)을 지향한다(Rosenberg 1988: 197). 반면, 반실증주의는 지식이 개인의 경험, 통찰, 본성(本性 essentiality)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지식이 견고하지 못하며(soft), 보다 주관적이고, 영적(靈的)이고, 심지어 초월적(超越的)이라고 보는 입장으로 이는 이해성(intelligibility)을 증가시키는 것을 지향한다(Rosenberg 1988: 197). 이러한 존재론 및 인식론에 덧붙여 결정론(決定論 determinism)과 주의론(主意論 voluntarism)으로 대별되는 인간관(人間觀)의 세 가지 가정은 우리가 채택하는 방법론에 영향을 준다(Flood & Carson 1988: 269).
인식론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우리를 제일 많이 괴롭히는 문제는 우리가 이 두 인식론의 입장에서 한가지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필연성이다(Rosenberg 1988: 197-199). 예를 들어, 다원주의적 입장을 취하여, 비록 서로 다른 이 두 입장이 병존(竝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할 경우, 즉, 실제에 있어서 모두가 동등하게 타당한 형태의 지식이라고 인정한다고 하자. 그럴 경우에 이들이 지식이라고 인정할만한 공유(共有)의 영역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의문에 대한 답은 불행하게도 존재하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아무 것도 공유하지 않는 이질적 지적 활동의 집합체에 대해 ‘지식’이라는 말을 붙여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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