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절】문법의 주요 요소
[1]언어의 단위
(1)음소(音素, phoneme)
분절음(分節音). 자음과 모음. 언어의 궁극적 단위. 더 이상 작게 나눌 수 없는 음운론상의 최소 단위. 하나 이상의 음소가 모여서 음절을 이룬다. 언어의 낱말을 구분해 주는 이론적인 낱낱의 소리. 즉, 한 낱말에서 음소가 바뀌면 그 낱말 자체가 다른 뜻이 될 수 있다. 음소 하나로 구분되는 두 낱말을 최소 대립쌍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물’, ‘불’, ‘뿔’, ‘풀’은 ㅁ, ㅂ, ㅃ, ㅍ을 구분하는 최소 대립쌍이다. 음소는 여러 가지 자질을 지니며, 음소의 차이를 가져오는 자질의 차이를 ‘변별 자질’이라고 한다. 음소는 낱소리라고도 한다. <보기>장(음절)→ㅈ(자음), ㅏ(모음), ㅇ(자음) ※운소(韻素, prosodeme):단어의 의미를 분화하는 데 관여하는 음소 이외의 운율적 특징. 소리의 높낮이(고저), 길이(장단), 세기(강약) 따위가 있다. 비분할 음소, 상가음소, 운율 음소, 운율 음운이라고도 한다. ◈음소+운소=음운(音韻, phoneme) ▷음운:말의 뜻을 구별하여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사람들이 같은 음이라고 생각하는 추상적 소리로, ‘님’과 ‘남’이 다른 뜻의 말이 되게 하는 ‘ㅣ’와 ‘ㅏ’, ‘물’과 ‘불’이 다른 뜻의 말이 되게 하는 ‘ㅁ’과 ‘ㅂ’ 따위를 이른다. 음운은 사람들의 관념에 따라 그 수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말의 ‘ㄹ’을 영어에서는 ‘l’과 ‘r’의 두 개의 음운으로 인식한다. ★‘phoneme’은 ‘음운’보다 ‘음소’로 더 많이 번역되면서 음운을 음소와 동일시하기도 하는데, 이는 미국의 기술언어학(記述言語學)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2)음절(音節, syllable)
음소가 결합한 하나의 소리마디. 발음의 기본 단위. 하나의 종합된 음의 느낌을 주는 말소리의 단위. 몇 개의 음소로 이루어지며, 모음은 단독으로 한 음절이 되기도 한다. ‘아침’의 ‘아’와 ‘침’ 따위이다. 낱내, 소리마디라고도 한다. 음소보다 크고 낱말보다 작다. 음절은 자음과 모음 또는 단독 모음으로 구성된다. 한국어의 음절은 초성(onset), 중성(nucleus), 종성(coda)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기> ‘물고기’는 의미상 ‘물’과 ‘고기’로 나뉘지만 발음상으로는 소리마디로서 셋으로 나누어진다. ※음절자(音節字): 표기상의 음절. 음절을 시각적으로 표기할 때 실제 소리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보기>넋, 앉, 옷, 꽃, 젊, 밟→넉, 안, 옫, 꼳, 점, 밥(음절자→음절) ☞음절에 들어 있는 음소의 개수는 가장 많아봤자 3개뿐이다(이중모음, 복자음, 쌍자음 등도 하나의 음소라는 뜻).
(3)형태소(形態素, morpheme)
문법의 단위 중 최소 단위. 최소의 유의적(有意的) 단위(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 어휘의 실질적 의미뿐만 아니라 문법적 의미도 포함한다. 발화체(發話體) 내에서 따로 떼어낼 수 있는 것으로 더 분석하면 뜻이 없어지는 말의 단위. 음소와 마찬가지로 형태소는 추상적인 실체이며 발화에서 다양한 형태로 실현될 수 있다. 의미 또는 기능에 따라 크게 문법형태소(=형식형태소)와 어휘형태소(=실질형태소)로 나눌 수 있다. 어휘형태소(실질형태소)는 구체적인 대상이나 동작, 상태를 표시하는 형태소를 가리킨다. 어휘적 의미가 있는 형태소로 어떤 대상이나 상태, 동작을 가리키는 형태소를 말한다. 모든 자립형태소가 이에 해당하고 의존형태소 중 용언의 어간과 파생어의 어근이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가 이에 속한다. 개념어, 관념사, 생각씨, 실사(實辭)라고도 한다. <보기>종로에는 좋은 가로수가 많다. ‘종로’ ‘좋-’ ‘가로수’ ‘많-’이 실질형태소에 해당한다. ‘읽으시었겠어’의 실질형태소는 ‘읽-’이다(‘읽-’이 ‘讀’의 뜻을 지니고 있으므로). 얼음과 많이에서 실질형태소는 ‘얼-(氷의 뜻)’과 ‘많-(多의 뜻)’이다. ‘철수가 이야기책을 많이 읽었다’에서 실질형태소는 ‘철수, 이야기, 책, 많-, 읽-’이다.
문법형태소(형식형태소)는 문법적 의미가 있는 형태소로 어휘형태소와 함께 쓰여 그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기능을 하는 형태소를 말한다. 즉, 실질 형태소에 붙어 주로 말과 말 사이의 관계를 표시하는 형태소를 가리킨다. 의존형태소 중 조사, 어미, 접사가 이에 속한다. 꼴조각, 문법 형태소, 허사(虛辭), 형식부라고도 한다. <보기>에서 ‘-에’와 ‘-는’ ‘-은’ ‘-가’ ‘-다’가 문법형태소에 해당한다. ‘읽으시었겠어’에서 ‘-시-, -었-, -겠-, -어’ 등의 어미가 각각 ‘높임, 시간, 추측, 종결’의 문법적 기능만을 하고 있는 형식형태소다. ‘갓마흔, 날고기, 점박이, 얼음, 지우개, 많이’에서 형식형태소는 ‘갓-, 날-, -박이, -음, -개, -이’다(접사). ※접사는 어근에 의미를 덧붙여 주지만 단독으로 의미를 지니지 못해 보조적 기능만을 할 뿐이기 때문에 형식형태소로 본다.
형태소는 또한 의존성 유무에 따라 의존형태소와 자립형태소로 나눌 수 있다. 자립형태소는 다른 형태소 없이 홀로 사용될 수 있는 형태소를 말한다. 하나의 형태소가 명사, 대명사, 수사, 관형사, 부사, 감탄사 등이 되는 것을 자립형태소라고 한다. 의존형태소는 말을 할 때 반드시 다른 형태소와 함께 쓰이는 형태소를 말한다. 즉, 하나의 형태소가 단독으로 단어가 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용언의 어간과 어미, 파생어의 접사가 이에 해당한다. 조사는 단어로는 인정되지만 혼자서 문장에 쓰일 수 없기 때문에 의존형태소라고 볼 수 있다. 파생어를 이루는 어근은 의존형태소일 수도 있고 자립형태소일 수도 있다. ※ ▷어간:용언이 활용될 때 변하지 않는 부분(고정부). ▷어미:용언이 활용될 때 변하는 부분(변화부). ▷어근:단어의 중심 의미를 나타내는 부분. ▷접사:단어의 부차적 의미를 나타내는 부분. <보기>자랑(어근)+스럽(접사)+다. 자랑스럽(어간).
형태소는 그것이 다른 형태소와 결합하여 하나의 낱말(단어)을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경우 근원형태소라고 한다. 근원형태소는 단어 형성에 참여하는 실질형태소와 형식형태소 또는 자립형태소와 의존형태소를 모두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바람이 휘몰아친다.’에서 동사 ‘휘몰아치-’는 접두사 ‘휘-’, 동사 ‘몰-’, 어미 ‘-아’, 동사 ‘치-’가 결합한 것이므로 네 형태소 모두 근원형태소가 된다.
어떤 형태소가 다른 형태소와 결합하는 관계가 제한적이면 불구형태소(=특이형태소)라고 한다. 불구형태소는 소수의 특정한 형태소와만 결합하여 사용되는 형태소를 말한다. 즉, 결합할 수 있는 형태소가 극히 제한된 형태소를 가리킨다. ‘오솔길’에서 ‘길’과만 결합되는 ‘오솔’ 따위이다. 특이형태소라고도 한다.
<보기>희수가 동화책을 보았다. ▷자립형태소=희수, 동화, 책. ▷의존형태소=가, 을, 보, 았, 다. ▷실질형태소=희수, 동화, 책, 보. ▷형식형태소=가, 을, 았다.
(4)단어(單語, word)
문법상의 일정한 뜻을 가지는 말의 최소 단위. 낱말이라고도 한다. 언어 분석 관점에서 정의하면 음운(音韻)보다 상위이고, 문장(文章)보다 하위인 언어 단위다. 스스로 일정한 뜻을 담고 있고 자립성이 있는 최소 단위다. 자립성이 있으므로 앞뒤로 띄어쓰기가 가능하다. 하나 이상의 형태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러 개의 형태소로 이루어진 단어는 흔히 어근이나 어간, 접사로 분석된다. 단어들이 모여 구, 절, 문장을 이룬다. 단어는 품사와 일치한다. 조사는 하나의 형태소가 품사로서 단어가 되기도 하고 둘 이상의 형태소나 단어가 모여 한 단어가 되기도 한다. 한국어에서는 홀로 쓸 수 있는 ‘철수’, ‘책’과 같은 체언뿐만 아니라 독립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반드시 윗말 뒤에 붙여서만 쓸 수 있는 조사 ‘이/가’, ‘은/는’, ‘을/를’도 예외적으로 단어로 인정하고 있다. 일정한 뜻을 가지고 말과 말 사이를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이 밖에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 없는 의존 명사 ‘줄’, ‘것’, ‘바’ 등도 역시 단어로 인정한다. 그러나 ‘읽다’, ‘크다’와 같은 용언에서는 어간과 어미가 한 어절로서 한 단어를 이루므로 각 품사가 한 단어다.
(5)어절(語節)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마디. 문장 성분의 최소 단위로서 띄어쓰기의 단위가 된다. 말마디, 문절(文節)이라고도 한다. 어절은 한 단어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대부분 어절은 단어와 일치한다. 다만 언어로 인정되는 조사는 자립성이 없으므로 단독으로 어절이 되지 못하고 앞의 단어와 결합하여 어절의 구성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 바다로 간다’는 4개의 어절로 이루어져 있다.
(6)문장(文章, sentence)
사상이나 느낌을 단어로 연결하여 의사를 전달하는 최소의 단위. 주어와 서술어를 갖추고 있는 것이 원칙이다. 문 또는 글월이라고도 한다.
문장의 종류는 주어, 서술어의 관계가 단 한 번만 성립하는 단문(單文)과 이 관계가 두 번 이상 성립하는 복문(複文)으로 구별할 수 있다. 또한 서법(敍法)에 따라 평서문, 의문문, 감탄문, 명령문, 청유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7)이야기(narrative)
문장이 쓰이는 실질적인 맥락으로, 실제 언어의 사용에서 문장들이 모여 이루는 단위. 담화라고도 한다. 어떤 사물이나 사실, 현상에 대하여 일정한 줄거리를 가지고 하는 말이나 글을 가리킨다. 이야기는 더 큰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이 말하는 방식으로 전해질 수도 있다.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는 문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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