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회요(遣懷謠)
윤선도
슬프나즐거오나올타ᄒᆞ나외다ᄒᆞ나 내몸의ᄒᆡ올일만닫고닫글뿐이언뎡 그받긔녀나믄일이야분별ᄒᆞᆯ줄이시랴 |
슬프나 즐거오나 옳다 하나 외다 하나 내 몸의 해올 일만 닦고 닦을 뿐이언정 그 밧긔 여남은 일이야 분별(分別)할 줄 이시랴. 〈제1수〉 |
내일망녕된줄을내라ᄒᆞ야모ᄅᆞᆯ손가 이ᄆᆞᄋᆞᆷ어리기도님위ᄒᆞᆫ타시로쇠 아ᄆᆡ아ᄆᆞ리닐러도님이혜여보쇼셔 |
내 일 망녕된 줄 내라 하여 모랄 손가. 이 마음 어리기도 님 위한 탓이로세. 아뫼 아무리 일러도 임이 혜여 보소서. 〈제2수〉 |
楸츄城셩鎭딘胡호樓루밧긔우러녜ᄂᆞᆫ뎌시내야 므음호리라晝듀夜야의흐르ᄂᆞᆫ다 님向향ᄒᆞᆫ내뜯을조차그칠뉘ᄅᆞᆯ모로ᄂᆞ다 |
추성(秋城) 진호루(鎭胡樓) 밧긔 울어 예는 저 시내야. 무음 호리라 주야(晝夜)에 흐르는다. 님 향한 내 뜻을 조차 그칠 뉘를 모르나다. 〈제3수〉 |
뫼ᄒᆞᆫ길고길고믈은멀고멀고 어버이그린뜯은만코만코하고하고 어듸셔외기러기ᄂᆞᆫ올고울고가ᄂᆞ니 |
뫼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하고 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제4수〉 |
어버이그릴줄을처엄븟터아란마ᄂᆞᆫ 님군向향ᄒᆞᆫ뜯도하ᄂᆞᆯ히삼겨시니 眞진實실로님군을니ᄌᆞ면긔不불孝효ᅟᅵᆫ가녀기롸 |
어버이 그릴 줄을 처엄부터 알아마는 님군 향한 뜻도 하날이 삼겨시니 진실로 님군을 잊으면 긔 불효(不孝)인가 여기노라. 〈제5수〉 |
시어 풀이
* 추성 : 함경북도 경원의 옛 이름.
* 진호루 : 경원에 있는 누각 이름.
귀양지에서 부모와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형상화한 전 5수의 연시조로, 부모에 대한 효심과 임금에 대한 충성심을 동일시했던 사대부의 의식이 잘 드러나 있다.
* 갈래 : 연시조(전 5수)
* 성격 : 연군적, 우국적
* 제재 : 유배지에서의 정회(情懷)
* 주제 : 연군, 우국지정과 사친(思親)
* 특징
① 감정 이입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냄.
② 대구법, 반복법을 통해 형식적 운율과 주제적 의미를 동시에 강조함.
* 연대 : 조선 광해군
* 출전 : “고산유고”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권력가인 이이첨이 국정을 어지럽히자 윤선도가 성균관 유생으로서 상소하였다가 도리어 모함을 받아 귀양 가게 된 함경도 경원에서 지은 연시조이다. 나라의 일을 근심하고 어버이를 생각하면서 지은 것으로,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강직한 성격,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정의감,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 부모님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절절히 드러나 있다. 이 시의 제목에 포함된 ‘견회(遣懷)’ 란, ‘시름을 떨치다.’ 또는 ‘회포를 풀다.’라는 의미로, ‘견회요’는 ‘마음을 달래는 노래’라는 뜻이다.
시상 전개 방식
자연물에 반영된 화자의 상황과 정서
‘충(忠)’과 ‘효(孝)’에 대한 화자의 가치관
*화자는 ‘충’은 하늘이 만든 것이며, ‘불충’은 곧 ‘불효’라고 여기고 있다. → 연군의 정이 하늘의 뜻임을 밝혀 그 절대성을 부각함.
*부모에 대한 ‘효’와 임금에 대한 ‘충’을 동일시함. →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는 조선 시대의 보편적 인식이었음.
‘견회요’에 나타난 유교적 이념
젊은 선비로서 탄핵 상소를 올린 것 때문에 귀양을 가야 했던 상황은 윤선도가 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겪어야 했던 울분과 좌절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은 특히 윤선도가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화자의 소신과 굽힐 줄 모르는 의기는 ‘님군 향한 뜻’에서 비롯한 것이며, 유배지에서의 길고 긴 날 동안 느꼈을 심회가 강산에 대한 주관적 인상과 외기러기의 이미지에서 절실하게 드러난다.
유교적 질서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충(忠)과 효(孝)는 하나의 보편적인 인식이었다. 그리고 이는 체제의 원리로 적용되고 인간의 기본적 심성으로 통용되었다. 유교적 이념상 효(孝)는 충(忠)에 우선한다. 〈제5수〉에서는 충(忠)에 대한 인식을 효(孝)로 일치시키고 있는데, 임금을 향한 뜻을 하늘이 생기게 했다는 전제를 그 이유로 제시한다. 이러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인식은 체제의 원리이면서 당시의 보편적 인식이라 하겠다.
작가 소개 - 윤선도(尹善道, 1587 ~ 1671)
호는 고산(孤山). 당쟁의 와중에서 여러 차례 유배 생활을 하였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는 작품을 창작하였고 ‘어부사시사’ 등 많은 시조를 써, 조선 시대 3대 가인(三大歌人)의 한 사람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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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정’, 정서/억울함을 호소하고 변함없는 충성심을 노래한 작품
‘정과정(鄭瓜亭)’은 정서가 참소를 받아 동래로 유배되었을 때 자신의 억울함과 결백을 호소하며 임금에 대한 충절을 노래한 작품이다. 유배 상황에 있는 화자가 억울함과 결백을 호소하며 임금에 대한 충정을 표현했다는 면에서‘견회요’와 유사하다. 다만 ‘견회요’는 충과 효를 함께 다루면서 하늘의 절대성을 부여하여 충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과정’은 충만 다루고 있으며 여성 화자를 설정하여 임금에 대한 충성을 임과 이별한 여성의 사랑에 빗대어 노래하였다는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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