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황조가(黃鳥歌), 유리왕, 고대 가요

Jobs 9 2022. 4. 1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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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가(黃鳥歌)


翩翩黃鳥(편편황조)
雌雄相依(자웅상의)
念我之獨(염아지독)
誰其與歸(수기여귀)

 

한자 풀이 
翩(편) : 가볍게 날다. 오락가락하다 黃(황) : 누른빛 鳥(조) : 새
雌(자) : 암컷 雄(웅) : 수컷 相(상) : 서로 依(의) : 의지하다
念(념) : 생각 我(아) : 나 獨(독) : 홀로
誰(수) : 누구 與(여) : 더불어 歸(귀) : 돌아가다

 

핵심 정리

작가와 연대가 뚜렷하며 현전하는 최고(最古)의 개인적 서정시이다. 사랑하는 임을 잃은 외로움을 꾀꼬리라는 자연물을 매개로 표현하였다.

* 갈래 : 고대 가요, 한역 시가
* 성격 : 서정적, 애상적
* 제재 : 꾀꼬리
* 주제 : 사랑하는 임을 잃은 슬픔과 외로움
* 의의 
① 작가가 구체적으로 알려진 고대 가요
② 집단 가요에서 개인적 서정시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작품
③ 사랑을 주제로 한 최초의 개인적 서정시
* 연대 : 고구려 2대 유리왕
* 출전 : “삼국사기” 권 13 고구려 본기

 

짜임

* 제1, 2행 : 암수 꾀꼬리의 정겨움

* 제3, 4행 : 짝 잃은 '나'의 외로움

 

 

배경 설화

고구려 제2대 유리왕 3년 10월에 왕비 송 씨가 죽자 왕은 다시 두 여자를 후실로 맞아들였는데, 한 사람은 화희(禾姬)라는 골천 사람의 딸이고, 또 한 사람은 치희(雉姬)라는 한(漢)나라 사람의 딸이었다. 두 여자가 사랑 다툼으로 서로 화목하지 못하므로 왕은 양곡(凉谷)에 동궁과 서궁을 짓고 따로 머물게 했다. 그 후 왕이 기산에 사냥을 가서 7일 동안 돌아오지 않은 사이에 두 여자가 다툼을 벌였다. 화희가 치희에게 “너는 한나라 집안의 천한 계집으로 어찌 이리 무례한가?” 하면서 꾸짖으니 치희는 부끄럽고 분하여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왕은 이 사실을 듣고 말을 채찍질하여 쫓아갔으나 치희는 노하여 돌아오지 않았다. 왕이 일찍이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나뭇가지에 꾀꼬리들이 모여 놀고 있는 것을 보고 느끼는 바가 있어 노래를 지어 불렀다. 

 

이해와 감상

B.C. 17년(유리왕 3)에 유리왕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서정시로,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에 4언 4구의 한시로 번역되어 전해진다. 매우 짧은 노래이지만, 그 속에는 완벽하게 대칭적인 균형과 탄탄한 시상 전개를 갖추고 있다.
사랑하던 짝을 잃은 고독감과 슬픔을 자연물인 ‘꾀꼬리’를 매개로 하여 우의적(寓意-; 다른 사물에 빗대어 비유하거나 풍자함.)으로 형상화하였는데, 짝을 이루어 노니는 꾀꼬리와 홀로 있는 사내, 정다움과 외로움, 가벼움과 무거움이 대립되고 중첩되면서 화자의 정서가 효과적으로 부각된다. 또한 자연물에 의지하여 시상을 일으킨 후 나중에 자신의 감회를 펴는 선경 후정(先景後情)의 표현 방식을 구사하고 있고,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인류 보편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점은 이 작품의 문학성을 한층 높여 준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우리 시가 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이루어진 순수 서정시로 이해할 수 있다. 

 

시어 풀이

* 翩翩(편편) : 가볍게 훨훨 나는 모양의 의태어.
* 黃鳥(황조) : 꾀꼬리. 외로움을 유발하는 소재.
* 誰其與歸(수기여귀) : 누구와 함께 돌아갈까. (여기서 ‘其(기)’는 번역하지 않아도 됨.)

 

작품 연구

객관적 상관물로서의 ‘꾀꼬리’의 역할

화자의 주관적인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객관적인 대상을 동원하여 화자의 심리를 표현할 때 사용되는 소재를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한다. 즉, 객관적 상관물이란 화자의 심리를 강조하거나 전이하여 드러내 주는 역할을 하는 소재이다. 이 작품에서 화자와는 다르게 암수가 정답게 날고 있는 꾀꼬리는 임을 잃은 화자의 외로운 마음을 효과적으로 강조하는 객관적 상관물의 역할을 하고 있다.

 

‘황조가’의 성격에 대한 논의

‘황조가’의 성격에 대해서는 크게 서정시로 보는 입장과 서사시로 보는 입장이 있다. 서정시로 보는 견해는 다시 유리왕이 지은 개인 서정시로 보는 경우와 구비 전승되는 서정 민요로 보는 경우로 나누어진다. 서사시로 보는 견해에서는 이 작품을 부족 간의 통합 과정에서 나타난 집단의 갈등을 표현한 노래로 이해한다.

 

시가 문학의 발전 양상과 ‘황조가’의 위치

기록으로 보면 ‘구지가’가 창작된 시기보다 ‘황조가’가 창작된 시기가 앞서지만 시가 문학이 집단적 의식요를 거쳐서 개인적 서정요로 발전하여 간다는 일반적인 흐름으로 놓고 보았을 때, ‘구지가’ 형식의 노래가 더 앞선 시기의 노래로 추정된다. ‘황조가’는 그 과도기에 위치하여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서정 시가 작품으로 불리는 것이다.

 

‘공무도하가’, ‘구지가’, ‘황조가’의 성격 차이

‘황조가’의 작가로 알려진 유리왕은 신화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고난을 겪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의 배경 설화에는 화희와 치희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거나, 부자간의 갈등 때문에 태자를 죽게 하는 등 인간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이는 신화적 영웅이 그 능력을 상실하고 의심받는 사회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신화적 질서와 그 숭고함을 표현하던 주술성과 제의가 권위를 상실하기 시작하면서 유대감을 얻지 못하자, 그로 인해 자기 감정에 충실한 연민과 외로움 등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구지가’는 고대 사회의 질서였던 주술성, 제의성이 강한 집단적 의식요로 보고, ‘공무도하가’와 ‘황조가’는 신성성, 주술성이 무너지면서 드러나는 개인적 갈등과 좌절을 노래한 개인적 서정 시가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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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 유리왕(瑠璃王, ?~A.D. 18)

고구려 제2대 왕(재위 B.C. 19 ~ A.D. 18). 아버지 동명 성왕을 찾아 부여로부터 고구려에 입국하여 태자로 봉해졌다. 동명 성왕에 이어 즉위한 후, 도읍을 졸본에서 국내성으로 옮겨 고구려의 기틀을 확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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