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캔의 면실유가 발암물질이니, 중금속이니 하면서 말들이 많았다. 나의 결론은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거다. 그런 걱정이면 먹을 게 없다. 운동 전후, 영양 있는 술안주로 담백한 한 캔의 참치를 강추한다. 아무것도 없이 오렌지 주스나 탄산수, 혹은 맥주와 즐기면 최고의 영양식이다.
참치 캔애 들어가는 원료 생선은 태평양에서 잡은 가다랑어(전체 통조림의 80% 차지)와 황다랑어다. 가다랑어는 몸집이 작고, 황다랑어는 몸집이 크고 지느러미가 노란 것이 특징. 냉동·수송된 참치는 해동된 뒤 1~4시간 쪄낸 뒤 2차 클리닝(껍질을 벗기고 가시를 발라내 흰 살만 골라냄)→담기→조리액 주입→탈기→밀봉→살균→검사→포장의 과정을 거친다. 어획된 참치는 즉시 영하 50도 이하로 급랭 처리되므로 여름에도 비브리오패혈증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
조리액은 면실유· 올리브유·포도씨유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 동물성 지방과는 달리 콜레스테롤이 없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참치 캔의 기름은 영양뿐 아니라 재료를 부드럽게 해 식감을 높이므로 버리지 말고 함께 사용한다. 기름을 따로 보관했다가 볶음이나 무침 등 요리에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참치를 회로 먹는다면 DHA나 EPA를 모두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참치를 통조림으로 만들면, 찌는 과정에서 기름이 유출돼 DHA와 EPA 함량이 떨어진다. 이를 보완한 것이 DHA 첨가 참치 통조림이다. 다랑어의 눈에 있는 원료를 정제한 것이다.
참치 캔에는 참치 한 마리가 거의 다 쓰인다. 값이 싼 살코기 부위만 골라 통조림에 사용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 참고로 횟감으로 쓰이는 참치는 값이 비싼 참다랑어다.
참치의 대표적인 영양성분은 DHA와 오메가-3 지방산이다. 뇌를 구성하는 지방 성분의 10%가 DHA다. DHA가 뇌기능 저하, 학습부진을 막아주는 뇌 영양소로 꼽히는 이유다. 성장기 어린이의 시력과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전문가들은 임산부와 수유 중인 여성은 하루 300㎎의 DHA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생후 36개월이면 90%가 완성되는 영·유아의 뇌에 영양을 공급하라는 의미다.
참치에 함유된 DHA 양은 34.6%에 달해 전갱이 8.5%, 고등어 11%, 연어 16.1% 등 다른 생선에 비해 뛰어나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DHA는 뇌세포의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입증됐다. 기억력을 향상하고, 학습능력을 배가시킨다는 것.
최근엔 성인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DHA가 당뇨병과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오메가-3 지방산은 혈압을 낮추고 염증유발을 억제한다는 것. 미국심장병학회협회(AHA)는 “오메가-3 지방산이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춰 성인병과 심장병의 위험을 줄여준다”며 “심혈관 건강을 위해 참치를 비롯한 등푸른 생선을 주 2회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참치에 풍부한 타우린은 심장기능 개선 효과가 있어 심장병 예방 효과를 배가시킨다.
캔에 들어 있는 참치는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해 비타민과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다. 또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고단백을 자랑한다.<표 참조> 치아가 나빠 육류 섭취가 부족한 노인층에 적극 권장되는 이유다. 문제는 기름이 많아 칼로리가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참치 캔 1개(150g)의 칼로리는 고형분 기준 130㎉. 면실유를 포함한 전체 칼로리는 297㎉로 밥 한 공기, 또는 자장면 절반 수준이다. 샐러드를 곁들이면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참치는 숙취 해소 효과도 있다. 참치에 들어 있는 메티오닌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간장 운동을 돕기 때문. 술안주로 참치를 먹으면 빠른 숙취 해소가 가능하다. 남성의 정력도 기대할 수 있다. 참치는 서양에서 굴 다음으로 스태미나 음식으로 꼽힌다. 오메가-3 지방산이 정자생산에 필수적인 영양소일 뿐 아니라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