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모를 뿐
숭산 대선사
저자 : 현각
1964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예일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공부했다. 하버드 대학원 재학중에 숭산 선사의 설법을 듣고 출가했다. 현재 구도자로서 수행정진하고 있다.
책 속으로
인생의 항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간이거늘
네가 태어날 때 어디에서 왔는가?
네가 죽을 때 어디로 갈 것인가?
인생이란 허공에 떠다니는 구름과 같은 것을.
죽음이란 허공에 떠다니는 구름과 같은 것을.
허공을 흘러 다니는 구름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것.
삶과 죽음, 오고감이 바로 이와 같구나.
하지만 항상 분명한 것이 하나 있으니.
삶과 죽음을 초월하고 순수하고 청정한 것.
순수하고 청정한 그 하나는 무엇인가?
“모른다는 세계로 바로 들어간다”는 것은 그 어떤 형태, 감정, 느낌, 자극, 인식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한다면 눈, 귀, 코, 혀, 몸, 생각도 없을 것이고 그 어떤 색, 소리, 냄새, 맛, 감촉도 없을 것이요 생각할 대상도 없을 것이다. 마음이 비어 있다면 이미 완전한 것이며 너 자신이 절대자이다. 그리고는 쾅! 너는 깨닫는다. 그러면 볼 수 있으며 들을 수 있고, 냄새 맡을 수도 있어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다. 이러한 진실은 어떤 선사의 가르침과도 상관 없는 것이다. 선이란 자기 자신을 완전히 믿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자체로 항상 완벽하다. 무슨 말인가하면, 네 마음이 완전하다면 모든 것이 완전할 것이요, 네 마음이 완전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완전하지 못해, 순간 순간이 큰 걱정거리라는 뜻이다. 완전하지 않다 함은 어떤 것을 억지로 생각한다 뜻이다. 이는 곧 그 생각 속에서 나와 너, 주체와 객체를 따로 두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완전하다함은 그 어떤 것도 억지로 생각하지 않음이요, 이미 모든 것이 완전하다는 뜻이다. 그러니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마음으로 바로 들어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