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에 걸친 가족의 삶을 중심으로 당대의 가족 간의 갈등과 사회적 계층 간의 대립을 통해 급변하고 있는 당시 사회의 실상을 자세히 보여 주고 있다.
* 갈래 : 장편 소설, 세태 소설, 가족사 소설
* 성격 : 사실주의적, 현실 비판적
* 배경
① 시간 - 일제 강점기(1920 ~ 1930년대)
② 공간 - 서울 중산층의 집안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일제 강점기 중산층 가문을 둘러싼 재산 상속 문제와 세대 갈등을 통해 본 식민지 조선의 사회상
* 특징
① 당시의 풍속과 세대 간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세밀하게 묘사함.
② 사건의 전개보다 인물들 간의 관계나 사고방식, 행동 양식을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춤.
어휘 풀이
* 말눈치 : 말하는 가운데 은근히 드러나는 어떤 태도.
* 전도(顚倒) : 차례, 위치, 이치, 가치관 따위가 뒤바뀌어 원래와 달리 거꾸로 됨.
* 되되이 : 한 되 한 되씩. 또는 되마다.
* 진순하다 : 순진하다.
* 설궁(設窮) : 살림의 구차한 형편을 남에게 말함.
* 점적해하다 : 부끄럽고 미안해하다.
* 수봉하다 : ① 세금을 징수하다. ② 남에게 빌려 준 돈이나 외상값 따위를 거두어 들이다.
* 가외(加外) : 일정한 기준이나 정도의 밖.
* 무후하다 : 대를 이어 갈 아들이 없다.
* 재하자 유구무언 : 아랫사람은 윗사람에 대해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
* 간정되다 : 소란스럽던 일이나 병 따위가 가라앉아 진정되다.
* 북미창정 : 서울 북창동의 일제 강점기 명칭.
* 조인광좌 중 : 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인 넓은 자리의 가운데.
* 치산 : 산소를 매만져서 다듬음.
* 총찰 : 모든 일을 총괄하여 살핌.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1920년대 각기 다른 가치관을 지닌 조 의관, 조상훈, 조덕기의 삶과 갈등을 통해 당대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 낸 장편 소설이다. 조 의관은 봉건적인 가치를 고수하며 돈을 중시하는 인물로, 조상훈은 외국 유학을 통해 개화 의식을 지녔지만 주체성을 잃고 타락한 인물로, 조덕기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와는 다른 신세대이지만 어떤 확고한 의식 없이 그저 자신의 삶에 대한 걱정만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무엇보다 세 인물의 가치관의 대립과 그에 따른 갈등이다. 세 인물이 어떤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지, 어떤 이유로 대립하고 갈등하는지를 파악하면 당대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다. 작가는 조 의관 주변의 타락한 인물들을 통해 시대착오적이고 위선적인 삶에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면서, 덕기와 병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고 있다.
전체 줄거리
［발단］ 유학생 덕기가 방학을 맞아 귀향했다가 친구 병화 등과 만난다.
［전개］ 덕기는 조부(조 의관)와 그의 후처인 수원집을 비롯한 집안의 뒤엉킨 인간관계와 갈등을 목격한다.
［위기］ 수원댁과 그녀를 조 의관에게 소개해 준 최 참봉 등은 재산을 빼돌릴 생각으로 유서를 변조하고 모략을 꾸민다.
［절정］ 조 의관이 독살되자 재산 문제 등을 둘러싸고 집안의 갈등이 심화되지만 덕기가 집안의 재산을 관리하면서 수원집 일행의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여기에 사회주의 사건과 관련하여 덕기와 주변 사람들이 체포된다.
［결말］ 덕기는 무혐의로 풀려나지만, 향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놓고 망연해한다.
인물 소개
* 조 의관 : 고루한 봉건 의식의 소유자. 돈과 이익밖에 모르는 현실주의자로 양반의 족보를 사기 위해 많은 돈을 쓰는 구세대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 조상훈 : 조 의관의 아들. 외국에서 유학을 하고 기독교 신자가 되었으나, 자신의 생각과 이상을 펼치지 못하고 타락하고 마는 인물이다.
* 조덕기 : 조 의관의 손자, 조상훈의 아들. 부르주아 지식인으로 중도적, 절충적인 인물이다.
* 김병화 : 덕기의 친구. 사회주의 사상을 실천에 옮기는 인물이다.
작품 연구
‘삼대’의 세대별 의식 성향
1대 : 구한말 세대
*보수적이며 가문과 제사를 중시하는 등 유교 중심적 사고
*조 의관으로 대표됨
2대 : 개화기 세대
*기독교와 신학문을 접하였고 3·1 운동의 좌절을 맛봄
*조상훈으로 대표됨
3대 : 식민지 세대
*보수주의 · 마르크스 사상 등 다양한 이념 지향을 보임
*조덕기, 김병화, 홍경애로 대표됨
덕기의 성격은?
병화의 비판 대상이 되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덕기는 할아버지 조 의관이 일군 재산 덕에 중산층 가정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인물이다. 덕기는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으나 조부와 부친의 대립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우유부단한 인물이기도 하다.
‘족보’가 지니는 가치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20년대는 갑오개혁(1894년)으로 인해 신분제가 사라졌음에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족보 제작이 유행하였다. 이를 통해 사회 제도의 변화와 사람들의 의식 변화에는 속도의 차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족보’는 조 의관과 조상훈이 지니고 있는 가치관의 차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소재이다.
조상훈의 이중적 면모는?
조상훈은 신문물을 받아들인 기독교인이면서 사회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인물이다. 하지만 3·1 운동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허무주의에 물들어 축첩과 노름, 술로 얼룩진 퇴폐적인 생활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조상훈은 당시 목적의식을 잃고 타락해 버린 당시 지식인의 일면을 보여 주고 있다.
‘삼대’의 갈등 양상
가치관
조 의관(봉건적 가치관) ↔ 조상훈(개화적 가치관)
재산 상속
조 의관(아들이 아니라 손자에게 재산을 상속하려 함.) ↔ 조상훈
사상
조덕기(부르주아 혹은 별 사상 없음.) ↔ 김병화(마르크스주의자)
조덕기의 삶과 의식 세계
조덕기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와는 다른 신세대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친구 김병화처럼 사회주의자는 아니다. 병화가 하는 일에 심정적으로 동조를 하기는 해도 그 자신은 법과를 마쳐 판사나 변호사가 되려는 꿈을 품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조덕기의 삶과 의식은 중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식민지 현실에서 지식인이 취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은 현실에 순응하거나 저항하는 것 외에는 마땅히 다른 방식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그의 의식과 삶은 일정한 타협과 굴종을 전제로 하되, 당시로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택한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삼대’에 등장하는 신세대 인물들
‘삼대’의 주요 문제 - ‘돈’
이 작품의 사건 전개 과정에서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조 의관이 지닌 재산의 상속 문제다. 이처럼 ‘돈’ 문제를 삶의 핵심적인 문제로 다루었다는 것은 작가가 새로운 시대의 핵심을 ‘돈’ 혹은 자본의 문제로 인식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작가의 문제의식이 매우 근대적인 것이었음을 증명한다. 왜냐하면 근대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결국 ‘돈’(자본 혹은 경제)이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 염상섭(廉想涉, 1897 ~ 1963)
소설가. 호는 횡보(橫步). 1920년 “폐허” 동인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으며, 1921년 “개벽”에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발표하였다. 초기에는 자연주의 계열의 작품을 썼으나, 이후 당대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작품을 많이 남겼다. 주요 작품으로 ‘임종’, ‘삼대’, ‘두파산’ 등이 있다.
삼대(염상섭) 함께 읽어보기
‘고향’, 이기영／‘삼대’와 유사한 사실주의 소설
철저한 사실주의를 표방한 농민 소설의 대표작으로, 농민과 노동자의 문제 그리고 가진 자의 횡포가 삼각연애라는 소재로 소설의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다. 특히 동경 유학생 출신 농민인 김희준과 마름 안승학의 딸인 안갑숙(공장 노동자)의 연대는 노동자와 농민의 연대를 통해서 현실 문제를 타개해 나가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태평천하’, 채만식／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가족사 소설
5대에 걸친 가족의 이야기로 1930년대 말, 놀부형 인물인 윤 직원을 내세워 일제가 주도한 자본주의에 기생하여 자신의 부를 늘리는 사회의 부정적 인물에 대해 풍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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