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나이트(국석아강)
Ammonite
Perisphinctes
학명
Ammonoidea
(Zittel, 1884)
분류
계
동물계
문
연체동물문(Mollusca)
강
두족강(Cephalopoda)
아강
†국석아강(Ammonoidea)
암모나이트는 고생대에 나타나 중생대, 나아가 신생대 극초기까지 번성했던 두족류들 중 국석아강에 속하는 이들을 통틀어서 칭하는 말이다.
어원은 이집트 신화의 신인 아문으로, 화석을 아문신의 머리에 있던 숫양뿔이라고 고대의 학자 대 플리니우스가 생각하고 박물지(Naturalis historia)에 ammonis cornua(암몬의 뿔)이라고 쓴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발견되는 삼엽충과 달리 현재까지 암모나이트 화석이 한반도에서 발견된 적은 없다. 한반도에는 데본기 시절부터 백악기 말까지의 중생대 해성층이 형성된 것이 없기 때문.
번성
당시 굉장히 번성했기에 고생대의 삼엽충과 같이 중생대의 표준화석이다. 간단히 말해서 삼엽충이 발견되면 고생대의 지층, 암모나이트가 발견되면 중생대의 지층인 것이다. 다만 암모나이트류 자체는 고생대 데본기에 출현하였으며, 따라서 그 이후의 석탄기와 페름기의 지층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단지 이들이 본격적으로 번성한 건 중생대부터이기 때문에 중생대의 표준화석으로 취급받는 것.
친척뻘인 벨렘나이트와 함께 중생대 내내 번성하며 1만 종 이상의 형태로 진화하였기에 삼엽충처럼 지층에서 발견된 암모나이트 화석의 종류를 통해 해당 지층이 중생대 중에서도 어느 시기에 속하는 지층인지 알 수 있다. 1억 5천만 년 이상에 걸쳐 번성하였으나, 중생대의 마지막인 백악기 말 K-Pg 대멸종이 일어나면서 절멸에 이르렀다. 사실 이후에도 몇몇 종은 신생대 극초기에 살아있었지만, 그 기간은 굉장히 짧았기 때문에 K-Pg 대멸종으로 인해 멸종했다고 봐도 별 문제가 없다.
넘쳐나는 화석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번성했던 생물이었고, 단단한 껍데기 부분이 화석화되기 좋은 덕분에 현재까지도 암모나이트 화석은 동시대 다른 생물들에 비해 흔하다. 삼엽충과 함께 일반인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화석으로 네팔의 카트만두에서는 암모나이트 화석이 관광상품으로 팔렸으며, 한국에서는 최저 500원부터 최고 5억 원 이상의 암모나이트 화석이 있다. 20세기 말 KBS TV쇼 진품명품에서 중생대 쥐라기 후기의 암모나이트 무리 화석의 감정 가격이 당시 2,800만 원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1988년 NHK 스페셜 '지구대기행' 제작팀이 히말라야산맥을 방문했을 때는 냇가의 바위(직경 30cm 가량)를 뒤집어봤더니 그게 암모나이트 화석 1/4짜리였다.# 전체 크기가 60cm에 달하는 대형종이었던 셈이다. 중생대 당시 테티스해가 자리잡은 곳이었던 히말라야는 과장 조금 붙여서 냇가에 돌멩이 주워서 대충 깨 보면 암모나이트 화석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곳이다. 지구대기행에서도 냇가에서 돌멩이를 주우니 벨렘나이트고 암모나이트인 장면이 나왔고 저 대형 암모나이트 화석도 그렇게 발견된 것이다. 히말라야 산맥이 위치한 지질층 일대는 아득한 옛날에는 해저였고,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이 충돌하여 산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융기하여 현재에 이르렀기 때문에 해양 생물 화석이 다수 발견되는 것.
황금색으로 보이는 암모나이트가 발견되기도 한다.
계통
달팽이와 비슷한 껍데기를 지니고 있지만, 계통상으로는 달팽이와 같은 복족류가 아닌 두족류이다. 이 두족류에 속하는 동물로는 문어, 오징어, 갑오징어, 낙지, 앵무조개 등이 있는데, 오징어 낙지 등은 초형아강에 속하며 형태가 매우 다르지만 앵무조개와 매우 닮았다. 단 계통상으로는 문어나 오징어 등의 초형아강에 더 가깝다. 또한 심해에서 20년 가량을 생활하는 앵무조개와 달리 초형아강 두족류처럼 얕은 바다에서 짧은 생을 살고 알은 단순히 해저에 뿌려버리는 식이었다고.
암모나이트의 껍데기는 쥐의 이빨처럼 매일 자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그때그때 껍데기를 성장시키기 때문에 특유의 줄무늬를 남긴다. 그리고 진화를 거듭할수록 이 문양은 더욱 복잡해진다. 200과 1,800속 1만 종에 이르는 만큼 껍데기의 형태도 보편적인 달팽이 모양에서 소라 모양, 클립 모양, 원뿔형, 불규칙하게 꼬인 모양 등으로 다양하고, 크기 또한 동전 만한 것에서부터 최대 2m에 달하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하물며 무늬는 크기보다도 더 다양하므로 암모나이트 화석 수집에 끝은 없다고 하며, 이에 열을 올리는 사람도 많다.
다만, 앵무조개만이 암모나이트를 닮은 유일한 생물로 알기 쉬운데, 아직 두족류에도 비슷한 생물체들이 존재한다. 끝 지느러미 부위에 암모나이트와 비슷하게 생긴, 하지만 아주 자그마한 껍데기가 내장되어 있는 오징어인 스피룰라(Spirula spirula - Ram's horn squid)라는 생물이 있는데, 이 종의 경우에는 수심 100-200m의 깊은 물 속에 살다가 수명이 다해 죽으면 머리의 껍데기만 수면으로 떠올라 해안에 밀려와 오래전부터 껍데기만 알려져 있었고 어떤 생물체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가, 1910년에 대서양의 카나리아제도 근해에서 온전한 개체를 잡아 비로소 어떤 생물체인지 알려지게 되었다. 이 생물이 발견되고 나서, 유사한 형태 때문에 암모나이트 화석 일부는 기존에 알려진 앵무조개 형태가 아니라 스피룰라와 같은 형태를 한 거대한 개체가 아니었는가 하는 추측도 나왔다.
또한 집낙지 혹은 조개낙지(Paper Nautilus/Argonauta argo)라는 종 역시 암모나이트와 비슷한 형태의 껍데기를 가진 낙지이다. 생태를 보면 학자들이 추측한 암모나이트와 같이 물속을 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과거 껍데기를 가졌던 두족류나 앵무조개, 암모나이트식의 혈액 속 녹아있는 공기를 이용해 격방에 공기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조절하는 게 아닌 격방이 없는 빈 껍질을 끌고 수면 위로 올라가 직접 공기를 채워야 한다. 이 껍데기는 태어나면서 지니고 태어나는 물건은 아니고, 알을 보호하기 위해서 암컷이 후천적으로 만드는 것으로, 역시나 유사한 형태 때문에 암모나이트 화석 일부, 특히나 껍데기 입구 부분에 두족류 특유의 촉수의 흔적이 있어 스피룰라 부류가 될 수 없는 개체들 중 일부가 알껍데기를 만드는 집낙지와 같은 후천적 껍데기일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 바 있다.
고대의 인식
고대 인류 문명 시기에 발견되었을 때 이집트인들은 숫양의 머리를 한 아문신의 뿔로 여겼으며 이 생각이 대 플리니우스의 박물지에 의해서 현대까지 그대로 전해지다가 칼 알프레드 폰 지텔 에 의해서 암모나이트라는 이름으로 확정되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이 화석을 머리가 잘린 똬리를 튼 뱀이라고 생각했는데 영국 횟비의 한 전설에서는 성녀 힐다에게 목이 잘린 뱀들이 돌이 된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 당시의 골동품을 보면 암모나이트 화석에 뱀머리를 조각한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