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다마지오, Antonio Damasio
포르투갈계 미국인 신경과학자이다. 그는 현재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신경과학 석좌교수이자 심리학, 철학, 신경학 교수이자 소크 연구소의 겸임교수이다. 그는 이전에 20년 동안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신경과 학장을 역임했다. 다마지오는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신경과학에 대한 다마지오의 연구는 감정이 사회적 인지와 의사결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960년대에 다마지오는 리스본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으며, 그곳에서 신경과 레지던트도 했으며 1974년에 박사 학위를 마쳤다. 그의 연구의 일부로 그는 보스턴에 있는 실어증 연구 센터의 노먼 게슈윈드의 감독하에 행동 신경학을 연구했다.
다마지오의 주요 분야는 신경 생물학, 특히 감정, 의사 결정, 기억, 언어 및 의식의 기초가 되는 신경 시스템이다. 다마지오는 감정이 높은 수준의 인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을 수 있다. 이는 심리학, 신경과학 및 철학에서 지배적인 20세기 관점에 반대되는 아이디어이다.
다마지오는 신체 표지 가설을 공식화했다. 감정과 감정의 생물학적 토대가 의사 결정(긍정적, 부정적, 종종 무의식적으로)에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한 이론이다. 감정은 사회적 인지의 구성을 위한 발판을 제공하고 의식을 뒷받침하는 자기 과정에 필요하다.
체세포 표지 가설은 미국과 유럽의 실험실에서 수행된 많은 신경과학 실험에 영감을 주었고 현대 과학과 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마지오는 Institute for Scientific Information에서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이 인용된 연구원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도덕적 결정, 신경 경제학, 사회적 의사 소통 및 약물 중독의 생물학에 대한 현재 작업은 다마지오의 가설에 큰 영향을 받았다. 2014년 과학 심리학 기록 보관소(Archives of Scientific Psychology)에 게재된 기사에서 다마시오는 현대 시대의 가장 저명한 심리학자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Diener et al. 과학 심리학 기록 보관소, 2014, 2, 20–32). Sciences Humaines 의 6~7월호는 다마지오를 지난 2세기 동안 인문학 분야의 핵심 사상가 50인 목록에 포함시켰다.
다마지오는 또한 감정이 항상성 조절의 일부이며 보상/처벌 메커니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신체 상태의 판독으로서 감정에 대한 윌리엄 제임스의 관점을 회복했지만, 감정의 기질이 실제보다 시뮬레이션되도록 허용하는 "as-if-body-loop" 장치로 확장했다(시뮬레이션 프로세스를 예고함 나중에 거울 뉴런에 의해 밝혀짐). 그는 섬 피질이 감정에 대한 중요한 플랫폼이라는 것을 실험적으로 입증했으며, 이 발견은 광범위하게 복제되었으며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 및 편도체와 같은 인간의 감정에 대한 피질 및 피질하 유도 부위를 발견했다. 그는 또한 섬 피질이 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감정이 일어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 주어 뇌간 구조가 감정 과정에서 기본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그는 감정의 신경 기반을 계속 조사했으며 섬 피질이 이 과정의 주요 기질이지만 배타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어 뇌간 핵도 중요한 플랫폼임을 시사한다. 그는 감정을 지각의 필수 기초로 간주한다.
또 다른 개발에서 다마지오는 학습 및 회상이 의존하는 피질 구조가 특정 노드에 수렴하는 축삭 투영의 여러 계층적으로 조직화된 루프를 포함하며, 이 루프에서 투영이 수렴의 시작점( 수렴-발산 영역 )으로 발산한다고 제안했다. 이 구조는 기억 과정과 정신 내용의 접근과 관련된 의식 측면의 이해에 적용할 수 있다.
다마지오의 이론 가운데, ‘신체표지 가설(somatic marker hypothesis)’이 있다. 쉽게 말하면 ‘뇌의 즐겨찾기’ 가설이다. 가령 우리는 모든 상황에서 최선의 합리적 판단을 내리려 들다가는 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오히려 최악의 결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손해를 보거나 보상을 받는 등 과거의 경험에 따라 뇌에 ‘즐겨찾기’가 새겨지면, 이제는 모든 정보를 심사숙고하는 대신 특정 신호에 특정 반응을 함으로 곧바로 꺼내 쓴다(판단)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뇌는 옳고 그름보다는 좋고 나쁨에, 좋고 나쁨보다는 이득이 있고 없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조차도, 직관이 심사숙고를 앞서는 것이다. 따라서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뇌는 다르다.
바이오 및 뇌공학자 정재승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똑같은 자극에도 보수주의자의 편도체(amygdala)가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여기는 공포 반응을 관장합니다. 보수주의자가 공포에 더 민감하죠. 반대로 진보주의자는 뇌섬(insula)이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여기는 역겨움을 관장하는데, 사회적 불공정을 볼 때도 반응하지요. 이들은 강자의 특권이나 약자의 부당한 고통에 뇌가 더 민감합니다.”
따라서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해소하고 싶은 인간의 깊은 욕구’는 보수주의의 뿌리가 되고, ‘개방성과 지적 유연성, 호기심, 새로운 경험에 열린 마음, 위험 감수 성향 등’은 진보주의의 경향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두려움’과 ‘개방성’을 가진 두 종류의 뇌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세상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며, 병수와 태주라는 두 연쇄살인범의 뇌 구조도 이렇게 진보와 보수로도 나눠지는 것이다. 병수의 자식을 지키려는 ‘두려움’, 태주의 여성혐오에 대한 ‘개방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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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뇌 구분은 진화생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인간은 잡식동물이다. 잡식동물에게는 특유의 딜레마가 있는데, 새로운 음식에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과 정보가 없는 음식에서 독과 기생충과 미생물의 위험을 받아야 하는 가능성, 둘 다가 존재한다. ‘새로운 음식에 개방적인 전략’이 ‘더 많은 영양분과 더 많은 위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반면, ‘새로운 음식을 두려워하는 전략’은 ‘더 안전하고 더 배고픈 현실’을 제공한다. 나이든 연쇄살인범의 두려움과 젊은 연쇄살인범의 진취성은 시간의 무상함도 보여주지만 이렇게 뇌구조가 달랐던 것이다.
대개의 피험자들은 10번쯤 카드를 뒤집다 보면 어떤 카드 묶음이 나쁜 카드 묶음인지 ‘몸으로’ 알기 시작한다. 평균 이익이 낮은 묶음을 선택할 때면 땀 분비가 많아지는 등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의식적으로는 40~50번쯤 카드를 뒤집은 후에야 어떤 카드 묶음이 좋고 나쁜지 알게 된다. 아이오와 도박 과제는 몸으로 경험하는 감정 상태가 의사 결정을 도와준다는 사실을 암시한다(이를 신체 표지 가설(somatic marker hypothesis)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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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몸과 마음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므로 마음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몸과 마음의 상호작용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몸의 자세를 바꿔서 감정 상태와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아래 동영상에 소개된 연구에서는 피험자들을 실험실로 불러서 2분 동안 힘이 약한 사람처럼 보이는 자세나 힘이 센 사람처럼 보이는 자세를 취하게 했다. 2분간 자세를 취하기 전후에 침(타액)을 채취해서 검사했더니, 힘센 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불안한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25% 정도 감소한 반면, 약한 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15%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또 힘센 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적극적이고 자신만만한 느낌과 관련된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20% 증가한 반면, 힘이 약한 자세를 취한 사람들은 테스토스테론이 10% 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뇌는 몸의 주인일까?
피부에 생긴 물리적인 상처는 피부 밑의 통각수용기를 활성화하고 이 정보는 척수를 거쳐 뇌로 전달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정보가 일단 뇌로 들어오면 두 갈래로 나뉜다는 점이다. 그중 하나의 갈래가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대뇌피질 종착지는 체감각피질(Somatosensory cortex) 영역으로 불리는데 주로 물리적인 촉각 자극들에 대한 정보가 처리된다. 두 번째 갈래는 주로 정서적인 정보에 따라 반응하는 곳으로 잘 알려진 뇌 부위들로 전달되며 대표적인 부위로는 편도체(Amygdala), 시상하부(Hypothalamus), 전대상회(Anterior cingulate cortex), 뇌섬엽(Insula) 등이 있다. 동일한 통증 신호가 서로 구분되는 뇌 영역들로 나눠져 전달된다는 사실은 통증 신호가 유발하는 두 가지 경험, 즉 물리적 감각 경험과 정서적 경험이 구분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통증의 정서적 경험과 관련된 영역이 활성화된다면 직접 물리적인 가해가 없더라도 충분히 실제와 같은 통증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으며 이는 앞서 소개한 목수의 사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통증에 반응하는 정서 관련 뇌 기제는 앞으로 얘기할 공감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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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지오(Damasio)라는 뇌 과학자가 주장한 ‘신체표지가설(Somatic Marker Hypothesis)’이라는 이론에 따르면 정서적 상황에서 유발된 신체적 반응이 뇌로 전달되고 뇌의 특정 부분에는 이런 신호들이 남긴 흔적, 즉 ‘신체표지’들이 저장된다. 그리고 이런 신체표지들을 통해 우리는 직접 정서적 상황에 처하지 않더라도 그 상황이 유발할 정서적 경험 또는 신체적 반응을 비교적 생생하게 머릿속에서 상상해낼 수 있다. 신체표지는 특히 상황의 위급함을 깨달을 때 직접 경험을 통해 이해하려는 수고와 위험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예를 들어 뜨거운 김이 오르는 컵을 보고 상상만으로도 이 컵을 잡았을 때의 뜨거움을 예측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사람의 생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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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섬엽은 신체표지들이 저장되는 가장 대표적인 뇌 부위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좋은 증거가 있는데 바로 자신의 심장박동수를 의식적으로 감지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과제 결과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헤드폰을 통해 들리는 음정이 자신의 심장박동수와 일치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했다. 어떤 음정들은 아무 규칙 없이 무작위로 만들어진 반면 다른 음정들은 참가자의 심장박동수를 측정해 이와 일치하는 음정들로 이뤄졌다. 매우 어려운 과제처럼 들리지만 몇몇 참가자들은 상당히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fMRI를 사용해서 참가자들의 뇌 반응을 관찰한 결과, 뇌섬엽의 활동이 활발했던 사람은 들리는 음정들이 자신의 심장박동수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맞췄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자신의 심장박동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타인의 얼굴에 나타난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공감능력의 개인차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신체적 반응을 감지하는 능력이 공감능력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가정해보자.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길을 가던 당신이 사나운 개의 습격을 받았다. 이때 공포에 질린 엄마의 표정 같은 시각적 신호는 동일한 상황에 엄마와 함께 도망치며 경험한, 심장박동수 증가라는 신체적 신호와 결합된다. 이와 유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우리 뇌에서는 특정 얼굴 표정에 상응하는 신체적 변화들이 서로 결합하며 이런 결합 과정은 얼굴 표정과 같은 시각적 정보뿐 아니라 글이나 생각처럼 좀 더 복잡하고 추상적인 정보들로 확장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그 속의 인물과 동일한 감정의 신체적 반응이 만들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