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心象)
마음속으로 어떠한 모습이나 경험을 재현하거나 창조하는 것을 “심상(心象)”이라고 합니다. 그럼 운동에서 심상이라는 것은 운동을 수행하는 장면을 마음속에서 떠올리는 것을 말하겠죠.
예를 들면 자신이 농구에서 자유투를 넣거나, 턱걸이를 하거나, 공을 차는 것처럼요. 이렇게 마음속으로 이미지를 재현하거나 창조하는 심상은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다리 운동을 하는 상상만으로도 실제 다리 근력이 향상되는 것처럼 운동 수행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근육 기억
실제 움직이지 않고 심상만으로도 신체의 수행능력을 증진 시킬 수 있다고 했는데 이게 심상의 여러 효과 중 하나이고, 이런 심상의 효과를 설명하는 이론 중에서 "심리신경근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상으로 신경과 근육의 "기억을 훈련"시킨다는 뜻입니다.
우선. 우리가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근육을 수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근육은 신경계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신경계의 자극(명령)을 통해서만 수축시킬 수 있죠. 이렇게 뇌(신경계)에서는 근육으로 끊임없이 자극(명령)을 보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근육을 수축시켜서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심리신경근 이론"은 실제로 근육을 움직이지 않아도 운동을 하는 상상을 하면, 우리의 뇌와 근육에서는 실제 움직임이 일어날 때와 유사한 신경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턱걸이를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실제 턱걸이를 했을 때와 유사한 신경 경로가 근육으로 연결되서 턱걸이를 할 때 사용하는 근육이 활성화되고 "반응"이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기사에 나온 것처럼 다리로 힘을 쓰는 상상을 하면 신경의 자극이 다리(근육)로 전해져서 근육의 반응이 일어나고(활성화) 이것이 반복되면 근육(다리)에서 힘을 쓰는 기억이 점점 강화됩니다. 그러니까 상상을 통해서 근육에 "힘을 쓰는 기억"을 주입시키는 것이죠.
그럼 실제 상황에서 다리로 근력 테스트를 할 때 근력이 더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것은 심상의 여러 효과 중 하나로서 신경과 근육의 기억을 강화하는 것으로 일종의 "기억 훈련"입니다. 이렇게 상상만으로도 신경과 근육의 기억을 훈련시킬 수 있습니다.
신경계의 놀라운 효과
실제로 움직인게 아니라 단지 운동을 하는 상상만 했을 뿐인데 어떻게 운동 수행 능력이 향상되는 것일까요?
바로 신경계의 작용 때문입니다. 우선 신경계부터 잠깐 보면 해부학적으로 크게 2가지로 구분됩니다. 뇌와 척수인 중추신경계(CNS), 그리고 중추신경계를 제외하고 사지에 퍼져있는 말초신경계(PNS)입니다.(신경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신경계는 신체 안팎으로 일어나는 자극을 감지하고, 수용하고, 다른 부위에 빠르게 전달하여 그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운동을 하기 위해 근육을 수축하거나, 섭취한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위장운동을 하거나, 날아오는 공을 잡는 것처럼 이렇게 내적, 외적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서 인체가 반응하는 모든 생리적 활동은 신경계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신경계는 참으로 놀랍고도 흥미로운 기관인데 가장 흥미로운 점은 현실과 가상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쉽게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예를 들면, 지금 불쾌한 일을 겪지 않았는데(현실) 불쾌했던 지난날을 떠올리기만 해도(가상) 화가 나고 입맛이 뚝 떨어집니다.
지금 눈 앞에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현실), 맛있는 음식을 떠올리기만 해도(가상) 침이 고입니다. 지금 재밌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현실), 재밌었던 장면을 떠올리기만 해도(가상)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이렇게 우리의 신경계는 현실의 경험과 가상 속 경험을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힘을 쓰거나, 특정 움직임을 상상하면 현실에서 일어난 일로 착각을 해서 신경계가 작용을 하고 근육의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심상이란 "어떠한 경험을 마음속에서 떠올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특정 움직임이나 내가 힘을 쓰는 장면을 떠올리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신경계가 작용을 해서 신경계의 자극이 근육으로 전달되고, 신경계로부터 자극을 받은 근육이 반응하게 됩니다.
이것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면 근육에서는 특정 움직임이나 힘을 쓰는 기억이 점점 강화되서 실제로 테스트를 하면 수행능력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심상 훈련"을 흔히 하는 말로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 합니다.
심상 훈련은 왜 하나?
먼저 심상 훈련을 왜 할까요?? 특정 동작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순발력, 근력, 민첩성처럼 이런 체력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심리적인 요소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연습할 때는 그렇게 잘되던 기술들이 막상 실전에 들어가게 되면 심리적 압박과 부담감 때문에 실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리적 부담감을 해소하고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심상 훈련"이 필요한 것이죠. 이렇게 이미지를 떠올리는 "심상 훈련"은 경기에서 심리적 압박을 자주 받는 스포츠 선수들이 주로 활용하는 "심리 기술"입니다.
심상 훈련의 효과
다음으로 심상 훈련의 효과에 대해 보겠습니다. 지난 게시물에서는 "심상을 통한 근력 향상"에 초점을 두고 진행을 했지만 심상 훈련의 효과가 단순히 근력 향상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1) 선수들은 수많은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 자신의 기술을 펼치는 상상을 통해 경기장의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고, 나아가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2) 훈련기간 동안 어떤 기술들을 성공했던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자신감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3) 어려운 상황속에 놓인 자신을 떠올리고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상상을 함으로써 시합에서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해 대비할 수 있습니다.
4) 특정 기술 및 움직임을 구분 동작으로 천천히 상상함으로써 실수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5) 스스로의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느끼면 심상을 통해 활기찬 이미지를 떠올려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고 기분을 다시 올리는 것처럼 에너지의 수준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심상 훈련"은 신체적/심리적으로 이점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스포츠 선수들이 주로 활용하는 심리 기술입니다. 그러나 이런 "심상 훈련"은 스포츠 선수들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운동선수가 아닌 우리 같은 일반인도 얼마든지 심상 훈련을 할 수 있으며,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든 회사든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 전에그전에 상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고취시키기도 하고, 면접을 보게 된다면 그전에 면접관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대처를 하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심상 훈련을 하는 방법-유형(내적 심상과 외적 심상)
심상 훈련은 그냥 단순히 이미지만 떠올린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심상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유형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1인칭 시점의 "내적 심상"과 3인칭 시점의 "외적 심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내적 심상
먼저 "내적 심상"은 1인칭 시점에서 자신이 운동 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입니다. 마치 게임 속에서 1인칭 시점으로 플레이하는 캐릭터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적 심상은 자신의 관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정 동작을 할 때 느낄 수 있는 "운동감각"을 생생하게 떠올리는데 유리합니다.
예를 들면 푸쉬업할 때 가슴이 수축되는 힘, 팔의 각도, 속도, 이렇게 푸쉬업을 했을 때 신체로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을 말합니다. 게다가 "외적 심상"보다 "내적 심상"을 할 때 근신경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힘을 쓰는 감각, 움직이는 감각 이렇게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운동감각의 기억을 주입시키고, 그 기억을 강화하는데 있어서 내적 심상을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2) 외적 심상
반면에 외적 심상은 3인칭 시점에서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입니다. 마치 카메라로 촬영된 자신의 모습을 보거나 게임에서 3인칭 시점으로 플레이하는 것과 같습니다.
외적 심상은 동작 전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상상 속에서 올바른 움직임을 계속 떠올리며 상기시킬 수 있고, 또는 자신의 실수를 수정해가며 올바른 움직임을 이해하는데 효과적입니다. 게다가 내가 어떠한 동작을 하다가 실수 할 경우 그 실수를 대처하는 장면을 떠올리면서 대처능력도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내적 심상이든 외적 심상이든 어느 한쪽의 유형만을 선택해서 하기보단 바꾸면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상 훈련을 하는 방법-감각 동원
심상 훈련의 유형으로 내적 심상과 외적 심상을 알아봤는데 "내적 심상"이든 "외적 심상"이든 중요한 것은, 상상 속에서 최대한 여러 감각들을 동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러 감각들을 떠올려야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으며 심상 훈련의 효과가 높아집니다. 여기에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도 같이 떠올리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어려운 동작을 앞에 두고 느껴지는 긴장감이라던지, 어려운 동작을 했냈을 때 느껴지는 만족감이라던지, 매 상황마다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과 기분도 같이 떠올리면 불안을 낮추고 에너지 수준을 조절해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심상 훈련을 하는 방법-경험
"심상 훈련"은 특정 동작을 했을 때 신체에 전해지는 느낌, 감각, 이미지를 머릿속에서 되살리는 게 포인트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실제로 경험을 해봐야 감각을 알 수 있고 그 감각을 떠올려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으며, 심상 훈련의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실제 턱걸이를 했을 때 느껴지는 팔의 각도, 어깨의 움직임, 광배근이 수축되는 힘, 몸이 올라가고 내려오는 속도 등등 이런 "운동 감각"은 직접 해봐야 떠올릴 수 있는데 턱걸이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냥 단순히 턱걸이를 하는 이미지만을 그릴 수는 있어도, 턱걸이를 할 때 신체에 전해지는 운동감각은 떠올리지 못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