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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사이즈 미

Jobs9 2008. 10. 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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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선댄스를 열광시킨 ‘슈퍼 사이즈 무비'

올 해 1월, 선댄스에서 날아든 반가운 소식은 김동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송환>의 수상이 보여준 쾌거였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2004년 선댄스를 기억해야 할 또 하나의 다큐멘터리가 있다. 현지 관객과 평단의 최고의 이슈가 되었던 한 편의 영화, 영화제 내내 거리에 나붙은 맥도날드 광대 ‘로널드’를 뚱뚱하게 패러디한 ‘맥 수퍼사이즈드 Mc Supersized' 포스터가 올 해 선댄스를 떠올리는 마스코트로 인식될 만큼 열광적 지지를 받은 <슈퍼 사이즈 미>이다.

30일 동안 하루 세 끼를 맥도날드 음식만 먹으면서 자신의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생생히 보여준 이 무모하고도 짖궂은 시도는 재기발랄한 영화를 선호하는 선댄스를 매료시키기 충분했고 이견의 여지없이 다큐부문 감독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이후 각종 영화제에서 화제의 중심이 된 이 다큐는 5월 미국에서 100여개의 스몰 사이즈로 극장에 선보인 이후, 개봉 3주차에 전 주 대비 28%나 수입이 상승하면서 <투모로우>,<슈렉2>,<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등 올 최고의 블록버스터들이 각축을 벌이던 미국 내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진입해 극장 수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3주 동안 10위에 머무르는 기염을 토하였으며 유럽에서 가장 많은 냉동식품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영국과 호주 등에서도 개봉하여 초미의 화제를 몰며 선전하였다.


기름기 쪽~ 뺀 고단백 다큐멘터리

감독 모건 스펄록은 전국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자신이?30일간 맥도날드만 먹기?의 실험 대상이 되면서 비만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단도직입적으로 건드린다.

?먹던지 말던지’... 패스트푸드는 늘 그렇게 곁에 있다. 빠르고, 가까이 있고, 싸고 만족스럽다. 즉 현대 사회의 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요구하는 바를 완벽하게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 패스트푸드인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무엇일까? 미국의 경우 청소년과 아동의 37%가 지방 과다이며 성인 3명 중 2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이것은 자기 조절의 실패인가 아니면 패스트푸드사의 잘못인가?

스펄록은 20여 개의 도시를 다니면서 전문가들과 인터뷰한다. 이 도시들 가운데에는 ?미국에서 가장 뚱뚱한 도시?인 휴스턴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는 디트로이트에게 순위를 뺏겼다) 의사, 체육교사, 영양사부터 입법 당국과 기관의 담당자들이 자신들의 조사와 연구, 그리고 견해를 나눴으며, 점점 늘어나는 허리둘레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토로한다. 그리고 마침내 스펄록은 패스트푸드의 효과에 대한 매우 독특한 실험을 시행하기로 한다...자신을 대상으로.

오로지 맥도날드 메뉴에서만 식사를 골라야 하는 이 실험에서 쿼터 파운더스(Quarter Pounders), 빅맥 그리고 후렌치 프라이 등은 30일 내내 그의 주식이 되었다. 튀긴 음식과 나트륨이 가득한 음식의 섭취가 증가하면서 그의 콜레스테롤 수치와 나트륨 수치는 높아졌고 기분 좋게 재미 삼아 시작한 이 실험은 점점 건강하던 스펄록의 몸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게 된다.

스펄록이 전국을 돌며 벌인 한 달간의 광란의 패스트푸드 실험은 최고의 의료진과 건강관련 전문가들, 광고 마케팅 임원들, 그리고 열렬한 패스트푸드 팬들의 놀랄 만큼 솔직한 인터뷰들과 더불어 학교 급식의 충격적인 실상, 학교 체육 수업의 감소, 음식에 대한 중독, 그리고 살을 빼기 위해 취하는 극단적인 방법 등 또한 폭 넓게 포착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 영화의 매 장면마다 확인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놀라움 그 자체다.

시종 유머러스하고 짓궂게, 그리고 무시무시한 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기업의 책임, 영양 교육, 학교 급식 프로그램 그리고 어떻게 한 나라가 죽도록 먹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은 거대 패스트푸드 업계에 던진 정면 도전장이자 우리사회문화 전반에 대한 경고성 고단백 양질의 영양제같은 다큐이다.

 
말도 안되게 후진(?) 생각이
       엄청난 영화적 사건이 되기까지..

황당무계하게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긴 쉽지만 그걸 실행에 옮기는, 게다가 그것이 자신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게 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영화가 출발부터 특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모건 스펄록 감독이 떠올린 짓궂은 아이디어를 그 즉시 과감하게 실천에 옮겼다는 점이다.

  “ 2002년 추수감사절 날 나는 집에서 거나하게 먹고 TV를 보다가 자신들의 비만의 책임이 맥도날드에 있다고 고소한 두 소녀의 뉴스에서 맥도날드에서‘비만과 자신들의 음식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건
강에 좋다’라고까지 말하는걸 보고 이 영화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곧장 전화로 아이디어를 전해들은 촬영감독 스캇 엠브로지는 미친 듯이 웃으며 “정말 대단히 후진 생각”이라고 했고, 우린 뉴욕으로 돌아오기 전에
이 위험천만한 여정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가 한 달간 지키게 된 규칙은 다음과 같이 간단했다.

첫째. 고르기 없음: 카운터에서 주문 가능한 것만 먹을 수 있다. (물 포함해서!) 둘째. 자발적 ‘슈퍼사이징’ 없음: 권하지 않으면 ‘슈퍼사이즈’는 시킬 수 없다. 셋째. 예외 없음: 메뉴에 있는 음식은 최소한 한 번은 먹어야 한다.

기분 좋게 재미 삼아 시작한 이 실험은, 맥도날드의 영수증이 쌓여가면서 의사를 방문하는 괴로움도 커져만 가고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는 평범한 사람들이 도저히 눈을 떼지 못할 광경이 펼쳐진다.

이 영화가 최초로 선댄스에서 공개되었을 때 그 반향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죽도록 먹어대는’ 평범한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삶의 일부(?)처럼 가까이했던 패스트푸드의 엄청난 영향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나왔으며, 이것은 편파적인 영화일 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애써 외면하던 맥도날드도 어느 날부터인가 그들의 메뉴에서‘슈퍼 사이즈’옵션을 없애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다.

작은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것, 출발부터 단도직입적이었던 <슈퍼 사이즈 미>가 보여준 파워풀한 성과는 다큐멘터리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고 있다.


몸 바쳐 찍은 감독의 뱃속 & 머릿속 사연

미국에서만도 성인의 60%가 비만이고 세계 방송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내보내는 건강관련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비만의 폐단과 경고이며 결국, 세계를 위협하는 것은‘테러와의 전쟁’이 아니라 바로 ‘살과의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전 지구적인 비만 현상을 목도하면서 스펄록은 자신의 첫 번째 장편 영화에서 우리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보여주고자 하였다. 또한 이‘비만’이라는 문제를 단지 자기 조절에 실패한 개인의 문제로 단정지어버리기보다는 복잡하고 거대한 현대인의 삶의 조건 속에서 진단하고 고발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누구나 재미있게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 영화를 봐야 할 사람은 발 빠르게 앞서서 건강과 웰빙의 세계로 뛰어든 문화적 재정적 상류층이 아니라 바로 맥 중독에 걸린, 죽어라고 먹어대는 평범한 남녀노소 서민들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다큐’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전투적이고 논란을 불러 일으킬만한 방식을 선택한다. 그것은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몇 시간 떠드는 것이 아니라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으니 이렇게 되었다’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극단적인 체험과 증명의 영화 한 편이 되었다.

자칫 심각한 주장이 될만한 이슈를 시종 엄마 몰래 짓궂은 장난을 감행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표정으로 스펄록은 결국,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지닌 무거움을 걷어버리고 눈에 힘주고 보지 않아도 되는 시끌벅적한 100분짜리 CF와 같은 영화로 완성하였다. 그리고 스펄록의 이런 선택이 옳았음은 그의 영화가 대중에게 공개되었을 때 곧바로 증명되었다.





나쁜 음식만큼 몸에 치명적인 것이 또 있을까?

슈퍼 사이즈 다큐를 만든 이유를 보면 맥도날드 대변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오너들만 "좋은 음식이나 나쁜 음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먹는 음식의 양이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수많은 영양사와 영양학자, 의사, 식품제조업자가 비슿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패스트푸드의 문제점
햄버거류에는 동물성 지방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염분 함량 또한 지나치게 많답니다
감자튀김 1봉지에는 4.6g의 트랜스 지방이 있으며, 하루 섭취량의 2.2배가 넘어요
또, 튀길때 사용하는 쇼트닝은 높은 콜레스트롤로 심장병등 각종 병을 유발한데요
탄산음료의 과다한 당은 치아와 뼈의 건강에 아주 좋지 않답니다

사람들은 그동안 패스트푸드가 막연히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요즘에는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점이 공론화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한 비만 환자는 맥도날드 버거킹 웬디스 KFC 등 네 개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고, 미 상원에서는 초중고 학교 구내에서 패스트푸드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비만은 질병, 그것도 무서운 병이다. '대사 증후군(혹은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이라고 하며 빈번히 발생하는 노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성인병으로 알려져 온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요즘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조차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사 증후군 발병률은 남자 20.1%, 여자 23.9%라고 보고 되는데 앞으로 계속 증가할 추세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버거패티'는 육류를 다진 다음 씹히는 맛과 부드러운 맛이 나도록 여러 가지 재료를 배합한 다음 화학조미료로 맛을 더한다. 여기에 덩어리로 잘 뭉쳐지도록 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기 위해 많은 지방이 들어간다. 무려 40%. 지방이 25%인 삼겹살에 비해도 너무 많은 비율이다. 1인 분의 무게가 30여년 전의 162g에서 현재 198g으로 증가, 열량과다라는 문제가 생긴다. 프렌치프라이 또한 50개로 늘어나 열량이 790Kcal로 과거보다 두 배 정도 많아졌다. 이와 같은 열량의 과다 섭취는 곧 바로 고지혈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패스트푸드를 이용하면 고단백의 대사과정에서 칼슘이 빠져 나간다. 여기에 패스트푸드에 곁들여 먹는 탄산음료 섭취는 인체에 필수적인 칼슘 아연 철분 등을 배설시켜 골다공증 등 여러가지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탄산음료에는 인산염이 과다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패스트푸드의 염분과 설탕은 어떤가. 짭짤한 소스와 감자 칩과 콜라에는 지나친 염분 및 설탕이 들어 있고 또 캔 콜라에는 카페인이 있다. 설탕을 과잉 섭취하게 되면 비만과 당뇨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장내의 세균 증식, 질병에 대한 면역저하, 기생충 증가, 동맥경화 등을 불러온다. 또 어린이들에게 정서불안과 그에 따른 학습부진을 초래한다.
 
버거 하나는 약 600Kcal, 감자 칩은 270Kcal, 콜라 한잔은 97Kcal, 따라서 청소년이 간식으로 하나의 버거 세트를 이용했다면 하루 필요량의 절반 정도를 이미 섭취한 셈이다. 그리고 흔히 여기에 곁들이는 스낵류 등 단 음식류에는 중독성이 숨어 있다. 스낵과 사탕 같은 단 것을 먹으면 인슐린의 과다 분비로 혈중 포도당이 분해되어 저혈당에 이르고 허기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다시 스낵 설탕을 찾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보다 위험한 요소가 또 있다. 워싱턴대학 내분비 학자 마이클 뉴워즈 박사가 '뉴 사이언티스트'지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패스트푸드는 인체 내 렙틴 호르몬의 변화를 일으켜 뇌의 식욕억제 작용을 어렵게 한다고 한다. 식욕통제 능력을 상실케 한다는 얘기다. 흡사 약물 중독 시 뇌의 반응체계와 유사한 것이다. 그래서 패스트푸드를 또 찾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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