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관심없다, 40세이상 성욕낮은 男, 사망 위험 높다
성욕 낮은 남성,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 72% 더 높아
성적 관심 부족한 남성, 삶의 가치나 기쁨 느끼지 못할 가능성 높아
성관계를 적게 하는 남성은 조기 사망 위험이 높다는 일본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야마가타대 연구팀이 40세 이상 남성 8558명과 여성 1만 2411명을 대상으로 약 7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성욕이 낮은 남성은 성욕이 높은 남성보다 사망 위험이 3분의 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현재 성적 관심(성욕)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한 응답을 바탕으로 그룹을 성욕이 있는 그룹과 성욕이 부족한 그룹으로 나누었다.
자세히 보면 성적 관심이 없다고 답한 남성은 성적 관심이 있다고 보고한 남성에 비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69% 더 높았다. 특히, 심장-뇌혈관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72%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흡연, 음주, 비만 수준, 기저 질환, 운동 등 다른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유지됐다.
여성의 경우에는 성욕이 낮다고 답한 비율이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높았지만, 성에 대한 관심 부족과 사망 위험 증가 사이에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우리는 40세 이상 남성에서 기존에 확립된 위험 요인과는 독립적으로, 성적 관심 부족 자체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 증가에 기여한다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Association between lack of sexual interest and all-cause mortality in a Japanese general population: The Yamagata p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므로 낮은 성욕이 남성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해를 끼친다는 것은 증명할 수 없다. 연구진 또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성적 관심 부족한 남성, 삶의 가치나 기쁨 느끼지 못할 가능성 높아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 성적 관심이 부족하다고 답한 남성들은 술을 더 많이 마시고, 당뇨병이 있으며, 덜 웃고,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며, 교육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하지만 이보다 연구진이 더욱 강조한 점은 이들이 ‘이키가이(ikigai)’가 부족하다고 보고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이키가이는 일본에서 살아가는 이유, 삶에 대한 기쁨이나 목표를 뜻하는 용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성적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특히 남성의 긍정적인 심리적 건강 및 이키가이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적 관심이 사망률에 미치는 예방 효과의 기초가 되는 메커니즘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성욕이 낮은 남성은 암과 심혈관 질환(CVD)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은 것은 테스토스테론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면역 기능 저하와 함께 비만, 대사증후군, 만성 염증을 유발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면 혈압 조절, 혈관 건강, 콜레스테롤 대사에 악영향을 미쳐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이 증가한다.
기존 연구 통해 성관계가 건강에 주는 이점 여러 차례 밝혀져
성관계가 남성의 건강에 이점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국 앵글리아러스킨대 연구팀이 50대 이상 남성 57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성관계 횟수가 적은 남성은 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63%, 장기적 질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 저자인 리 스미스 박사는 성행위를 운동의 한 가지 형태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잠재적 이유로 꼽았다. 그는 “성행위는 보통 1분에 약 3.6칼로리를 소모하는 정도로 이루어지지면, 신체활동의 한 형태”라며 “모든 운동에 건강상 이점이 있듯, 섹스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도 자주 성관계를 갖는 남성은 한 달에 한 번 이하로 성관계를 갖는 남성에 비해 심각한 심장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최대 4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관계나 자위를 통해 사정하는 횟수가 한 달에 21회 이상인 남성은 4~7회인 남성에 비해 전립선암 발병 확률이 3분의 1 낮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 연구진은 사정을 자주 할 경우 전립선에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배출하거나 전립선암과 관련된 칼슘 침착물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남성의 과도한 성생활이 신체적 부담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다만, 최근에는 이와는 상반되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국제 학술지 '정신·성 건강 저널(Journal of Psychosexual Helath)'에 실린 연구에서는 잦은 성관계가 남녀에게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암시했다.
성관계 횟수와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59세 여성 중 성관계를 주 1회 미만으로 하는 여성은 5년 내 사망 위험이 70% 증가했다. 이들의 혈액에서는 염증과 관련된 단백질 수치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관계를 주 1회 이상 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염증 수치가 낮았고, 사망 위험도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관찰됐다.
반대로, 남성의 경우에는 성관계를 가장 많이 가진 남성에서 조기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성관계 빈도가 높은 남성은 여성보다 사망 위험이 6배 높았으며, 연구진은 “남성의 경우 과도한 성생활이 신체적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성관계 적게 하면 사망 위험 증가… 남성은 반대
20세 이상 여성, 주 1회 미만 때 5년 내 사망 70% 증가
성별에 따라 성관계 빈도가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자주 성관계하지 않는 여성의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니아 월든대 연구팀이 20~59세 성인 1만4542명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지난 12개월 동안의 성생활 빈도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참여자들 중 95%가 1년에 12번 이상 성관계를 가졌으며 38%는 1주일에 한 번 이상 성관계를 가졌다. 연구팀은 설문조사 결과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사망 데이터베이스 및 국가 사망 지수의 사망 기록과 대조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1주일에 한 번 미만으로 성관계를 갖는 여성은 그 이상일 때보다 5년 내 사망 위험이 70% 증가했다. 우울증이 있는 여성이 성관계 횟수가 적은 경우 사망 위험이 19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울증이 있어도 성관계 횟수가 높은 사람들은 우울증의 부정적인 영향을 덜 받았다.
연구팀은 성관계가 심박수를 높여 혈류를 증가시킴으로써 심혈관질환 비롯한 전반적인 건강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엔도르핀 분비도 촉진돼 우울증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단, 잦은 성관계가 무조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만은 않았다. 연구에서 성관계 횟수가 가장 많은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사망 위험이 여섯 배나 높았다. 연령, 건강상태, 생활 습관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뒤에도 결과가 동일했다.
연구를 주도한 스리칸타 배너지 박사는 “성관계 빈도와 사망률의 상호작용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 위험을 높인 원인 중 하나인 우울증이 남성과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Journal of Psychosexual Helath’에 최근 게재됐다.
두 줄 요약!
1. 성관계 빈도 낮은 여성은 높은 여성보다 사망 위험이 높다.
2. 심박수를 높여 혈류를 증가시키는 등 건강 개선 효과를 내지만 남성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