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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미래, 화폐전쟁 2.0, 암호화폐, 블록체인

Jobs 9 2021. 4. 2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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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논쟁

비트코인 미래

테슬라·페이팔·트위터 등과 금융사가 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비트코인을 거래 수단으로 쓰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은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마스터카드는 가상화폐를 결제 시스템에 포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블랙록도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면서 비트코인을 ‘투자 적격’ 자산에 추가했다. 캐나다에서는 세계 첫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비트코인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의 시각도 많다. 짧은 기간에도 급등락하기 때문에 화폐로서의 사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의 규제 가능성도 남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 온 인물이다. 그는 “많은 가상화폐가 불법 금융에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불법 사용을 줄이고 돈세탁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월 8일(현지시각)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상당의 ①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그의 투자 소식은 치솟고 있던 비트코인 가격을 10%나 더 끌어올렸다.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가에 달했지만, 언제든 오른 만큼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부터 거래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1개 가격은 0.08센트에서 이듬해 8센트로 상승했다. 2011년 4월에는 67센트에 거래됐고, 2015년 11월까지 327달러로 올랐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3월 말 약 6200달러에 거래됐지만, 현재 7배 넘게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비트코인은 12년산 ‘거품’이다. 한때 금을 ‘빛나는 비트코인’ ‘6000년 된 거품’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금을 비트코인에 비유하는 것은 금에 미안할 정도다. 금은 산업용이나 귀금속으로도 널리 활용되기 때문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순전히 투기 성격을 띠는 자산이다. 비트코인은 ② 채굴할 때부터 사회적 낭비를 야기하기도 한다. 비트코인은 에너지 집약적인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컴퓨터 연산을 푸는 방식으로 채굴해야 한다. 비트코인의 총공급량은 2100만 개로 정해져 있으며, 유통량이 많을수록 채굴이 어려워진다. 점차 채굴 비용이 상승하는 셈이다.

물론 비트코인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프로토콜(컴퓨터 통신 규약)을 바꾸지 않으면서 비트코인2, 비트코인3을 발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더라도 채굴 비용은 높을 것이다. 이미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가 거래되고 있기도 하다.

현재 비트코인에서 벌어지는 거품 현상은 정부가 발행하는 통화에서도 볼 수 있는 일이다. 정부가 발행하는 통화는 적절한 수준에서 가치가 형성되는 ‘근본 균형(fundamental equilibria)’을 잘 유지하는 편이지만, 이따금 화폐 가치가 0에 가까워지기도 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에서 벌어진 ③ 초인플레이션, 베네수엘라와 짐바브웨의 초인플레이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국가가 화폐를 대량으로 풀어서 벌어진 일로, 근본 균형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가격이 0에 수렴하지도 않고, 적절한 가치를 가지는 근본 균형 상태도 아니다. 비트코인은 미래에 대한 기대만으로 비정상적으로 가치가 폭등하는 등 ‘비근본 균형(non-fundamental equilibria)’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추후 적정 수준의 가치를 갖거나 가격이 0에 수렴할 수도 있다. 반대로 비트코인 가치가 주류 경제학 이론에서 제시하는 균형의 범주에서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은 비트코인 투자가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은 가상화폐 시장에 진입하는 자가 대규모 매입을 하면 가상화폐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상화폐 시장 내 중요한 역할을 하던 인물이 발을 뺄 경우, 어마어마하게 하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긍정적, 부정적 목소리가 비트코인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가상화폐의 높은 가격 변동성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올해 1월 투자자들이 게임스톱의 주가를 전례 없이 최고치로 끌어올렸던 비이성적 투기와 비슷하다. 비트코인은 과도한 가격 변동의 교과서가 될 수 있다. 비트코인은 근본적인 가치가 없고, 이는 시간이 지난다 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본질적인 가치가 없는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다. 막대한 손실을 견딜 수 있는 사람만 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참고

①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 회사의 개입 없이 온라인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암호화한 가상화폐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했다. 컴퓨터에서 정보의 기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coin)’을 합쳐 단어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개인 간에 직접 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분산화한 거래 장부’ 방식을 도입했다. 시스템상에서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공개된 장부에는 새로운 기록이 추가된다. 이를 ‘블록체인’이라고 한다. 비트코인은 익명으로 거래되고 누구나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범죄, 탈세 등에 악용되기도 한다.

② 비트코인을 만드는 과정을 광산업에 빗대어 채굴(mining)이라고 하며 이러한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만드는 사람을 광부(miner)라고 부른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청난 양의 전기도 필요하고, 이를 다루는 데는 특수한 하드웨어 칩이 필요하다. 유통량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한 번에 채굴할 수 있는 양이 줄고 채굴 비용은 더욱 상승한다.

③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을 뜻한다. 전쟁, 극심한 경제 불안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데도 정부가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화폐 발행을 남발하는 경우 짧은 시간에 물가가 몇 배씩 치솟는 등 물가 상승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되는 비정상적 현상을 일컫는다. 가장 대표적인 현상으로는 1920년대 독일에서 발생한 초인플레이션이다. 남미의 여러 국가와 이스라엘, 러시아 등도 20세기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나라로 꼽힌다.

 

화폐전쟁 2.0

화폐전쟁 1.0이 기축통화를 둘러싼 국가와 금융기관의 전쟁이라면, 화폐전쟁 2.0은 국가와 글로벌화된 개인 및 기업 간의 화폐 시스템을 둘러싼 전쟁이다. 화폐전쟁 2.0은 디지털 전환의 한 모습이 될 수도 있다. 일부 학자는 탈중앙화와 탈기축통화라는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필자는 그러한 측면이 있음도 긍정하나, 암호화폐의 가격급등은 국가공동체와 글로벌화된 개인 및 기업 사이의 갈등과 전쟁이라는 측면을 주목한다. 화폐전쟁 2.0은 화폐시스템에서의 ‘조세회피’로 보아야 한다.

암호화폐는 지속가능할까?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비트코인 전기사용지수(CBECI)에 따르면, 2021년 현재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사용되는 전세계 연간 전기 소비량은 130TWh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었다(1). 이는 아르헨티나와 노르웨이의 연간 전기소비량을 넘는다(2).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갈수록 채굴 경쟁이 높아져 전기소비량은 증가할 것이다. 130TWh는 비교적 전기료가 싼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전기요금만 대략 13조원이 넘는 소비량이다.
비트코인 채굴 수익률은 2021년 2월을 기준으로 47%로 아주 높다. 그런데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해 탄소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되면, 전기료가 올라가고 이는 비트코인 채굴 수익을 줄어들게 할 것이다. 전기료가 현재의 2배에서 3배가 된다면 비트코인의 채굴 수익성은 사라진다.
수익률 저하는 비트코인 채굴 경쟁을 약화시키고, 이는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산수 계산의 부담을 줄여 소모 전기량을 줄게 할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컴퓨터의 성능 개선도 전기 소모를 줄일 것이며,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전기비용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구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1.5도 이상 높아지고 바닷가의 대다수 도시가 잠겨질 미래에도 비트코인을 포함한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의 채굴이 지속되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의 신용이나 가치가 튤립 버블처럼 사라질 것으로 단언하는 것은 어렵다. 비트코인 현상을 과학기술 시각에서만 봐서는 안된다. 비트코인은 글로벌한 개인과 기업이 이 대안적 암호화폐에 신용을 주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비트코인의 채굴이 중단되더라도, 그 신용이 또 다른 대안화폐로 이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각국 정부에서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약화하는 암호화폐를 허용하기 어렵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양적완화는 이익의 사유화와 위험의 사회화 사례에 해당한다. 금융위기에서도 미국의 월가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그렇다고 암호화폐가 이익의 사유화와 위험의 사회화를 막을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다다익선의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독과점 경향을 띤다. 게다가 디지털 기술로 인해 이 독과점은 국경을 넘어 진행된다. 즉, 글로벌 차원의 경제적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다. 암호화폐는 이 글로벌 경제적 양극화의 고속도로가 될 수 있다. 이익의 사유화와 위험의 사회화는 암호화폐로 해결되지 않으며,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암호화폐가 지속될 명분이 크지 않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의 신용이나 가치가 튤립 버블처럼 사라질 것으로 단언하는 것은 어렵다. 비트코인 현상을 과학기술 시각에서만 봐서는 안된다. 비트코인은 글로벌한 개인과 기업이 이 대안적 암호화폐에 신용을 주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비트코인의 채굴이 중단되더라도, 그 신용이 또 다른 대안화폐로 이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디지털화폐와 암호화폐 사이의 경쟁
중국이 위안화와 1:1 가치를 가지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이하 디지털 화폐)를 2020년 말 발행한 이후로,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가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중국의 디지털 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지는 않았다. 디지털 화폐가 반드시 암호화폐일 필요는 없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 발행 배경에는 화폐발행 비용을 줄이고, 중국의 지하경제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다. 아프리카 같은 저개발국에서의 위안화 사용 확대도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중국의 지하경제 통제는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나, 중국 내부 권력투쟁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화폐 사용이 정착되면, 중국 내부의 통제는 단·중기적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다. 저개발국에서의 디지털 화폐 사용 확대 배경에는 저개발국의 인플레이션 위험과 열악한 금융시스템이 있다. 미국이나 중국의 디지털 화폐는 저개발국에 적정 금융 기술(appropriate financial technology)이 될 수 있다. 적정 기술이란 기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아프리카 지역에도 무선전화의 보급이 상당히 진행되었으므로, 디지털 화폐는 결제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다.
디지털 화폐를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개선하려 하는 움직임과 암호화폐를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전복하려는 움직임이 충돌할 것이다. 화폐전쟁 2.0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징후다. 디지털 전환의 한 모습이며, 글로컬 정치·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변화의 씨앗’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저궤도인공위성 무선 인터넷 기술의 성숙으로 디지털 화폐의 사용은 확대될 것이다. 이에 따라 미·중 간 자국의 디지털화폐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질서의 다극화 진행에 따라 이 경쟁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유럽연합의 디지털 유로화, 인도의 디지털 루피화도 그 경쟁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화폐신용도가 올라가고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디지털 원화도 그 경쟁에 한 발 정도는 걸칠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화폐를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개선하려 하는 움직임과 암호화폐를 통해 기존 패러다임을 전복하려는 움직임이 충돌할 것이다. 화폐전쟁 2.0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징후다.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전환은 생산방식의 변화이거나 혹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힘의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교육제도, 직업과 근로방식, 정부 체계, 경제 체계, 도시 구조를 포함한 사회구조와 가치관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 화폐전쟁 2.0은 크게 보자면 디지털 전환의 한 모습이며, 글로컬(Glocal) 정치·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변화의 씨앗(seed of change)으로 볼 수 있다.


글로컬 정치·경제·사회 시스템 등장의 신호탄?
화폐전쟁 2.0의 전개 양상은 정해지지 않았다. 디지털 경제의 최종 모습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과 같다(5). 암호화폐 경제가 디지털 경제의 대안 미래(alternative futures) 중 하나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화폐전쟁 2.0이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불명확하다는 것은 명료하다. 화폐전쟁 2.0의 미래가 불확정하다는 의미는 이들 미래에 우리의 자유의지가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 가능성을 위해서는 미래 시나리오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폐전쟁 2.0 미래 시나리오는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성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은 지구온난화 추세로 보아 지속가능하지 않다. 에너지 효율 차원의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대안적 기술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설사 그러한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화폐전쟁 2.0의 진행을 잠시 멈추게 하는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판단된다. 블록체인 이외의 대안 신뢰시스템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화폐전쟁 2.0 시나리오는 2 by 2 시나리오 도출 방법을 따랐는데, 3개 시나리오만 제시했다. 새로운 정치·경제·사회 체제의 경우 글로벌, 국가, 기업 및 사회단체가 협치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3개의 미래 시나리오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시각을 축으로 전개되거나 혹은 공존할 수 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미래 시나리오가 모든 가능한 대안 미래를 도출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럴 수도 없다. 미래는 가능성으로 열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나리오에서 대표적 대안 미래를 제시해, 미래 위험을 회피하고 미래 전략을 수립하며,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사회적 합의를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로축은 국가와 개인 및 기업의 경쟁을, 세로 축은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이 기존 체제를 유지할 것이냐 혹은 새로운 체체로 전환될 것이냐로 했다. 국가와 개인 및 기업의 화폐전쟁에서 특정 국가는 공익이 아니라 소수 집단의 이익을 위한 매개체일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소수의 개인과 기업이 글로벌 차원의 부의 이동을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가와 개인·기업의 경쟁은 선악의 경쟁이나 공익과 사익의 경쟁으로 단순화할 수 없다. 다만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과 블록체인의 결합은 글로벌 차원의 부의 이동의 고속도로가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달성되는 미래는 끔찍할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화폐전쟁 2.0 미래 시나리오는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성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은 지구온난화 추세로 보아 지속가능하지 않다. 에너지 효율 차원의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대안적 기술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한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화폐전쟁 2.0의 진행을 잠시 멈추게 하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블록체인 이외의 대안 신뢰시스템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법정화폐와 암호화폐가 공존하는 시나리오는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달성된다. 글로벌 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법정화폐와 암호화폐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한다. 저개발국의 경우 자국의 법정화폐보다 암호화폐와 미국 등의 디지털 화폐를 선호할 가능성도 있다. 전 세계적인 재정적자 추세와 경제적 양극화 추세로 보아 재정적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자국의 법정화폐에 대한 신뢰를 가지지 못한 글로벌 기업은 조세천국으로 국적을 옮기고 암호화폐로 자산을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국가는 약화되고 글로벌 기업이 보다 큰 목소리를 얻게 될 것이다.
글로컬 협력적 공유 경제 시나리오는 정치·경제·사회 체제가 전환되는 시나리오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글로벌 거버넌스, 국가, 기업 및 시민사회단체가 협치하는 시스템이다. 기후위기, 글로벌 차원의 유휴생산력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소비 욕망도 존중되나, 절제와 자제도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글로컬 협력적 공유 경제 시나리오는 글로벌 거버넌스와 각 국가의 주권, 지방분권 및 그 이외의 범국가적 디지털 공동체가 병존하는 사회다. 건국대의 최배근 교수가 비트코인 가격 급등을 통해 본 미래 전망은 이 시나리오와 유사할 것으로 판단한다.
글로컬 협력적 공유 경제 시나리오는 공상처럼 보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 캐피탈리즘(post capitalism)에 대한 논의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음은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나리오가 언젠가는 달성될 것이나, 그리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21세기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국가 자본주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암호화폐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그 대안으로 디지털 화폐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경우에 달성되는 미래다. 중국은 이러한 미래를 지향할 가능성이 크며, 미국도 중국의 체계를 일부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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