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성역이 있다.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 같은 대중의 우상은 비판해봤자 본전도 못 찾는 법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다수의 숭배자를 불쾌하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인이라면 99퍼센트 훌륭한 사람의 1퍼센트 결함을 비판해야 한다.
반대로 무명의 신인을 발굴할 때는 99퍼센트 허접해도 1퍼센트의 참신함을 격려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가 무명의 신인이라면 1퍼센트의 참신함을 격려하는 게 맞지만 그들은 유명인이다. 메인 메뉴는 완벽해야 하고 양념은 참신해야 한다. 비판 기준이 사람에 따라 다른 거다.
지식인은 유명인의 1퍼센트의 결함을 비판하는게 맞지만 언론에 두들겨 맞는 노무현은 보호해야 한다. 반대로 언론이 밀어주는 안철수는 자근자근 씹어야 한다. 이런 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한다. 지식인은 방향을 제시하고 곁가지를 제거해야 한다. 필자가 공자를 옹호하는 이유다.
지식인이니까 모두까기 모드로 간다는 태도는 비겁하다. 삿된 것을 쳐내려면 하나는 남겨둬야 한다. 메인 메뉴는 보호하고 양념은 조절한다. 역사의 주연과 조연을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링컨을 연구해보면 그가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링컨은 적극 옹호해야 한다.
킹 목사의 비리를 들추면 안 된다. 만델라도 털어보면 나오는데 건드리지 마라.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 다섯 명 있다. 공자, 링컨, 노무현, 킹목사, 만델라다. 이순신과 세종도 건들지 말자.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은 실수가 있어도 비난하면 안 된다. 길을 안내하는 사람을 해치면 안 된다. 승객이 운전기사를 죽이면 안 된다. 교통안내하는 사람을 공격하면 안 된다.
김동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