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군사기업(民間軍事企業, Private Military Company, PMC)
세계 각국에서 군사공급 · 군사 컨설팅 · 군납 · 경호 · 특수경비 · 공작 등 군사활동에 참여하는 민간 업체로 현대에서 용병을 지칭하는 용법이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국가에 그 법적, 재정적, 인적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적인 민간군사기업의 관점에서는 미국과 전통적으로는 식민지 경영에서 비롯된 전략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 못지않은 국외 군사 활동 경험이 있고 군대 자체의 전문성과 정예도가 가장 높은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영연방 국가 기반 기업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즉 영미권 강세 시장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미국 등의 영미권 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포함한 동구권, 남미, 아프리카 등의 다른 국가에도 민간군사기업이 있고 미국의 민간군사기업 또한 다양한 자회사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 기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소기업 수준의 민간군사기업의 경우는 앞서 언급했듯 타국에 기반을 둔 회사의 현지 지부이거나 분쟁지역에서 선발한 인원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준군사집단인 경우가 많다.
현대의 PMC는 순수히 용병업만을 수행하지 않고 군사·경제적 필요성에 따라 보안/경호 업무 또한 수행한다. 위험한 구역에 전개한 인적, 물적 자산들의 경호, 경비, 호송 등도 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선 중무장한 경호원이라고도 애둘러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PMC 규모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러시아 등으로부터 비롯된 수백 개의 민간군사기업이 전 세계 약 50여 개국에서 활동 중이다. 기본적으로는 요인 경호업무에서부터 시작해서 전략입안, 첩보활동, 전투활동, 군사물자공급, 군사훈련지도 등 사실상 전쟁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이라크에서만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남아공, 스위스, 이스라엘, 러시아 등 60여 개 업체, 10만 명에 달하는 PMC 직원이 활동 중이며 전세계로 추산할 경우 그 수는 막대하다.
이런 회사는 냉전 종식 후 군대의 아웃소싱과 효율화를 추진하기 시작한 미국, 영국, 유럽 연합 등 선진국들의 머니 파워를 이용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05년 PMC 산업은 전 세계 약 1,000억 달러 규모에 달했다고 하며 2010년까지 이의 2배가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Piter W. Singer 2005) 2018년 기준으론 3500억 달러 규모이니 거의 몇 년 간격으로 시장규모가 배로 불어나는 유망산업이다. 미 국무부, 국방부 등에서도 PMC의 효율적 활용을 높이 평가하여 적극적으로 써먹고 있다. 다만, 정보가 불확실한데, PMC 시장은 완벽하게 블랙박스이기 때문이다.
업계 자체가 원채 음지에 있다보니 대중으로의 노출을 꺼린다. 미국/캐나다와 동구권, 남아공 등지의 용병시장은 뛰어난 군 자체의 정예도와 더불어 국가 자체가 분쟁지역에 관여하는 특성상 군에서 전역하는 이들이 제 2의 직업으로 용병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보다도 훨씬 거대한 음지 용병시장을 지니고 있다. 대체로 현지에서 소규모로 활동하며 불법적인 활동도 마다하지 않는 소수정예집단들이 그 예시인데, 보수 또한 상상을 초월할만큼 거대하다.
PMC 구성원
컨트랙터
PMC 컨트랙터(private military contractors, PMCs)는 전투, 첩보와 같은 용병업이나 보안 및 경호 서비스를 정부나 다른 민간 부문에 제공하는 직업이다. 과거 용병(mercenary)과의 차이점은 업무가 다양해진만큼 순전히 용병업만을 수행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며, 이러한 서비스의 제공 동기가 순전히 금전적 이익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컨트랙터들은 전직 군경 베테랑이다. 이 중에서도 선진국 출신들은 생계나 돈만이 목적인 경우는 거의 없고, 전역 후에도 군사학 연구개발 및 훈련 등에 참가하고 싶거나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어하는 등 다양한 동기가 바탕이 되어 활동한다.기준에 따라선 전투에 종사하는 이들을 용병, 기타 경호/치안 유지 업무를 맡은 이들을 보안요원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PMC 업체들이 대외적으로 본인들을 군사대행업체, 용병업체보다는 보안업체(Private Security Company, PSC), 혹은 단순히 컨트랙터(contractors)라고 돌려서 표현하며 민간에서의 인식을 최대한 유하게 포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뭐 이쪽 업계 자체가 원체 험한 일을 하다보니, 직원들의 정신적 부담을 줄이고 무선 통신 도청의 방지를 위해 최대한 용어를 순화시켜서 쓰려는 문화도 한 몫 한다.
PMC는 군사활동에 관련한 모든 부분을 지원하는 만큼 전투부분 이외에서도 약간의 군사훈련을 받은 민간인들도 스카웃하고 있다. 단순히 특수 전투원만 고용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군부대 식당에서 조리원으로 근무하는 민간인 아주머니도 민간군사기업 계약자에 해당한다.
가령 대규모의 전쟁에 개입해야 하는 경우, 피지나 동남아 등지에서도 간단한 군사훈련을 시키고 일반 전투원으로 고용하는 등 막대한 인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사람을 끌어모으고 있다. 용병 중에 유명한 스위스 용병도 여러 무용담으로 멋있어 보이지만, 이들이 용병을 한 것은 생계를 위함이지 어떠한 전공을 위한 것이 아니다. 결국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용병을 지원하는 입장이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이 탓에 소위 2, 3류 회사들의 직원들은 기강이 해이한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며 일부는 과거 악질 용병들이 그러했듯이 암암리에 대민 범죄도 저지른다고 한다.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가장 흔한 말단 전투원에는 후진국 출신의 전직 군인들이 많다. 이들은 주로 최전선에 투입되는 총알받이 용도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급인력은 특수부대 출신 전역자들이 많이 고용되는데, 꽤나 그 허들이 널널해서 제대하고 할 거 없는 전직 군인들도 많이 들어갔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에는 유관 정부기관으로 전직 가능하거나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가능할 만큼의 스펙 빵빵한 인원들만이 제대로 된 업체에서 제대로 된 보수를 받으며 활동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영미권이나 프랑스와 같은 제대로 된 각 병과별 전문성이 갖춰진 선진군, 그로 인해 특히 특수전 인프라와 문화가 제대로 발달한 국가의 유명 특수부대 출신들은 하루에 기본 일당만 수백만원은 족히 챙겨가고, 초봉은 기본 억대(2010년대 기준 위험업무 1년 계약시 500K, 한화 약 6억 6000만원 상당이 업계 평균 페이). 심지어 전투 참여시 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 기준 총 연봉 한화 13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받으며 일할 수 있다. 이 외 국가들은 아무리 특수부대 출신이라도 저들만큼의 전문성을 한참 지니지 못 한게 현실이라, 그냥 총 잘 쏘는 보병 취급해주는 경우가 많다. 저런 오퍼레이터들은 단순한 보병이 아니라 정말 개개인이 국가가 공인한 비대칭 전력인 최고급 인력이라 구하기도 힘들고, 인건비도 무지막지하게 나간다. 그냥 체력 좋고 총만 잘 쏘는 사실상 보병과, 한명한명이 기본 수십억대가 넘는 양성 비용을 투자 받아 전문성을 갖춘 영미권 유명 특수부대원들은 몸값 차이가 당연히 심할 수 밖에 없다.
그 외에도 유명 특수부대에 지원했다 탈락한 군인들 중 꽤 괜찮은 사람들 대상으로도 스카웃이 들어가는데, 이도 미국으로 따지면 해당 분야 끝판왕 중 하나인 1등급 SMU 소속 오퍼레이터가 되기 위해 도전했다가 아쉽게 실패한 레인저나 씰같은 2등급 특수전부대 요원들을 상대로 들어간다는거지, 별 경력 없는 군인을 스카웃 한다는건 당연히 아니다. 저 미군의 2등급 특수부대 요원들만 해도 미합중국군에서 1인당 수십억씩 투자한 엄청난 최고급인력이다.
관계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군대에 남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거나 특별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일하기 위해 오는 회사라고 한다. 전투 등의 군사 영역에 소질은 있는데 명예보단 돈이 좋은 사람들(...) 또한 군 복무 중 때려치우고 온다고 한다. 그러나 그 외 여러가지 갖은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 꼭 은퇴한 엘리트 특수부대 출신 군인들만 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이들은 매우 높은 몸값을 지닌 이들이기에 동남아나 동유럽, 아프리카 출신의 잃을 게 없는 인간들이 더 많다.
이들의 봉급은 매우 높다. 일반적인 후진국 출신 쌩병사 전투원도 자국 월급의 몇 배를 받으며, 유명 특수부대 출신자들의 경우 진짜 수억대 연봉을 받아 챙긴다. 하루 일당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수당 제외 기본급으로 가볍게 호가하는 수준이다. 기본급도 매우 높은 편이지만 위험수당이 포함된 건당 인센티브나 의뢰비용 등의 추가금도 상상 이상으로 붙는다. 이곳(이라크)에서 유일하게 제 값 받고 싸우는 사람들이라 불릴 정도이다. 물론 받는 돈이 많은 만큼 오랫동안 할 것이 아니라면 전형적인 고위험 고소득의 직업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들의 직장은 정말로 서로 죽고 죽이는 진짜 전쟁터다.
인터넷에서 PMC들의 사진을 찾아보면 어지간한 특수부대 뺨칠 정도로 으리으리한 풀세팅된 방탄복과 각종 전문 장비로 중무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전직 특수부대원들이 자기 현역 때처럼 사비로 장만하는 경우다. 투입되는 작전의 성격, 투입인력의 가치에 따라 회사에서 각종 중화기와 방탄차량 등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으나, 군대 정도로 각종 수칙과 규정, 교범에 따라 복장과 장비를 제한하거나 지원해주지는 않는다.
고충
버는 수익이 수억대라서 많다고 생각되지만 그 봉급 중에 꽤 빠져나가는 것이 있는데, 우선 개인고급 사제장비 가격이 자기 봉급에서 빠져나간다. 기본적으로 컨트렉터들은 개인장비들은 모두 알아서 마련한다. 회사에서 총기나 기본적 방호구, 사용탄종을 정해 놓는 등 기본적인 보급의 틀은 있지만 총기 악세사리, 방탄/방검복 등 개인 보호장구류 등은 원활한 임무 수행을 위해 개인 취향에 맞추어 구입한다. 당연히 개인장구가 좋을수록 목숨이 걸린 전투에서 더욱 유리한 것은 물론이고, 특히 방탄복의 경우에는 자기 목숨과 직결되는 물건인 만큼 성능이 좋은 고가 장비를 아낌없이 투자하고 구매한다. 물론 해당 장비들은 한번 사서 오래 쓰므로 고정지출은 아니지만, 전투 중 파손이나 분실시 수리비용, 재구입 비용은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의료보험이나 의료비 지출도 크다. 직업의 특성 상 다쳤다 하면 최소 중상에 수틀리면 팔다리 날아가는 건 일도 아니고, 재수 없으면 사망, 최악의 경우에는 시체도 못 건지는데,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군은 국가가 이런 위험을 떠안아주는 데 반해 PMC는 전적으로 민간의료와 민간보험에 의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회사도 바보가 아닌 관계로 이런 위험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상해보험이나 의료보험을 순순히 인수할 리가 없다.
대부분의 PMC는 고용된 병사들에게 전투장비부터 시작해서 의료지원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필요한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대부분을 병사에게 맡김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데, 이는 고스란히 병사들이 자신들의 보수에서 지출함에 따라 이들이 받는 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사망자에 대한 사후지원은 최악인 수준이라 전투 중 병사가 죽으면 유족에게 본래 병사가 받던 보수와 비교해서도 쥐꼬리만큼의 보상을 제공하고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기본적으로 PMC 병사와 PMC간의 계약관계는 매우 불투명한 부분이 많고, 국가계약과 관련된 부분이 많다 보니 유족이 추가적인 보상을 위해 이들 간의 계약을 들여다볼 방법은 전무하다고 봐야 한다.
이에 대해서 네이비 씰이나 그린 베레, SAS, JTF-2 출신 등 영미권 특수부대 같이 해외 선진군 출신의 귀하신 스펙 끝판왕의 인력들은 기본적으로 귀하신 몸인지라 개차반 같은 계약 조건으로는 데려오기 힘드므로 케바케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는데, 팩트는 맞으나 정작 블랙워터를 민간에 널리 알린 팔루자 참사의 전투요원들만 해도 전직 특수부대 요원이었으므로 이런 최고 스펙의 사람들도 혹사당하는 건 마찬가지다. 명문대 공학과를 나온 간부급 인원이든 현장 잡부든 간에 오지에 위치한 공장에서 손에 기름 묻히거나 공장먼지 뒤집어 쓰는건 똑같듯이, 이들은 기본적으로 전쟁터에서 일을 하는 이들이기에 대우와는 별개로 상당히 정신이 피폐해지는 수준의 열악한 업무 환경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PMC에서도 저런 고가치 인력들은 전투요원으로 막 소모시키지 않으려 노력한다. 고가치인력들은 주로 PMC 내에서도 전술 훈련 교관 쪽에 주로 배치하여, 가난한 나라 출신의 전직 군인들을 고용해 이들을 통해 훈련시킨 후 일반적인 전투업무에 투입시킨다. 혹여나 정말 고부가가치의 고난도 전투 작전에 고가치의 특수전 출신들을 투입하는 식으로 처리한다.
거기다 극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직업이다 보니 PTSD 문제도 크다. 아무리 평균적으로 일반 군인들보다 경력이 많고 명확한 동기를 가지고 자원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정도의 차이일 뿐 PTSD에서 면역일 수는 없다. 정상적 감정흐름을 가진 인간이라면 약하게든 강하게든 상처를 입게 되어 있다. 어렵게 입사해 놓고도 막상 전투에 돌입하니 너무 무섭고 몸이 안 따라줘서 그만두는 경우도 왕왕 나온다.
또한 컨트랙터들은 몸 상태를 최고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물론 약 빠는 대신 몇 시간씩 죽어라 운동하면 되겠지만 그럴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무리한 생활과 약물을 동반한 운동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몸과 정신이 말 그대로 삭아 들어가 늙어서 고생하거나 중독으로 단명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실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통한 근력 증가, 도파민계 약물을 통한 정신적 능력 증대 등을 목적으로 약물 남용을 하는 것은 정규군에서도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관리감독 시스템이라도 존재하나 민간 군사기업들은 이런 분야에서 관리가 더욱 허술해질 수 있다.
그리고 PMC 세계도 채용시장처럼 스펙의 세계다. 예를 들어 군사적, 정치/외교적, 경제적으로 영향력이 강하며 군의 정예도가 몹시 높은 국가들(미국, 영국, 캐나다를 비롯한 영미권과 러시아, 프랑스 등)에서 영관급 장교로 전역했다면 PMC에서도 사무직, 중간관리직, 일선 부대장 쪽으로 영입된다. PMC도 엄연히 비즈니스 활동이기 때문에 계약을 따내는데 유리한 조건을 가진 정부 수뇌부에 연줄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그리고 선진국 유명 특수부대 출신들은 대체적으로 대규모 PMC에서도 상당히 귀한 인력으로, 고가치 계약을 위한 최정예 태스크 포스로 파견하거나 전술 컨설팅/민병대 훈련 등의 업무를 맡긴다. CNN에 따르면 CIA에 고용된 PMC 전투원들은 월 15,000~22,500달러를 받으며, 이는 표면 상으로만 알려진 금액이다.
이런 점 때문에 흔히 PMC라면 많은 돈을 받고 고용된다는 환상을 가지지만 이는 선진국 특수부대나 기타 전문가(교섭 전문가 등) 출신 등의 프리미엄을 가진 일부에게만 해당된다. 개발도상국 출신의 가난한 전직 군인들의 인력 공급은 늘 넘쳐난다. 따라서 이들은 임금을 높게 받지 못 한다. 2007년 이라크에 보낼 전직 페루 육군 장교를 월 1000달러에 고용했다. 해당 장교는 매우 행복해 했는데 그 이유는 페루에서 46세의 전역 장교는 월 200달러밖에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PMC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전장에서 게릴라 수십 명이 죽는 동안 한두 명 기준으로 꾸준히 죽어나가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제3세계 출신이다. 원래 용병이 돈이 없는 가난한 나라나 사람들이 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할 것 없다. 애당초 그 스위스 용병이 왜 그렇게 충성스럽고 용맹한지 알게 되면 참 씁쓸해진다. 죽어라 싸우고 배신하지 않아야 고용인이 계속 써주기 때문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전투상황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PMC가 이익을 남겨먹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민간인 출신 행정직원
보통 PMC라고 하면 일반인은 지원불가이며 특정 군복무 경력이라는 거창한 스펙을 요구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PMC도 기업이기 때문에 행정, 회계, 재무, 세무, 법무, 설비관리직, 조리사, 차량정비사, 통신전산직 등 전투는 고사하고 총 한번 못 쏴본 사람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다.
인류학자
"그들은 작전 중 아프간 주민을 다룰 줄 안다. 어떻게 하면 그 주민 입에서 주요 정보가 나올 수 있는지 고도의 심리 전술을 구사한다. 때로는 병사 수십 명의 목숨을 구한 적도 있다. 실제로 어느 마을을 방문했을 때 한 지역 주민이 '탈레반 지도자가 은신하고 있는 장소를 알려주겠다'며 접근했다. 그러자 우리 부대와 (함께) 이동 중인 인류학자가 그에게 장소를 그려보라고 했다. 인류학자는 그 그림을 분석한 뒤 그가 거짓 정보를 주고 매복 기습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했다. 과연 그가 알려준 곳에는 IED가 묻혀 있었다."
매컬리 육군 보병 상사, 헬만드 주에 주둔한 미합중국 육군 제2보병사단
영국의 방위산업체 'BAE Systems' 미국 법인은 아프간 주둔 미군 순찰임무에 인류학자들을 투입한다. 인류학자들은 현지의 풍습, 문화, 민족/부족의 특성 등에 대한 전문가로서 전투원과 지휘관에게 자문해주는 역할이다. 이들은 상술한 증언과 같이 전략전술적 측면에서 여러 성과를 올리며 대원들의 목숨을 구하고 있다.
항공조종사
일부 PMC에서는 자체적인 항공기 운용을 위해 조종사를 채용하기도 한다. 무장수송헬기, 공격헬기, 공격기, 수송기, 훈련기, 가상적기, 심지어 공중급유기까지 다양한 기종에 필요한 조종사의 수요가 있다.
사실상 푸틴의 친위대나 다름없는 바그너 그룹에서는 MiG-29, Su-24 등 전투기를 다수 보유하고 전투에 투입하기도 한다.
공격기 조종사는 드문데,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 정도의 회사나 자사에 항공사를 꽤나 규모있게 보유한 경우가 아닌 한 Su-25 구세대 전투기도 자력으로 운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애초에 수요부터가 공격기 조종사들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주로 수송기 조종사를 많이 필요로 한다. 회사 입장에서도 공격기는 차라리 계약을 맺은 국가의 공군력을 빌리는게 훨씬 낫다. 하인드 같은 공격헬기를 운용하는 회사도 있다.
다만 사설공군까진 아니더라도 계약시 중규모 공군력을 나름 제공해주는 회사들도 존재한다.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러시아의 수호이사는 에티오피아 내전 당시 에티오피아 공군에 Su-27을 판매하면서 장비 뿐만 아니라 조종사, 정비사, 지휘관 등 모든 운용인원을 같이 지원하여 내전에 간접적으로 참전했다.
장비 체계
중동 쪽에서 활동하는 PMC들은 유지보수가 쉽고 현지 탄수급이 쉬운 구 공산권 무기들을 애용하는 편이었다. 원래 중동에서는 서방권 무기보다 구 공산권 무기 많이 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서방권 무기들도 중동에 많이 퍼져감에 따라 현재는 거의 왠만한 무기들을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
또 드론을 대규모로 이용한다. 2015년 현재에는 민간인도 500달러 정도면 정찰용 드론을 살 수 있다. 사실 군사용까지는 아니더라도 비교적 고성능에 카메라로 실시간 관측이 가능한 정도의 쿼드콥터 드론 같은 것이면 기업측 명의로 싸게 구할수도 있으니...드론의 비행 하드웨어는 누구나 구해 조립할 수 있고, 제대로 쓰려면 필요한 좋은 통신장비가 각 나라의 규제를 받는데, 어차피 전쟁에 쓸 것이라 그런 것에 신경쓸 리가 없다.
전투나 경호가 주 임무가 아닌 PMC들의 경우 심지어 권총만 주고는 위험지역에 덜렁 파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블랙워터 직원 4명이 갈갈히 찢겨 그 사진이 인터넷에 아직도 돌아다니는 팔루자 참사의 원인은, 요구되었던 방탄차량을 비용절감을 위해 도요타 SUV로 바꾼 것과, 인원을 반으로 감축한 것, 심지어 마진을 남겨먹겠다고 지도도 가져가지 않았다. 돈받고 미국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민간군인단체 블랙워터 (PMC). 결국 회사 측의 비용절감 쇼 + 투입 요원 본인들의 과도한 자신감이 불러일으킨 대 참사.
전쟁에서는 팀킬, 아군 오사등의 위험성으로 인해 단독 작전이 아닌 이상은 고용국에 상관없이 교전지역에서 고용국과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PMC들도 PMC를 고용한 국가의 군복과 식별 장구를 착용한다. 이유는 전쟁에서 피아식별 때문.
PMC를 고용하는 이유
정규군이 수행할수 없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용된다.
정부에서 군대를 대체하기 위해
PMC는 어디까지나 민간 기업인 만큼 주인-대리인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군대보다 효율적인 활동을 위해 고용한 PMC에 지속적인 감시와 관리가 필요하다면, 한 단계 줄여서 군대를 쓰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설명한 대로 정치적 비용이 적은 것에 추가로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의뢰국의 정규군이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당나라 군대 수준인 경우.
군대가 막장이라 특정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는 차라리 일정한 비용으로 일정 수준의 전투력을 보장받는 PMC가 낫다. 시에라리온 내전에서 EO사가 챙긴 수익은 시에라리온 정부군 4개월 예산에 불과했으나 정규군이 5년 동안 하지 못한 업적을 6주 내에 이뤄냈다. 당시 시에라리온 정부를 이끌던 NPRC는 경제적 무능과 정치적 혼란으로, 다이아몬드 광산지대를 장악한 RUF 반군에게 속수무책으로 수도 프리타운까지 밀린 상태였고, NPRC에게 고용된 EO 용병들은 RUF군을 다시 국경 근처로 밀어냈다. 이건 사회 시스템 자체에 큰 문제가 있는 나라라서 정규군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경우다.
그리고 아래에서 이야기할 크로아티아 같은 경우는 신생국에 군대 인프라 자체가 형편이 없었기에 자국군만으로는 단기간에 전투력을 건설하기 힘들어서 훈련을 외국 기업에 맡긴 것이다. 또한 걸프만 접경 국가들은 오만 등지를 제외한 대다수가 용병들을 선호한다. 돈이 넘쳐나는 산유국들이다보니 시민군보다 더 싸고 정치적, 국제적 부담도 덜한 만큼 쓰고 버리기 쉽기 때문. 흔한 인식과 달리 미국보다 더 거대한 용병 시장의 물주다.
PMC 고용이 정규군보다 훨씬 쌀 경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정상작동하는 모병제 정규군의 체계를 잠시 살펴보면, 한 명의 군인을 지원받아 훈련소에서 훈련시키고 장비를 지급하고 실전부대에 배치하여 월급을 주고 근무시키며, 이를 위해 각종 지원부대를 유지하고 유사시 이 군인을 해외로 보내 근무시키며 이 근무를 위한 각종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소모한다. 게다가 그 군인이 임무 도중 부상을 당하면 치료비를 전액 지원해야 하며 부상이 너무 심각해 제대라도 하면 군인 전상자 본인 및 가족에게 평생 각종 보훈 원호비용도 지급해야 하며 그 와중에도 그 병사의 부재를 만회할 새 병사를 모집해 또 키우고 입히고 먹이고 재우고 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단순히 월급만을 비교하자면 PMC가 군인들의 월급에 비해 몇 배는 더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월급 외의 제반비용까지 감안하면 병사 한 명을 모병하는 것보다 PMC 한 명을 고용하는 게 더 싸게 먹힌다는 것. 일례로, 2013년 말리 사태 때 프랑스군의 비용 지출을 비교해본 결과 전체 비용의 75%가 병력을 해외에 체류시키는 데 들어갔다고 할 정도.
장병 개개인의 월급은 그렇다고 쳐도, 운송비, 물자 등등을 해결하고 이를 위한 지원부대를 편성하는 데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 PMC가 이런 분야에서 작정하고 저비용 루트를 타려고 하면 군대보다 훨씬 싸게(그리고 위험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을 쓸 수 있다.
선진국 엘리트 특수부대 전역자를 교관 및 리더로 두고, 경제여견이 열악한 제3세계 특수부대 전역자들 중에서 영어 할 줄 알고 서방권 특수부대와 협동작전을 해본 이들을 싼 값에 고용하면 인건비를 극도로 아낄 수 있다. 이론 교육은 동영상으로 대체하고, 실전 훈련은 현역 시절 내용을 복습하는 단계에서 끝내면 되고, 군용기를 쓰면 비싸니까 싼 민간 항공편을 찾아 작전지역으로 투입시키고, 같은 방법으로 물자를 지원하고, 서방권 최신예 소총과 험비 대신 현지 무기상에게 중국제 AK와 BTR-60을 사는 식으로 지원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할 경우 군대가 오랜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구축한 시스템보다 안전성은 훨씬 떨어진다. 예를 들어 바라쿠다 대신 BTR 같은 것으로 옮기다가 IED가 있으면 죄다 폭사한다. 특히 막장 PMC 중에는 중고 승용차로 사람을 이동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소총탄 몇 발에도 쉽게 무력화된다. 군대에서 비싼 장비를 운용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더군다나 국가 정규군의 경우 필요하면 육군의 전차와 화포, 해군의 전투함, 공군의 전투기와 각종 미사일 등을 투입하여 폭넓고 유연한 작전을 할 수 있지만, 민간군사기업의 능력으로는 잘 해야 프로펠러기, 헬리콥터와 장갑차 수준의 무장이 한계이기 때문에 유사시 대응 능력 역시 선진국 정규군에 비할 것은 아니다. 물론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인 용병들처럼 중장비를 제대로 갖춘 경우도 있으나, 이것은 말로만 PMC지 부다페스트 협약을 대놓고 어겼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고 러시아군이 꼼수를 쓴다는 설이 유력하기에 논외로 보아야 한다.
정치적 문제
미국이 이라크에서 PMC를 대량으로 고용한 것은 군의 전사상자 발생으로 인한 정치적 비용을 막기 위해서지 경제적으로 비용 대 효과가 아주 우수해서는 아니었다. 이들은 국제법상 "일반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군인 전사자 수에 집계되지 않아 전쟁에 대한 여론의 반발을 완화하는 정치적 장점이 있으며, 필요하다면 국제적으로 지탄받을 명령을 내리고서도 일선 PMC의 독단적인 행동이었다며 꼬리를 자를 수 있다. PMC 입장에서는 큰손고객인 미국 정부를 까발리기도 어려우므로 대체로 먹히는 수단이다.
특히 미국이 이라크에서 재정 지출은 매우 방만하게 관리돼서 방산업체, 민간군사기업의 노다지나 다름없었다.
용병은 제네바 협약의 적용을 전혀 받지 못한다. 제47조 용병 관련 조항에서 아예 용병은 "전투원 또는 전쟁포로가 될 권리를 가지지 아니한다."고 정의했다. 때문에 사상자의 통계에서도 제외해도 무방하며 실제로 미국등에서도 용병의 통계는 당연히 내지 않는다.
기업에서 고용하는 경우
위험지역에 진출하는 기업에선 PMC를 고용해야 한다. 일단 기업의 이득을 위한 행동이기 때문에 자국군이나 경찰이 보호해줄 수 없으며, 위험한 국가의 공권력은 지역 갱단과 결탁했거나 뇌물을 받아먹는 등 매우 부패했기 때문에 외국 기업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해운업계에선 소말리아 등 위험항로를 안전하게 지나기 위해 PMC를 고용한다.
토목건설, 무역 등 위험 지역에 장기간 거주해야 하는 업종에선 직원의 안전을 위해 경비용 PMC를 고용한다.
민간인이 고용하는 경우
미국처럼 특수부대 전역자가 많은 나라에선 PMC도 경쟁 때문에 민간인 상대로 다양한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부자들이 본인 소유 부동산을 경비하거나 개인 경호원으로 사용하는 경우.
위험 지역 관광 코스: 농담같지만 사파리 헌팅 투어같이 위험지역에서 민간인이 관광하는 동안 총 든 PMC가 경호해준다.
민간인 사격술 훈련 패키지: 산탄총, 사냥용 소총, 호신용 권총 등 민간인이 소지하는 무기를 가지고 어떻게 싸우는지 알려준다. 주로 우범지역 근처에 사는 민간인이나 총기에 관심이 많은 사격 스포츠 매니아들이 등록하고 배운다. 주택에 침투한 강도를 상대로 본인 주택 내부를 어떻게 수색하는지, 멀리 있는 사냥감을 어떻게 맞추는지, 차량에서는 어떻게 권총을 쓰는지 가르친다.
개인의 이득이나 의지를 위해 움직이는 무력 집단들은 결과적으로 공동체나 국가에 커다란 해악이 된다. 기본적으로 국가와 공동체의 질서는 폭력이라는 수단을 민중이 정부에 신뢰를 가지고 이를 맡김으로써 아슬아슬하게 성립되며, 이것이 신뢰를 잃거나 정부와는 별개의 조직이 폭력이라는 수단을 휘두르게 될 경우 그 아슬아슬한 질서는 쉽게 파괴되고 혼돈이 찾아올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전쟁 중 일어나는 민간인 사망 등의 전쟁범죄에 있어, 계약관계의 PMC의 경우 법인을 해체하고 새로 만들면 법리상 계약법인이 없어졌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진다. 문제는 A라는 법인을 해체하고 A'라는 법인을 다시 만들어서 활동한다는점. 물론 전쟁범죄의 피해자들에게 PMC 계약의 주체가 보상조의 금전을 제공하겠지만, 전쟁범죄행위 자체가 처벌받지 않는다는점은 결국 사기업이 PMC가 투입된 지역의 생살여탈권을 장악하게되고 정부를 대신하지만 범죄행위에 있어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데 있다.
물론 정부가 제대로 폭력이라는 수단을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약화된 상황에서는 PMC라는 조직이 국가권력을 대신해 질서를 찾아다줄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체계화된 군사, 치안조직을 가진 국가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PMC를 고용하는 경우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처음에는 비용절감으로 시작된 폭력의 외주는 이후 이들의 이익 유지를 위해 사측에서 비용을 더더욱 절감해 혼란 유지로 이어지기 쉽고 이들이 정경유착을 할 경우 비용절감이 아닌 과비용으로 이어지기도 매우 쉽다. 예컨데 미국의 군납업체 핼리버튼/KBR은 중동지역에서의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국가로부터 계약을 받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시-딕 체니 정권부터 본격적인 정경유착을 바탕으로 엄청난 수준의 군대 내 서비스 악화와 비용 증가를 불러오기도 했다.
또한 정치적 비용을 절감하는 목적으로 이들을 고용하는 경우 대부분은 그 행동이 매우 비도덕적이며, 기본적으로 불법적인 행위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국이 PMC를 통해 민간인 병사를 고용한 것은 높아지는 군인 사상자 통계에서 이들을 고용해 희생시키면 그 통계를 낮출 수 있었다는 점이 컸으며, UAE는 Spear Operations Group이라는 미국의 PMC를 고용하여 예멘 내전 중 자신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예멘 내의 유력 정치인사를 암살하는 암살 프로그램을 운영하다가 걸린 전적이 있다.
국가에서 PMC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PMC를 고용한 국가의 정규군의 전쟁 수행 능력이 PMC를 밑도는 경우 PMC가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 전복을 획책할 위험이 발생한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당연히 PMC 차원에서 보유하기 어려운 전차, 전투기, 탄도 미사일 등의 전략 자원으로 PMC의 전투력을 억누를 수 있고 PMC의 병력이 국가의 정규군보다 적은 만큼 쿠데타 발생 시 대처도 쉬우나, 군사력 자체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파탄국가나 이에 준하는 혼란상 및 낮은 경제력을 갖는 국가에서는 PMC의 전투력만으로도 수도의 장악이나 정부 전복 정도는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과거에는 창작물 속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파탄국가에서나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로 치부되었으나, 바그너 그룹 반란을 통해 러시아라는 체계가 정상적으로 잡힌 국가에서도 PMC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PMC에 의한 쿠데타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민간군사기업들은 그 운영이 기본적으로 가난한 개발도상국 출신의 병사들을 저렴한 가격에 고용하여 희생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비판 사항이다. PMC들은 제3세계 출신 전투원들이 돈이 너무 급해 낮은 보수에도 일을 맡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악용해 매우 적은 돈만을 주고 고용한다. 그들이 가지는 죽음이나 최소 장애인이 될 수 있는 위험성에 비하면 너무 적다. 그리고 사망했을 때도 쥐꼬리만큼의 보상을 제공하고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PMC들은 이들을 주로 소모품처럼 활용한다.
또한 PMC들 중에 아예 작정하고 극단주의에 투신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말하마 택티컬(Malhama Tactical)'이라 불리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모여만든 지하디스트 PMC다. 주로 중동이나 체첸 출신자들로 구성되어있으며 시리아 내전, 이라크 내전 등지의 여러 전쟁들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와 준군사단체들을 교육해서 정예화를 행하고 있다.
또한 정규군의 주권 국가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위장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 예시가 바로 바그너 그룹이라 불리는 러시아의 PMC인데, 2014년부터 돈바스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독립주의 반군들의 정예화를 도맡으며 우크라이나 군대의 큰 골칫거리로 활동했으며, 2020년 벨라루스 민주화 운동에서는 시위대 진압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해 시위의 격화를 부추기다가 벨라루스 경찰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더군다나 테러리스트들도 멍청이가 아닌지라 점점 장비들을 해외에서 밀수입한 방탄 장구들이나 엑세서리, 야시경 등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전술 전략들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고, 외로운 늑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해외 테러를 벌이고, 말하마 택티컬같은 단체들도 생겨나는 현대에 들어서서는 민간군사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기는 커녕 도리어 금융 관계로만 일선 전투원을 만든단 것은 어렵다는 것만을 증명하고 있는 상태다.
PMC의 분류
PMC는 브루킹스연구소 군사 문제 전문가인 피터 W. 싱어(P. W. Singer)가 쓴 책 《전쟁 대행 주식회사(Corporate Warriors: The Rise of the Privatized Military Industry)》에 의하면 3가지로 나뉜다.
군사 공급 기업
Military Provider Firms
쉽게 말하자면 이름 그대로의 용병이다. 대표적인 기업들로는 익히 알려진 블랙워터, 샌드라인,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 디펜스 시스템즈, 바그너 그룹 등이 있다.
가장 전형적인 민간군사기업의 이미지로, 경영진은 이사회도 열고 회계보고도 하며 넥타이 매고 다니는 등 기업의 탈을 쓰고 있지만 어딜 봐도 그냥 용병단이다. 특히 EO(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는 주로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회사로 사실 EO 자체의 행동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그 구성원의 상당수가 남아공에서 벌어진 인종 전쟁 당시 이를 도맡은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PMC가 겉으로 드러난 첫 사례는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몰락 후 일자리를 잃은 전 남아공 특수부대 출신들이 모여서 결성한 EO(Executive Outcomes)사가 최초라고 한다. EO는 여러 전쟁에 직접 전투원으로 개입하였으며, 95년경 약 4년간 끌고 있던 앙골라 내전과 시에라리온 내전에 참전해 실질적으로 종전시키는데 성공한다. 시에라리온 내전 당시 EO는 BMP-2, BTR-60, Mi-24 등을 활용해 수도에서 20km까지 진입한 인간 도살집단 RUF를 몇 주만에 국경까지 격퇴시켰다. 그러나 어리석은 시에라리온 정부는 EO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1997년에 해지했다가 깨끗하게 털린다.
사실 EO 자체는 1999년 해체할 때까지 그다지 욕을 먹을 짓을 하지는 않았지만, 군소 PMC들 중에는 정부군 편 들었다, 반군 편 들었다 하는 등 그야말로 왔다 갔다 한 경우도 있고, 이건 그나마 용병업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지만 아예 마약 카르텔을 돕는 등 작정하고 막장짓을 한 경우도 있다.
군사 자문업
Military Consultant Firms
고객들을 위해 자문 및 훈련 용역을 제공하는 기업. 군사 고문단을 한 국가에서 보낸다면 군사 자문 기업은 기업 단위에서 비슷한 일을 한다.
유명한 회사는 MPRI, 레브단, 비넬 등의 회사가 있다. 그 중 미국의 MPRI사는 평가, 훈련, 교범 작성 등 군사 자문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로, 이들은 95%가 미 육군 출신이며, 약 220개 대학에서의 ROTC의 교육 등 미군의 여러 훈련에도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들의 훈련능력은 대단해서 민병대 수준이라도 짧은 기간만에 NATO 수준까지 올려놓을 수 있다고 자부한다.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 전쟁 당시 MPRI는 보스니아군과 크로아티아군을 훈련시켰다. 그 결과 민병대와 경찰 등을 합쳐서 만들어진 오합지졸이었던 보스니아군과 크로아티아군은 세르비아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던 막강한 세르비아계 민병대를 물리치는 데 성공한다.
위 군사공급기업 유형인 블랙워터같은 기업들도 군사자문업을 수행한다. 마찬가지로 특수부대 출신의 교관들이 민병대나 해당 지역군대를 훈련시키는데, 출신이 출신인만큼 일반 보병부대 출신들보다 훨씬 심도있고 전문성 있는 전술훈련이 이루어진다. 당연히 군사공급기업에서도 유명 극비 특수부대 출신과 같은 고급인력들은 회사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임무에만 투입시키지, 시도때도 없이 폭탄과 미사일이 떨어져 그냥 다 죽어나가는 최전방 전선같은 곳은 이들이 제 3세계의 군대나 청년들을 훈련시켜 보내야하기 때문이다. 군사자문을 받는 국가/단체 입장에서도 일당을 기본급만 수백만원씩 쥐어주어야 하는 전직 특수부대 요원 출신들을 고용하기보다는 그 돈으로 자국군을 훈련시키는게 훨씬 더 싸게 먹힌다.
심지어는 웬만한 한 국가가 보유한 것보다 많은 전투기와 파일럿을 보유하고 공중전 훈련 용역을 제공하는 회사도 있다. 대표적인 회사로 ATAC 사, Air USA사, 드라켄 인터내셔널 사가 있는데, ATAC 사는 프랑스 공군에서 퇴역한 미라주 F1을 무려 63대, Air USA는 호주 공군에서 퇴역한 F/A-18 A/B를 무려 46대, 드라켄 인터내셔널 사는 스페인 공군에서 퇴역한 미라주 F1 22대, 구 소련에서 퇴역한 미그 21 27대 등등 수많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객 중에는 미합중국 해군, 미합중국 공군도 있다. 공군 자체에서 전투기 교전 훈련을 할 경우 가상적기도 자국 공군기이므로 비행 특성이나 전술을 훈련 조종사가 어느정도 파악하고 훈련에 임하게 되지만, 이런 PMC의 가상적기와 훈련하게 되면 자국 공군기와는 전혀 다른 기체 특성과 전술을 쓰는 대항군과 훈련하게 되므로 훈련 효과가 더 높아진다. 부대 내 자체 훈련과 KCTC 훈련의 차이점과 국군 내의 자체적인 훈련과 림팩 및 레드 플래그같은 다국적 훈련을 생각하면 된다.
전장 자체에서는 활동하지 않지만 필요에 따라서는(돈을 주면) 직접 뛰어들기도 한다. 이들이 하는 일이 정규군으로 치면 장교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군사 공급 기업들은 대부분 자신들은 군사 자문 회사라고 우기는 일이 발생한다. 막장짓을 다하는 진짜배기 용병단인 샌드라인도 자신들은 군사 자문 회사라고 우긴다. 반대로 진짜 군사 컨설턴트 기업으로 인정받는 비넬도 걸프 전쟁 당시 비넬에서 파견한 요원들이 카프지 전투 전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군 부대와 함께 싸우기도 한다. 이렇듯 군사 공급기업과 군사 자문기업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한 면이 있다.
군사 자문업은 엄청난 돈이 되는 분야이고, 군대는 엄청나게 규모가 큰 조직이기 때문에 비효율적으로 돌아가는 경영상의 문제가 많다. 따라서 평상시에 기업이나 정부의 비효율적인 경영을 고쳐주고 돈을 버는 전략컨설팅 업체에서 개입하기도 한다. 맥킨지&컴퍼니도 방위산업 자문을 제공한다. 국내에도 대표적인 곳이 있는데 바로 무사트이다.
군납업체
Military Support Firms
부수적인 군사 용역을 제공하는 기업들로, 전투원, 훈련 외에도 건설, 수송, 급식(식량, 식수, 의약품 등), 설거지, 세탁 등 병참 업무를 담당하는 PMC들도 있다. 이 중 잘 알려진 것이 켈로그 브라운 앤 루트(KBR)인데, 코소보 전쟁 당시 건설, 수송, 급식 등 병참업무의 대부분을 이들이 담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의 하청업체 중 하나가 이라크전 당시의 가나무역이며, 김선일이 일하다가 살해당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여기까지 들으면 군대에서 짬밥이나 만드는 취사병의 저주받은 손맛 대신, 전문 요리사들의 맛있는 식사, 괜히 청소나 빨래 가지고 뺑이치지 않아도 되는 꿈의 군대가 떠오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위에서 말한 켈러그 브라운 앤 루트는, 석유군수 업체인 핼리버튼의 자회사와 인수합병되어 캘로그 + 브라운 앤 루트(KBR)가 되었다. 그런데 핼리버튼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실질적인 대통령으로 전 세계가 공인한 정치인 딕 체니 부통령이 최고 경영자였었던 회사이다. 즉 이라크 전쟁에서 전비가 수천억 달러에 달했다는데, 현지에서의 후방병참은 자신들 말로는 엄브렐러 방식이라 하여 그 일체를 핼리버튼/KBR과 독점 계약했다. 결국 이라크전에서 헬리버튼/KRB는 약 130억~150억 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핼리버튼/KRB에게 돈을 많이 쓰는 만큼 현지 미군 장병들에게 해택이 돌아가는가 하면 아니다. 몇 년 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나온 것처럼,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 미군 수십만 명이 동원된 전역에서 이들 핼리버튼/KBR과 연락을 담당하는 본토 미 육군 군수사령부의 군인은 국가별로 단 2명의 육군 장교뿐이었다. 그래서 현지 지휘관이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이들 연락장교들은 24시간 통화 중이라 결국 통화를 포기하고, 이 때문에 전장조차 네트워크 중심전의 시대가 된 21세기에 가족의 안부나 중요한 일도 왕복에 한 달씩이나 걸리는 편지로 확인해야 하는 베트남 전쟁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13년 전에 치러진 걸프 전쟁에도 참여했던 상당수의 현장 지휘관들은, 10년 전에 왔을 때보다 더 안 좋은 여건이라고 불평했다. 상황이 이렇게 막장으로 흘러가도 미군의 가족들은 핼리버튼/KBR에게 어떠한 클레임이나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없었다. 또한 방송에서 나온 것처럼 엄브렐러 방식은 자신들 말로는 선진적인 방식처럼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독점계약이며 핼리버튼/KBR 아래로 엄청나게 많은 2차, 3차, 4차 하청업체를 운영하고 실질적으로 미군 현지부대를 지원하는 업체에게는 쥐꼬리만 한 비용만 주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상위업체로 갈수록 비용이 점점 늘어나, 최상위업체인 핼리버튼/KBR와 그 유착을 만들어준 딕 체니는 엄청난 돈을 벌도록 되어 있는 전형적인 하청의 폐해를 보여줬다.
다시 말해 군이 직접 병참업무를 담당하는 것보다, 병참업무를 민영화한 것이 서비스는 떨어지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 것이다. 일단 발상 자체는 신자유주의 군대를 추구한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의 생각과 겹쳤었고, 거기다 핼리버튼의 전 CEO라지만 여전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실질적인 미국 대통령이었던 딕 체니 부통령인데 못 할 게 뭐 있는가.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시킨다고 하자 딕 체니는 오바마가 미국 안보에 위험을 끼친다며 병력철수에 반대했다. 결국 오바마가 이걸 무시하고 2011년에 군대를 뺐지만 고작 3년 뒤 KRB에게 꿈과 같은 사태가 벌어졌으니, 바로 학살 전문 광신집단 ISIL이 이라크에 출현하면서 재개입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불공정에 가까운 계약조항 때문에 이라크에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한 KRB과의 계약은 자동으로 갱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