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메르스, 사스 등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마다 사람들은 백신이 있는가를 물어봐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면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사실 백신으로는 이미 걸린 병을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백신의 원리는 원래의 바이러스나 세균을 보다 약하게 만들어 우리 몸에 주입하고 이로써 우리 몸이 항체를 생산하여 다음번에 이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바로바로 퇴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럼 이미 바이러스가 내 몸에 침투했다면 무엇으로 치료를 해야 할까요? 이 치료제를 주로 항바이러스제라고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인터페론(lnterferon)!
먼저 인터페론의 어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터페론의 inter-는 영어 ‘간섭하다’의 interface에서 왔습니다. 여기서 예측할 수 있듯이 인터페론은 항바이러스제이지만 직접적으로 병원체를 죽이지는 않습니다. 단지 병원체들이 증식하지 못하게 간섭할 뿐입니다.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 합성을 방지하고, 면역기능과 염증을 억제하는 세포 성장을 통제함으로써 바이러스들을 간섭합니다. 또한 인터페론은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와 대식세포 등의 선천면역 세포들이 일하도록 활성화시킵니다. 그리고 인터페론에는 크게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이들을 수용체에 따라 나누자면 IFN-α로 알려진 수용 복합체에 붙는 1형 인터페론과 IFNGR에 붙는 2형, CRF2-4와 CRF2-12에 신호를 보내는 3형 인터페론이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 림프구
인터페론의 기능과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념들을 더 알아야 합니다. 첫번째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인 림프구입니다. 이러한 림프구들도 여러분이 흔히 알고 있는 대식 작용을 하는 백혈구의 일종입니다. 그중에서 세포질의 특이 과립 존재의 여부에 따라 과립성 백혈구 무과립 성 백혈구로 나눌 수 있는데 여기서 림프구는 무과립 성 백혈구에 속합니다. 이러한 림프구는 T세포(T-cell), B세포(B-cell) 그리고 NK세포(Natural killer cell)가 있습니다. 먼저 T세포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여기서 필요한 몇 가지만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보조 T세포는 다른 면역 세포들을 활성화시키고 지휘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면역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보조 T세포는 B세포의 항체 생산과, 세포독성 T세포의 활성화, 대식세포를 비롯한 식세포의 항박테리아 활동 촉진 등에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세포독성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체세포나 종양 세포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 등의 항원에 감염된 세포, 손상되거나 제 기능을 상실한 세포 등을 제거합니다.
T세포-보조 T림프구
세포독성 T림프구
다음으로 B림프구를 살펴보면, 림프구 중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입니다. 면역 반응에서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항원에 대항하여 항체를 만들어냅니다. 이 B림프구에는 기억 세포와 형질 세포가 있는데, 형질 세포는 항체를 분비하고 기억세포는 항원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우리 몸에 저장됩니다. 그리고 다음번에 이 항원이 다시 우리 몸에 침투했을 때 보다 빨리 우리 몸이 대응할 수 있게 합니다. 여기서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견디지 못하고 죽는 이유가 나옵니다. 결국은 B림프구가 분화되어 형질 세포가 항체를 분비해야 하는데 그 과정 걸리는 시간이 대략 1주일이 걸립니다. 즉 우리 몸이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항체가 생성되기 전까지 그 바이러스에 인한 증상들을 견디지 못하고 죽거나 설령 항체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이미 몸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면 죽습니다. 우리 몸에서 항체가 생성된다면 죽일 수 없는 항원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 잠복기를 어떻게 버티는가가 관건입니다. 마지막으로 NK세포는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세포입니다. 체내에는 총 약 1억 개의 NK세포가 있으며 T세포와 달리 간이나 골수에서 성숙한다. 바이러스 감염세포나 종양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방법은, 먼저 비정상 세포를 인지하면 퍼포린을 세포막에 뿌려 세포막을 녹임으로써 세포막에 구멍을 내고, 그랜 자임을 세포막 내에 뿌려서 세포질을 해체함으로써 아포토시스(세포자살)를 일으키거나, 세포 내부에 물과 염분을 주입해서 네크 로시스를 일으킵니다.
NK cell 이미지
우리가 지금 다루고 있는 인터페론은 우리의 면역계에 작용하여 바이러스에 대항합니다. 이번에는 3가지 인터페론에서도 흔히 알려져 있는 1형 인터페론인 (Type I interferon)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형 인터페론 (Type I interferon)
1형 인터페론 (Type I interferons, IFNs) 은 감염된 세포로부터 분비되는 폴리펩티드이며 3가지의 중요한 기능을 가집니다. 첫째로, 1형 인터페론은 감염된 세포나 그 주변의 세포들에서 특히 바이러스 같은 감염성 물질의 확산을 제한하는 세포 안에 내재된 항균성 상태를 유도합니다. 둘째로, 1형 인터페론은 염증 전 반응 (pro-inflammatory response)와 싸이토카인 생산을 억제하는 반면 항원 제시 (antigen presentation) 나 natural killer cell (NK세포)의 기능을 촉진하는 균형 잡힌 상태로 선천성 면역반응을 조절합니다. 셋째로, 1형 인터페론은 후천성 면역반응을 활성화시켜 높은 친화성을 가지는 항원 특이적인 T 세포와 B 세포 반응과 면역 기억 (immunological memory)를 촉진합니다. 1형 인터페론은 급성 바이러스 감염에는 방어적 기작을 하지만 박테리아 감염이나 자가면역질환에 대해서는 방어적 기작과 유해한 기작을 같이 하게 됩니다.
인터페론과 앞으로의 의학
위에서 보았듯이 인터페론은 많은 기작을 수행합니다. 그래서 현대의 생명공학자들은 인터페론을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항바이러스제와 치료제 개발에 열정을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등의 문제들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