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만전춘(滿殿春), 고려속요, 남녀상열지사

Jobs 9 2024. 3. 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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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전춘(滿殿春)

원문 현대어 역
어름 우희 댓닙자리 보와
님과 나와 어러 주글만뎡
어름 우희 댓닙자리 보와
님과 나와 어러 주글만뎡
정(情)둔 오ᄂᆞᆳ밤 더듸 새오시라 더듸 새오시라

경경(耿耿) 고침상(孤枕上)애
어느 ᄌᆞ미 오리오
서창(西窓)을 여러ᄒᆞ니
도화(桃花)ㅣ 발(發)ᄒᆞ두다
도화(桃花)ᄂᆞᆫ 시름업서 소춘풍(笑春風)ᄒᆞᄂᆞ다 소춘풍(笑春風)ᄒᆞᄂᆞ다

넉시라도 님을 ᄒᆞᆫᄃᆡ
녀닛경(景) 너기다니
넉시라도 님을 ᄒᆞᆫᄃᆡ
녀닛경(景) 너기다니
벼기더시니 뉘러시니잇가 뉘러시니ᅌᅵᆺ가

올하 올하
아련 비올하
여흘란 어듸 두고
소해 자라온다
소콧 얼면 여흘도 됴ᄒᆞ니 여흘도 됴ᄒᆞ니

남산(南山)애 자리 보와
옥산(玉山)을 벼어 누어
금슈산(錦繡山) 니블 안해
샤향(麝香)각시를 아나 누어
약(藥)든 가ᄉᆞᆷ을 맛초ᄋᆞᆸ사ᅌᅵ다 맛초ᄋᆞᆸ사ᅌᅵ다

아소 님하 원대평생(遠代平生)애 여힐 ᄉᆞᆯ 모ᄅᆞᄋᆞᆸ새
얼음 위에 댓잎 자리 펴서
임과 내가 얼어 죽을망정
얼음 위에 댓잎 자리 펴서
임과 내가 얼어 죽을망정
정든 오늘 밤 더디 새오소서, 더디 새오소서.

근심 어린 외로운 침상에
어찌 잠이 오리오
서창을 열어젖히니
복숭아꽃 피어나도다
복숭아꽃은 시름 없이 봄바람에 웃는구나 봄바람에 웃는구나.

넋이라도 임과 함께
지내는 모습 그리더니
넋이라도 임과 함께
지내는 모습 그리더니
어기시던 이 누구시더니이까 누구시더니이까

오리야 오리야
어린 비오리야
여울일랑 어디 두고
못[沼]에 자러 오느냐
못이 얼면 여울도 좋으니 여울도 좋으니

남산에 자리 보아
옥산을 베고 누워
금수산 이불 안에
사향 각시를 안고 누워
약 든 가슴을 맞추옵시다 맞추옵시다

아! 임이여 평생토록 여읠 줄 모르고 지냅시다

 

현대어 풀이
[1] : 얼음 위에 대나무 잎으로 잠자리를 마련하여 (자다가) 임과 내가 얼어 죽을망정  /  얼음 위에 대나무 잎으로 잠자리를 마련하여 임과 내가 얼어 죽을망정  /  정을 나눈 오늘 밤이여, 더디게 새어라 더디게 새어라.
[2] : 뒤척뒤척 외로운 베갯머리에 어찌 잠이 오리오.  /  서쪽 창문을 열어보니 복숭아꽃이 피어나는구나.  /  복숭아꽃은 근심 걱정 없이 봄바람에 웃는구나, 봄바람에 웃는구나.
[3] : 넋이라도 님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여겼더니  /  넋이라도 님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여겼더니  /  우기시던 이가 누구셨나이까, 누구셨나이까.
[4] : 오리야 오리야 연약한 오리야  /  여울은 어디에 두고 늪에 잠자러 오는가?  /  늪이 곧 얼면 여울도 좋습니다, 여울도 좋습니다.
[5] : 남산에 잠자리를 펴서 옥산을 베고 누워  /  금수산으로 만든 이불 안에 사향같은 각시를 안고 누워  /  금수산으로 만든 이불 안에 사향각시를 안고 누워  /  약(상사병을 고칠 약)든 가슴을 맞추십시다, 맞추십시다.
[6] : 아, 임이시여, 평생토록 여읠 줄(헤어질 줄)을 모르게 되리니.

 

이해와 감상
이 노래는 모두 6연으로 이루어진 고려속요로서, 남녀간의 애정을 적나라하게 노래한 것으로, 노골적이고 퇴폐적인 표현기법이 거침없이 나타나 있다. 이른바  '남녀상열지사'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쌍화점>보다 더 노골적이고 대담한 성을 표현한 작품으로, 이 노래 전반에서 느끼는 감정은 추하다기보다 진솔한 성의 표현이 오히려 선명하면서도 격정적인 이미지가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을 준다.   
<만전춘>은 각 연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기보다는 각기 독립된 시상을 가지고 있는 면이 강하다. 즉 여러 양상의 사랑을 각기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서정적 자아가 여성화자에서 제5연으로 가면 남성 화자로 바뀌고 있는데, 이것은 이 작품이 하나의 일관된 창작물이 아닌, 여러 노래의 합성임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제2연은 분절체인 고려 속요에서 시조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조 형태 발생의 역사적 시점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시조의 형식이 고려 속요가 붕괴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보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이 제2연은 전체 음절수는 시조에서 다소 일탈하고 있으나, 음보수가 시조와 같고 특히 종장 첫 구의 음절수가 지켜져서 시조 형식에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다. 2연에 나오는 '도화'는 화자의 심정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대상으로, 화자의 비애감을 증폭시키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고려 속요가 가지고 있는 주제와 소재면의 공통적인 특징을 가장 잘 구비하고 있는 작품으로, 특히 이 노래 속에 담겨 있는 수준있는 비유법과 이미지의 전개는 매우 신선하다.

 

제1연은, 임과 함께 누워 있다면 차가운 얼음 위에서도 오래 있고 싶다는 애정의 강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결국 사랑은 얼음이나 죽음보다도 강렬하다는 것이다.
제2연은, 임이 오지 않으니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며, 창 밖의 복숭아꽃은 자신의 심정을 모른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경'은 '마음 편치 않다'의 뜻을 지님)
제3연은, 넋이라도 함께 가자고 하고서는 오지 않는 임을 원망하고 있다.
제4연은, 남자가 본처를 버리고 딴 곳에 마음을 두는, 남성의 여성 편력을 꼬집고 있다.
제5연은, 육욕적인 사랑에의 갈망을 표현하고 있다.
제6연은, 임과의 사랑이 이루어졌을 때 그 사랑은 이별없는 영원한 사랑이 되어 줄 것을 소망하고 있다.

 

요점 정리
- 성격 및 갈래 : 고려속요, 남녀상열지사
- 표현
① 비유와 상징
② 2연과 5연의 4음보 율격이 시조의 기원으로 여겨지기도 함.
③ 설의법과 반복법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강조함.
- 형식 : 분절체
- 구성
* 1연 : 죽음보다 강렬한 사랑(임과 함께 있는 상황이 지속되기를 바람.)
* 2연 : 독수공방의 외로움(임과 헤어져 홀로 있으며 이를 근심하여 잠을 이루지 못함.)
* 3연 : 오지 않는 임에 대한 원망(임의 배신으로 홀로 있으며 그에 대한 원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냄.)
* 4연 : 다른 여인을 사랑하는 임에 대한 원망(다른 여인과 함께 있는 임이 자신에게 다시 돌아올 것을 바람.)
* 5연 : 임과의 동침을 상상함(임과 함께 잠자며 사랑을 나누는 일을 상상함.)
* 6연 : 임과 함께 영원히 함께 지내고 싶은 바람을 드러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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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대담하고 노골적인 남녀간의 사랑
* 변치 않는 사랑에 대한 소망
- 문학사적 의의 : <이상곡>, <쌍화점>과 더불어 고려 시대 '남녀상열지사'의 대표작.  4 음보 율격이 시조의 기원으로 여겨지기도 함.  형태적 통일성 없이 여러 장르가 합쳐진 듯한 구성으로 구전 가요의 특징이 잘 나타남.
- 출전 : <악장가사> (*<시용향악보>에는 조선시대에 한시로 개작하여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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