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Resin), 수지(樹脂)
樹脂(수지 : 나무 수, 기름 지)
사전적 의미로는 나무의 수액이나 그게 굳어서 만들어지는 고분자 중합체를 의미하며 현대에는 합성수지(synthetic resin), 즉 고무나 플라스틱을 일컫는 넓은 의미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합성수지를 사용하여 하는 공예를 레진 공예(resin craft, 국내에서는 레진 아트라고 하기도 함)라고 부른다.
오랜 옛날부터 쓰여왔던 송진(소나무, 전나무 , 잣나무 등의 진, rosin)이 대표적인 천연 수지이다. 이것을 곱게 빻아 만든 가루는 야구(투수), 암벽등반, 기계체조 등 여러 운동 경기에서 손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데 쓴다. 바이올린 등 현악기의 활이 현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데에도 송진은 꼭 필요하다. 참고로 송진 등의 수지가 오랜 세월 땅속에서 굳은 것이 호박(Amber)이다.
의료용 수지
치아
치과에서 치아를 때울 때 자주 쓰이는 합성수지로 이루어진 모든 재료를 가리킨다. 신경치료에서도 포스트와 치질을 보호하는 역할로 중요하게 사용된다. 치질과 치과재료의 접착에도 중요하게 쓰여 현대 치의학에서 충치치료시 레진을 빼면 작은 충치 외에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게 거의 없다고 할 정도. 레진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 자가중합형, 열중합형, 광중합형이 있다. 이중 광중합형을 제외한 두 가지는 재료가 섞일 때 찌르는듯이 자극적이고 심한 악취가 난다.
직접 충전 치료시에 아말감과는 다르게 치아색과 유사하다는 것과 치아와 접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재료, 다만 아말감에 비해 상당히 비싼 편이다. 하나당 최소 10만원 정도이다. 만 12세 이하 영구치에서 보험적용 가능하며 보험 적용시 치아당 2-3만원 정도로 같은 보험되는 재료인 글래스 아이오노머보다는 비싼 편이다. 또한 직접 수복 시에 쓰이는 인레이용 레진이 있으며, 의치(틀니) 사용에도 이용된다.
보험이 되는 재료 중에는 아말감외에도 지아이(GI, 글래스 아이노머)라는 것도 있으니 고려해보는게 좋다. 지아이는 거의 레진처럼 치아색과 유사하고 아말감에 비해 치아삭제가 덜하다는 점 등등 장점이 있다. 이 지아이에는 보험이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이 있고 강도는 보험이 안되는것이 더 강하다. 보험이 되는 것이든 안되는 것이든 지아이의 강도는 레진이나 아말감보다 약하다. 하지만, 치아의 옆면이 조금 파여서 시린 곳에는 보험되는 지아이로도 강도가 충분하다고 본다. 치과에 따라서는 치아의 옆면이 시린곳에 (파인정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렇게 지아이로 치료를 해주는 곳도 있고 그냥 아무 치료도 안하고 놔두는 곳도 있고, 또는 레진으로 치료하자는 곳도 있다. 한편, 어떤 치과에서는 치아 옆면이 아닌 씹는 면이라도 충치가 작은 경우는 이 지아이로도 치료해주는 곳도 있다. 즉, 치과에 따라서 다 다르다. 씹는 면 치료의 경우, 환자에 따라서도 이 지아이 치료로 충분해서 몇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잘 사용했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환자는 한달도 안되어 깨져서 다시 치과에 가서 레진으로 재치료 했다는 사람도 있다. 지아이 재료의 물성이 계속 발전 중이라 조만간 아말감을 대체할거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레진의 단점으로는 레진 치료 과정 도중 수분이 들어가면 레진과 치아의 접착력이 떨어지므로 치과의사의 실력과 제대로 된 방습이 되었는지에 따라 치료 결과가 좌우된다는 점, 시술 후 착색을 일으키는 음식 섭취시 변색의 우려가 있다는 점, 직접 수복하는 레진의 경우 굳으면서 수축이 일어나 과민반응이나 통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강도가 과거에는 아말감이나 금에 비해 약했으나 현재는 물성이 많이 개선되었다. 주로 치료부위가 작은 경우에만 직접법으로 사용하며 넓은 경우 인레이, 온레이, 크라운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치과의사들 중 수복치료의 고수들은 환자에게 인레이나 온레이를 할 시점을 늦춰줄 수 있게 넓은 충치 영역을 레진으로 수복(레진필링)하기도 한다. 대부분 인레이나 온레이의 재료들은 레진보다 강도는 높지만 레진보다 접착력이 약해서 시간이 수년 흐르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레진은 강도가 약해서 겉부분이 깨질지언정 접착부분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다는 게 강점이다.
어금니 쪽에선 추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금이나 아말감, 지르코니아 등보다 강도가 떨어지는 편이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의사마다 달라서 심미적인 이유와 빨리 굳는 특성과 접착력이 매우 높다는 점 때문에 레진을 추천하는 곳도 있다.
뭐니뭐니해도 레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접착력이 높기에 수복 시 치아삭제(치료를 위해 치아를 깎아내는 것)가 적다는 점이다. 충치의 진행도가 더딘 상황에서 다른 재질을 사용한다고 많은 부분을 깎아낸다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모조리 태워버리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아 부위에 상관 없이 초기 충치의 경우는 레진으로 떼우고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레진으로 떼울 가치도 없는 극초기 충치의 경우도 더더욱 관리가 중요하다. 아직까지 이빨을 재생하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레진의 교체 시기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으나 개인마다 환경이나 치아 관리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정기 검진을 통해 치과 의사가 판단하는 것외에는 답이 없다. 즉, 특별히 수명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5년이 지나면 정기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모형용 수지
개라지 킷(Garage kit), 즉 아마추어나 소규모 업체에서 생산하는 모형에서 많이 쓰이는 재료. 상기 의료용과 같이, 무발포 폴리우레탄 수지를 말한다. 모형에서 쓰이는 것은 주로 2액형.
일반적인 프라모델은 폴리스티렌이나 ABS 등의 수지 펠렛을 녹여서 금속 주형(금형)에 쏴 넣는 사출 성형(injection molding) 방식으로 생산된다. 다만 이 사출기와 금형은 워낙 제작비용이 많이 드는데, 건담 프라모델의 런너 1장을 찍어내는 금형 한 벌의 제작비용이 2000년대 후반 기준으로 한화 약 1억원 내외라고 알려져있다.
조금 규모나 여력이 있는 소규모 업체에서는 수명은 짧지만 몇 백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한 알루미늄금형을 제작하는 경우도 일부 있지만 일반적이지는 못하다. 게다가 금형이 작다고 해도 사출성형 기계 자체의 크기가 적어도 냉장고 하나 크기다. 마우스만한 작은 것을 찍어내더라도 사출성형기 자체는 작지 않다. 따라서 영세업체나 개인 차원에서 사출성형 금형을 만들어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이 때문에 개인 차원에서도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진 모형이 개라지 킷에서 많이 쓰인다. 거기다가 밀리터리 모형의 경우, 키트화가 잘 안되는 마이너 기체의 유일한 빛이 이쪽이다.
대개 원형을 실리콘 형틀(몰드)에 넣고 복제하는 '소프트 캐스팅 방식'으로 제조된다. 이 제작방식에 따른 특징이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잘한 디테일을 살리기 쉽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원, 사출상형기, 환기, 냉-난방, 수지 수거 및 재활용 장치 등 복잡한 제조 시설이 거의 필요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개인 제작자들이 소량 생산을 해서 팔아먹기 편하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레진으로 제작되는 물건들은 보통 프라모델보다 비싸도 구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처음 기획 단계에서부터 특정계층을 노리고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구할 수 있을 때 사 둬라.
단점도 만만치 않은데, 일단 생산 과정이 전부 수작업이라 대량생산이 힘들고, 인건비가 많이 들기에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그런가 하면 완성된 레진 제품의 내구도도 튼튼하다고 하기 힘든경우가 많은데, 시간이 오래 지나면 자기 무게때문에 축 늘어지거나 하는경우도 많다. 때문에 보관도 상당히 까다로운 편. 결정적으로, 몰드의 내구도가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한 번 만든 몰드를 계속 쓰다 보면 나중에는 뭉개져서, 제작하면 할수록 디테일이 떨어진다. 하지만 소량 생산인만큼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 제작사들이 직접 제작한 "원형"에 한해서지만.
불법이지만, 구매 시기를 놓쳤거나 지갑이 넉넉치 않은 피규어 컬렉터들을 위해 리캐스트(복제)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이 존재한다. 복제품들은 개인제작사들이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보다 키트를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단점은 그만큼 퀄리티가 떨어진다. 레진 피규어들이 소프트 캐스팅 방식으로 제조되는 만큼, 리캐스트(복제품)들은 "복제품을 또 다시 복제"하여 만들기 때문에 원형과는 거리가 어느정도 있을 수 밖에 없다. 피규어를 모아본 사람이라면 다 알만한 사실이지만, 복제를 하면 할 수록 실리콘의 모양이 원형과는 달라지기 때문에, 진정한 피규어 콜렉터들은 재판된 피규어보단 원형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초판에 의미를 둔다.
건프라쪽에서는 레진 컨버전 킷이라는 이름을 달고 중국회사에서 주로 나온다.
피규어쪽 또한 프라모델의 경우와 같이 일반적으론 발매되지 않는 상당히 마이너한 작품/캐릭터의 제품이 나온다는것이 장점이지만, 일반적인 제품군보단 확실히 가격이 비싸다. 다만 프라모델과는 다르게 레진 피규어의 경우 기술력의 발달등으로 완성품의 퀄리티가 상당히 상향되었기에 웬만한 도색 실력이 아닌 이상에야 공장 제품보다 좋게 만들기 어렵다. 돌려 말하자면 우주굇수급의 도색 실력이 있으면 적당한 채색의 그저 그런 기업 제품도 신급으로 올려놓을 수 있다는 말이며, 또한 도색의 영역을 벗어나 자작의 영역으로 간다면 기업 제품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퀄리티의 물건들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개인이 만든 제품인만큼 손이 많이 가고 거기에 걸맞은 실력이 필요하다.
컬러 레진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에야 모든 레진 킷들은 전부 도색이 필수적이며, 피규어와 프라모델을 막론하고 레진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선 충분한 도색/조립 실력과 장비가 필요하다.
모든 파츠가 레진으로 구성된 풀레진 킷과 기업제품의 일부를 유용하는 컨버전 킷으로 구분한다.
과거처럼 플라스틱 사출 기술이 부족했던 시대에는 정밀한 디테일을 표현가능했던 레진키트같은 개라지 킷들이 인기를 얻었지만 현재는 레진이나 소프트비닐이 플라스틱에 비해 우위를 점하는 게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디테일, 가동성, 가격 어느 면에서도 나은 게 없다. 다만 개인이 제작하기 쉽기 때문에 대기업은 생산하지 않는 소량생산되는 마이너한 캐릭터나 메카닉 모형들이 나온다는 점에서는 가치가 있다. 최근엔 3D 프린터 덕분에 조각칼로 깎아 만들던 시절보다 제조도 훨씬 쉬워졌고, 부품의 정밀성도 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