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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두르마, Dondurma, 터키(터키쉬) 아이스크림, Turkish ice cream, 쫀득쫀득한 식감, 살렙(Sahlep)

Jobs 9 2024. 12. 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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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두르마
Dondurma

 


돈두르마(Dondurma)는 튀르키예의 전통적인 아이스크림으로, 대중적으로는 터키(터키쉬) 아이스크림(Turkish ice cream)으로도 알려져 있다. 

특유의 아이스크림 가판대에서 부드럽게 만들어 파는 경우가 많으며 빨간 조끼와 모자를 쓴 사람이 긴 막대기로 아이스크림을 퍼담는 이미지로 유명하다. 튀르키예 밖에서도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광장 등에 개점하거나 노점상의 형태로 파는 것을 찾아볼 수 있으며 서울에는 이태원과 인사동길에, 대구에는 이월드 등에 있다. 튀르키예 요리 음식점에서 케밥과 더불어 세트로 판매하기도 한다.

돈두르마의 어원은 튀르키예어로 '얼리다'라는 뜻의 동사인 'dondurmak'의 명사형이다. 직역하면 '얼린 것', '냉동'이라고 할 수 있으며 튀르키예어에서는 아이스크림, 빙과류 그 자체를 뜻하는 일반명사이기도 하다. 돈두르마스(Dondurması)로도 알려져 있지만 뒤에 붙는 '-스'는 튀르키예어의 3인칭 접미어로, 원형은 돈두르마(Dondurma)다. '돈두르마스'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앞에 Maraş Dondurması(마라쉬 돈두르마스) 등 수식어가 붙어야 한다. 

 

 

기원


돈두르마의 쫀득쫀득한 식감은 살렙(Sahlep)이라는 올리브 나무 그늘에서 자라는 야생란의 뿌리를 넣었기 때문이다. 살렙은 전통적으로 튀르키예 사람들이 잘 말린 다음 가루로 빻아서 우유와 함께 끓여서 따뜻한 겨울철 음료로 애용했는데 이것을 얼린 것이 돈두르마의 시작이라고 한다.

비공식적인 설화에 따르면 돈두르마의 역사는 오스만 제국시절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원래 살렙은 감기약 혹은 정력제(!)로 여겨져서 약국에서 팔던 물건인데 어느날 마라슈 출신의 오스만 아아(Osman Ağa)라는 한 고위관료가 자기 고향의 약재를 술탄에게 진상하면서 자신이 알고있던 살렙 레시피대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술탄은 언제나 그렇듯이 정무에 여념이 없었고 자신을 위해 가져온 약임에도 불구하고 먹을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때는 겨울이었고 저녁이 되자 오스만 아아가 가져온 살렙은 어느새 꽁꽁 얼어 버렸다. 하지만 살렙은 앞서 말했지만 뜨거운 음료이고 차갑게 먹으면 감기치료에 효과도 없을것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탄은 오스만 아아의 성의를 생각해서 꽁꽁 언 살렙을 먹었는데 의외로 꽁꽁 얼어붙은 살렙의 맛이 술탄의 마음에 들어서 나중에는 이것을 일부러 만들어 먹게 되었다고 한다.  

혹은 오스만 제국의 궁중에서 전해오던 카르삼바치(karsambaç)라는 후식이 발전해서 돈두르마가 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카르삼바치는 햇볕이 보이지 않는 산중 외딴 곳에 우물을 파고 거기서 겨울철에 얻은 얼음과 눈을 장기간 보관하다가 여름철에 그것을 잘게 부수고 과일즙과 잘 섞은 뒤 알레포에서 수입한 설탕을 잔뜩 넣은 다음 끝으로 꿀을 섞은 일종의 셔벗이다. 하지만 카르삼바치는 보다시피 돈두르마와는 재료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튀르키예인들은 대체로 전자가 기원이라고 생각한다. 카르삼바치는 아직도 튀르키예 남동부 지방에서 여름 음료수로 팔리고 있다. 다만 모양을 보면 완전히 '슬러시' 판박이... 종이컵만한 잔에 50쿠루시 정도로 별로 비싸지 않지만 이스탄불이나 서부지방에서는 보기 힘들다. 

결국 튀르키예 동남부에 위치한 카흐라만마라슈(Kahramanmaraş)가 돈두르마의 본고장인데 제도적으로는 이 도시에서 만든 돈두르마만을 '돈두르마'라는 이름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한국에 수입되어 팔리는 돈두르마도 이곳에서 생산된 것이다. 카흐라만마라슈 시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1973년 2월 12일에 정식으로 '마라슈 돈두르마'라고 앞에 지역명을 붙였으며 이전부터 전통적으로 존재했지만 이후 지역특성화를 시키게 되었다고 한다.

 

 


특징


아이스크림 만드는 사람이 철봉을 이용해서 돈두르마를 치대는 장면은 저절로 박수가 나오게 한다. 실제로 튀르키예에서 먹어보면 식감이 굉장히 쫀득하고 보통의 아이스크림과는 다르게 잘 녹지 않는다. 양쪽으로 잡아늘이면 10미터 이상 늘어난다고 할 정도다.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다소 고생하기도 한다. 씹어도 껌 비슷한 느낌으로 잘 끊어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잘 녹지도 않는다. 

돈두르마가 얼마나 점성이 강하냐면 매년 튀르키예에서는 돈두르마 시합이 열린다고 하는데 이 시합의 내용은 돈두르마로 자동차를 들어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부드럽게 만드는 데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튀르키예 현지인이 파는걸 사 먹는 게 좋지만 가격이 좀 비싸다. 모든 돈두르마는 튀르키예의 카흐라만마라슈라는 도시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 2018년 5월 기준으로 이태원동에서는 4500원 정도에 맛볼 수 있다.

많은 맛이 존재하지만 길거리에서 파는 종류는 바닐라, 초코, 딸기 3가지가 전부다.

만드는 법은 우유(염소젖)를 90℃로 끓여 멸균한 다음 설탕과 함께 끓이다가 살렙과 유향수지를 섞어 함께 녹인다. 여기서 살렙과 유향수지[8]는 점성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며 아이스크림이 잘 녹지 않게 해주는 재료들이다. 상온으로 식힌 후에는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기계에 넣고 -6℃를 유지한 채 6~8시간 동안 계속 저어가며 큰 얼음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얼린다. 전통적인 방법은 주위를 얼음과 소금으로 채운 원통에 재료를 붓고 쇠막대로 계속해서 저어가며 얼린다. 얼면서 한 덩어리가 된 돈두르마는 점성과 탄성을 가지게 되어 갈쿠리에 걸어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고 한입 물면 길게 늘어난다.  

일반적인 마라쉬 돈두르마는 이렇게 만들어지지만 '잘라먹는' 돈두르마(Kesme Dondurma)라는 종류도 있다. 이건 만들때 쇠막대로 저어가며 기포를 형성해 얼음을 부드럽게 하는 과정을 생략하거나 젓는 시간을 줄여서 만들어지는데 성형틀을 써서 얼리기 때문에 갱엿 모양으로 네모난 판형이 된다. 접시에 담아 서빙되며 칼로 잘라 포크로 찍어서 먹는다.  



쫀득한 식감도 식감이지만 돈두르마가 유명한 이유는 다름아닌 돈두르마 가게에서 손님을 상대로 시전하는 장난으로 특유의 쫀득쫀득한 특성에 마찬가지로 특유의 아이스크림 주걱을 겸하는 긴 철봉을 더해 온갖 현란하고 기상천외한 움직임을 구사하며 손님을 농락하는 동시에 주변의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해 준다.  
 
이러한 장난은 자신이 파는 돈두르마가 이만큼 쫀득쫀득하다는 걸 보여주는 자부심을 곁들인 퍼포먼스라고 하며 구경하는 사람은 물론 당하는 사람마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당하는 사람이 빡칠 수도(?) 있다.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이것 때문에 돈두르마를 아예 사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 때문에 경험 많은 직원들은 농락하는 와중에 손님의 표정이 살살 일그러지거나 굳기 시작하는걸 눈치껏 파악하고 똑바로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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