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Z. 리버먼 (Daniel Z. Lieberman) -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정신행동과학부 임상과 교수
잘 중독되는 사람이 더 성공한다?
쉽게 불타오르고 쉽게 권태로워지는 사람이 더 성공하는 이유
인간은 왜 다른 동물들과 달리 미친 듯한 사랑에 빠지고, 야망을 위해 스스로를 불사르며, 계속해서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맬까? 인류가 먼 곳까지 진출해 혹독한 환경과 싸워 살아남고, 찬란한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뇌 속 화학물질 ‘도파민’ 때문이다. 끊임없이 ‘더, 더, 더!’를 외치며 우리를 조종하는 ‘욕망의 분자’ 도파민,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미치광이이자 천재, 중독자이자 창조자가 된다. 『도파민형 인간』은 일, 사랑, 권력, 진화, 정치 등 다양한 키워드로 ‘도파민형 인간’이 어떤 사람인지 밝히고, 양날의 검과 같은 도파민을 파멸이 아닌 진화 쪽으로, 중독이 아닌 성취 쪽으로 활용하는 과학적 근거와 메커니즘을 알려준다
Chapter 1 우리는 왜 자꾸 사랑하고 중독될까?
끊임없이 ‘더, 더, 더’를 갈구하는 쾌락분자
‘해보니 별 거 없네….’
도파민의 질주가 멈출 때 사랑은 식는가?
구남친과 슬롯머신의 공통점
불타는 로맨스에서 동반자적 사랑으로
섹스는 사랑의 축소판이자 호르몬 전쟁
Chapter 2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파괴하는가?
배가 고프지 않아도 햄버거를 먹는 이유
매력을 느낀 순간 무조건 반응하는 의욕의 기전
간절히 원하게 만드는 힘
‘욕망’을 취사선택해 ‘애호’로 발전시키려면
주말의 맥주 1캔이 매일 마시는 보드카 1병으로
뇌에 더 빠르게 도착할수록 더 강하게 중독된다
‘즐거움’은 ‘욕망’과 달리 훨씬 드물고 짧아서
욕망의 수호자가 이성적 사고를 압도할 때
파킨슨병을 치료하려다 도박에 빠진 남자
포르노에 더 쉽게 중독되는 사람
온갖 보상의 보물창고, 온라인 게임
TV를 켜는 것도, 끄는 것도 모두 도파민이다
Chapter 3 파멸하거나 진화하거나, 중독되거나 성취하거나
욕망회로의 폭주를 막는 통제회로
끈기와 의지력을 좌우하는 것
지배가 복종을, 복종이 지배를 불러온다
대리자 관계인가, 친교 관계인가
우주 영웅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남자
충동 성향과 체중의 연관성
승리에 도취된 사람들의 말로
차가운 폭력과 뜨거운 폭력
살아야 한다, 그러자면 생각해야 한다
감정 조절 능력을 좌우하는 도파민 수용체
의지력도 지갑 속의 돈처럼 쓰면 사라진다
“넌 할 수 있어!” 격려보다 용돈이 효과적이다
모성애는 어떻게 금단현상을 극복할까?
Chapter 4 창조자는 천재 아니면 미치광이
최악의 결과와 최선의 결과
뇌 회로가 합선되면 나타나는 현상들
오감이 미치지 않는 ‘정신의 시간여행’
잘못된 가정이 정신질환의 불씨로
조현병 환자와 예술가의 공통점
꿈은 정신질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그림도 잘 그리는 이유
멈추지 않는 도파민형 인간들
Chapter 5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4년 뒤의 고백
정치적 성향에 따른 IQ 차이
도파민형 인간은 기부하지 않는다?
익숙함은 지루함인가, 안정감인가?
신경과학이 알려주는 설득의 기술
불평등을 응징하는 도파민형 사고방식
이민자 추방과 봉사활동의 아이러니
간단한 실험으로 정치적 성향도 바뀐다
힘이 아닌 아이디어로 통제하는 것이 정치다
Chapter 6 무엇이 인류를 진화하고 번영하게 만들었나?
모험가 유전자의 힘으로 더 멀리 떠나온 무리
생존하는 적자는 무엇이 달랐나?
똘똘한 사람일수록 도파민이 일으키는 정신질환에 취약하다
도파민이 폭발하는 이민자들의 나라
도파민 부자들, 도파민으로 멸망할까?
Chapter 7 미래지향과 현재지향을 조화시키다
통달의 경지에서 오는 즐거움
예측하지 못한 발견에 흥분하는 강력한 자극제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의 대가
욕망을 부르는 화학물질
사람들은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고자 가장 중요한 것을 희생하기도 합니다. 배우와 기업가는 독하게 노력해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화가는 돈과 명예를 모두 잃은 뒤에도 손에서 붓을 놓지 않습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기혼 남녀가 위험한 일탈을 꿈꾸기도 합니다. 모든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화학물질 하나 때문입니다. 이는 학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화학물질 때문에 뇌가 참지 못할 정도로 근질근질합니다. 과학자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찾아 나서고, 철학자는 논리와 의미에 대해 사유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늘을 보며 신에게 기도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화학물질의 부추김으로 꿈을 키우고 그 꿈이 좌절됐을 때 절망합니다.
우리는 이 물질의 화학작용에 이끌려 더 나아가고 무언가를 이뤄내고자 노력합니다. 그렇게 인간은 발견하고 발전하고 번영해왔습니다.
문제는 행복이 영원하지 않은 것 역시 이 화학물질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사람의 뇌에서 이 화학물질은 수천 갈래의 신경화학 경로를 종횡무진하면서 우리에게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의 단순한 즐거움부터 상상 속 가능성의 바다를 모험하는 고차원적 희열까지 다채로운 감정을 선사합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포유류와 파충류는 이 화학물질의 도움을 받아 여러 가지 두뇌 기능을 수행합니다. 물론, 새와 물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화학물질을 이렇게 알차게 활용하는 생물은 인간이 유일합니다.
이 화학물질은 축복인 동시에 저주입니다. 이 화학물질의 이름은 도파민입니다. 도파민은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이렇게 네 종류의 원소로만 이루어진 조그만 분자입니다.
도파민은 기대와 보상에 반응
도파민은 1957년에 런던 근교의 런웰 병원 연구실에서 캐슬린 몬터규에 의해 발견된 뇌 속 화학물질입니다. 도파민은 가져보지 못한 것을 갖고 싶게 하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게 만듭니다. 한때 과학자들은 도파민을 쾌락 분자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도파민은 쾌락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여태껏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도파민 활성은 쾌락의 지표가 아니라 가능성과 기대에 대한 반응입니다.
도파민 역할에 관련된 실험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교의 신경생리학 교수인 볼프람 슐츠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도파민 연구의 권위자입니다. 학습 과정에서 도파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해진 그는 원숭이의 뇌에서 도파민 세포들이 모여 있는 곳에 작은 전극을 심었습니다.
원숭이는 전구가 연결된 상자 2개가 달려 있는 우리에 넣었습니다. 두 전구 중 하나에는 어쩌다 1번씩 불이 들어왔습니다. 왼쪽 전구에 불이 켜지면 오른쪽 삳자에 사료가 들어 있다는 신호였고 오른쪽 전구에 불이 켜지면 왼쪽 상자에 사료가 들어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원숭이는 이 규칙을 이해했습니다. 처음에 원숭이는 아무 상자나 알였기 때문에 2번 중 1번꼴로 사료를 찾아냈습니다. 음식을 발견한 원숭이의 뇌에서 도파민이 반짝하고 활성화됐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원숭이는 신호를 이해했고 매번 사료가 들어있는 상자를 제대로 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즈음부터 도파민이 분비되는 시점이 원숭이가 사료를 찾았을 때가 아니라 전구에 불이 들어왔을 때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불빛과 음식의 연결고리를 납득한 원숭이는 음식이 아니라 불빛에 전율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도파민 활성은 쾌락의 지표가 아니라 가능성과 기대감에 대한 반응입니다.
대부분 어떤 기대감에 도파민 폭발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애인의 편지를 받고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하고, 매일 아침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치는 매력적인 상대 등, 하지만 모든 일이 일상이 되면 신선함은 사라지고 더 이상 도파민이 솟구치는 일도 없어집니다.
도파민 회로는 우리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줍니다. 우리는 늘 앞날을 계획하고 실현되지 않은 일들을 상상합니다. 인간의 사유의 범위는 진실, 정의, 아름다움과 같은 추상적 개념까지 폭넓게 펼쳐집니다.
시공간의 경계도 도파민 회로만 있으면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도파민 경로가 언제나 장밋빛인 것은 아닙니다. 도파민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중독, 배신, 좌절 등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함정들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도파민은 당장 눈 앞에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무언가에 중독이 되기도 합니다. 또 도파민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충동을 억제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상하게 도파민은 모순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도파민 욕망 회로는 흥분과 열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서 끝나는 반면 도파민 통제 회로는 논리적 사고에 특화된 영역에서 끝나기 때문입니다.
욕망과 통제 모두 도파민 때문이다.
도파민은 뇌에서 어느 회로를 타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단, 공통의 목표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도 충동을 억제하고 계획을 지키며 실행하는 것. 역시 모두 도파민의 활동 덕분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도파민이 통제 회로로 흐르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도파민 통제 회로는 만족을 모릅니다. 끝없이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는 곧 워커홀릭에 빠지게 됩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기보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을 즐기기 위해 계속해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이것도 지나치면 과로사나 번아웃 등 우울증이 올 수도 있습니다.
도파민 메커니즘을 통해 욕망 회로와 통제 회로에 적절하게 흐를 때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무언가에 쉽게 중독되거나 충동이 되지 않는다거나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고 몸을 혹사시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