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스트레스(moral stress)
1. 개요
현대 행정환경에서, 공직자의 의사결정은 갈등하는 선택지들 사이에서의 선택을 전제로 하고, 선택은 가치의 개입을 전제로 하며, 가치의 개입은 필연적으로 선택에 있어서 내면적 갈등을 수반하기 마련이다(Cooper, 2004). 가령, 공직자는 의사결정 상황에서 개인이 ‘옳다’고 믿는 신념과 배치되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Lipsky, 1980). 때론 개인의 신념보다 공익이 앞서서, 또 때론 개인의 신념보다 조직의 의사가 앞서서, 또 때론 개인의 신념과 사회의 관념이 엇갈려서 등등 공직자 개인의 의사결정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딜레마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프리드리히(Carl J. Friedrich)와 파이너(Herman Finer)의 공직자의 재량행사를 둘러싼 논쟁이 함의하듯, 공직자의 의사결정이 과거와 같이 단순한 법집행에 제한되지 않고 의사결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행정 수행자로서 재량을 행사할 것에 대한 요구가 증대함에 따라(엄석진, 2009) 도덕적 스트레스에 대한 논의는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2. 도덕적 스트레스란 무엇인가?
공직자에게 부여된 ‘재량’은 상대적인 자율성과 주체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직자로 하여금 “과연 어떠한 선택이 보다 타당한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와 딜레마를 파생하기도 한다(하민철·윤견수, 2004). 이러한 딜레마는 공직자에게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양태할 수 있는 데, 이렇게 윤리적-가치적 판단을 둘러싼 심리적 스트레스를 개념적으로 ‘도덕적 스트레스’(moral stress)라 할 수 있다(Menzel, 1996). 즉,‘도덕적 스트레스’(moral stress)란, 조직의 의사결정 상황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복수의 선택지 A와 B가 도덕적 판단에 있어서 서로 충돌하는 딜레마 상황으로 인하여 개인에게 부여되는 인지적-심리적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업무 관련 스트레스’(work-related stress)와의 관계 : 업무 관련 스트레스는 개인이 업무와 관련된 상황이나 환경을 조절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의미하며, 일의 요구도가 높고 통제력이 낮을 때 발생한다(Karasek, 1987).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업무 관련 스트레스는 대인관계의 문제, 업무상의 갈등, 부적절한 대우나 보상 등 외부로부터 초래되는 포괄적인 요인임에 반해, 도덕적 스트레스는 개인이 내적으로 겪는 가치기준 간의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라는 점에서 특성이 구분된다(Cronqvist 외, 2007). 이러한 개념상의 엄밀한 구분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스트레스를 초래하는 개인의 내적 가치갈등 역시 큰 그림에서 업무의 맥락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도덕적 스트레스를 업무 관련성 스트레스의 하위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윤리적 스트레스(ethic/ethical stress)와의 관계 : 많은 문헌에서 개념적으로 도덕적 스트레스(moral stress)와 윤리적 스트레스(ethic/ethical stress)라는 용어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 발견된다. 따라서 도덕적 스트레스와 윤리적 스트레스는 동일한 현상에 대한 다른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도덕적 스트레스의 원인
도덕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들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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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차원 |
관계 차원 |
조직 차원 |
개인 차원 |
유발요인 |
○ 재정적 압박 ○ 상황통제권 부재 |
○ 상사와의 관계 ○ 동료와의 관계 ○ 부하와의 관계 ○ 국민과의 관계 |
○ 불완전한 인력운영체계 ○ 조직정치 ○ 윤리적 조직 풍토 ○ 교육훈련 |
○ 윤리적 민감성 ○ 유사 경험 |
4. 도덕적 스트레스의 영향
도덕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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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차원 |
관계 차원 |
조직 차원 |
개인 차원 |
영향요인 |
○ 직무만족 ○ 상황대처능력 |
○ 상사와의 관계 ○ 동료와의 관계 ○ 부하와의 관계 ○ 국민과의 관계 |
○ 조직 갈등 ○ 이직(의도) ○ 조직경쟁력 |
○ 도덕적 인지·추론·행동 ○ 신체적 질병 ○ 정신적 질병 |
5. 도덕적 스트레스의 행정학적 의미
‘도덕적 스트레스’ 개념은 최근의 “센델의 정의론”(theory of justice) 등 의사결정을 둘러싼 가치적 딜레마에 대한 지적 조류(Sandel ,2010) 뿐 아니라, 다문화주의, 분권주의, 거버넌스 등 다원주의적인 행정환경의 도래로 인하여 증대된 관료의 재량 및 자율과 이로 인한 관료 내면의 가치갈등에 대한 현실 문제를 배경으로 탐구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인사행정 및 인사관리의 측면에서 공공 의사결정을 둘러싼 공직자의 심리적 내면에 대한 이론적 이해는 행정과 환경의 상호작용과 대응양식에 있어서 가장 미시적인 기초가 때문이다.
공공부문 인사관리(personnel management)에 있어서 최근의 중요한 논제는 행정환경의 변동으로 인하여 증대된 공무원의 재량적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책임성(accountability)을 적극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를 둘러싸고 나타난다(오석홍, 2013). 한편, 증대된 관료의 재량권은 동시에 증대된 도덕적 스트레스의 가능성을 함의한다. 윤리적으로 바람직한 공직자는 ‘공공선’(the public good)의 전문적인 수호자로서 자신의 내면적 확신과 일치하는 방법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책임있는 행정인’(responsible administrator)이 되는 것은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 책임과 전문직업인으로서 자기 가치와 주관적으로 일치하여야 하는 것이다(Cooper, 2013). 그러나 많은 재량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비일치적 상황이 증대됨에 따라 공직자가 도덕적 스트레스를 겪게 될 가능성은 더욱 증대하게 되었다. 바람직한 선택을 하고자 하는 공적의지를 가진 개인이 공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과정에서 파생할 수 있는 도덕적 스트레스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규범적, 이론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조직 인사관리의 실체적 차원에서도 중요한 실천적 의의를 지닌다(최도림·조영선, 2011).
공무원 두문자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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