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 과학 Applied Science/뇌과학 Brain science

뇌의 심리적 외상 회복 과정

Jobs9 2024. 1. 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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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후 나타나는 심리적 외상을 회복하는 뇌의 생물학적 변화과정이 밝혀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치료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류인균(47)․이화여대 김지은(32) 교수팀 주도로 수행되었다.  

그동안 뇌의 심리적 외상에 대한 연구는 특정시점에서의 뇌 단면적 연구에 그쳐 외상 이후의 회복과정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뇌 구조 중 가장 고차원적인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배외측 전두엽부분이 심리적 외상 회복에 관여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었지만, 생물학적으로 규명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의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5년간의 추적연구를 통해 사고 후 회복에 이르는 뇌의 변화과정 중 특히, 전두엽의 변화과정에 연구를 집중하였다.

연구팀은 참사 1년 후부터 생존자 가운데 30명을 대상으로 2007년까지 약 5년간 임상검사, 신경심리 및 고해상도 뇌영상 평가를 포함하는 다차원 평가를 실시․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전두엽에서도 좌우 전전두엽(前前頭葉) 부분 중 배외측(背外側) 전전두엽(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DLPFC)이 심리적 외상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외상에 노출된 생존자들은 배외측 전전두엽의 두께가 정상대조군에 비해 5~6% 정도 두꺼워져 있었으나 외상으로부터 회복됨에 따라 정상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현상은 감정을 컨트롤하고 기억을 소멸시키는데 기여하는 BDNF유전자의 기능적 차이가 배외측 전전두엽의 두께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류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상 이후에 나타나는 뇌의 반응과 변화 및 생물학적 회복과정을 최초로 규명했다는데 연구의 중요성이 있으며, 향후 심리적 외상에 대한 예방 도구의 개발과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일반정신의학회지(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5-Year Impact Factor=16.433)의 7월호에 게재되었다.

본 연구는 배외측 전전두엽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이하 DLPFC) 의 가소적 변화(plastic change)가 심각한 심리적 외상을 회복하는 뇌 기반 생물학적 기전임을 규명하였다. 사고 1년 후 외상노출군의 좌우 DLPFC 두께는 건강한 정상대조군에 비해 증가한 양상을 보였으나, 이는 증상이 호전됨에 따라 다시 정상 수준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림 2). 특히 사고 1년 후 DLPFC 두께는 증상의 회복 정도와 정적 상관을 보였다.

그림1. 두께의 차이가 나타나는 부분을 보여주는 정상 대조군의 뇌 영역.
       정상적인 뇌의 전‧측면의 모습이며, 채색 부분이 두꺼워지는 부분이다.



그림 2. 외상 후 시간에 따른 DLPFC 피질 두께 변화 양상


 
과거 연구를 통해 DLPFC가 공포와 같은 부정적 정서를 의식적으로 컨트롤 하는데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에서와 같이 인간의 외상 기억과 관련된 심리적 문제의 회복 과정에서 DLPFC가 어떻게 기여하는 지에 대해 종적 추적 뇌영상-유전자 연구를 통해 그 구체적 역할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응용됨으로써 PTSD 환자에게 치료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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