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효과(Nudge Effect)
1. 개념
넛지효과(nudge effect)란 팔을 잡아끄는 것 같은 강제보다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 치는 것과 같은 부드러운 개입으로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으로서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시카고대 교수와 캐스 선스타인(Cass R. Sunstein) 하버드대 교수가 공저한 <넛지>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말이다.
넛지효과로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스키폴 공항의 사례를 들 수 있는데 이곳의 남자화장실 소변기에는 중앙부분에 파리가 그려져 있다. 대개 남자들은 소변을 볼 때 조준하는 방향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변기 주변이 더러워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파리라는 목표물을 그려놓자 자연스럽게 거기에 집중하게 되어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을 80%나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2. 행정에 적용사례
국내의 대표적인 외국인 밀집주거지역인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일대가 쓰레기 불법투기로 몸살을 앓자 단원구청은 이색 처방을 내렸다. 원곡동 지역은 국내 최초의 다문화 특구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쓰레기 불법투기로 시민들 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까지 불쾌감을 주곤 했다. 이에 단원구청은 2011년 5월 외국인들이 쓰레기를 상습적으로 투기하는 도시미관지역 5곳을 선정,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다국적 국민이 함께 숨 쉬며 생활할 수 있는 다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단원구는 우선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배우고 있는 용신평생학습원 주변에 외국인들의 고향을 주재로 한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동안 쓰레기 상습 투기지역이었던 이곳에 고향 모습이 그려지자 쓰레기 불법투기가 사라진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 기점 103.2㎞(경기도 시흥시 금이동 부근) 판교 방향 화물차로(4차로)에 차량이 지나가면 노래가 들리도록 했다. 이곳은 내리막 곡선 차로로 평소 사고 위험이 많은 지역이라는 것이 도로공사의 설명이다. 이 지점에서는 시속 100㎞로 차량이 달리면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로 시작되는 동요 '비행기'의 멜로디가 차량 밑바닥으로부터 운전자에게 들려온다. 원리는 이렇다. 차량이 달릴 때 타이어가 닿는 도로에 홈을 파서 요철 구간을 만들고, 이 요철의 간격과 길이를 조정해 마찰음을 다르게 함으로써 노래가 흘러나오도록 한다. 너비 2.4㎝의 홈을 10.6㎝ 간격으로 차도에 파 놓으면 차량이 지날 때 기본음 '도' 소리가 나온다. '레'는 9.5㎝, '미'는 8.4㎝로 홈 간의 간격이 작아진다. 홈이 도로 위에 설치된 실로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박자는 홈이 설치되는 길이로 조정한다. 예컨대 '도' 음을 내는 홈을 차량 진행 방향으로 20m까지 쭉 늘어놓으면 0.72초 동안 '도' 음계가 이어지고, 이것이 한 박자(♩)의 효과를 낸다. 10m를 늘어놓으면 반 박자(♪)가 된다. 따라서 노래의 길이에 따라 이 시설의 길이도 달라진다. 이번에 설치된 구간은 '비행기' 노래의 길이에 맞춘 345m다. 운전자와 승객은 약 12초 정도 노래를 듣게 된다.
3. 평가 및 전망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넛지효과가 공공정책에 자주 이용되고 있는데 특히 중앙정부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넛지효과를 이용한 정책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한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어 정책시행에 따른 효과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넛지효과는 정책수용자들의 반발을 최소화 하면서도 효과성은 높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많은 공공정책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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