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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방법, 오(悟),각(覺), 공(空), 체각

Jobs 9 2021. 12. 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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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방법 - 오(悟),각(覺), 공(空), 체각

깨달음을 나타내는 한자에는 오(悟)와 각(覺)이 있다. 글자의 연원으로 풀이하면 '오' 란 마음으로 깨닫는다는 뜻이고 '각' 은 눈으로 배워 깨닫는다는 뜻이다.

'오'를 소승(小乘)적인 깨달음, '각'을 대승(大乘)적인 깨달음으로 일컫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오' 를 소오(小悟)로 표현하고 '각'을 대각(大覺)이라고 쓰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때 쓰이는 '소' 나 '대'라는 글자는 결코 깨달음의 크기나 차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수련하는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가지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첫째는 경전의 글자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일찍이 달마(達摩)는 훗날 제자가 된 신광(神光)에게 어떻게 깨달음을 얻었느냐고 물은 일이 있었다. 신광은 많은 경전을 읽음으로써 깨닫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그 소리를 들은 달마대사는 종이 위에 붓으로 떡을 그리고 신광에게 먹기를 권했다.

신광은 모욕을 당한 터라 크게 노여워했다. 그러나 대사는 담담하게 말했다. 종이 위에 쓰인 경전으로 깨달았다면 그림의 떡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글자만으론 깨달을 수 없다는 불립문자(不立文字)의 묘리(妙理)를 가르쳐준 셈이다.

둘째는 머리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군다나 머리로 집중이 이루어짐으로써 깨달음에 이르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금물(禁物)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머리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머리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지식일 뿐이다. 머리로 집중을 해보았자 이른바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깨달음을 얻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전통 선도에선 이에 대한 해답으로 체각을 내세운다. 체각이란 머리가 아닌 몸으로 터득하고 깨닫는다는 뜻이다.

수련과정에서 흔히 하는 고행(苦行)도 따지고 보면 체각을 하기 위한 방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고행이 곧 체각이란 등식(等式)은 성립하지 않는다.

붓다의 6년고행은 그것을 말해 준다. 참다운 체각은 숨기운으로 몸에 있는 혈(穴) 자리가 모두 뚫리지 않고선 이뤄지지 않는다.

머리를 공(空)의 상태로 비우고 바른 숨쉬기를 하는 것이 깨달음으로 가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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