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산유화, 김소월 [현대시]

Jobs9 2022. 3. 1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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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화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개관

꽃이 피고 지는 자연 현상을 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근원적 고독감을 노래하고 있다.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관조적, 민요적, 전통적
* 제재 : 산에 피는 꽃
* 주제 : 존재의 근원적 고독
* 특징 
① 1연과 4연이 내용과 구조 면에서 서로 대응됨.
② 종결 어미 ‘-네’를 통해 각운의 효과를 얻고 감정의 절제를 보여 줌.
③ 3음보를 여러 행에 걸쳐 배열하거나 한 행에 배열함.
* 출전 : “진달래꽃”(1925)

 

시어

* 산유화(山有花) : 농부가 들에서 일하며 부르는 메나리(민요)의 한가지이나, 여기서는 한자어 그대로 ‘산에 있는 꽃’을 의미함. 
* 갈 : ‘가을’을 줄인 말로, 율격을 고려하여 쓴 말.
* 저만치 : 저만한 거리를 두고, 또는 ‘저처럼’, ‘저렇게’로도 해석함.
* 사노라네 : 산다고 하네.

 

작품의 구성

[1연] 갈 봄 여름 없이 산에 피는 꽃
[2연]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꽃
[3연] 꽃이 좋아서 산에서 사는 작은 새
[4연] 갈 봄 여름 없이 산에 지는 꽃

 

이 시는 1920년대에 많이 창작된 민요조 서정시의 대표작으로, 꽃이 피고 지는 평범한 자연 현상을 통해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는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의 본질을 노래하고 있다. 이 시의 제목이자 중심 소재인 ‘산에 피는 꽃’은 산에 저만치 홀로 피어 있는 존재,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순환하는 존재로 형상화되어 있다. ‘작은 새’가 그 꽃을 좋아하여 울고 있다는 점에서 화자가 동경하는 대상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1연과 4연은 ‘피네, 지네’의 차이만 있을 뿐 시어 및 배열이 동일하고, 2연과 3연은 형태상 대칭을 이루고 있다. 또한 각 연에 3음보가 두 번씩 나타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음보의 배열에 변화를 주어 형식의 고정성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반복과 대칭의 구조는 작품 전반에 안정감을 주며, 자연의 순환이라는 내용과 유기적 연관을 맺고 있다.

 

화자와 ‘작은 새’의 관계는?

대체로 이 시의 ‘꽃’은 외로운 존재로 해석된다. 이렇게 볼 때 ‘작은 새’는 그 꽃이 좋아서 산에 산다고 했으므로 ‘작은 새’도 역시 외로운 존재이다. ‘작은 새’는 화자의 감정이 이입된 시어이므로 화자는 외로움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의 운율 형성 요소

*4개의 연이 모두 종결 어미 ‘-네’로 끝난다.
*3음보가 각 연에 두 번 나타나며, 3음보를 한 행, 두 행, 세 행 등으로 다양하게 배열하고 있다.
*첫 연과 마지막 연이 같은 구조로 되어 있으며, 2연과 3연은 시행의 길이(음보의 배열)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산에는,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산에, 산에서, 꽃이 지네’ 등의 시어 또는 시구가 반복된다.

‘저만치’에 대한 다양한 해석

[김동리] 
화자가 꽃의 바깥에 위치한다고 보고, 화자(인간)와 꽃(자연)의 거리가 ‘저만치’라는 시어 속에 집약되어 있다고 해석함. 이에 따라 ‘저만치’는 자연과 인간 사이에 놓인, 가 닿을 수 없는 숙명적 거리를 의미하며 주제는 자족적인 자연의 공간에 대한 향수와 그에 동화되고자 하는 갈망으로 봄.
[김춘수] 
‘꽃’은 자신의 능동적 의지 없이 순전히 외적인 힘에 의해 변화를 일으키는 자연, ‘새’는 자유 의지에 의해 주체적, 능동적으로 스스로를 창조해 가는 인간을 상징한다고 봄. ‘저만치’에는 자유 의지 때문에 오히려 괴로워 자연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인간의 동경과 좌절의 정서가 함축되어 있다고 봄.
[서정주] 
화자와 꽃을 동일시하여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을 고고한 고독을 지닌 존재로 해석함. 이때 ‘저만치’는 겸양 및 수세(현재의 상태를 지키고자 하는 것) 또는 한적한 주변부를 선호하는 초연함을 의미하고 인간의 근원적 고독을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함.
[권영민] 
산에서 꽃이 피고 지는 것은 자연의 순환적인 질서이므로, 꽃이 ‘저만치’ 혼자서 피고 지는 것은 당연한 자연의 섭리로 봄. 즉, 이 시는 단조로운 형식과 간명한 표현을 통해 자연의 순환과 질서를 보여 주고 있다고 해석함.

 

시어의 상징적 의미

* 산 
 - 시의 배경
 - 꽃이 지고 피는 곳
 - 자연의 세계
* 꽃 
 - 산에 저만치 홀로 피어 있는 존재
 -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순환하는 존재(자연)
 - 화자가 동경하는 대상
* 새 
 - 꽃이 좋아 산에서 사는 존재
 - 화자의 분신이자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존재
 - 자연의 질서에 따라 살아가는 존재

해석 방법에 따른 시어의 상징적 의미

‘작은 새’에 담긴 의미

‘작은 새’는 ‘꽃’이 좋아 산에서 살지만, 그 ‘꽃’이 ‘저만치’ 피어 있는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새’ 역시 고독한 존재로 그려진다. 여기서 새는 화자의 분신이자 본질적으로 고독할 수밖에 없는 모든 존재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새가 산에서 살기를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은 모든 존재들이 지니는 고독감이 운명적인 것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편, ‘새’를 화자와 동일시한다면 3연의 ‘작은 새여’에서 호격의 대상은 화자 자신이 된다. 홀로 피어 있는 꽃이 좋아 산에서 산다는 것은 화자의 삶의 자세를 나타낸 것이며 ‘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존재의 표현인 것이다. 즉 ‘작은 새’를 통해 운명적인 고독을 수용하는 화자의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민요조 서정시(민요시)

1920년대 민요의 정서와 운율을 계승하고자 했던 근대 시의 한 경향으로, 전통 사회에서 민중들에 의해 향유되었던 민요의 자질을 수용하면서 창작되었다. 민요와 공통적인 자질(전통적 율조, 반복적 표현, 소재의 지역성 · 향토성 등)을 가지면서도, 민족 정신 혹은 민중 의식을 지닌 개인에 의해 창작된 시라는 점에서 민요와 구별된다.

 

작가 소개 - 김소월(金素月, 1902 ~ 1934)

시인. 평북 구성 출생. 본명은 정식(廷湜). 1920년 “창조”에 ‘낭인의 봄’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이별과 그리움에서 비롯하는 슬픔, 눈물, 정한 등을 주제로 하여 일상적이면서 독특하고 울림이 있는 시를 창작했다. 시집으로 “진달래꽃”(1925)이 있다.

 

산유화(山有花)(김소월) 함께 읽어보기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꽃이 피고 지는 자연 현상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봄에 피는 화려한 꽃인 모란을 통해 소망에 대한 기다림을 표현한 작품이다. ‘산유화’와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꽃이 피고 지는 자연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러나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의 ‘모란’은 인생의 의미이자 보람을 의미하는 반면, ‘산유화’에서 ‘꽃’은 산에 저만치 홀로 피어 있는 고독한 존재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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