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황토기(黃土記), 김동리

Jobs 9 2020. 6. 1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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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리(金東里,1913 -1995) 
본명 시종(始鍾). 경북 경주(慶州) 출생. 경주제일교회 부설학교를 거쳐 대구 계성중학에서 2년간 수학한 뒤, 1929년 서울 경신중학(儆新中學) 4년에 중퇴하여 문학수련에 전념하였다. 박목월(朴木月) ·김달진(金達鎭) ·서정주(徐廷柱) 등과 교유하였다. 1934년 시 《백로(白鷺)》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함으로써 등단하였다. 이후 몇 편의 시를 발표하다가 소설로 전향하면서 193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화랑의 후예》,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산화(山火)》가 당선되면서 소설가로서의 위치를 다졌다. 1947년 청년문학가협회장, 1951년 동협회부회장, 1954년 예술원 회원, 1955년 서라벌예술대학 교수, 1969년 문협(文協) 이사장, 1972년 중앙대학 예술대학장 등을 역임하였다. 1973년 중앙대학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1981년 4월 예술원 회장에 선임되었다.  

순수문학과 신인간주의(新人間主義)의 문학사상으로 일관해 온 그는 8 ·15광복 직후 민족주의문학 진영에 가담하여 김동석(金東錫) ·김병규와의 순수문학논쟁을 벌이는 등 좌익문단에 맞서 우익측의 민족문학론을 옹호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때 발표한 평론으로, 《순수문학의 진의》(1946) 《순수문학과 제3세계관》(1947) 《민족문학론》(1948) 등을 들 수 있다. 작품활동 초기에는, 한국 고유의 토속성과 외래사상과의 대립 등을 신비적이고 허무하면서도 몽환적인 세계를 통하여 인간성의 문제를 그렸고, 그 이후에는 그의 문학적 논리를 작품에 반영하여 작품세계의 깊이를 더하였다. 6 ·25전쟁 이후에는 인간과 이념과의 갈등을 조명하는 데 주안을 두기도 하였다. 

저서로는 소설집으로 《무녀도(巫女圖)》(1947) 《역마(驛馬)》(1948) 《황토기(黃土記)》(1949) 《귀환장정(歸還壯丁)》(1951) 《실존무(實存舞)》(1955) 《사반의 십자가》(1958) 《등신불(等身佛)》(1963), 평론집으로 《문학과 인간》(1948), 시집으로 《바위》(1936), 수필집으로 《자연과 인생》 등이 있다. 예술원상 및 3 ·1문화상 등을 받았다
그밖의 작품으로 <까치소리> <흥남철수> <밀다원시대> 등이 있다.

 

요점정리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황토골 
시점 : 3인칭 전지적 시점 
주제 : 두 장사의 아무 보람 없는 자학적인 싸움을 통하여 삶의 허무주의적 단면을 드러냄. 
인물 : 억쇠 - 황토골 태생의 힘 센 장사. 황토골 전설의 '용'에 해당. 
       득보 - 황토골에서 팔십 리 가량 떨어진 동해변(東海邊) 태생으로 힘이 센 장사. 또 다른 '용'에 해당. 
       분이 - 색주가 출신으로 억쇠와 득보 사이의 갈등의 원인 제공. 
       설희 - 스물 셋에 홀로 된 과수댁으로 억쇠에게 개가(改嫁)하게 되나, 끝내는 분이에게 죽임을 당하게 됨. 
구성 : 발단 -황토골에 얽힌 전설과 배경 
       전개 -억쇠와 득보의 지속적, 유혈적 싸움. 
       위기 -억쇠와 득보의 만남과 그들간의 인간 관계 
       절정 -설희의 등장으로 인한 분이의 질투와 설희의 죽음. 분이에 의한 득보의 중상(重傷). 
       결말 -용냇가에서의 억쇠와 득보의 마지막 대결. 

 

이해와 감상

  김동리(金東里)가 지은 단편소설. 1939년 5월 ≪문장 文章≫ 제4호에 발표되었으며, 1949년 인간사에서 같은 이름으로 간행한 단편집에 수록되어 있다.
. 우리 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절맥(絶脈)과 상룡(傷龍)의 모티프를 전경(前景)으로 하여, 억쇠와 득보라는 두 장사의 힘겨루기를 줄거리로 담고 있다. 제대로 힘을 써 보지 못하는 억쇠, 유랑의 삶을 사는 득보. 그들의 무모한 힘겨루기는 설희에 대한 애정 문제로 옮겨지면서 비극을 맞이한다. 

작가는 서두에서 황토골의 세 가지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상룡설(傷龍說), 쌍룡설(雙龍說), 절맥설(絶脈說)이 그것이다. 이 세 개의 전설은 주인공인 억쇠의 운명에 암시적인 조명을 던져 준다. 

첫 번째 상룡설(傷龍說)의 황룡 한 쌍은 승천시에 바윗돌을 맞아 출혈한다. 이것은 황토골 장사인 억쇠의 비극적 좌절을 암시한다. 두 번째 쌍룡설(雙龍說)에선 황룡 한 쌍이 승천 전야에 '잠자리를 삼가지 않아' 여의주를 잃게 된다. 즉, 이 황룡의 좌절은 성(性)의 불근신(不謹愼)이 그 원인이었다. 억쇠의 생애를 두고 비장된 정력이 득보와의 무모한 싸움에서 소비된다는 것은 성(性)의 무절제로 좌절하는 황룡의 운명과 비슷한 것이다. 세 번째의 절맥설(絶脈說) 역시 억쇠의 좌절을 암시하지만 이것은 좀더 구체적이다. 장사가 날 곳에서 이미 당나라의 장수가 와서 혈(穴)을 찔렀으니 독수리가 날개를 찢기운 것이나 다름없다. 억쇠가 단순한 불세출(不世出)의 장사로 그치고 만다는 사실을 이 절맥설(絶脈說)이 구체적으로 시사(示唆)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 억쇠는 '나라에서 안다'는 황토골 장사를 구현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불세출의 장사로 남아 있다는 사실, 그리고 힘을 쓸 날을 기다리며 헛되이 청장년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가슴에 불을 간직한 억쇠에게는 허무한 일이다. 그러나 더욱 허무한 것은 억쇠의 허무 의식과 이에 따른 자포자기적인 정력 처리 방식이다. 사실 억쇠와 득보의 기묘한 우정(?)의 성립도 득보가 기운이 엄청나게 세다는 데서 비롯한다. 그것은 억쇠가 막연하나마 운명의 공감대를 느낀 것, 또 자기의 정력 처리의 적수를 만났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의 상봉에서 억쇠는 '문득 자기의 몸이 공중으로 스스로 떠오르는 듯한 즐거움'을 느끼며 그(득보)의 멱살을 놓았던 것이다. 천변(川邊)에서의 무승부 격투는 외관상 치정적 양상을 띠고 있지만, 억쇠에게는 좀더 근본적인 것으로 일종의 자포자기적 정력 처리였다. 격투에서 짐짓 수세를 취하면서 자기의 전 체력을 발휘하지 않는 것도 그것이 허무감에서 빚어진 태도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격투 중 주먹 세례를 연거푸 받으면서도 그저 흥소(興笑)를 터뜨리는 것도 자기가 비장해 왔던 힘의 무상성(無常性), 그리고 득보를 겨우 적수로 삼고 있다는 허무감이 주는 허탈 의식, 그리고 득보 같은 위인은 도저히 자기의 참다운 적수일 수가 없다는 공허감에서 터져 나온 흥소였던 것이다. 득보가 척상(脊傷)을 입었을 때 억쇠가 '죽든 않겠나, 죽든…'하고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도 득보를 잃음으로써 이러한 허무주의적 감정을 제공하는 자를 잃을까 두려워 했기 때문이었다. 

억쇠와 득보의 허무한 격투, 치솟는 힘을 바르게 써 보지 못하는 억쇠의 아픔은, 쌍룡설(雙龍說) 및 절맥설(絶脈說)과 연관되면서 한국인이 지닌 운명론적 비극성을 강렬한 허무주의로 채색하고 있다

 

줄거리

   황토골에는 상룡설(傷龍說), 또는 쌍룡설(雙龍說), 절맥설(絶脈說)의 전설이 서려 있다. 용이 피를 흘려 흙을 붉게 적셨기 때문에 황토골이라고도 하고, 산의 맥을 찌르니 붉은 피가 흘러 내려 황토골이 되었다고도 한다. 

용냇가의 두레패와 떨어져 혼자 논을 매고 있던 억쇠는 분이를 기다리고, 술동이를 이고 온 분이는 설희와 득보를 한칼에 찔러죽이겠다고 악을 쓰다 풀 위에서 잠을 잔다. 

억쇠는 장정들도 겨우 든다는 들돌을 열세 살에 들어 올린 장사이다. 그런데 황토골에는 '장사가 나면 부모에게 불효하고 나라에 역적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억쇠는 백부의 근심스런 말을 듣게 되고, 본인도 집안의 안전을 위해 힘쓰기를 삼가며 어깨를 자해(自害)하기도 한다. 허무간에 젖어 술을 마시다가 득보를 만난다. 그리고는 냇가에 오두막 한 채를 마련해 준다. 

득보는 이복 형제를 죽이고 서울로 달아났다가, 어느 대갓집 부인과의 관계가 탄로나서 황토골에까지 떠돌아 들어오게 되었다. 득보와 분이 사이에는 아이까지 하나 두었는데, 득보는 분이를 억쇠에게 주고, 분이는 억쇠와 득보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생활하는데, 득보가 여자를 얻어 오면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쫓아낸다. 

그러던 증에 억쇠가 과수댁인 설희를 맞아들이자 득보는 설희에게 추근거리고, 분이는 설희를 죽이려고 노리게 된다. 억쇠와 득보가 설희에게만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드디어 분이가 임신한 설희를 죽이고, 자고 있는 득보에게 중상을 입히고 사라진다. 분이를 찾아 나선 득보가 분이 대신 딸을 데려온다. 억쇠는 득보가 사라질까봐 노심초사한다. 

억쇠와 득보는 마지막 대결을 위해서 용냇가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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