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물질처럼 사람의 눈이나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것들과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볼 수 없는 것들이 공존합니다.
사람들은 그래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에 마음을 많이 빼앗기게 되고 보이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갖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늘 우리를 고민하게 하고 때로는 힘들게 만들며 성장하게 만드는 것들은 전부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특히, 사람의 정신이나 마음과 관련한 것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것이죠.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끝없이 쪼개어 들어가면 실체가 없는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물질이나 물체들은 더욱 세밀하게 들어가면 분자로 나뉘어지고 원자 그리고 원자핵 등으로 더 세분화됩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더 깊이 볼 수 있는 장비가 개발된다면 마지막에 나오는 것은 그저 허공에 특정한 에너지만 존재하는 것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것을 옛 사람들은 기(氣)라고 불렀습니다.
'태초(太初)'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세상이 시작된 처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기원전 4,5세기경 열어구가 지은 열자에는 '태초란 기가 처음으로 생겨난 때'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기가 생기면서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죠.
기(氣)라는 것이 모여서 물체를 이루게 되고 물체는 나름대로의 기(氣)를 품게 됩니다.
그래서 만물에는 기가 깃들어 있다고 해서 만물유기(萬物有氣)라고 합니다.
살아있는 생물들의 경우 기의 활동과 변화는 더욱 적극적입니다.
특정한 형태를 가지면서 자신만의 기운을 갖기도 하지만 생명활동을 통해 들어온 것들이 궁극적으로는 기(氣)로 화하여 자신을 보호하고 삶을 영위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 중 사람의 기(氣)가 가장 특별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기(氣)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는 정보를 담고 있는 에너지라고 볼 수 있는데 자연만물은 자연의 섭리나 이치에 의해 정보가 담겨지는 반면 사람은 자신의 의지와 마음으로 정보를 실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쓸 줄 모르기 때문에 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것입니다.
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사람들은 마음에 대하여 많이 이야기 하지만 그 실체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마음에서 파생된 생각이나 감정이나 감각을 자신의 마음이라고 여깁니다.
어쨌건 이 세 가지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 이들이 움직일 때도 당연히 기(氣)가 따라서 이동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기운이 실리고 나쁜 생각을 하면 나쁜 기운이 실립니다.
좋은 감정, 좋은 마음을 가지면 그러한 기운이 모이고 나쁜 감정을 가지면 그러한 기운이 모입니다.
사람들과 남에 대해 험담하거나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나면 쉬 피곤해지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단전호흡수련의 궁극적 목적은 참 자아를 알고자 함에 있습니다.
진정한 자신은 보석과도 같지만 그 겉에 많은 이물질과 찌꺼기가 덮여 있어 자신의 참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부터 마음수양 하는 것을 두고 '닦는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도를 닦는다'. '마음을 닦는다'라고 말이죠.
많은 수련법들 중에 단전호흡수련은 직접적으로 기(氣)를 다루는 수련입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를 다루기 위해 그 근본이 되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수련이고 그것을 위한 매개로 기(氣)를 공부하는 것입니다.
수련자의 마음을 통해 내면에 축적된 기는 밝은 빛과 같습니다.
수련을 열심히 하여 기가 잘 모일수록, 물론 좋은 마음으로 모은 것이겠죠.
기가 잘 모일 수록 내면의 빛이 밝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침이 되어 밝아지면서 세상의 어둠이 서서히 사라지듯
수련을 통해 자신에게 밝은 기운이 깃들면 몸과 마음에 평화가 오고 밝아지게 됩니다.
그러한 밝은 기운, 밝고 환한 빛으로 전신에 흐르는 경락을 채워나갈 수록 더 밝은 존재가 되겠죠.
같은 수련을 해도 어떠한 마음으로 하는가에 따라 모이는 기운은 달라지고 변화 또한 달라집니다.
자신이 스스로 마음을 내고 자신이 스스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신이 스스로 수련을 할 때 그 힘은 가장 폭발력이 커집니다.
올바른 수련법을 만나기란 참으로 힘들지만 인연을 통해 만났다 하더라도 그 참 가치를 제대로 알기란 더 어렵습니다.
기(氣)는 사람의 마음을 따라 움직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은 자신의 마음을 따라 모인 기운들이 만들어 놓은 형상입니다.
마음을 바꾸면 얼굴도 달라지지만 마음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기수련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변화를 주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