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ope nothing. I fear nothing. I am free.”
― Nikos Kazantzakis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장편소설『그리스인 조르바』.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으로, 호쾌한 자유인 조르바가 펼치는 영혼의 투쟁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조르바는 카잔차키스가 자기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꼽는 실존 인물이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카잔차키스의 인생과 작품의 핵심에 있는 개념이자 그가 지향하던 궁극적인 가치인 '메토이소노', 즉 "거룩하게 되기"를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상태 너머에 존재하는 변화이다. 이 개념에 따라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라고 하는 자유인을 소설로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젊은 지식인 "나"가 크레타 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60대 노인이지만 거침이 없는 자유인 조르바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된다. 친구에게 '책벌레'라는 조롱을 받은 후 새로운 생활을 해보기로 결심하여 크레타 섬의 폐광을 빌린 "나"에게 조르바는 좋은 동반자가 된다. "나"와 조르바가 크레타 섬에서 함께한 생활이 펼쳐진다.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20세기 문학의 구도자>로 불리는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883년 크레타 이라클리온에서 태어났다. 터키의 지배하에서 기독교인 박해 사건과 독립 전쟁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이런 경험으로부터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사상적 특이성을 체감하고 이를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과 연결시킨다. 1908년 파리로 건너간 그는 베르그송과 니체를 접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투쟁적 인간상>을 부르짖게 된다.
자유에 대한 갈망 외에도 카잔차키스의 삶과 작품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여행이었는데, 1907년부터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두루 다녔고, 이때 쓴 글을 신문과 잡지에 연재했다가 후에 여행기로 출간했다. 1917년 펠로폰네소스에서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기오르고스 조르바와 함께 탄광 사업을 했고, 1919년 베니젤로스 총리를 도와 공공복지부 장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1922년 베를린에서 조국 그리스가 터키와의 전쟁에서 참패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카잔차키스는 민족주의를 버리고 공산주의적인 행동주의와 불교적인 체념을 조화시키려 시도한다. 이는 이듬해부터 집필을 시작한 『붓다』와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로 구체화된다. 이후에도 특파원 자격으로 이탈리아, 이집트, 시나이, 카프카스 등지를 여행하며 다수의 소설과 희곡, 여행기, 논문, 번역 작품들을 남겼다. 대표작의 하나인 『미할리스 대장』과 『최후의 유혹』은 신성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교회로부터 맹렬히 비난받고 1954년 금서가 되기도 했다. 카잔차키스는 1955년 앙티브에 정착했다가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을 다녀온 뒤 얼마 안 되어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두 차례 노벨 문학상 후보로 지명되었고,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에 비견될 만큼 위대한 작가로 추앙받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빛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온갖 어둠을 응시하는 것.
꽃과 어린이와 새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두려울 것이 없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낮 동안의 빛이라는 위대한 힘이
내 편이 되어 싸우고 있다.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는다.
내가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다.
지금 여기에 행복이 있음을 느끼기 위해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자네는 이렇게 설교하지 않았는가,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하고...... 그럼 구해야지. 자네는 설교에만 소질이 있는 건가. 왜 나랑 같이 가지 않는 거야?
서로를 좋아했던 우리들은 다정한 말을 나눈 적이 없었다. 우리는 짐승처럼 놀며 서로를 할퀴었다. 친구는 이지적이고 냉소적인 문명인이었고, 나는 야만인이었다.
인간의 영혼은 육체란 뻘 속에 갇혀 있어서 무디고 둔한 것이다. 영혼의 지각능력이란 조잡하고 불확실한 법이다. 그래서 영혼은 아무 것도 분명하고 확실하게는 예견할 수 없다. 미래라는 게 예견될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 이별은 얼마나 다른 것일 수 있었을까?
그 친구가 나를 책벌레라고 불렀을 때, 불쑥 솟아오르던 그 분노의 순간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나는 그 순간 내가 살아오던 인생이 그 말로 집약되어 버린 데 몹시 화를 내지 않았던가?
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닙니까? 매사를 정밀하게 달아 보는 버릇 말이오.
당신 물레방앗간 집 마누라 이야기 아시겠지. 물레방앗간 집 마누라 궁둥짝을 보고 철자법 배우겠다는 생각은 당신도 않으시겠지. 물레방앗간 집 마누라 궁둥짝, 인간의 이성이란 그거지, 뭐.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빈털터리가 될 때는 산투리를 켭니다. 그러면 기운이 생기지요. 내가 산투리를 켤 때는 당신이 말을 걸어도 좋습니다만 내게 들리지는 않아요. 들린다고 해도 대답을 못해요. 해봐야 소용이 없어요. 안 되니까.”
“그 이유가 뭐죠, 조르바?”
“이런, 모르시는군. 정열이지. 바로 그게 정열이지.”
“마음 내키면 말이오. 당신이 바라는 만큼 일해 주겠소. 거기 가면 나는 당신 사람이니까. 하지만 산투리 말인데, 그건 달라요. 산투리는 짐승이오. 짐승에겐 자유가 있어야 해요. - 중략 -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사물을 제대로 보고 생각하려면 나 남 없이 나이 처먹어 분별이 좀 생기고 이빨도 좀 빠져야 합니다. 이빨 하나 없는 늙은이라면 “안돼, 애들아, 깨물면 못써요.”하고 소리치긴 쉽습니다. 그러나 이빨 서른 두 개가 말짱할 때는...... 사람이란 젊을 동안은 아주 야수 같은가 봐요. 그래요. 두목님, 사람 잡아먹는 야수 말이오.
“식물이 어떻게 돋아나고 똥과 진흙 속에서 어떻게 꽃으로 피어나지요? 조르바, 당신 자신에게 똥과 흙은 인간이고 꽃은 자유라고 말해 보지 그래요?”
“그럼 씨앗은?” - 중략 - “식물이 싹으로 돋아나려면 씨앗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내장 속에 그런 씨앗을 집어넣은 건 누구지요? 이 씨앗이 친절하고 정직한 곳에서는 왜 꽃을 피우지 못하지요? 왜 피와 더러운 거름을 필요로 하느냐는 것입니다.”
자유라는 게 뭔지 알겠지요? 금화를 약탈하는 데 정열을 쏟고 있다가 갑자기 그 정열에 손을 들고 애써 모은 금화를 공중으로 던져 버리다니.
다른 정열, 보다 고상한 정열에 사로잡히기 위해 쏟아왔던 정열을 버리는 것.
시장하지 않으시다. 하지만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잖아요. 육체에는 영혼이란 게 있습니다. 그걸 가엾게 여겨야지요. - 중략 - 육체란 짐을 진 짐승 같아요. 육체를 먹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길바닥에다 영혼을 팽개치고 말 것이오.
어느날 나는 조그만 마을로 갔습니다. 갔더니 아흔을 넘긴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바삐 편도나무를 심고 있더군요. 그래서 내가 물었지요. “아니, 할아버지 편도나무를 심고 계시잖아요?” 그랬더니 허리가 꼬부라진 이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리며, “오냐, 나는 죽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란다.” 내가 대꾸했죠. “저는 제가 금방이라도 죽을 것처럼 살고 있군요.” 자, 누가 맞을까요?
‘하느님’이란 단어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 의미의 자유가 없다.
이 세상이란 게 조잡하고 시시껄렁한 굿 같다.
나는 아무것도 믿지 않소. 내가 사람을 믿는다면, 하느님도 믿고 악마도 믿을 거요.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오직 조르바만 믿지. 조르바가 딴 것들보다 나아서가 아니오. 나을 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요. 조르바 역시 딴 놈들과 마찬가지로 짐승이오. 그러나 내가 조르바를 믿는 건, 내가 아는 것 중에서 아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조르바 뿐이기 때문이오.
사람들 좀 그대로 놔둬요. 그 사람들 눈 뜨게 해주려고 말아요. 그래, 띄워 놓았다고 칩시다. 뭘 보겠어요? 비참해요. 두목, 눈 감은 놈은 감은 대로 놔둬요. 꿈꾸게 내버려 두란 말이오. - 중략 - 만인 그 사람들이 눈을 떴을 때, 당신이 그들 현재의 암흑보다 나은 세계를 보여 줄 수 있다면...... 보여줄 수 있어요?
낡은 세계는 확실하고 구체적이다. 우리는 그 세계를 살며 순간순간 그 세계와 싸운다 - 그 세계는 존재한다. 미래의 세계는 아직 오지 않았다. 환상적이고 유동적이며 꿈이 짜낸 빛의 천이다. 보랏빛 바람 - 사랑, 증오, 상상력, 행운, 하느님 - 에 둘러싸인 구름이다. 이 땅의 아무리 위대한 선지자라도 이제는 암호 이상의 예언을 줄 수 없다. 암호가 모호할수록 선지자는 위대한 것이다.
약아빠진 토박이 고리대금업자에다 위선적인 교인, 이를테면 사회의 기둥 같은 사람으로.....
나는 원래 중심을 못 잡는 놈입니다. 악마는 이쪽에서 당기고, 하느님은 저쪽에서 당기죠.
나이 먹을수록 나는 더 거칠어질 겁니다. 어느 놈도 사람이란 나이를 먹으면 침착해진다는 소릴 못하게 할 겁니다. - 중략 - 오래 살면 오래 살수록 나는 반항합니다.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세계를 정복해야 하니까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었다.
많은 사람은 자기보다 높은 곳에서, 혹은 낮은 곳에서 복을 구한다. 그러나 복은 사람과 같은 높이에 있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겐 그 키에 알맞은 행복이 있다.
인간의 영혼이란 기후, 침묵, 고독, 함께 있는 사람에 따라 눈부시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네.
시골엔 바보가 하나씩 있는 법이다. 없으면 심심풀이로 하나씩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말썽이 생기는 건 질색이오.
산다는 게 말썽이오.
원시적인 공포 - 중략 - 겨울을 맞아 날마다 짧아져 가는 해를 보았을 때 느낀 그런 공포였다. ‘내일은 아주 없어져 버릴지도 몰라.’
아시겠지만 하느님은 굉장한 임금이십니다. 굉장한 임금이시란 게 뭡니까? 용서해 버리는 거지요.
성경에서 ‘오늘 빛이 났도다’ 라고 했더라면 사람들의 가슴은 그렇게 뛰지는 않았으리라. - 중략 - 그러나 죽음의 겨울에서 태어난 빛은 아기가 되고 아기는 하느님이 되면서 20세기 동안 우리의 영혼은 그 젖줄을 빨게 된 것이었다.
확대경으로 음료수를 들여다보면 - 언젠가 기술자 하나가 가르쳐 줍디다 - 물에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쬐그만 벌레가 우글거린답디다. 보고는 못 마시지, 안 마시면 목이 마르지. 두목, 확대경을 부숴버려요. 그럼, 벌레도 사라지고, 물도 마실 수 있고, 정신이 번쩍 들고.
진정한 행복이란 이런 것. 야망이 없으면서도 세상의 야망은 다 품은 듯이 말처럼 일하는 것. 사람들에게서 멀리 떠나, 필요로 하지 않되 사랑하며 사는 것. 크리스마스 잔치에 들러 진탕 먹고 마신 다음, 잠든 사람들에게서 홀로 떨어져 별을 이고 뭍을 왼쪽,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해변을 걷는 것. 그러다 갑자기 인생은 마지막 기적을 이루어 동화가 되어 버렸음을 깨닫는 것.
나는 내 인생을 돌아보았다. 미적지근하고 모순과 주저로 점철된 몽롱한 반생이었다.
“오늘은 회사 대표로 교회에 나타나 볼까 해요. 놈들이 우리를 프리 메이슨쯤으로 안다면 탄광에 득 될 게 없지요. 게다가 돈 드는 게 아니고 시간 보내기엔 안성마춤입지요.”
“거기서 아마 과부도 만나게 될 겝니다.”
하느님, 회사의 이익, 그리고 과부가 조르바의 머릿속에서는 아무 모순 없이 조화되었다.
여자란 자기 운명을 슬퍼하는 동물이랍니다.
위대한 환상가와 위대한 시인도 사물을 이런 식으로 보지 않던가. 매사를 처음 대하는 것처럼. 매일 아침 그들은 눈 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를 본다. 아니, 보는 게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자네 역시 술집이나 어슬렁거리고 카페 노름에 날 새는 줄 모르는 전형적인 그리스 놈이 되고 말았는가? 하기야 자네에겐 카페가 카페가 아닐 것이네. 책이 그렇고 자네 습관이 그렇고 그 알량한 이데올로기가 그럴 것이네. 그러나 어쩌랴, 그게 다 카페인걸.
이곳으로 오면서 나는 내 운명을 데려왔다. - 내가 데려온 게 내 운명인 것은 아니다. 인간은 자기가 선택한 것만 행위한다.
번 돈의 반쯤은 떼어 내어 아무렇게나 어디서나 마음 내키는 대로 써 버린다. 내가 돈의 노예가 아니라 돈이 내 노예인 것이다. 나는 일의 노예이며 내 노예 상태를 자랑으로 여긴다.
자네 말대로, 나는 행복을 내 키에 어떻게 맞추어야 할지 잘 모르겠네. 나는 나대로 내버려 두게. 그렇다면 나는 위대한 사람일 것일세. 나는 내 행복에 맞추어 키를 늘일 것이네.
내 옷을 바꾸는 것보다는 내 혼을 바꾸는 게 쉬워.
두목, 겁나는 게 무언고 하니 나이 먹는 것이에요. 하늘이 우리를 지키소서! 죽는다는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끽 하고 죽고 촛불이 꺼지고, 뭐 그런 것 아닙니까. 그러나 늙는다는 건 창피한 노릇입니다.
과오란 고백으로 반쯤은 용서된다고 합니다.
“함께 가 주면 가고, 그렇지 않으면 안 갈래요.”
“왜 안 가? 너는 자유인이야. 아닌가?”
“아니예요.”
“너는 자유가 싫으니?”
“싫어요.”
나는 자유를 원하는 건 인간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는 자유를 원하지 않아요. 그런데 여자도 인간일까요?
인생의 껍질을 - 논리와 도덕과 정직성의 - 깨고 표면으로 뛰쳐나오려는 이 원시적인 인간에게 그저 감탄민 하고 있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우리에겐 그토록 편리한, 자질구레한 덕성이 그에겐 없었다.
나는 인간의 고통에 따뜻하게, 그리고 가까이 밀착해 있는 이들을 존경했다. 오르땅스 부인이 그랬고, 과부가 그랬고, 슬픔을 씻으려고 바다에 용감하게 몸을 던진 창백한 파블리가 그랬고, 양의 목을 따듯이 과부의 생목을 따라고 고함을 지르던 델리가 그랬고, 남들 앞에서는 울지도 말도 하지 않던 마브란도니가 그랬다. 나 혼자만 발기불능의 이성을 갖춘 인간이었다. 내 피가 끓어오르지도, 정열적으로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못했다.
내겐 불만이 없어요. 뿌리가 깊이 내렸으니까. 그러나 이놈의 인생을 또 한 번 살아야 한다면 파블리처럼 목에다 돌을 꼭 매달고 물에 빠져 죽고 말겠소. 인생살이는 힘드는 것이오. 힘들고말고. 팔자가 늘어져 봐도 별수가 없어요. 저주받아 마땅하지.
“영원을 생각해 봐요. 십 년, 십오 년이란 세월은 아무것도 아니지.” 수녀원장이 근엄하게 말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순간순간이 영원임을 알고 있었다.
자기 자신 안에 행복의 근원을 갖지 않은 자에게 화 일을진저!
진정한 영향력을 가진 모든 사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이론이오.
소나무 사이로 수도원 마당과 열을 지어 나오는 수도승들이 보였다.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검은 승모가 어깨 위로 늘어졌다. 예배가 끝나 식당을 가는 것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저 엄숙하고 고상한 육체 속에 영혼이 없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하고.
“그럼 조르바, 당신이 책을 써보지 그래요? 세상의 신비를 우리에게 설명해주면 그도 좋은 일 아니오?” 내가 비꼬았다.
“못할 것도 없지요. 하지만 이유는 간단해요. 나는 당신의 소위 그 신비를 살아버리느라고 쓸 시간을 못 냈지요. - 중략 - 인생의 신비를 사는 사람들에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살 줄을 몰라요.”
“믿음이 있습니까? 그럼 낡은 문설주에서 떼어낸 나무 조각도 성물이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어요? 그럼 거룩한 십자가도 그런 사람에겐 문설주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래요, 당신은 나를 그 잘난 머리로 이해합니다.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이런 옳고 저건 그르다. 이건 진실이고 저건 아니다. 그 사람은 옳고 딴 놈은 틀렸다.”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 겁니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당신 팔과 가슴을 봅니다. 팔과 가슴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침묵한다 이겁니다. 한 마디도 하지 않아요. 흡사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것 같다 이겁니다. 그래, 무엇으로 이해한다는 건가요, 머리로? 웃기지 맙시다.
내게는, 저건 터키 놈, 저건 불가리아 놈, 이건 그리스 놈,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중략 - 요새 와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 저 사람은 나쁜 놈, 이런 식입니다. 나이를 더 먹으면 이것도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놈이든 나는 그것들이 불쌍해요. 모두가 한가집니다. 태연해야지 하고 생각해도 사람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오, 여기 또 하나 불쌍한 것이 있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 자 역시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한다.
조국 같은 게 있는 한 인간은 짐승, 그것도 앞뒤 헤아릴 줄 모르는 짐승 신세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일을 어정쩡하게 하면 끝장나는 겁니다.”
“말도 어정쩡하게 하고 선행도 어정쩡하게 하는 것,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건 다 그 어정쩡한 것 때문입니다. 할 때는 화끈하게 하는 겁니다.”
순간순간마다 죽음은 삶처럼 죽으면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꿈을 꿨어요. 괴상한 꿈. - 중략 - ‘천이라니까, 덜 받고는 곤란해. 천 드라크마가 없거든 빨리 내리쇼.’ 나는 화가 났어요. 그래서 이렇게 쏘아 붙여 줬지요. ‘이것보쇼, 선장. 좋은 말 할 때 8백이라도 받아 두쇼, 안 받으면 꿈을 깨버릴 테니까, 그럼 당신만 손해지.’
“인간이란 참 묘한 기계지요.”
“속에다 빵, 포도주, 물고기, 홍당무 같은 걸 채워주면 그게 한숨이니 웃음이니 꿈이 되어 나오거든요.”
이게 인생이거니...... 변화무쌍하고, 요령부득이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마음대로 안 되고...... 무자비한 인생......
우리는 둘 다 지쳐 있었지만 잠자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우리는 이 몇 시간 동안 일어난 쓰디쓴 일들을 놓쳐 버리고 싶지 않았다. 잠을 잔다는 것은 위급한 시각에 도망치는 것만큼이나 창피한 노릇이었다. 우리는 잠잔다는 게 부끄러웠다.
행운의 신은 눈이 멀었다고들 그럽디다. 가는 곳이 어딘지 모르고 무작정 사람들에게 달려간다나...... 그걸 맞은 사람을 우리는 재수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지요.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 중략 - 그렇다. 내가 뜻밖의 해방감을 맛본 것은 정확하게 모든 것이 끝난 순간이었다. 엄청나게 복잡한 필연의 미궁에 들어 있다가 자유가 구석에서 놀고 있는 걸 발견한 것이었다. 나는 자유의 여신과 함께 놀았다.
행복이란 의무를 행하는 것. 의무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행복은 그만큼 더 큰 법.
재수 없는 사람은 자기의 초라한 존재 밖에도 스스로 자만하는 장벽을 쌓는 법이다. 이런 자는 거기에 안주하며 자기 삶의 하찮은 질서와 안녕을 그 속에서 구가하려 하는 게 보통이다. 하찮은 행복이다.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은 긴 줄을 끝에 있어요. 당신은 오고 가고, 그리고 그걸 자유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 끈을 잘라버리지 못해요.”
“바보가 되어야 합니다. 바보, 아시겠어요? 모든 걸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좋은 머리가 있으니까 잘은 해나겠지요. 인간의 머리란 식료품 상점과 같은 거예요. 계속 계산합니다. 얼마를 지불했고 얼마를 벌었으니까 이익은 얼마고 손해는 얼마다. 머리란 좀상스러운 가게 주인이지요. 가진 걸 다 걸어볼 생각은 않고 곡 예비금을 남겨 두니까. 이러니 끈차츰 나이를 먹으면서 나는 조용해졌다. 나는 한계를 정하고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을 가르고 내 연을 놓치지 않도록 꼭 붙잡았다.”
내 평생 별짓을 다 해보았지만 아직도 못한 게 있소. 나 같은 사람은 천 년을 살아야 하는 건데.
Nikos Kazantzakis quotes
“I felt once more how simple and frugal a thing is happiness: a glass of wine, a roast chestnut, a wretched little brazier, the sound of the sea. Nothing else.”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I hope nothing. I fear nothing. I am free.”
― Nikos Kazantzakis
“True teachers are those who use themselves as bridges over which they invite their students to cross; then, having facilitated their crossing, joyfully collapse, encouraging them to create their
own.”
― Nikos Kazantzakis
“This is true happiness: to have no ambition and to work like a horse as if you had every ambition. To live far from men, not to need them and yet to love them. To have the stars above, the land to your left and the sea to your right and to realize of a sudden that in your heart, life has accomplished its final miracle: it has become a fairy tale.”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If a woman sleeps alone it puts a shame on all men. God has a very big heart, but there is one sin He will not forgive. If a woman calls a man to her bed and he will not go.”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God changes his appearance every second. Blessed is the man who can recognize him in all his disguises.”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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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ly thing I know is this: I am full of wounds and still standing on my feet.”
― Nikos Kazantzakis
“A man needs a little madness, or else... he never dares cut the rope and be free.”
― Nikos Kazantzakis
“I was happy, I knew that. While experiencing happiness, we have difficulty in being conscious of it. Only when the happiness is past and we look back on it do we suddenly realize - sometimes with astonishment - how happy we had been.”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You can knock on a deaf man's door forever.”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Since we cannot change reality, let us change the eyes which see reality.”
― Nikos Kazantzakis
“I said to the almond tree, 'Sister, speak to me of God.' And the almond tree blossomed.”
― Nikos Kazantzakis, Report to Greco
“Life is trouble. Only death is not. To be alive is to undo your belt and *look* for trouble.”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Look, one day I had gone to a little village. An old grandfather of ninety was busy planting an almond tree. ‘What, grandfather!’ I exclaimed. ‘Planting an almond tree?’ And he, bent as he was, turned around and said: ‘My son, I carry on as if I should never die.’ I replied: ‘And I carry on as if I was going to die any minute.’
Which of us was right, boss?”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When everything goes wrong, what a joy to test your soul and see if it has endurance and courage! An invisible and all-powerful enemy—some call him God, others the Devil, seem to rush upon us to destroy us; but we are not destroyed.”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You have your brush, you have your colors, you paint the paradise, then in you go.”
― Nikos Kazantzakis
“إن لكل انسان حماقاته ، لكن الحماقة الكبرى في رأيي هي ألا يكون للإنسان حماقات.”
― نيكوس كازانتزاكي, Zorba the Greek
“All my life one of my greatest desires has been to travel-to see and touch unknown countries, to swim in unknown seas, to circle the globe, observing new lands, seas, people, and ideas with insatiable appetite, to see everything for the first time and for the last time, casting a slow, prolonged glance, then to close my eyes and feel the riches deposit themselves inside me calmly or stormily according to their pleasure, until time passes them at last through its fine sieve, straining the quintessence out of all the joys and sorrows.”
― Nikos Kazantzakis, Report to Greco
“Happy is the man, I thought, who, before dying, has the good fortune to sail the Aegean sea.”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For I realize today that it is a mortal sin to violate the great laws of nature. We should not hurry, we should not be impatient, but we should confidently obey the eternal rhythm.”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Every man has his folly, but the greatest folly of all … is not to have one.”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You have everything but one thing: madness. A man needs a little madness or else - he never dares cut the rope and be free.”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قلت لشجرة اللوز:
حدثيني عن الله ,
فأزهرت شجرة اللوز”
― Nikos Kazantzakis, Saint Francis
“كلّ ماينبغي لكي تشعر بأن هذه هي السعادة، هو أن يكون لك قلب راض ونفس قانعة”
― نيكوس كازانتزاكي, Zorba the Greek
“the highest point a man can attain is not Knowledge, or Virtue, or Goodness, or Victory, but something even greater, more heroic and more despairing: Sacred Awe!”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All those who actually live the mysteries of life haven't the time to write, and all those who have the time don't live them! D'you see?”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إن الكلمات لا يمكنها أبدا أن تخفف عما في قلب الإنسان وتريحه. الصمت وحده قادر على فعل ذلك.”
― نيكوس كازانتزاكي
“Reach what you cannot”
― Nikos Kazantzakis, Report to Greco
“You will, Judas, my brother. God will give you the strength, as much as you lack, because it is necessary—it is necessary for me to be killed and for you to betray me. We two must save the world. Help me."
Judas bowed his head. After a moment he asked, "If you had to betray your master, would you do it?"
Jesus reflected for a long time. Finally he said, "No, I'm afraid I wouldn't be able to. That is why God pitied me and gave me the easier task: to be crucified.”
― Nikos Kazantzakis,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Free yourself from one passion to be dominated by another and nobler one. But is not that, too, a form of slavery? To sacrifice oneself to an idea, to a race, to God? Or does it mean that the higher the model the longer the longer the tether of our slavery?”
― Nikos Kazantzakis, Zorba the Greek
공무원 두문자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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