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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 강박증, 강박성의 진화, 소극적 생존 전략, 고통 회피 전략, 건강한 강박, 강박성 성격장애, 확인 강박증

Jobs 9 2024. 10. 13.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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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
강박증

強迫障礙, Obsessive-compulsive disorder(OCD)

신경증의 일종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정한 사고나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상태를 말한다. 반복적이고 원하지 않는 강박적 사고(obsession)와 강박적 행동(compulsion)을 특징으로 한다. 

 

 

강박성 성격장애와 다른점
강박성 성격장애(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와는 다르다. 강박장애는 자기 외부에서 떠오르는 강박적인 사고 때문에 환자 본인이 불편감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이고, 강박성 성격장애는 그 사람의 성격이 매우 빡빡해서 환자의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끼친다.  

 

 

유병
강박장애는 의외로 흔한 병이다. 보통 50명 중 1명이 앓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사람 중 100만 명, 세계 인구 중 1억 4000만 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물론 강박장애 증상의 경중에 편차가 있으므로 강박장애 환자 모두가 심각한 상태라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스포츠 선수들의 루틴도 일종의 강박증에 해당된다. 일부 선수들은 이게 중증의 강박증으로 발전해 경기뿐만이 아닌 실제 생활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컨대 데이비드 베컴이나 서장훈 등이 있다.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을 경우 매우 높은 확률로 동반된다. 동반되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강박이 없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이는 아스퍼거 증후군 자체가 ADHD를 유발하는 것과도 동일하다. 

 

 

강박증 증상
강박장애가 있다면 뇌경색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9~10세 때 지나친 온라인 비디오(유튜브 등) 시청이나 비디오 게임이 강박장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은 타인이 보기에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반복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었다면 스트레스를 느끼고 다시 반복한다. 이처럼, 강박장애 환자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복잡하고 체계적인 원칙에 얽매여서 살아가게 된다. 앞에 서술한 반복을 예로 들자면, 가스 밸브가 잠겼는지 4번이나 확인하고 그걸 하나로 묶어서 4번 확인. 총 16번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며, 그래도 자신이 한 것에 대해 의심스러우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다. 점점 심해지면 가스 밸브가 잠겼는지 4번 확인하고 그것을 하나로 묶어 4번 확인한 뒤에 그것을 또 하나로 묶어 4번 확인하는 것. 총 64번이나 확인하는 것이다. 심지어 상당히 복잡하고 체계적이고 다른 것으로는 무슨 리듬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까지도 정해둔다.  

문제는 여기서의 강박이 일반적인 사회적 시각에서 바르게 하려는 강박이라면 그나마 장인정신처럼 보이게 할 수라도 있는데, 여기서의 기준이 일반적인 기준이 아니라 오로지 본인의 임의로 정한 기준이라는 점에 있다. 일반적으로는 웃옷의 단추를 바르게 잠그거나 신발의 두 짝은 같은 것이 정상인데, 본인이 하나씩 밀려서 잠그는 것을 정상이라고 인식하고 강박적으로 단추를 밀려서 잠근다거나 신발을 일부러 짝짝이로 신는다거나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이를 강박적으로 지키려 한다면 주변에 주는 답답함이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강박장애는 다른 망상장애와 섞여서 표출되기도 하는데, 예컨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와 통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위험해졌을 것이다"라는 강박사고 때문에 계속해서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하는 사례도 있으며, 만약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  

본인도 스스로가 지나치게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과 자신의 행동 및 생각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인지한다.

편집증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도 있다.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이다. 일반인은 충분히 행동하였다면 해소되었다고 여기나, 강박증세가 있다면 분명 무언가가 부족했을 것이라고 끊임없이 비이성적으로 확신하여 행동을 반복하고 다시 강박사고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강박증세도 큰 스트레스를 주지만, 강박행동을 하지 않고 참는다면 매우 심각한 불안이 뒤따른다

심한 불안감으로 인하여 업무,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강박행동에 지나치게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이 강박행동은 일종의 예식(ritual)적 행동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야구선수 박한이의 킁킁부터 시작하는 일련의 동작일 것이다. 이 경우는 기능 저하를 일으키지 않으므로 장애라고 볼 수 없다.

글로 써놓아서 쉽게 보이지만, 이러한 강박행동의 과정이 몇 시간씩 걸리기도 한다. 본인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것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눈물이 나고 죽을 것 같다는 사람도 있다. 이 과정에 시간이 너무 걸려서 집 밖으로 전혀 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 또한 강박장애는 매우 사소한 일까지도 하나하나 다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강박행동으로는 일시적인 불안감의 호전만 발생하며 강박행동의 강도가 점차 강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

강박장애 환자들은 본인만의 순서나 규칙성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고,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놓는 경우가 흔하다. 

당연하지만 강박증과 일반적인 습관, 생활 계획은 구분해야 한다. 가령 강박증의 일종인 결벽증과, 단순히 청결한 생활을 좋아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습관을 가진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후자는 본인의 '의지'에 따른 것인 반면 전자는 엄연한 질병이다. 따라서 다른 정신 질환과 마찬가지로 강박증을 본인의 의지만으로 고치기는 힘들다. 단 본인의 의지가 없다면 호전되기 힘들다.

 

 

 

강박증 유형


결벽증
발모광, 피부 벗기기 장애

 

청결강박
가장 대표적인 강박적 증세로는 손 씻기 강박을 들 수 있는데 이는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을 통해서도 사례가 쏟아질 만큼 매우 흔하다. 이들은 공공시설을 포함하여, 자신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물체를 만지고 난 이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거나 닦는다. 이 '스스로 자신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물체'의 규정은 개인마다 다른데, 공중화장실 변기뚜껑부터 시작해서 공용 출입문 손잡이나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바깥에 외출하고 온 직후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소지품들조차도 더럽다고 생각이 든다. 심지어는 물건을 사고 현금으로 계산했을 경우 거스름돈에 대해 남들이 침을 묻혔다거나, 더럽게 사용했을까봐 받기가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결벽증과는 다르다. 청결 그 자체에 집착하는 결벽증과는 다르게 오염물이라고 생각하는 물체에 대한 규정이 개개인마다 전부 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방은 지저분하게 해놓고 사는 사람이라도 겪을 수 있다.

손 씻기 강박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은 패턴으로 나아간다.
1. 자신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물체가 있다.
2. 내가 저 물체를 만지면 저 물체에 있는 오염물이 내 손으로 묻는다.
3. 그 손으로 개인물품을 만지면, 개인물품에도 오염물이 묻는다.
4. 그러므로 귀가해서 내 몸을 청결히 씻더라도, 내 개인물품에는 오염물이 존재한다.
5. 기껏 씻은 몸으로 개인물품을 만지면, 거기에 붙어 있는 오염물이 다시 손으로 묻는다.
6. 옮아온 손으로 자기 몸을 만지면 만진 부위에도 오염물이 묻는다.

강박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저 오염물질이 묻을 지 모른다는 찝찝한 느낌 때문에 절대로 위와 같은 과정을 생략할 수 없다. 이 4번의 문맥이 상당히 중요한데, 대부분 저러한 생각 때문에, 외출하고 온 복장으로 침대에 눕지 못하며 집에 도착하면 본인의 개인물품들을 알코올이나 물티슈 등으로 빡빡 닦는 등 일반 사람들이 보기엔 다소 의아하고 유별나 보이는 듯한 행동을 하게 된다. 또한, 강박사고가 떠오르면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여러 번 반복해서 같은 행동을 되풀이 하는데 "오염물질이 아직 존재하면 어쩌지?"라는 불안한 사고가 계속해서 떠오르게 된다. 

남들과 악수하기조차 꺼려지며, 손을 씻고도 물티슈로 손을 여러 번 닦거나 손의 감각이 찝찝하다며 안절부절하다가 5분도 안 돼서 다시 손을 씻으러 가거나, 소독용 에탄올을 사용하는 등의 일반적인 시각에선 이해가 불가능한 행동을 하게 된다. 손을 씻을 때 일반 사람들은 비누를 이용해 한번 깨끗하게 씻어 내지만, 강박증을 가진 사람들은 공용비누가 더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용하지 않거나 비누 걷부분에 묻어 있는 오염물질을 없애기 위하여 비누를 일부러 물에 문질러 어느 정도 녹이는 경우도 있으며, 물로만 10분 가까이 손을 빡빡 헹구어내는 등의 기행을 벌이기도 한다. 

공용비누를 이용하더라도 씻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강박증이며 샤워 후 비누가 다 씻기지 않은줄도 모르고 나온 데에 충격을 받아 확실하게 헹궈낸다고 수십분 이상씩 더 씻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저장강박증(호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강박. 그 물건의 가치와는 무관하게 물건을 버리는 것을 극도로 기피하게 된다.

증세가 약하면 쓰지 않지만 쓸 수는 있는 물건을 '언젠가 쓰겠지'하고 아까워하며 못 버리고 쌓아두는 정도이며, 심한 경우에는 비닐 봉지나 페트병 같은 쓰레기조차 버리지 못한다. 심각한 저장강박 환자의 주변 사람들이 보다 못해 치우려고 하면 미친듯이 분노하면서 화를 내기에 손도 못 댄다. 보통 이런 환자들의 집은 쓰레기장 수준을 넘어 난지도가 되게 마련이며, 대청소를 하면 1인가구에서는 2톤 정도, 심하면 10~20톤의 쓰레기가 나온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아파트 거주가 흔해 저장강박증 환자의 집을 청소하지 못하면 벌레의 번식처가 되어, 배관이나 전기배선 등으로 이웃집에 유입되거나, 악취가 풍겨나오는 등 거주민 전체가 피해를 본다. 2020년대에 한국에서 이러한 저장강박을 해결해주는 방송프로그램으로 신박한 정리가 있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이런 유명한 '쓰레기집' 사례가 전부 저장강박증은 아니다. 쓰레기집의 상태를 보면 구분이 가능한데, 저장강박증 쓰레기집의 경우 그래도 쓰레기들이 '나름대로' 정리되어 있으며 사람이 생활할 최소한의 공간은 남겨놓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폐품을 집에 쌓아둘 뿐 청소도 꾸준히 하는 경우도 있다. 쓰레기의 종류도 일반 쓰레기보다 밖에서 주워온 재활용 쓰레기, 대형 쓰레기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반면 다른 원인에 의해 만들어진 쓰레기집은 이름 그대로 쓰레기장을 그대로 집 안에 재현해둔 경우가 대다수로, 아무런 규칙 없이 어지럽게 마구 방치되어 있으며, 쓰레기의 종류도 생활 중 생성되는 일반쓰레기 및 음식물 쓰레기의 비중이 높다. 시사프로그램에 쓰레기집 아줌마/할머니/일가족 등이 나오면 절반 이상은 이 병 환자들이다. 

이외에도 중증 히키코모리가 저장강박증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젊은이들의 저장강박은 노인들의 일반적인 저장강박과 결이 다른데, ADHD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 혹은 우울증, PTSD등 각종 정신적 외상에 의한 부차적 결과로 나타나는 것으로도 추정된다. ( 그것이 알고싶다 #1397 보도) 

애니멀 호더 역시 저장강박증 환자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인터넷의 발전 이후로는 데이터 호더도 생겨났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이나 PC에서 더 이상 열람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 파일들을 지우지 않고 계속 붙들고 있는 것. 일반적으로는 보지 않을 영화나 TV쇼, 동영상파일, 사진파일 등을 저장하는 수준으로 그치지만, 심한 경우에는 archive.today처럼 인터넷에 올라온 잡다한 페이지들을 보이는대로 크롤링해 저장해두거나, 쓰지 않을 프로그램, iso 등을 수십TB 단위로 저장하기도 한다. 실제 저장강박과 별 차이가 없고, 개인에게도 인생의 일부 시간을 상당부분 소요하면서, 정신건강 상 중독행위의 일종이라 그닥 건강하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자신에게나 타인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하지는 않는다. 인터넷의 역사 이전, 가령 90년대 이전 방송국에서도 지워버린 방송데이터를 VHS비디오로 저장한 개인들의 기록물을 통하여, 이를 복원하는 작업으로 과거의 방송사 기록이나 고전영화같은 영상물을 복원하기도 한다. 

해외 유명인 중 앤디 워홀이 저장강박증이 있었다고 한다.

 

 

 

의대증(衣帶症), 대칭 강박증, 색상 강박증, 확인 강박증 등이 있다.

 

의대증이란 옷입기 그 자체에 대한 강박증 그 자체를 가리킨다. 사도세자가 걸렸다는 병이기도 하다.
대칭 강박증 - 대칭이 아니면 불편해지는 강박증. 게임 Symmetric이 대칭강박증 환자를 소재로 함,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타블로가 특별출연 했던 에피소드 역시 대칭 강박증을 소재로 했다
색상 강박증 - 색깔의 배치와 나열이 규칙적이지 않으면 불편해지는 강박증이 있다.

확인 강박증   - 무언가를 했거나 안했는지를 자신이 확실히 했거나 안했는지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하는 강박증. 현관문이나 대문, 자동차의 문단속 확인, 전기, 수도, 가스 등의 잠금 확인, 가방 및 지갑이나 휴대폰 등의 소지 확인, 통화나 문자, 이메일로 보낸 메시지의 전달 확인 등 여러 유형이 있다.

순서대로 특정한 행동의 반복, 특정 숫자 세기 등이 있다.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 아님에도 항상 하는 루틴이 정해져 있는 것은 일종의 버릇이나 습관이지만, 도가 지나치면 강박이 될 수 있다.

복수의 종류의 강박증을 한꺼번에 앓기도 한다. 공식적으로는 나누지 않으나 일단 크게 보면 두가지 타입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하나는 관련형이고, 다른 하나는 무작위형이다. 심지어 관련형과 무작위형을 같이 앓기도 한다. 예를 들어 관련형은 청결강박과 확인강박 등을 같이 앓는 식이고, 무작위형은 확인강박과 대칭강박, 의대증, 저장강박, 청결강박 등을 같이 앓는 식이다.

 

 

원인


물리적 질환
현대 의학에서는 뇌의 질환으로 정의한다.

세로토닌을 포함한 신경전달물질의 이상과, 일부 뇌 부위의 과활성화 및 활성 저하로 인하여 발생하는 질환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류의 질환 대부분이 그렇듯 뚜렷한 단일 병인은 없다. 몇몇 유전자, 유전이 연관이 있다고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선 세로토닌 계열 신경전달물질의 전도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약물치료에서는 SSRI를 통해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막는 것.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과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해부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 띠이랑(대상회, Cingulate Gyrus), 미상핵(Caudate Nucleus)간 회로의 문제로 볼 수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문제가 제시되었을 때 안와전두피질에서 문제를 인식하면 띠이랑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 후 미상핵에서 문제가 해결된 것을 확인한다. 그런데 강박장애에서는 띠이랑에서 미상핵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 해결확인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는 특정 작업을 한 후 처리가 되었는지 계속 확인을 해야 되는 강박장애로 나타난다.

PANDAS 증후군이라고 스트렙토코커스 세균에 감염되었을 때 면역체계가 이상작동하는 자가면역질환에서 강박장애와 틱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가 극도로 심한 경우 이러한 강박 유사 증세가 발현하기도 한다. 수험생들이 흔하게 가지는 징크스도 경미한 강박증세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으나 대부분은 일시적이다. 실제로 어떤 연구에서는 강박장애 환자들에게 죽음의 공포를 불러일으키자 환자의 강박 증세가 심해졌다고 한다. 이는 죽음의 공포로 인한 것일수도 있지만 죽음의 공포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있다.

 

 

불안과 강박사고


불안증세 → 강박사고 → 강박행동 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흔하다.

이런 생각은 지능 수준이나 실제 믿음과는 상관없다. 다만 교육 수준이 높은 경우 그러한 불안의 근거를 좀 더 적극적인 형태로 해명하기도 하는데, 역으로 그러한 해명 역시 하나의 강박이 되는 경우가 있다.

흔한 강박적 사고로는 다른 사람을 해치는 등의 지속적인 폭력적 사고, 반복적인 성행위 관련 사고, 종교적 믿음에 반하는 사고 등이 있다.

 

 

진단 기준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DSM-5)에 따른 진단 기준
A. 강박 사고 또는 강박적 행동 혹은 둘 다 존재하며

강박 사고는 (1)또는 (2)로 정의된다.

1.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사고, 충동 또는 심상이 장애 시간의 일부에서는 침투적이고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험되며 대부분 현저한 불안이나 괴로움을 유발함.

2. 이러한 생각, 충동, 심상을 경험하는 사람은 이를 무시하거나 억압하려고 시도하며, 또는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통해 중화시키려고 노력함(즉 강박행동을 함으로써)

강박 행동은 (1) 과 (2)로 정의된다.

1. 예를 들어, 손 씻기나 정리정돈하기, 확인하기와 같은 반복적 행동과 기도하기, 숫자 세기, 속으로 단어 반복하기 등과 같은 심리내적인 행위를 개인이 경험하는 강박 사고에 대한 반응으로 수행하게 되거나 엄격한 규칙에 따라 수행함.

2. 행동이나 심리 내적인 행위들은 불안감이나 괴로움을 예방하거나 감소시키고, 또는 두려운 사건이나 상황의 발생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됨. 그러나 이러한 이 행동이나 정신적 행위들은 그 행위의 대상과 현실적인 방식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명백하게 과도한 것임.

주의점 : 어린 아동의 경우 이런 행동이나 심리내적인 행위들에 대해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B. 강박 사고나 강박 행동은 시간을 소모하게 만들어(예, 하루에 1시간 이상)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C. 강박 증상은 물질(예: 약물 남용, 투약)의 생리적 효과나 다른 의학적 상태로 인한 것이 아니다.

D. 장애가 다른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예, 범불안 장애에서 과도한 걱정, 신체이형장애에서 외모에 대한 집착,수집광에서 소지품 버리기 어려움, 발모광에서 털뽑기, 피부뜯기장애에서의 피부뜯기, 상동증적 운동장애에서 상동증, 섭식장애에서 의례적인 섭식 행동, 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에서 물질이나 도박에의 집착, 질병불안장애에서의 질병에 대한 과다한 몰두, 변태성욕장애에서의 성적인 충동이나 환상,파괴적, 충동조절 장애 및 품행장애에서의 충동, 주요 우울장애에서의 죄책감을 되새김,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에서의 사고 주입 혹은 망상적 몰입, 자폐스펙트럼 장애에서 반복적 행동 패턴).  

 

 

 

치료


강박증 증상과 정의 그리고 진단 기준은?

강박장애의 효과적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상담 또는 대면 치료)이다. 강박장애의 약물치료는 많은 임상 연구에서 효과가 입증이 되었다. 현재 대표적인 약물은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20]이다. 일반적으로 4~6주에 효과가 나타나고 최대 8~16주에 나타난다. 같은 계열에 다양한 약물이 존재하고 개인에 따라 약물 반응 및 부작용 발생에 차이가 있어 인내를 가지고 약물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강박장애 환자가 치료에 저항을 보여 치료를 포기하거나 불충분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므로 의사의 판단 없이 함부로 약을 끊거나 약의 용량을 줄여서 먹는 행동은 하면 안 된다. 연구 결과를 보면 약물에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1/2~3/4정도가 된다. 그러나 증세가 호전되어 약물 투여를 종료한 후 시간이 지나 또 다시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다시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어도 이후 70퍼센트는 재발한다.[21] 따라서 치료가 꽤 어려운 정신질환에 속한다. 흔한 케이스는 아니나 아예 저용량으로 혈압약 챙겨먹듯이 십수년에 이르는 초장기간동안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개는 약물 치료부터 반응이 오며, 약물 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강박장애는 단순히 약물로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 노출-반응 방지 치료가 가장 많이 쓰이는 인지행동치료인데, 예를 들면 손씻기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휴지, 손잡이 등을 만지게 한 뒤(노출) 손을 못 씻게 하는(반응 방지) 식이다. 
긴 시간 인내를 갖고 치료를 요하는 만큼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은 질환이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보통 1번 병원에 다녀오면 대략 12,000원(보험 적용시), 1~2주마다 한번씩 갈 경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집안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22] 강박증의 경우 심리치료사를 통해 인지 및 노출치료를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를 병행할 시 비용은 더욱 부담이 된다. 보통 1회에[23] 7만원 선을 웃도는데 돌팔이 치료사를 만날 경우 제대로 된 인지치료 방법을 제시조차 못하고 어설픈 위로와 공감만 받고 오는 경우가 많다. 본인과 방향성이 잘 맞는 치료사를 만나기까지 많은 발품을 파는 것도 쉽지 않은데 거주지가 지방일 경우 여건이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강박장애 환자 치료의 핵심은 환자의 사고 전환이다. 강박장애 환자는 대체로 병과 관련되어 미신[24]이나 비합리적 추론, 과대 해석, 과민한 반응 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그것을 믿음으로써 병을 지속 및 악화시킨다. 강박사고 시 불안함을 느끼는데 앞서의 사유[25]로 만들어진 가짜 불안일 뿐 실제 아무런 피해를 입히질 못한다. 원래 존재하지 않는 스스로 만들어낸 가짜 고통[26]일 뿐이므로 강박장애 환자는 이러한 것들이 비이성적인 것이고 병을 악화시키는 것임을 깨닫고 무시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임을 알아야 한다.
치료가 안 되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심한 강박장애의 경우 띠이랑[27]절개술(cingulotomy)을 고려할 수 있다. 효과는 확실하나 부작용 또한 심하기 때문에 다른 치료가 안 통할 때만 시행한다.
치료 시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권고한다.[28] 유산소 운동은 정신관련 병 치료에 대체로 큰 도움이 되는데 강박장애에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걷기, 오래 달리기 등등 유산소 운동을 가능한 매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오래 앉아있는 것을 피하고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것이 좋다.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카페인, 호르몬 교란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인스턴트 및 가공식품 등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강박장애가 있다하여 바깥세상과 단절하는 것은 현실감을 떨어뜨리고[29] 강박사고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므로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경우에 따라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에 처음에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나[30] 그럼에도 일상 생활을 하는 것은 두말 할 것 없이 좋은 선택이다. 오히려 노출치료의 일환으로 여기고 지속적인 일상생활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환경으로부터 끊임없는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현실감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박증이 아닌 사람들도 강박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때로는 비합리적인 불안한 생각과 감정을 반복하는 강박적 생각을 한다. 바꿔 말하면 강박증 환자만 유독 이런 끔찍하거나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이러한 생각 자체는 애초에 누구나 할 수 있다.[31] 단 강박증이 아닌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한 사고와 감정이 상대적으로 짧게 끝나기 때문에 불안 강도가 낮고 쉽게 다른 생각으로 전환이 되거나 우스개로 치부하거나 '설마~'라는 태도로 이내 넘기고 잊어버릴 수 있지만, 강박증 환자는 뇌의 오작동으로 인해 강박적 상태가 잦고 훨씬 더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불안한 감정이 길게 지속되어 점차 불안강도가 커져 이것이 강박장애가 되는 것이다. 경고등이 고장나 오래 지속되거나 울리지 말아야할 곳에서 울리는 것과 비슷하다. 강박장애는 근거 없는 불안함일 뿐이므로 태연히 무시하는 습관, '또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고 덤덤히 받아들이고 그 생각이 그저 흘러가도록 자연스럽게 두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32] 것이 좋은 치료 방법이다. 단, 이것은 생각을 억지로 멈추려고 하는 것과 확연히 다르다. 강박사고가 들 때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 '이런 생각 자체를 하지마', '떠올리지 말자'라는 식으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하며 생각을 억제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강박사고를 더욱 자주 떠올리고 악화하게 만든다.[33] [34] [35]평정심을 유지하고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이내 흘러갈 수 있도록 두는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
강박장애는 재발율이 높은 편이다. 치료되어 강박사고가 완전히 사라졌다가도 다시 강박사고가 강해질 때가 있다. 재발 되더라도 불안해 하거나 당황할 필요없다.[36] 이는 여러 차례 반복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때로는 갑자기 재발된 강박사고가 더 길고 심할 때도 있다.[37] 강박사고는 약해졌다 강해졌다 때로는 없어졌다를 반복한다. 앞서 설명한대로 이는 여러 차례 반복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재발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타고난 선천적인 문제로 인해 강박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으므로 재발 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뇌에 일부분 장애가 있음을 인정하고 강박장애가 재발되었을 때 두려워하거나 당황해하기보다 이를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드리고 강박장애에 효과적이였던 익숙한 방법으로 다시 대처하면 된다. 강박사고를 완전히 없애려는 마음을 버리고 자신의 뇌에 일부분 장애가 있음을 받아드리고 불안증세가 와도 태연히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는 정도면 완치에 가깝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환우의 적극적이고 빠른 치료 의사가 중요하다. 강박장애를 방치할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가짓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병이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병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시키는 길이며 강박장애 역시 마찬가지므로 강박장애로 어려움을 겪고있다면 주저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정신질환 치료는 신체질환 치료와 다른 부분이 있으므로 환우는 치료에 있어 끈기있는 각오를 다져야한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은 감염병처럼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는다하여 빠르게 치유가되는 그런 과정으로 진행되지 않는다.[38] 긴 시간 인내를 갖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장기간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 장기간 치료가 진행되면서 별다른 이유없이 상태가 좋아지고 갑자기 나빠짐을 반복 할 수 있으므로 낙담하지말고 끈기있게 치료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39]
강박장애에 대한 인지치료 방식은 의사와 상담을 통해 처방이 정해지는데 환자마다 상태와 상황이 다르고 의사마다 환자에게 맞는 인지치료를 설계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강박장애 치료는 장기간 행해지는 치료이므로 자신에게 잘 맞는 인지치료를 설계하는 의사 찾기를 권장한다. 인지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맞춤 설계가 가능하고 의사의 경험에 의해 설계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인지 치료 방식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아는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여도 괜찮다. 다만 전문의와의 상담 아래 행하길 권장한다.

 

 

치료간 주의 사항
정신질환이 으레 그렇듯, 주변인들은 절대 환자 잘못으로 여겨 비난하거나, 행동을 고치거나 나으라고 닦달하거나, 의지로 다 된다거나, 노력하면 다 된다는 등식으로 충고나 조언만 건네는 식의 행동은 도움되지 않는다. 그런 건 흔한 부모의 잔소리에 가깝고 강박장애를 겪는 환자에겐 강박대상이 사라진 것이 아니며, 강박적인 행동에 변화를 가져다주는 실질적인 도움도 아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말로만 쉽게 변화를 요구해서는 안된다.

어떤 병이든 환자가 걸리고 싶어 걸린 것이 아니고 자연적으로 고칠 수 있다면 진작 나았을 것이다. 의지를 갖고 노력한다고 100% 다 낫는다거나, 증상의 표출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다면 그건 애초에 "병"이 아니다. 환자가 통제할 수 없으니까 "병"인 것이다.

또한 경제적 부담이 된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강박행동으로 인하여 치료를 포기하는 쪽이 오히려 돈이 더 든다.

지원책을 찾던지, 지원을 못받는 사각지대에 있다면 강박행동에 의한 지출을 제외하고 다른 경제적 지출을 어떻게든 줄이고, 잘 활용하여 돈을 조금씩 모아서 병원에 가야한다.

그리고, 정신질환/인식 문서 2.5번 문단에도 적혀있듯, 우리 사회가 가진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가족을 포함한 주변인들에게는 환자에 대한 이해와 관용적 대응, 환자가 나아질 수 있는 생활패턴의 변화도 필요하다.

 

 

[20]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클로미프라민, 플루복사민, 플루옥세틴, 파록세틴, 에스시탈로프람, 시탈로프람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성분명이며, 제품명은 따로있다.
[21] 이 때문에 주로 환자의 사고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할 것을 권한다.
[22] 그나마 우리나라 의료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12,000원이지 딴 나라는 족히 몇 만원씩 나온다.
[23] 50분~1시간 정도이다.
[24] 일부 환자들이 특정 현상 반복이나 우연한 경험으로 미신을 믿는다. 허나 강박장애 환자들이 흔히 겪는 증상 중 하나일 뿐이다.
[25] 미신, 비합리적 추론, 과대해석, 과민 반응 등.
[26] 원래는 그것은 고통과 상관 없는 것인데 강박장애 환자 스스로가 그것을 주요한 고통으로 분류하면서 고통된다.
[27] 대뇌 반구 안, 뇌들보를 둘러싸고 있는 길다란 이랑.
[28] 뇌 신경물질, 특히 세로토닌의 분비 및 전달에 관한 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질환으로 보기 때문에, 이러한 물질의 분비를 위해서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29] 강박증을 방치하거나 악화되면 망상장애나 조현증으로 진화할 수 있다.
[30] 폭력강박이나 반종교강박을 앓는 환자의 경우 사람을 만나거나 신앙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강박사고를 떠오르게 하므로 괴롭다.
[31] 세상에 넘쳐나는 온갖 창작물들을 생각해보자. 비강박장애 환자들이 끔찍하거나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온건한 일들만 생각한다면, 이런 결과물들은 애초에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32] 습관을 들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니 마음을 편히 먹는 게 좋다.
[33] 불편한 생각을 억제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불편한 생각이 들든말든 이를 해결하려는 어떠한 의지나 조치, 걱정도 하지않고 무시하고 그냥 자기 할 일이나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행해도 불편한 생각과 불편한 감정이 컨트롤 되지 않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혼란해 하지말고 오랜기간을 두고 끈기있게 행해야한다.
[34] 강박사고가 진행될 때 무시하기 전략을 사용하면 대체로 초기에는 무시하려고 해도 스트레스가 커서 무시 못하거나 무시되지 않는 느낌을 받을 것 이다. 그럴 때는 '이 정도 강도의 스트레스와 강박사고가 오는구나' 체크하고 다시 그 정도 강도의 스트레스와 강박사고가 왔을 때 예상된 일인 듯 그냥 무시하고 할 일을 하면 된다. 어떠한 전략을 사용한다해도 당장 강박 사고와 스트레스 강도를 줄이긴 힘들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집착과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스트레스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스트레스를 당장 줄이려는 것은 매우 어려우므로 그러한 집착은 버리고 스트레스 강도를 체크하고 현 상태에서는 그 정도 수준의 스트레스가 오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스트레스가 와도 무시하고 할 일을 하는 게 가장 나은 전략이다. 당장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마음과 싸우면 스트레스가 더 커질 뿐이다. 스트레스를 컨트롤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현 상태에선 그 정도 스트레스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강박사고는 일절 무시하고 할 일을 하면 잘 대응한 것이다. 무시하기 전략은 장기 대응 전략으로 잘 되다 어느 날 갑자기 잘 안될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든 장기적으로 행해야할 전략으로 당황하지말고 끈기있게 행하면 된다. 강박사고는 대응과 관계없이 때로는 강해질 때도 약해질 때도 있다. 별다른 이유없이 상황이 나빠짐은 흔히 겪는 일이므로 낙담하지말고 끈기있게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35] 앞서의 방법 이 외에도 의학적으로 검증 된 방법들이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 하에 자신에게 맞는 치료 방법 찾기를 권장한다.
[36] 물론 재발을 처음 겪는 경우 감정을 컨트롤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몇 차례 겪다보면 익숙해진다. 재발을 익숙하게 받아드리기 전 까지 재발하면 전문의를 찾도록 하자. 정신질환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것은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다.
[37] 보통은 전보다 더 약한 강도로 재발한다. 다만 끝난 줄 알았던 병이 재발하는 상황 자체가 당황스럽기 때문에 과민반응하거나 과거 좋지 못한 습관대로 대응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38] 흔히 생각하는 신체질환 치료같이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기대했다가 치료 효과가 더뎌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병원 치료에 소극적이 되는 경우가 있다.
[39] 모든 신체질환이 그렇지 않지만 일부 신체질환은 환우의 노력이 크게 중요치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정신질환 치료는 대체로 적확한 처방을 수행하는 환우의 적극적인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40] 베레니스로 번역된 판본도 있다.

 

 

 

 

 

 

규율과 복종으로 스스로 옥죄는 삶...강박성의 진화


친구와의 즐거운 점심 약속을 한 남자. 하지만 짜증이 밀려옵니다. 친구가 무려 3분이나 늦었기 때문이죠. ‘남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그의 인생을 빼앗는 것’이라는 경구가 떠오릅니다. 애써 표정을 관리한 남자는 식당으로 향합니다. 그때 친구가 말합니다. 
“아, 지갑을 두고 왔네. 오늘은 네가 좀 사라.”

남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친구의 부탁을 거절합니다. ‘친구 사이의 돈 거래는 우정을 깬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한번 친구에게 예외를 허락하면, 오히려 친구의 불성실한 태도를 조장하는 것인지도 모르죠. 암. 친구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그래서는 안되는 일.
“아. 미안해. 먼저 식사를 할 테니, 너는 다시 지갑을 가져오는 것이 좋겠어.”
  
조금 망설이다 이렇게 대답한 남자는 혼자 식당에 들어갑니다. 식사비를 대신 내주기에는 너무 값비싼 레스토랑일까요? 아닙니다. 고작 5000원짜리 메뉴의 구내 식당입니다. 

강박과 양심
     
양심이란 참 역설적인 개념입니다. 국어 사전에는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양심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내적 판단을 통해서 옳은 일, 선한 일을 찾아서 할테니까요.  

하지만 옳은 행동이 모이면, 옳은 결과를 낳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양심이 과한 사람은 흔히 아주 비양심적인 행동을 저지르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엄격한 도덕 원칙과 업무 성과를 강요하기 때문이죠. 융통성도 없고, 관용도 없습니다. ‘옳지 않은 일’에 관용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에 타협하는 일이라고 여깁니다. 주변 사람은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을 받고 떠나갑니다. 선한 의도대로 선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적군과 싸운다든가 부정부패에 맞선다든가 하는 일이라면 양심적 행동이 크게 칭찬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강박적인 사람이 가진 내적 기준은 보통 그렇게 거대한 것도 아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도 아닙니다. 친구에게 빌려준 500원을 영영 잊지 못하고, 실수로 두 번 찍힌 교통카드 때문에 전체 이용 내역을 뽑아 이의신청을 하고, 깡통을 넣는 분리수거통에 플라스틱 통을 집어 넣었다고 ‘지구의 파괴자’라도 된 듯 몰아세우거나, 다리가 아파서 임산부 배려석에 잠시 앉은 남성을 천하제일의 마초 무뢰한 정도로 취급하는 그런 부류입니다. 


 

마음 속 게슈타포
     
단 하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모든 계획은 분 단위로 나뉘어지고, 각각의 목록과 순서, 규칙이 제정됩니다. 머리 속에 담을 수 없는 수준으로 계획이 방대해지면, 종이에 적기 시작합니다. 종이가 너무 많아지면, 종이를 분류하는 규칙을 만들고, 각각에 라벨을 붙여 보관합니다. 종이를 분류하는 규칙을 적은 종이가 많아지면, 그에 대한 메타 규칙을 제정합니다. 

화성 탐사를 진행하거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면 마땅한 일입니다. 그러나 강박성이 심한 사람은 과도한 계획과 통제에 대한 집착을 삶의 전 영역에 투사합니다. 식사 준비나 청소, 책상 정리 같은 소소한 일도 아주 복잡한 규칙과 순서에 따라 진행해야 합니다. 심지어 아무렇게나 편안하게 앉아있으려는 거실 소파도 ‘아무렇게나’ 이용해서는 안됩니다. ‘아무렇게나’ 앉는 것도 일종의 규칙이 있는데, 만약 정해진 대로 ‘아무렇게나’ 앉지 않고 정말로(!) ‘아무렇게나’ 앉으면 마음이 아주 불편해집니다. 

도무지 융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게슈타포가 마음 속에 있는 것이죠. 삶의 자유는 말살되고, 자율적인 행동은 금지됩니다. 자신이 만든 법과 규정에 얽매여서 단 한번의 인생을 스스로 옥죄며 살아갑니다.
 

강박성의 진화
     
기본적으로 강박성은 소극적 생존 전략입니다. 이들은 쾌락을 추구하기보다는 고통을 회피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이익보다는 손해를 줄이는 것이 우선입니다. 물론 과도한 강박성은 오히려 비효율성을 악화시켜서 손해가 발생하게 됩니다만. 

그리고 보통은 자기 중심적입니다. 물론 타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요구가 선순위입니다. 그러면서도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자기 중심적인 다른 성격, 즉 연극성이나 자기애성, 반사회적 성격과 다른 점이죠. 후자는 스스럼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좀 뻔뻔하죠. 하지만 강박성이 심한 사람은 내적 갈등에 시달립니다. 고민을 거듭하지만, 결국 결론은 자신의 이익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타인의 요구와 자신의 내적 소망 사이의 긴장을 조절하기 위해 강박적 의례에 집착합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아버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말에 자녀들과 놀아주는 것도 역시 아버지의 의무죠. 그래서 ‘매달 첫째 주말은 자녀와 시간을 보낸다’는 식으로 규칙을 만듭니다. 그러면 나머지 석 주는 놀아주지 않아도 됩니다. 마음이 편해집니다. 하지만 같이 놀아주는 단 한번의 주말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시간 낭비를 줄이려고 미리 철저한 계획을 세웁니다. 즐거운 산행이 아니라, 유격 훈련입니다. 신나는 공차기 놀이는 가혹한 축구 교습으로 돌변합니다. 그래야 주말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고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들은 생태적 환경을 능동적으로 유연하게 바꾸는 스타일이 아니라, 경직된 태도로 따르려는 스타일입니다.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철저하게 복종하고, 낮은 사람에게는 과도한 순종을 요구합니다. 이른바 바람직한 질서와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죠. 환경에 따른 유연한 타협이 보다 유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위 ‘올바른’ 방법만을 고집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일을 스스로 처리하기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물건에 손 대는 것은 극도로 싫어합니다. 새로운 물건을 사는 일은 드물지만, 옛 것을 버리는 일도 더욱 드뭅니다. 집은 점점 잡동사니로 가득 찹니다. 돈도 아끼고 지출도 줄입니다. 은행 잔고는 그득한데, 평생 고물이 가득한 낡은 집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타입입니다. 

미국의 대 재벌 하워드 휴즈는 심각한 수준의 강박증을 앓았는데, 아마 잦은 비행기 사고에 의한 뇌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그는 다양한 첨단 비행기를 직접 설계하고, 영화를 제작하고, 수많은 기업 집단을 운영하였으며, 지금의 라스베가스를 만든 인물이었다. 하지만 말년에는 강박증이 악화되어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호텔에 다른 사람이 묵는 것이 두려워 호텔을 통째로 사버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방 안에서 고립되어 지내다가 영양실조로와 약물남용으로 사망했다. 

 


건강한 강박
     
강박성은 별로 유리할 것이 없는 성격 같습니다. 하지만 강박이 종교나 문명을 이끈 원동력이었다는 오랜 주장이 있습니다. 사실 종교적 의례는 ‘비실용적인’ 과정으로 가득합니다. 제사상을 차리고, 절을 하는 세세한 규칙과 규정부터, 예배와 미사, 예불의 다양한 절차와 관습. 이 모든 과정은 강박적으로 진행됩니다. 수천년이 지나도 잘 바뀌지 않습니다.  

인류 문명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입는 옷이나 먹는 음식, 다양한 통과 의례(성년, 결혼, 출산, 장례 등)는 문화에 따른 강박적인 전통과 절차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약속’이 깨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합니다. 마구 화를 내거나 싸우고, 심지어 전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기원에는 생태적 적응을 위한 합당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 본연의 적응적 이익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냥 그렇게 ‘강박적으로’ 굳어진 것이죠.  

그런데 원시 사회에서 강박성이 높은 사람들은, 혹시 집단의 전통과 관습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던 것은 아닐까요? 이들은 다양한 규칙과 규율을 배우고, 지키고, 전수했을 것입니다. 과거부터 내려오던 것이라면 열심히 모으고 지키고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것이 머릿속의 생각이든 사용하는 물건이든 상관없습니다. 문자 언어가 생긴 이후, 이들은 또다른 엄청난 일을 시작했습니다. 강박적으로 기록하고 또 기록했던 것이죠. 죽은 사람으로는 미라를 만들고, 무덤에는 부장품을 넣었습니다. 도저히 버릴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하면 과도한 해석일까요? 강박성은 빈틈없이 전통적 의례를 고수하는 훌륭한 사제이자, 한 획의 틀림없이 역사를 기록해 나간 사관 (史官)에게 꼭 필요한 자질입니다.

조금의 강박성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멋대로 융통성을 부리려는 사람이 넘치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자신만의 원칙을 고집스레 지키려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 분이 너무 많으면 세상이 답답해지겠지만, 그래도 그런 ‘답답한’ 분들이 세상에 늘 같이 있어주면 좋겠습니다. 조변석개하는 변덕스러움이 유연한 태도로 미화되는 오늘날, 그래도 묵묵하게 자신만의 원칙을 강박적으로 지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옛날에는 숙지황을 사면 보통의 것은 얼마, 그보다 나은 것은 얼마의 값으로 구별했고, 구증구포(九蒸九暴)한 것은 3배 이상 비쌌다. 구증구포란, 찌고 말리기를 아홉 번 한 것이다.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 남이 보지도 않는데 아홉 번씩이나 찔 리도 없고, 또 말만 믿고 3배나 값을 더 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지만, 물건을 만드는 그 순간만은 오직 훌륭한 물건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 윤오영, <방망이 깍던 노인>에서
     
강박성 성격을 가진 사람 중 상당수는 ‘강박’을 벗어나야 한다는, 역설적 ‘강박’에 시달리곤 합니다. 물론 과도한 강박성으로 자신과 주변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면 곤란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강박성은 그렇게 파괴적이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자신과 가족, 주변의 삶을 크게 훼방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강박성은 스스로에게 조금 ‘유연하게’ 허용해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고집스럽게 전통과 관습을 고집하는 분이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도대체 그렇게까지 해봐야, 과연 누가 알아주느냐고 잔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런 분들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반드시 아홉번을 찌고 말려야 내 속이 편안해진다는 마음, 즉 구증구포의 건강한 강박성을 가진 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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