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후기 제26대 충선왕의 왕비.
계국대장공주(薊國大長公主)의 이름은 보탑실련(寶塔實憐)이다. 할아버지는 원 세조 쿠빌라이의 장자 짐김[眞金]이며, 아버지는 진왕(晉王) 감말라[甘麻剌]이다. 동생은 원 진종[晋宗, 6대 황제 태정제(泰定帝)]이다. 1296년(충렬왕 22) 충선왕이 세자로 원나라에 있을 때 혼인하였다. 1298년 충선왕이 즉위하자 왕비가 되어 궁을 중화궁(中和宮), 부를 숭경부(崇敬府)라 하였는데, 특히 숭경부는 좌우사윤(左右司尹)을 두어 장관체제의 특혜를 누렸다. 1309년(충선왕 복위 2)에 원으로부터 한국장공주(韓國長公主)로 봉해졌다. 1315년(충숙왕 2) 원에서 사망하였다.
혼인동맹의 중요성과 자신의 위상을 잘 알고 있었던 계국대장공주가 고려에 들어올 때 고려 내부에는 충렬왕과 충선왕 세력으로 양분되어 있었다. 그런데 충선왕은 본인이 세조 쿠빌라이의 외손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계국대장공주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공주와 충선왕은 혼인 초부터 부부관계가 좋지 못하였다. 충선왕은 계국대장공주와 혼인하기 이전에 이미 정비(靜妃) 왕씨, 순화원비(順和院妃) 홍씨, 조비(趙妃) 등의 부인들이 있었다. 공주는 원과 고려의 혼인동맹의 의미를 실현하고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하여 충선왕의 후비 가운데 조비(趙妃)를 공격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조비무고사건’이다. 이 사건은 궁극적으로 충선왕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조비의 아버지인 조인규(趙仁規)는 역관(譯官)으로 출세한 인물로, 세조 쿠빌라이의 총애를 받았으며, 충선왕의 중요 세력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빌미가 되어 충선왕은 퇴위되었고, 공주 부부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사이가 나빠졌다. 공주는 이때 충선왕과 함께 원으로 갔다.
복위한 충렬왕은 충선왕의 부마 지위를 박탈하기 위하여 공주를 서흥후(瑞興侯) 왕전(王琠)에게 개가시키고자 하였다. 공주도 자신의 개가에 적극 참여하는데, 이는 양국 혼인동맹의 중요성을 알리면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1차 개가 시도는 1301년(충렬왕 27) 5월에 원에 가는 민훤(閔萱)에게 개가 표문을 올리게 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충렬왕이 공주의 개가를 시도하게 된 계기는 이 때 충선왕을 총애한 황후 코코진[闊闊眞]의 사망 때문이었다. 두 번째 개가시도는 1303년(충렬왕 29)에 일어났다. 충렬왕은 세자인 충선왕의 귀국을 저지하면서 한편 계국대장공주의 개가를 추진하였다. 그리고 3차 개가 시도는 1305년(충렬왕 31)에 층렬왕이 원의 입조 허락을 받고 입원(入元)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때 충렬왕은 개가의 주동자인 송린(宋璘)·송방영(宋邦英)을 대동했다. 특히 3차 개가시도는 공주가 자신의 거처인 기후사(祈候司)에서 충렬왕과 함께 개가를 공모하였다. 충렬왕의 측근세력인 왕유소(王維紹) 등이 원나라 왕후에게 서흥후 왕전에게 공주를 개가시키도록 청원하였다. 그런데 김문연(金文衍)의 고발로 왕유소가 하옥되자 공주는 김문연에게 곤장을 치고 종신들의 왕소(王所) 출입을 억제하였다. 이렇게 공주가 표면에 나서서 자신의 개가를 적극 도모한 것은 원의 성종이 후사를 남기지 않고 사망하면서 황제위를 둘러싼 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가시도는 충선왕이 지지한 원나라 무종(武宗)이 황제위에 등극하면서 무산되었다.
1313년(충선왕 5)에 계국대장공주는 충선왕과 함께 고려로 귀국하였다. 이 때 그녀는 고려뿐만 아니라 원에서도 보지 못할 정도로 융성한 대접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부마의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충선왕의 의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때의 귀국은 아들 충숙왕에게 양위한 충선왕이 아들의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 것이었으며, 이듬해 충선왕은 다시 원으로 갔다. 공주는 1315년 원나라로 갔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하였다. 원은 공주의 시신을 고려로 운반하였는데, 고려로 가는 길목마다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1316년에 공주의 시신이 도착하였으며, 영안궁(永安宮)에 빈소하였다가 매장하였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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