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제야(除夜), 김영랑 [현대시]

Jobs 9 2022. 3. 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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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除夜)

김영랑

제운밤 촛불이 찌르르 녹아 버린다
못 견디게 무거운 어느 별이 떨어지는가

어둑한 골목골목에 수심은 떴다 갈앉았다
제운밤 이 한밤이 모질기도 하온가

희부연 종이 등불 수줍은 걸음걸이
샘물 정히 떠 붓는 안쓰러운 마음결

한해라 기리운 정을 모ㅎ고 쌓아 흰 그릇에
그대는 이 밤이라 맑으라 비사이다

 

시어 연구

*제운밤: 제야, ‘겨운’의 방언, 참거나 견뎌 내기 힘든

*무거운 어느별: 무거운 현실

*어둑한 골목골목: 어두운 현실

*제운맘: 한 해를 보내는 안타까운 마음, 수심이 가득한 마음

*희부얀 조히등불: 한지로 감싼 초롱불을 뜻함

*수집은 걸음걸이: 조심스럽고 조신한 걸음

*샘물: 정화수. 여인의 간절한 소망

*한해라 기리운정을: 지나간 한 해 동안의 삶을 돌아보는 마음

 

주제

어두운 현실 속에서의 안쓰러운 기원

 

해제

이 시는 무겁고 어두운 제운 밤(제야)의 배경 속에 한국의 전통적 여인이 간절하게 기원하는 모습을 담은, 한 폭의 어두운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1930년대의 어두운 시대 현실을 여인의 ‘안쓰러운 마음결’로 조명해 주는 시 정신이 돋보인다. ‘제야(除夜)’는 음력 섣달 그믐날 밤을 뜻하는 말인데, 이날에는 한 해를 마감하는 뜻으로 여러 가지 행사가 베풀어져 왔다. 잡귀를 쫓기 위하여 집안 곳곳에 밤새 불을 밝혔으며, 정화수를 떠 놓고 촛불 아래에서 지나온 한 해에 대하여 감사의 기도를 올렸던 것이다. 이 시는 바로 이러한 사실을 형상화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한 해를 보낸 한 여인이 정화수를 떠 놓고 기원하는 것을 통하여 삶의 고달픔을 노래한 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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