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동승, 하종오 [현대시]

Jobs 9 2022. 11. 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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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

하종오

국철 타고 앉아 가다가
문득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들려 살피니
아시안 젊은 남녀가 건너편에 앉아 있었다.
늦은 봄날 더운 공휴일 오후
나는 잔무 하러 사무실에 나가는 길이었다.
저이들이 무엇 하려고
국철을 탔는지 궁금해서 쳐다보면
서로 마주 보며 떠들다가 웃다가 귓속말할 뿐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모자 장사가 모자를 팔러 오자
천 원 주고 사서 번갈아 머리에 써 보고
만년필 장사가 만년필을 팔러 오자
천 원 주고 사서 번갈아 손바닥에 써 보는 저이들
문득 나는 천박한 호기심이 발동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황급하게 차창 밖으로 고개 돌렸다.
국철은 강가를 달리고 너울거리는 수면 위에는
깃털 색깔이 다른 새 여러 마리가 물결을 타고 있었다.
나는 아시안 젊은 남녀와 천연하게
동승하지 못하고 있어 낯짝 부끄러웠다.
국철은 회사와 공장이 많은 노선을 남겨 두고 있었다.
저이들도 일자리로 돌아가는 중이지 않을까.
 

 

개관

- 화자 : 천박한 호기심을 갖고 아시안 젊은 남녀를 바라보다가, 그러한 자기 자신을 반성하며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
- 주제 :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시각과 그에 대한 반성

- 성격 : 성찰적, 비판적
- 특성 ① 체험을 바탕으로 시상을 전개함.
② 대조(새↔우리)를 통해 정서가 심화되고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드러냄.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동승 → 차나, 배, 비행기를 같이 탐.
* 아시안 젊은 남녀 → 관찰의 대상
* 저이들이 무엇 하려고 ~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 대조적인 태도
* 천박한 호기심 →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인식
* 황급하게 차창 밖으로 고개 돌렸다. → 자기반성을 통한 부끄러움의 인식
* 깃털 색깔이 ~ 동승하지 못하고 → 새와 화자의 대조적인 모습
* 낯짝 부끄러웠다. → 부끄러움(반성)의 심화
* 저이들도 일자리로 돌아가는 중이지 않을까. → '나'와 '아시안 젊은 남녀' 간의 동질감을 깨달음.

시상의 흐름(짜임)
- 1 ~ 5행 : 국철에서 아시안 남녀를 보게 됨.
- 6 ~ 13행 : '나'의 호기심과 달리 평범한 모습의 그들
- 14 ~ 끝 : '나'의 태도에 대한 반성과 깨달음

 

이해와 감상
이 시는 국철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목격한 경험담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들의 편협한 시선과 그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담아낸 작품이다. 화자는 자리에 앉아 아시아 어느 지역에서 온 젊은 남녀의 행동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그들은 화자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여느 한국인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화자는 잠깐이나마 그들을 호기심의 대상으로 바라본 자신의 태도가 천박한 것이었음을 깨닫고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본다. 강 위에는 깃털 색깔이 다른 새 여러 마리가 보기 좋게 어울려 날고 있다. 이를 보고 화자는 외국인을 차별적 시각으로 보았던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한다. 이러한 화자의 모습은 다문화 시대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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