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과학 Social Sciences/사회, 문화 Social, Culture

이슬람, 유대교, 돼지 금지, 힌두교, 소 금지, 종교, 환경

Jobs 9 2024. 3. 29. 22:22
반응형

이슬람, 유대교, 돼지 금지, 힌두교, 소 금지, 종교, 환경

 

힌두교인들이 처음부터 소고기를 먹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현재는 폐지됐지만 수천 년간 인도인의 생활 규율 역할을 해왔던 카스트제도 중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제사장)은 과거 ‘소’를 힌두교의 신 중 시바신이 타고 다니는 운송수단이라며 신성한 가축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먹지 못하게 만들었다.

인도의 인구가 증가하고 농경이 점차 확대되면서 쟁기를 끌 소의 중요성이 커졌고, 땔감이 부족할 때 소똥까지 연료로 쓰이는 만큼 소의 역할이 중요해 소를 먹으면 농경생활이 위협을 받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전통으로 인도에서 '숫소'는 신의 운송수단이라는 힌두교의 교리로 받아 들어져 사람이 소유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암소'와 '거세한 소'는 사람들이 소유해 생산 활동에 참여시킬 수 있다. 

반면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철저한 금기식품으로 하고 있다. 쿠란에는 신의 명령으로 돼지고기 금기가 명시되어있다고 한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신빙성이 있는 것은 바로 중동지역의 환경 때문이다. 고대 중동 지역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중요한 동물이 소·양·염소 세 가지 동물이었다. 이 동물들은 풀이나 짚과 같은 거친 섬유질 먹이를 소화시키기에 가장 효과적인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추동물이다. 인간이 먹지 않는 풀이나 짚, 건초, 관목과 잎사귀들을 먹고 되새김질로 소화시키면서 고기와 젖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면 돼지는 잡식동물로서 되새김질을 하지 않아 풀이나 짚, 나뭇잎처럼 섬유소가 많은 것을 제공하면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해 성장하지 못한다. 그래서 섬유소가 적은 밀이나 옥수수, 감자, 콩 등을 먹이면 돼지는 잘 자라지만 인간과 먹을 것에서 경쟁관계에 놓이는 것이다. 또한 돼지의 신체의 열을 조절하는 체계는 건조한 중동 지역에 적합지 않아 돼지를 기르려면 인위적으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몸을 식힐 수 있도록 물을 준비해 주어야 하며, 인간이 먹는 종류의 곡물을 먹이로 먹여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슬람교와 힌두교는 자신들이 살아가는 터전에 맞게 금기시하는 음식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인도 북부 다드리의 한 마을에서 무함마드 아클라크라는 이슬람교 남성이 소고기를 몰래 먹었다는 누명을 쓰고 힌두교도 100여 명에 집단 폭행을 당해 음식문화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조상들의 현명한 지혜로 인한 것이라지만,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각 문화의 특징을 존중해야할 것이며 현 세대에 맞는 융통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종교적인 이유였을까?
구약성서에는 돼지가 부정한 동물이기 때문에 이를 먹거나 손대면 부정하게 된다고 기록하고 있고, 이슬람교도들 역시 돼지를 불결하고 부정한 동물로 여긴다. 희한한 점은 종교는 다른데 지역과 배경이 같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모두 돼지를 싫어했다는 점이고, 반면 힌두교는 암소가 오히려 숭배의 대상이라 먹는 것을 금기시했다 
한 편은 부정해져서 못 먹고 다른 한 편은 숭배의 대상이라 못 먹는다.

 

종교의 교리는 계시라기 보다는 역사와 문화의 산물일 수 있다 문화는 당시 대다수 서민의 생활상이고 이는 지리적 환경, 경제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

중동지방의 기후와 자연 생태계는 돼지 사육에 적합하지 않았다. 돼지는 37도 이상의 직사광선 아래서는 살 수가 없다. 그런데 중동의 한낮 기온은 40도가 넘는다. 또 숲이 없는 평원과 구릉지로 이루어진 중동 지방의 지형은 강우를 이용한  농업을 영위하기에는 비가 너무 적고, 관개농업도 쉽지 않다.
이런 조건에서는 소, 양, 염소처럼 섬유질이 많은 풀을 먹고 되새김질하는  반추동물을 기르는 것이 효율적이다

반면 돼지는 숲이나 그늘진 강둑에 살며 주로 나무열매, 과일, 식물뿌리, 곡식 등 섬유질이 적은 식물을 먹는, 즉 인간과 먹이가 겹치는 경쟁자였다. 또한 돼지는 먼 거리를 몰고 다니기도 어렵고 젖을 이용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돼지고기가 아무리 맛이 좋다고 해도 식용으로 사용할 만큼 사육하기에는 생태학적으로 부적합했다. 즉 돼지고기를 먹을 때의 편익보다 돼지 사육에 드는 비용이 훨씬 컸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당시의 일반서민이 사육하여 먹을 수 없는 정도의 동물이라면 일종의 사치품이다. 그런 점에서 돼지고기를 먹고 싶은 유혹이 크면 클수록 종교를 통해 강력히 금지할 필요성도 커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한국, 중국등 동양권이나 유럽일부 지역에서는 온건한 형태의 돼지 선호문화가 발견된다. 고사를 지낼 때 돼지머리를 올려놓는 것은 중동의 돼지 혐오와는 정반대 관습이라고 할 수 있다.

 

힌두교의 암소

힌두교에서 암소를 신성시하는 것은 주로 윤회설 때문이라지만 역시 왠지 의문스럽다. 악마에서부터 소에 이르려면 86번의 윤회를 거쳐야 하는데 한번 더 윤회하면 인간이 된다.  암소를 죽인 사람의 영혼은 가장 낮은 단계로 미끄러져 이 모든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인류역사에서 소는 가장 중요한 단백질원이자 동력원이다. 유독 인도에서만 종교로 인해 소고기 터부가 생겼다는 설명은 뭔가 부족함이 있다. 인도의 전통농경문화에서 수소는 미국 농업의 주 동력원인 트랙터와 같다. 트랙터는 공장에서 생산되지만 수소는 암소가 낳는다. 이것이 암소를 보호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사실 인도뿐 아니라 아시아 농경문화에서 소를 중시하지 않는 민족은 없다. 인간이 동력을 발명하기 전까지 소없이는 농사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귀해도 웬만해서는 소를 잡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이듬해 사람이 굶어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아시아권도 소를 중시했지만 인도만이 극단적인 형태로 까지 발전했다. 경제적 요인이 종교적 터부나 사회적 금기의 원천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제환경이 바뀌면 터부도 달라질 수 있다.

종교적인 이유로 소돼지를 먹지 않는다는 얘기는 반은 틀렸다. 마찬가지로 반쪽짜리 진실을 우리는 진짜로 알고 의심을 갖지 않고 살아간다. 이런 일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지식이 너무 많다. 의심을 갖지 않으면 새로운 사고가 출발하지 않는다. 의심을 갖지 않는다는 건 내 알량한 지식과 경험이 100% 진실일 것이라는 도 넘은 자만이다.

내가 배웠고, 알고 있고, 정의 내렸고, 경험한 모든 것들은 50%만 진실이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다른 관점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