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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노동, 자기 착취, 노예 근성, 8시간 일 강박, 파킨슨의 법칙

Jobs 9 2024. 4. 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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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착취’의 시대가 된 21세기 인류의 ‘가짜노동’


인공지능은 지금의 기술이지만 기계에 의한 인간의 일자리가 뺏기는 문제는 200년된 문제이다. 특히나 지금보다 가장 빠르게 인간의 일자리가 감소했던 것은 20세기초이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붐이 오는데 일자리를 빼앗아 간 기계들은 가전 제품이다. 가사 노동에는 많은 일손이 필요했다. 열 명이 넘는 사람이 쉴 새 없이 일을 해야 한다. 기계의 도입으로 대규모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그때 남겨 놓은 유명한 저술들이 있다. “앞으로도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겠구나. 미래에는 간이 일을 안 하지 않을까?” 그때 러셀이 유명한 말을 또 남긴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 

100명의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50명의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가 도입되면 50명의 노동자는 어떻게 될 것인가?

누구나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50명이 짤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러셀 曰 “왜 50명이 일자리를 잃어야 하죠? 어제까지 우리가 하루에 8시간씩 일 하고 있었다면 내일부터는 여전히 100명의 사람이 하루에 4시간씩 일하면 되지 않나요?” 라고 한다.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왜 우리는 하루에 4시간만 일을 하겠다고 답하지 못했는가? 

러셀이 말하는 이유는 당신들의 노예 근성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일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다. 일을 하지 않는 것 = 논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좋은 어감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가장 바쁠 거라고 예측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어떻게 8시간씩 일하는가?


30년대에 비하면 지금 과학 기술은 그 사람들이 상상하던 것보다 더 많이 발전했다. 기계가 이렇게 많이 대체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8시간씩 일을 해 온 것일까? 그것에 대한 답 가운데 하나가 ⟨가짜 노동⟩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우리 업무 시간을 채우고 있는 ‘가짜 노동’이란?
가짜 노동이란 무엇일까? 노동을 통해서 얻어지는 의미나 결과물이 불명확하다. 의미가 있어서 한다고 하지만 막상 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 일들이다. 가짜 노동에 대한 증거는 1950년에도 보고된 바 있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파킨슨 법칙’이다. 파킨슨 법칙이란 이렇게 하면 이해할 것이다. ‘공무원의 숫자는 업무량과 상관없이 늘어나기만 한다’

파킨슨의 법칙
1950년대 영국 장교 파킨슨은 어떤 이론을 내놓는다. 1930~1950년대까지 영국은 두 차례 전쟁에서 지면서 쭉 추락을 한다. 영국은 해가 지지 않은 나라로 세계를 지배하는 강력한 해군을 보유 했었다.1950년대 해군의 규모가 3분의 1로 준다. 대형 군함도 62척 → 20척으로 줄고 장교의 수도 31% 감소한다. 그런데 본부 인력은 도리어 늘어난다. 실무자와 상관없이 관리자가 늘어나고 있었다. 1달을 줘도 보름을 줘도 일주일을 줘도. 결과물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업무는 주어진 시간에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업무는 완수에 허용된 시간을 채우도록 늘어난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 하지 무의미하게 보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시간을 채워낸다.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에 있는 사회학자들이 이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를 했었다. 그러자 이것이 해군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분야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무원, 사기업, 어느 조직이든 특히 사무직 근로자 위주로 밀착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이거 안 해도 세상은 굴러가는데 내 일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회사에 나와서 시간만 떼우는 것이 너무 공허해.’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는 걸 숨기기 위해서 출근을 하는 것이다.

⟨가짜 노동⟩의 저자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4시간만 일해도 되는 사회를 만들고도 8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나머지 4시간을 무언가로 채워서 가짜 노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 자신이 바쁘다고 하지 않는 순간 자신의 일자리는 쓸모 없어지기 때문에 누구도 자신의 일이 가치 없다고 얘기하지 않고 심지어 그렇게 믿는다. 하지만 전체 프로젝트가 굴러가는데 이런 시간들이 필요 있는지를 따져 보면 많은 부분이 ‘가짜 노동’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회의이다. 회의에서 아는 내용만 듣고 나왔다. 결정 사항이 하나도 없다. → 가짜 노동일 수 있다. 회의는 시간을 보내는 ‘합리적 행동’처럼 보이고 ‘의견 조율’이란 명목으로 점차 길어진다. 어떤 회사들은 회의를 15분으로 줄였더니 오히려 집중해서 회의를 끝냈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회의를 없애거나 줄이자 생산성이 증대했다.

남들이 보기에 중요하지 않고 하나 마나 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신입 너 이거 한 번 해 봐’ 당장 줄 일이 없어서 준 것인데, 열심히 하지만 사실 하나 마나 한 일을 하는 경우이다.

‘노동은 신성한 거야. 일 하지 않으면 먹지도 않아야 해’ 이런식의 관념들이 퍼져 있다. 부분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예전에 아우슈비츠를 간 적이 있다.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찾아가면 정문 위 철로 된 문구를 볼 수 있다. “ARBEIT MACHT FREI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아우슈비츠에서 강제 노동을 시키면서도 ‘우리가 너를 착취하는 거야. 네가 유대인이니까 죽을 때까지 몰아붙이는 거야.’하고 하지 않고 ‘어가 하는 노동은 신성한 거야. 노동이 너를 자유케 할 거야’라고 착취의 명분으로 사용했다. 그곳에서 일하던 아우슈비츠 노동자들은 이 글자를 만들 때 저항을 한다. 아르바이트에서 B자를 반대로 쓴다. 원래는 위가 작고 아래가 큰데, 위를 크게 아래를 작게 만든다. 우리는 모든 착취와 억압을 저항하는 수용자들의 용기가 담긴 B이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가 믿어온 ‘노동의 신성함’은 어떤 사람이 말할 때는 고귀한 가치가 되는데, 나치도 말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는 8시간 동안 노동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지난 200~300년간 길들어 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왜 바쁘게 사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왜 노동을 중요하게 여길까?
노동하고 일 하는 것이 질을 높인다는 개념은 얼마 되지 않았다. 원래는 자신이 지위가 높다는 것을 말하고 싶으면 ‘나는 논다’고 해야 한다. 지난 수천 년간 인류 사회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 권력자의 특권은 여유가 많은 것이다. 노동은 노예가 하던 것이었다. 시민 혁명이 일어나고 노동을 해서 돈을 버는 자본가들이 권력을 잡았다. 그때부터는 노동을 한다는 것이 바쁘다는 것이 이 사람의 지위를 보여준다. 지금도 우리는 바쁘다고 말할 때 자랑스러워 한다. 

한국과 독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피로 사회⟩ 라는 책이 있다. 19~20세기에 노동에 있어서 착취의 관계는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따로 있다.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방식이라는 게 전통적인 개념이다. 21세기에 넘어와서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착취자와 피착취자가 같은 사람이 된다. 일종의 성과주의적인 사회가 되니까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19~20세기 전통적인 착취보다 21세기 셀프 착취는 더 위험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걸 착취라고 생각 안 한다는 거다. 나는 자유롭다고 착각하고 있다. 

저자들의 결과는 급진적이다. 이제 놀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 가운데 필요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새로운 사회 체계에 대한 상상력과 철학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관건은 기계가 만드는 부가가치를 100명에게 나눠서 줘야 하는 것이다. 현재 나온 대안은 이런 거다. ‘기본 소득’이라고 해서 기계로 돈을 번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걷어서 일이 줄어든 사람에게 소득으로 주겠다. 만약 노동 시간이 극적으로 줄어든 세상이 오면 지금과 완전 다른 체계, 경제 논리가 새롭게 만들어질 거라 생각한다. 




가짜 노동


워라밸, 워러블, 덕업일치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
가짜 노동이 개인, 조직, 사회에 끼치는 영향과 변화

노동 시장의 높은 도덕성과 공정성을 자랑하는 나라 덴마크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 환경에 변화와 혼란이 있었고,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였다. 일상은 정상으로 돌아온 듯했지만 일터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문제들이 속출했다. 재택 근무가 끝나고 회사로 돌아온 사람들은 업무 환경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재택 근무를 할 때 두세 시간만에 끝낼 수 있었던 일들을, 사무실에서는 몇 배의 시간을 더 들여도 끝내지 못하는 기이한 경험을 한다. 그러자 사람들 사이에서는 하나둘씩 이런 의문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진짜 의미 있는 일인가?’ 일에 대한 의심과 불안과 불만족스러움은 아무도 모르게 안에 쌓여만 가고, 우리의 자존감은 매일 출근할 때마다 조금씩 깎여나갔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자기 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 실질적인 성과와 관련 없이 그저 바쁜 일, 즉 ‘가짜 노동’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한다. 문제는 정말 중요한 일과 하나도 중요하지 않는 일들이 뒤섞여 노동 시간이 늘어나도 정작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할까?’ 이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의 저자들은 우리가 일이라고 믿고 있는 것에 얼마나 많은 부조리가 존재하는지 직접 조사하고 밝혀냈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가짜 노동(Pseudoarbejde)’은 근본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해 두 저자가 새롭게 고안한 단어다. 

이 책은 그들에게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즉 진정한 문제는 조직, 경영, 리더십, 사회 안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이들이 이전부터 품고 있던 막연한 감정에 ‘가짜 노동’이라는 용어를 제시했다.
이제 독자들은 사회 전체로 보았을 때,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일 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파국적이고 존재론적 낭비인 상황에 대한 개념어를 가지게 되었다. _서문에서  

두 저자가 여러 사람을 만나고 토론한 끝에 밝혀낸 가짜 노동의 원인은 다양했다. 그중 핵심은 현대사회의 합리성, 테크닉과 테크놀러지의 출현이었다. 인류의 발전과 발명을 위한 합리성과 신기술은 더 많은 ‘노동’을 창출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유행에 따라 바뀌는 시스템, 쓸데없이 행해지는 잡무, 시간을 잡아먹을 뿐인 회의, 산더미 같은 참조 이메일의 수렁에 빠져서 엄청나게 바쁘게 일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이상한 노동의 굴레에 갇힌다. 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끊임없이 바쁘기 때문에 휴식하거나, 자기 개발을 하거나, 가족과 보낼 시간이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악순환에서 탈출할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들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뭔가를 하고 있으나 사실은 안 해도 그만인 형식적인 잡무를 하면서 퇴근도 하지 못하는, 이 같은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우리에겐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반성과, 무엇이 가짜 노동이고 무엇이 진짜 노동인지 구별하는 성찰적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짜 노동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짜 노동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토론하며, “탈주하는 무의미한 노동이 우리를 점점 더 깊은 공허로 끌어당기는 문제”를 풀어간다. 

그렇다면 왜 지금 ‘가짜 노동’인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전 세계에 불어닥쳤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노동 환경에 끼친 영향은 이 책에서 보여주는 유럽 나라들의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나라 노동 환경 역시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재택, 원격 근무 등 근로 제공 방식의 다양화를 시작으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변화의 틈 사이에서 사람들은 일의 본질에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을 통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견된다.
최근 노동 시장에는 새로 유입된 MZ세대 사이에서 조기 퇴사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힘들게 취업한 곳에서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질적인 성과 없이 바쁘고, 소모되는 듯하고,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즉 진정한 문제는 조직, 경영, 리더십, 사회 안에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꽤 오래전부터 가짜 노동의 수렁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가짜 노동은 무엇이고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 책은 개인, 관리자, 조직 및 사회 모두에게 그들이 업무 시간을 채우고는 있지만 실제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성과와 상관없이 자존감을 낮아지게 하는 무의미한 텅 빈 일들로 채우고 있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도록 가짜 노동을 탐구하는 여행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이 책의 1부 ‘사라진 시간’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많이 일하는지, 대체 왜 아직도 그렇게 많이 일하는지, 노동 시간에 대해 알아본다. 석기시대부터 현재까지 노동의 본질과 노동량에 대한 내용부터, 공허하고 쓸모없는 노동에 대한 다양한 연구까지 두루 살핀다. ‘텅 빈 노동’이나 ‘빈둥거리기’ 대신 왜 ‘가짜 노동’이라고 부르는지 개념어에 대한 설명과 가짜 노동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직장 안에서 작동하는 기제가 무엇인지도 자세히 다룬다. 
2부 ‘사라진 의미’에서는 가짜 노동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주는 다양한 직업의 취재원들을 만난다. 직장인이 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사람들을 직장에 너무 오래 묶어두고 무의미한 행동을 하게 하는, 의미 상실과 부조리의 다양한 면모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제 직장에서 어떤 것들이 의미 없는 노동을 어떻게 더 창조하는지를 밝힌다. 
우선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최신의 해결책이 사실은 훨씬 더 많은 일거리를 낳고, 그 결과 너무나 바빠진 직장인들이 오후가 넘어가도록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거의 하지 못하는 모습을 들여다본다. 업무량을 늘리는 또 다른 요인들, 예를 들어 실질적 필요와 상관없이 ‘다른 회사에서 하니까 그냥 우리도 하고 싶어지는’ 것들, 과시적인 말, 중요해 보이는 직함, 조직의 목표 선언과 다양한 꾸밈의 형식,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기나긴 회의로 직장인들이 서로를 끊임없이 훼방 놓는 상황을 설명한다. 
2부의 뒷 부분에서는 목요일까지만 근무하는 주4일 근무 회사를 직접 방문한 내용을 담았다. 현대사회가 왜 시간을 노동량 측정의 척도로 사용하기를 고집하는지 질문하고, 초과 근무를 발생시키는 직원들에 대한 조직의 불신과 인사팀, 감사팀 등 직원들을 감시하는데 공을 들이는 기업의 감시 욕망에 대해 분석했다.
3부 ‘시간과 의미 되찾기’에서는 가짜 노동에서 벗어나 시간과 의미를 되찾는 방법을 알아본다. 의미를 되찾는 방법에 앞서 노동이란 무엇이고, 일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이 인간에게 왜 중요한가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고 한 개인이, 평범한 직원이 직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본다. 가짜 노동을 벗어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리자에 대한 의미 있는 조언도 정리했다. 마지막 장에서는 가짜 노동이라는 금기를 제거하고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본다. 

지금껏 우리가 했던 가짜 노동을 마주 보고
진짜 노동에 대한 나의 결정권 되찾기

성과와 상관없는 일, 보여주기 식의 일,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위한 일, 단지 바빠 보이기 위한 무의미한 일들은 모두 가짜 노동이다. 일이란 그저 단순한 돈벌이와 생존 수단이 아닌 인간의 삶의 근본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가짜 노동은 개인의 자존감에 타격을 주고, 존재를 위태롭게 하며 보어아웃과 번아웃에 빠져 오래 일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왜 오래 일하는가?’ ‘나는 가짜 노동을 하고 있는가 진짜 노동을 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이 우리 삶과 일의 진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기후 변화, 저출산 고령화, 인플레이션, 경제 침체 등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성이 심화될수록 우리는 가짜 노동이라는 오랜 기만에서 벗어나 진짜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 내가 과거에 했던 일, 현재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해야 할 일…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짜 노동: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는 우리가 암묵적으로 숨기고 외면해 왔던 노동의 오랜 문제를 파헤친다. 만약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인지 때때로 의구심이 든다면, 그 실체 없는 불안과 의심이 지속된다면, 이 책에 담긴 여러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볼 수 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다. ‘우리는 왜 그렇게 일을 많이 할까’라는 자연스럽고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자신의 노동을 주의 깊게 성찰할 것. 가짜 노동에 의한 시간 낭비를 멈추고, 무의미한 업무에 소비하던 시간을 보다 가치 있는 곳에 쓸 것. 이것은 결국 우리가 마음 깊숙이 바라는 것들의 실현이기도 하다. 가짜 노동에 갇혀있던 시간을 해방시켜, 진짜 일을 해야 할 시간에는 일을 하고, 그렇지 않는 시간에는 쉬거나 소중한 사람과 보내거나 자기 개발하는 것 말이다. 
일과 삶의 의미를 되찾는 방법은,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에 있지도, 외부에 있지도 않다. 가짜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은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불만족스러움, 불안 등의 여러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과 관점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은 이 책의 저자들의 말처럼, 여러분도 현대 노동 생활에 깃들어 있는 부조리와 비이성으로의 여행을 즐겨보길 권한다. 

저자 소개
데니스 뇌르마르크
Dennis Nørmark
데니스 뇌르마르크는 1978년 덴마크에서 태어나 오르후스 대학교에서 인류학 석사를 받고 노동, 정치, 문화에 대한 강사, 컨설턴트, 비평가로 일했다. 
여러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직장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얻었고 그를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통찰하는 깊이 있는 글을 써왔다. 그는 덴마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다양한 인류학 서적들의 저자이기도 하다.
여러 저서 중에 『가짜 노동Pseudowork』 『석기 시대의 문화적 이해Cultural Intelligence for Stone-Age Brains』 등이 영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아네르스 포그 옌센
Anders Fogh Jensen
아네르스 포그 옌센은 1973년 덴마크에서 태어나 오덴세 대학교에서 철학으로 석사를 받고 파리1대학(소르본)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코펜하겐 대학교에서 예술문화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강사, 작가, 극작가, 정치 및 사회 이슈에 대한 비평가로 알려져 있다. 여러 대학교에서의 강의와 연구를 통해 프로젝트 커뮤니티 개념을 다듬었고, 최근에는 철학적 대화를 통해 내면을 치유하는 여행 안내자로 활동하고 있다.
『은유의 힘Metaforens magt』 『프로젝트 사회The Project Society』 『가짜 노동Pseudowork』 등 열 권 이상의 저서를 집필했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

1부. 사라진 시간

1장. 지나친 노동량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 넘치는 여유 시간을 걱정하는 사회| 예상과 너무 다른 현재| 노동시간의 단축과 더 나은 삶을 위한 진보| 여전히 남아 있는 석기시대| 노동에 대한 신앙| 가짜 노동하는 사무직의 탄생| 노동의 효율을 위한 변명, 관리직의 증가| 과잉 교육과 남아도는 지식노동자| 혁신과 맞바꾼 혹독한 노동| 예상을 빗나간 진보, 대침체의 시대| 우린 대체 온종일 뭘 그렇게 하는가

2장. 텅 비어가는 노동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퇴근| 직장 만족도가 낮아지는 이유| 우리는 생각보다 적게 일한다| 업무와 관련 없는 일과를 보내는 사람들| 사회적 금기, 바쁘지 않다는 말| 할 일 없는 직원의 괴로움| 모든 게 지겹다면 당신도 보어아웃 증후군| 나의 일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 노동시장은 과연 합리적일까

3장. 노동의 본질과 변화
텅 빈 노동의 네 가지 유형 : 빈둥거리기, 시간 늘리기, 일 늘리기, 일 꾸며내기| 텅 빈 노동보다 더 심한 것들| 가짜 노동의 정의들| 눈에 보이는 노동, 보이지 않는 노동| 합리성과 이성, 다르게 보기|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는 기술의 실체| 가속화의 역설| 노동의 허위 형성| 인식하지 못하고 하는 일들| 자신의 가짜 노동을 인정하는 사람들

2부. 사라진 의미

4장. 가짜 노동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가짜 노동을 위한 두 달| 허위 프로젝트라는 예술| 일은 적고 책임은 커지는 중역의 유혹| 주어진 시간에 딱 맞게 늘어나는 노동| 자꾸 늘어나는 관리직, 자를 때는 생산직 먼저| 상사들의 과시 경쟁| 바쁜 척하기의 대가| 바빠 보이기 위한 책상 꾸미기| 로고가 없으면 회사가 망하나| 학교에서의 가짜 노동| 일을 줄이기 위해 시간을 줄인다| 여가가 아닌 노동이 특권인 사회| 할 일이 없으면 집에 가자 
5장. 해결책이 불러온 문제들
사용자가 아닌 시스템을 위한 해결책| 핵심 업무와 가짜 노동| 142개의 가짜 질문과 지어낸 답|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는 세상| 민간 부문을 따라 하는 공공 부문| 기업의 신화에 가려진 사실들| 해결책을 찾는 대신 일을 해킹하라| 시간이 남아도는 관리직을 경계하자| 끝없는 개선을 멈추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창조적 조직의 실체| 적은 것에 만족하는 기술 

6장. 남에 대한 모방을 멈추자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 모든 것의 문서화| 상급 기관 흉내내기| 핵심 업무보다 멋진 아이디어가 우선| 가짜 노동을 낳는 새로움 숭배| 최악의 시간 낭비를 일으키는 직군| 기업의 모방 본능| 규정을 이용한 책임 회피| 아무도 읽지 않는 연례 보고서| 가짜 노동에 무작정 저항하기 전에

7장. 우주에서 지구로 복귀하자
리더십 포르노와 전문용어라는 외계어| 문제 축적, 냉소와 무지, 자존감 저하| 비판이 불가능한 허약한 내부| 홍보의 차별화와 폭증 그리고 홍보를 위한 경영| 과도한 경쟁과 교육의 과잉| 여러 겹으로 감춰진 가짜 노동의 단서들| 과시성 프로젝트의 사례들| 허위 활동의 미학적 기쁨

8장. 긍정이 지배하는 사회
부정보다 훨씬 힘이 센 긍정| 긍정은 더 많은 일을 만들어낸다| 긍정의 첫 번째 인과응보| 부조리하고 피상적인 긍정의 군살들| 모두를 포함해야 긍정이다| 답이 정해져 있는 가짜 참여| 참조 이메일에 파묻히다| 긍정성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면

9장. 무의미한 노동시간 줄이기
그 회의에 안건은 없었다| 가짜 휴식 말고 진짜 휴식| 회의라는 만성 질병| 회의의 유일한 목적| 목요일까지만 일하는 회사| 시간을 줄이면 일도 준다| 근무시간 길이와 생산력의 관계| 방해받지 않는 포모도로 시간| 이메일의 수렁에 빠진 사람들| 이메일의 족쇄에서 벗어나기| 시간을 줄이면 노동의 질이 높아진다

10장. 노동시간에 대한 관념 버리기
진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기업이 가진 이상한 탐욕| 시간 단위 노동의 탄생| 근무시간 내 지루함 : 고통에서 수치심으로| 대기업 사무실에 출몰하는 좀비| 딴짓 조율하기| 당신도 가짜 노동을 하고 있다면

11장. 사람을 믿자
아무도 읽지 않는 허위 보고서| 억지 목표 설정과 허위 절차| 면피를 위한 과도한 점검과 규제| 타성적으로 행해지는 헛짓거리들| 무의미에도 멈추지 않는 공회전| 업무 평가의 부수 업무 : 합의| 보고가 최우선| 가짜 노동을 위해 고안된 도구와 기술| 불신과 통제를 중시한 대가

3부. 시간과 의미 되찾기

12장. 노동과 인간의 본질
우리는 왜 일하는가| 고대 그리스와 기독교의 관점| 세상과의 유기적 상호작용| 소속되거나 소외되거나| 가짜 노동이 끼치는 진짜 해악| 진실을 왜곡하는 거울의 방| 가짜 노동이 금기시되는 이유| 문제는 개인이 아니다| 노동의 동기들| 불안을 덮는 가짜 노동

13장. 변화를 위한 우리의 전략
눈치보지 않고 퇴근하기| 이젠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하자| 회의는 무조건 짧을수록 좋다| 불완전함을 감수한다| 먼저 믿음을 줘야 신뢰가 쌓인다| 가짜 노동 명확하게 구분하기| 타인에 대한 모방을 경계한다| 시간으로 계량하지 말 것| 자기 개발의 다른 방식| 진짜 일에 헌신하자| 복종하지 않을 의무| 도덕적 책임감을 희석하지 말자| 당신도 가짜 노동에 빠져 있을 수 있다| 미투 : 가짜 노동에 해시태그 달기

14장. 관리자를 위한 의미 있는 조언들
가짜 노동에 맞설 용기| 관리직은 왜 가짜 노동을 지속하게 되었나| 역할과 권위를 받아들이자| 직접 결정을 내리자| 관계 지향적 리더와 전문가의 균형| 관리직의 수는 적을수록 좋다| 비판적 질문에 대한 보상의 필요성| 과정이나 시간보다 중요한 결과 평가| 때론 믿고 맡기는 것도 필요하다| 원한다면 그냥 놀게 하자| 의미 없는 일에서 벗어나기| 현실적인 일에 집중하기

15장. 가짜 노동 없는 사회
합리화와 능률 개선에 실패한 이유| 가짜 노동으로부터 우리의 시간을 해방해야 할 때| 노동을 잠시 쉬어갈 이유| 가짜 노동자가 되는 교육| 세상엔 수많은 직업이 있다| 보편적 기본 소득| 더 많은 위험 요소 감수하기| 일과 삶의 의미 되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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