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새, 박남수 [현대시]

Jobs 9 2022. 5. 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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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體溫)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嬌態)로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3
――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傷)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개관

- 성격 : 주지적, 문명비판적, 시각적, 상징적, 대립적
- 표현
* 감정이 배제되고 이미지로만 제시함.
* 인간과 자연의 대립적 이미지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함.(포수↔새)
* 이미지적인 면과 함께 인간 존재의 탐구라는 지적인 면이 함께 나타남.

- 주제 ⇒ 자연이 지닌 순수한 가치의 옹호와 추구
          자연의 순수함을 파괴하는 인간 문명의 폭력성 비판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하늘에 깔아 논 / 바람의 여울터 →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
* 모르면서 → '무지(無知)'가 아니라, '의도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순수함'을 뜻함.
* 새의 노래와 사랑 → 순수함의 본질
* 노래인 줄도 모르고 노래하고, 사랑인 줄도 모르고 사랑을 나누는 새의 모습
 → ① 자연(새)의 순수함을 이루는 본질
     ② 의식적으로 이런 저런 행위를 하겠다고 의도하거나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욕구에 의해 나오는 것이 새의 행동(노래하고 사랑하는)이고, 이것이 자연 전체의 모습이다.
     ③ 이 모습은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답고, 생명의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는 절실한 표현임.
* 뜻을 만들지 않고 → 새는 그저 울고 싶어 울 뿐이지, 거기에 억지로 뜻을 붙이지는 않는다.
* 지어서 교태로 가식하지 않는다
  → 새들의 사랑은 속으로부터 저절로 우러나와 이루어지는 것이지 억지로 예쁜 모양이나 몸짓을 꾸미어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 포수 →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와 대조
      자연의 순수성을 파괴하는 비정하고 공격적인 인간 문명의 주체
* 한덩이 납 → 비정하고 잔혹함의 이미지.  '인간의 기계 문명' 상징
* 순수 → 포수의 총에 맞기 전의 한 마리 아름다운 새에 대한 은유
*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 → 인간의 손에 의해 파괴된 자연의 모습 상징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새의 아름다운 노래와 따스한 사랑 ⇒자연의 순수함과 아름다움
- 2연 : 억지와 가식이 없는 자연의 순수함
- 3연 :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의 순수성

 

이해와 감상
새의 천진한 아름다움을 노래한 뒤, 그것이 사람의 손에 의해 어떻게 파괴되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주제를 제시한 작품이다. 즉, 인간의 비정함이 삶의 순수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날카롭게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이미지스트로서의 시인의 면모를 새삼 확인케 해주는 작품이다. 주지적 태도와 문명 비판적인 시각이 바탕이 된 이 시는 '새'로 표상되는 자연적 생명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인위성, 파괴성을 대립시켜 노래하고 있다. 
1에서는 노래하고 사랑하는 새의 모습이 의식적인 행동이 아니고,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럽고 순수한 모습임을 강조하고 있다. 2단락은  1의 내용에 대한 부연 단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구절들의 뒤에는 사람의 생활과 문명에 대한 비판적 눈길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시인은 여기까지 사람에 대하여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새의 순진한 아름다움을 말하면서 간접적인 방법으로 인간의 문명 속에 있는 거짓, 억지스런 꾸밈 등에 대하여 싸늘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3단락에서는 포수의 총에 의해 피를 흘리는 한 마리 상한 새의 모습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인간과 자연의 대립적 관계를 선명하게 보여주면서, 순수함을 파괴하는 인간 문명의 비정함을 날카롭게 제시해 주고 있다. 
3단락의 내용은 단순히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의 모습만을 말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인간이 자연의 순수함을 강제로 손에 넣고자 했을 때 도리어 그것은 순수함을 잃어 버릴 수밖에 없음을 말하기도 한다. 곧, 인간이 순수라고 느끼는 자연물이나 상황이나 감각 등은 의도적으로 가공하려거나 가지려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상태를 더욱 자연스럽도록 풀어놓는 해방의 과정에서 획득되는 것임을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말하자면 이 시는 본질을 도외시하고 현상에만 집착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질책하는 시인의 뜻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의도된 모든 것은 비순수라는 시인의 생각이 나타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순수를 지향하는 시인의 인생관과 시작 태도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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