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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샤인, 라흐마니노프 3번은... 불멸의 곡이야! 미치지 않고서야 이 곡을 연주할 수는 없네

Jobs 9 2022. 7. 1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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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3 Op.30

라흐마니노프가 1909년 9월 23일 완성한 그의 세 번째 피아노 협주곡이다.

1악장의 카덴차가 두가지 버전으로 존재한다. 하나는 스피디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을 주는 오리지널 버전의 카덴차, 다른 하나는 무겁고 크게 지나가는 화음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ossia 버전의 카덴차이다.

 

오리지널 버전 카덴차 연주
Ossia 버전 카덴차 연주(무거운 화음 버전) / 연주 : 아쉬케나지


1악장 카덴차에는 ossia가 있다. 주로 1악장 카덴차는 ossia 버전을 많이 연주하고 정작 원본 카덴차는 호로비츠를 비롯해 소수를 제외하면 잘 쓰이지 않는다. 3악장에서도 ossia가 2번이나 등장한다. 하지만 3악장에 쓰여 있는 ossia를 연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데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효과도 크지 않고 피아니스트의 존재감을 어필할 부분은 굳이 그 부분이 아니어도 이미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ossia를 듣기는 어렵다. ossia 버전 카덴차로 연주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그레고리 소콜로프는, 그는 3악장 마지막 페이지의 양손 옥타브 하행 부분을 ossia로 연주했다.

 

편성
플루트 2(제1플루트는 피콜로 대체), 오보에 2, 클라리넷 2, 파곳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팀파니, 큰북, 캐스터네츠, 탬버린, 심벌즈, 현5부, 독주 피아노

 

악장별 구성
1악장 Allegro ma non tanto. d단조, 4/4박자.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 현의 반주에 따라 차분하면서 음울한 제1주제가 피아노에 의하여 제시된다. 이 주제가 확장되고 발전한 후, 경과구를 거쳐 2주제가 또한 피아노에 의하여 제시된다 (첨부 동영상 기준 4분 24초). 제2주제는 제1주제와는 대비되는 평화롭고 서정적인 선율로, 점차 고조되면서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벅차오르는 느낌을 준다. 매우 짧아서 있는듯 없는듯한 소종결구를 거쳐, 제1주제 선율이 연주되며 전개부가 시작된다 (6분 53초). 이 주제는 전조되면서 긴장감을 조성하며 이를 바탕으로 점점 긴박하게 전개되다, 이윽고 8분 28초 즈음부터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격하게 대립하고, 8분 52초 즈음 폭발하면서 사그라든다. 이후, 폭발의 잔해와 후유증처럼 곡이 전개되다 10분 39초부터 이 곡의 악명에 크게 일조한 카덴차가 시작된다. 카덴차 중간에 제1주제가 변주되어 재현되고, 12분부터 플룻을 비롯한 목관군과 호른이 차례로 번갈아가며 등장하며 경과구를 연주한다. 제2주제는 12분 39초부터 피아노 독주만으로 재현된 후, 14분 15초부터 1주제를 기반으로 하는 코다에 다다르고, 조용하게 사그라들면서 악장을 끝맺는다.
2악장 Intermezzo. Adagio. F#단조, 3/4박자. 첨부 동영상 기준 16분 28초부터 시작한다. 명상적이고 몽환적인 악장이다. 선법적인 화성(주로 리디아와 믹소리디아)이 적극 사용되어, 피아노 협주곡 2번의 2악장보다는 몽환적인 느낌이 든다. 중간부분은 피아노가 가세하여 러시아적 애수가 가미된 클라이막스가 등장한다. 이후, 제1부가 재현되고, 재빠른 왈츠 부분에 이어 강렬한 관현악 총주와 함께 쉼없이 3악장으로 이어진다.
3악장 Finale. Alla breve. d단조, 2/2박자. 론도 소나타 형식. 첨부 동영상 기준 27분 28초부터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과 함께 관현악 반주 위에 피아노가 급박한 제1주제를 연주한다. 28분 45초부터 밀어올리는 듯한 경과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조하면서 G장조의 제2주제가 29분 20초부터 등장한다. 제2주제는 제1주제와는 다르게 서정적이면서 광활한 듯한 느낌을 연상하게 하는 선율이다. 이후, 피날레를 위한 힘을 점차 축적하고, 35분 50초부터 다시 힘차게 달려나가다가, 39분 20초에 전곡을 관통하는 클라이막스가 등장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마찬가지로, 1악장에서의 음울함은 모두 극복하고 벗어던져버린 것 같은 순수한 환희를 노래하며, 화려하게 곡을 끝맺는다.

 

난이도
"라흐마니노프 3번은... 불멸의 곡이야! 미치지 않고서야 이 곡을 연주할 수는 없네!"
- 파크스 교수, 영화 《샤인》 中

 

 

 

rach3 악보
1악장의 카덴차 중.

대중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로 인식되어 있다. 이는 후술할 영화 샤인의 영향도 있으며 실제로 위의 1악장 카덴차 등 악보 보기부터가 어려운 데다가, 기본적으로 어마어마한 테크닉을 요구하고 40분에 가까운 러닝 타임 등 엄청난 지구력까지 필요하기 때문.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협주곡
그러나 위와 같은 인식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는데, 사실상 오늘날의 피아니스트들에게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함께 통과의례 같은 곡이며 많은 전공생들의 연주 영상도 유튜브에 상당히 많을 정도로 널리 연주되는 곡이기 때문이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이라는 말의 전제가 연주하기 너무 어려워서 건드리지도 못 할 정도라는 의미라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아예 연주 불가능 수준일 정도로 기교적으로 어렵지는 않다. 사실 난이도가 지나치게 어려워지면 연주 사례나 영상이 별로 없어서 오히려 덜 유명한 경향이 있다. 물론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높은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도전의식을 갖기 충분히 좋은 작품인 것도 사실이지만.

또한 (특히 4악장에서) 양손을 번갈아 왔다 갔다 하는 부분이 유난히 많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연주 시간이 1시간 10분이나 되는 페루초 부소니의 피아노 협주곡 등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보다 연주하기 어려운 피아노 협주곡은 생각보다 많으며, 독주곡으로만 봐도 선배들인 프란츠 리스트, 아메데 메로, 샤를 발랑탱 알캉, 레오폴드 고도프스키나 후배인 카이코스루 소랍지처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작곡가들의 피아노 협주곡보다 훨씬 기교적으로 어려운 곡들을 만든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들도 확실히 존재한다.

비록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대중들 사이에서 난이도에 대한 과장된 인식이 퍼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협주곡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곡들과 대중적으로 유명한 피아노 곡들 중에서도 난이도가 상위권에 속한다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이 협주곡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 대부분이 그렇듯 손이 작은 연주자는 도전하기 매우 힘든 작품이다. 물론 테크닉뿐만이 아니라 청중을 감동시키기 위한 음악적 표현도 어렵다. 

 

 

기교적 어려움
불규칙한 속주 구간
대부분이 하논연습곡에서 나오는 스케일처럼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게 아니라 구성음이 제멋대로인 불규칙이다.따라서 운지도 하나씩 본인에게 맞는 운지를 연구할 것.3-4번 사이가 장3도 이상으로 벌어지거나 5-1로 넘겨야 하는 상황도 나온다.다른 운지를 찾으면 좋겠지만,그게 불가능하도록 쓰여있다면 그냥 닥치고 손에 익혀야 한다.

 

분산화음 아르페지오
라-레-파#-레, 이 11도 분산화음 아르페지오를 각각 1 2 3 5번으로 쳐보라. 2 1 2 5 로 치면 되지 않냐고? 안타깝지만 2 1 2 5로는 그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게 될 것이다.
불편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는 손가락번호
아르페지오를 5번 손가락에서 1번 손가락으로 넘어간다고 생각해 보라. 해보면 알겠지만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음렬의 진행상 다른 손가락번호로의 변경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3도, 6도, 8도
하농 같은 기초연습 책에 나오는 단순 단3도, 단순 장3도가 아니라 장3도와 단3도를 불규칙으로 섞어놓은 경우가 많으며, 6도마저도 대부분 단순 6도가 아니라 새끼손가락으로 음 하나를 홀딩한 채 나머지 손가락으로 6도를 쳐야 한다.
미친 도약
그나마 다행히 쇼팽 에튀드 25-5의 경우처럼
1.단독으로 나오면서
2.틀렸을 경우 매우 치명적인(...)
도약이 나오는 파트는 없다. 또 대부분이 오케스트라반주에 묻어가기 때문에 연주 시 부담감이 훨씬 덜하긴 하다.
연속적인 Full-Chord 진행
이 문서 첫머리에 제시된 악보와 같은 구간이라고 보면 된다.손이 만약에 도에서 다음 옥타브의 미가 한 번에 닿지 않을 정도로 작으면 제아무리 노력해봤자 피지컬의 한계로 인해 풀코드 자체에 기대되는 튼튼한 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양손 Full-Chord가 통째로 도약함에 따른 체력 소모는 덤이다.
연타음
2악장 말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오케스트라의 총주 속에서도 뚫고 나와야 하는 피아노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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