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오늘날 한국 재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재벌이 된 계기는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한 것이었다. 그런데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씨가 결혼한 것은 1988년이어서 시기적으로만 보면 이 결혼과 1980년 SK의 유공 인수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노 씨 가문과 최 씨 가문이 사돈의 연을 맺기 이전부터 긴밀한 유대 관계를 가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SK의 유공 인수에 노태우 전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당시 선경(현재 SK)의 유공 인수는 재계에서조차 “말도 안 되는 미스터리”라고 평가할 정도의 일대 사건이었다. 1970년대 석유 파동을 겪으면서 공기업이었던 유공의 위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져 있었다. 1978년 대기업 순위에서 유공은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