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타임, 브라이언 그린
첫문장
모든 생명은 때가 되면 죽는다. 지구에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후 대략 30억 년에 걸쳐 복잡한 생명체로 진화하는 동안, 죽음의 칼날은 그들의 삶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집요하게 따라다녔다.
[빅뱅 무렵 = 최저 엔트로피 상태]
열역학 제2법칙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의 상태는 오늘보다 엔트로피가 낮은 어제의 상태에서 비롯되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이 논리를 계속 적용하면 어제는 그저께, 그저께는 그그저께…로 소급되다가 결국은 엔트로피가 가장 낮았던 우주의 기원, 즉 빅뱅까지 도달하게 된다. 빅뱅이 일어나던 무렵에 엔트로피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낮아서 지금도 최고 엔트로피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와 다른 미래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질서를 만들어낸 ‘엔트로피의 춤’]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과정을 “엔트로피 2단계과정(entropic two-step)”이라 부르기로 하자. 하나의 물리계 안에서 엔트로피는 감소할 수도 있지만 주변환경의 엔트로피 증가량이 내부의 감소량보다 많기 때문에, 엔트로피의 총량은 항상 증가한다. 그렇지 않다면 제2법칙은 진작에 폐기되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질서해지는 우주에서 별과 행성, 인간과 같은 질서정연한 구조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엔트로피 2단계과정 덕분이었다. 물리계에 흐르는 에너지(석탄을 태워서 발생한 에너지는 수증기를 통해 외부에 일을 한 후 증기기관 밖으로 방출된다)는 엔트로피를 외부로 방출하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심지어는 질서를 창출할 수도 있다. 생명과 마음, 그리고 마음이 중요하게 여기는 거의 모든 것들은 바로 이 “엔트로피의 춤”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다....
[왜 양자역학인가? …모른다]
왜 현실은 양자역학의 법칙을 따르는 것일까? 나도 모른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그저 지난 한 세기 동안 계산된 이론적 결과들이 수많은 실험결과와 정확하게 일치했기에 옳은 이론이라고 믿는 것뿐이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결과들은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과 비교조차 안 되는 작은 영역에 집중되어있기 때문에, 고전물리학처럼 피부에 와 닿는 이론은 아니다. 만일 인간의 감각이 양자영역을 느낄 정도로 정교했다면 우리의 직관은 양자적 현상을 기초로 형성되었을 것이고, 양자역학은 우리에게 제2의 천성으로 굳어졌을 것이다. 지금 뉴턴의 물리학이 뼈 속에 각인되어있는 것처럼(탁자에서 떨어지는 유리잔을 재빨리 잡을 수 있는 것은 고전역학으로 계산된 물체의 궤적을 직관적으로 알고있기 때문이다), 양자적 현상에도 거의 본능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런 직관이 없으므로 수학과 실험을 통해 양자적 현실을 간접적으로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
[‘의식’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는 어려움]
우리는 아직도 의식의 경험을 과학적 언어로 설명하지 못한다. 시각과 청각, 그리고 감각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세계에 의식이 개입되는 과정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누군가가 “의식은 전통 과학의 바깥에 존재한다.”고 주장해도 딱히 반박할 근거가 없고, 빠른 시일 안에 발견될 것 같지도 않다. 사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의식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해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두뇌 속 입자의 운동이 어떻게 감정과 감각을 낳을 수 있나?]
마음도 없고, 생각도 없고, 감정도 없는 입자의 무리가 어떻게 색감과 음감을 느끼고, 사랑과 증오를 느끼고, 기쁨과 슬픔을 느낀다는 말인가? 입자는 질량과 전기전하를 비롯한 몇 가지 특성을 갖고 있지만(전기전하와 비슷하면서 근본적으로 다른 핵전하 [nuclear charge]라는 것도 있다), 이런 양은 주관적 경험과 완전히 무관하다. 그런데 두뇌 속에서 진행되는 입자의 운동(이것이 두뇌의 전부이다)이 어떻게 감정과 감각과 느낌을 낳는다는 말인가?...
[자유의지를 물리 법칙으로 풀어낼 수 있나?]
우리의 개성과 가치, 그리고 자존감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것 같지만, 이 모든 것이 타협을 모르는 물리 법칙이 낳은 결과라면 자유의지는 발 디딜 곳이 없어진다. 우리는 우주의 냉정한 법칙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장난감에 불과한 것 같다. 그렇다면 핵심질문은 다음과 같다. 생각도, 감정도 없는 입자의 횡포 속에서 자유의지가 살아남을 방법은 없을까? 자유의지마저 물리 법칙의 산물이라면, ‘나는 내가 만들어간다’던 인간 특유의 자존심은 사정없이 구겨진다. 그래서 많은 철학자들은 탈출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고, 그들 중에는 자유의지를 위해 환원주의적 관점을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개개의 입자(전자, 쿼크, 뉴트리노 등)를 지배하는 법칙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실험 데이터가 입증하고 있지만, 인간의 몸과 두뇌를 구성하는 1천억 × 10억 × 10억 개의 입자들은 미시 세계에 적용되는 법칙에서 (부분적으로나마) 벗어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미시 세계에서 금지된 현상(특히 자유의지)이 거시 세계에 나타날 수도 있다....
[우주 역사를 통틀어 매우 희귀하고 특별한 시간을 겪고 있는 인류]
우리는 무상하기 그지없는 일시적 존재다.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는 짧은 시간은 우주의 역사를 통틀어 매우 희귀하고 특별한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우리는 자기 성찰을 통해 만물에 가치를 부여하고, 형이상학적 가치를 창출했다. 영원히 변치 않을 유산을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미 우주의 타임라인을 조망한 우리는 그것이 이룰 수 없는 목표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의 입자들이 모여서 현실을 인지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얼마나 단명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연결 관계를 확립하고, 우주의 미스터리를 풀었다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시간이 처음 흐르기 시작했던 시점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우주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또 어떤 길을 가게될지 알아볼 것이다˝
P. 29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우리의 근심은 더 커지기도 하고 가끔은 위안을 얻기도 하겠지만,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는 본성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P. 65 제2법칙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의 상태는 오늘보다 엔트로피가 낮은 어제의 상태에서 비롯되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이 논리를 계속 적용하면 어제는 그저께, 그저께는 그 그저께...로 소급되다가 결국은 엔트로피가 가장 낮았던 우주의 기원, 즉 빅뱅까지 도달하게 된다.
P. 103 핵력의 역할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중력과 핵력이 동등한 자격으로 팀을 이뤄서 제2법칙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공정한 것 같다.
P. 142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가 에너지를 얻는 과정은 전자가 점프하면서 진행되는 일련의 산화 환원 반응으로 요약할 수 있다.
P. 179 우주에는 물질이 있고, 마음을 가진 생명체도 존재한다. 물질은 마음에 영향을 주고, 마음은 물질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이들은 분명히 다른 존재다. 현대 과학의 언어로 말하면 ˝원자와 분자에게는 사고 능력이 없다.˝
P. 261 신화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론은 그 외에도 수없이 많지만, 아직은 뚜렷한 정설 없이 논쟁과 반론만 난무하고 있다.
P. 278 인간이 종교적 신념을 갖게 된 것은 신의 유전자를 물려받았거나 독실한 마음을 낳는 신체 기관 때문이 아니라, 진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장구한 세월 동안 투쟁해 왔기 때문이다
P. 345 학자들이 예술의 진화적 유용성과 사회 결속에 공헌한 정도, 그리고 고대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아무리 열심히 파헤쳐도,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삶과 죽음, 유한과 무한 등)을 표현하는 가장 획기적인 방법이 예술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P. 396 2장의 첫머리에서 보았듯이, 20세기 지성을 대표하는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도 우주의 미래가 암울하다면서 신의 존재를 부정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를 비추는 빛과 우리가 떠올리는 생각은 단명하지만, 과학은 이것을 정말로 희귀하고, 경이롭고, 가치 있는 사건임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P. 436 우리 우주에서 오랫동안 우주를 생각해 온 생명과 사고는 언제가 반드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우리의 우주를 넘어 무한한 공간 저편 어딘가에 영원한 생명과 사고가 존재한다는 생각만으로 위안을 삼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영원을 상상할 수 있고 영원에 도달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직접 만질 수는 없다.
P. 455 그렇다. 우리는 무상하기 그지없는 일시적 존재다.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는 짧은 시간은 우주의 역사를 통틀어 매우 희귀하고 특별한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우리는 자기 성찰을 통해 만물에 가치를 부여하고, 형이상학적 가치를 창출했다.
P. 22 ˝인간의 삶이 유한한 것처럼 모든 생명 현상과 정신도 유한하다.˝
P. 35 ˝별과 행성, 그리고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우주를 생각할 때, 지금 이 시대는 참으로 특별하다.˝
P. 57 ˝분자의 수가 작거나, 온도가 낮거나, 점유 공간의 부피가 작으면 엔트로피가 작고, 분자의 수가 많거나, 온도가 높거나, 점유 공간의 부피가 크면 엔트로피가 크다.˝
- 엔트로피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의 결론
P. 72 ˝지금도 우주 곳곳에서는 증기 기관 내부의 엔트로피가 주변 환경으로 방출되는 것과 유사한 사건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계의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과정을 ‘엔트로피 2단계 과정‘이라 부르기로 하자.˝
P. 134 ˝모든 동물의 세포는 서로 비슷하다. 현존하는 모든 다세포 생물은 먼 옛날에 존재했던 단세포 생물의 직계 후손이기 때문이다.˝
P. 142 ˝모든 생명 현상은 최후의 쉼터를 찾아가는 전자(electron)의 여정이다˝
- 생명이 에너지를 처리하는 과정의 핵심이 ‘산화환원‘ 반응임을 의미한다.
P. 151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는 시행차오를 통한 혁신에 가깝다.˝
P. 187 ˝우리는 입자의 상호 작용으로부터 감정이 생성되는 과정은 모른다. 곧 ‘마음이 없는 입자가 어떻게 마음을 만들어내는가?‘라는 문제는 환원주의에 입각한 물리 법칙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P. 219 ˝자유의지는 우리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물리 법칙에서 온 것이 아니다.˝
˝당신의 행동은 자유의지와 무관하다 해도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P. 302 ˝인간의 감정은 문화적 적응이 아닌 생물학적 적응과정의 산물이다.˝
- 찰스 다윈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에서 재인용
P. 319 ˝예술이란 불멸을 추구하는 행위다.˝(319)
- 키스 해링 Keith Haring
˝예술가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영원을 향한 갈망을 창조적인 작품으로 구현한다.˝(342)
- 브라이언 그린이 키스 해링의 표현을 조금 바꾸어 표현한 듯한 문장
P. 386 ˝생명 현상(두뇌활동 포함)은 엔트로피 폐기물(폐열 waste heat)을 외부로 방출해야만 한다.˝
-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이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먼 미래의 생명과 마음을 예측하는 논문의 기본 전제
˝사고체 thinker가 생각과 휴식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면 영원히 생각할 수 있다˝
- 다이슨 논문...
P. 436 ˝우리 우주에서 오랫동안 우주를 생각해온 생명과 사고는 언젠가 반드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P. 447 ˝모든 사람들이 정체성을 잃었다. 죽음이 없으면 단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한다...나는 신이며, 영웅이며, 철학자이며, 악마이며, 세상 자체다. 이는 곧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 루이스 보르헤스 <불멸 The Immortal>에 나오는 표현으로 보르헤스의 통찰이 감동적이기도 하고 놀랍다.
P. 456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경이로운 일이다.˝
P. 21 지구뿐만이 아니다. 가까이 있건 멀리 있건, 우주의 모든 물질은 아주 잠깐 동안 존재하면서 쏟아지는 별빛을 반주 삼아 자신만의 춤을 추고 있다.
P. 12 우리는 뚜렷한 목적 없이 작용하는 법칙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며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 존재 이유가 확실치 않은 법칙에 자신의 운명이 좌우되고 있는데도, 그 안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시간이 처음 흐르기 시작했던 지점부터 종말의 순간(또는 그와 비슷한 ...
P. 13 이 여행길에서 우리의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는 다름 아닌 ‘과학적 탐구 방법‘이다.
P. 20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이것을 두고 ‘기쁨의 원천에 서식하는 벌레‘라고 했다. 일과 놀이, 갈망, 노력, 사랑 등 인생을 풍부하게 만드는 모든 요소들은 다양한 실로 짠 직물처럼 우리의 삶 속에 치밀하게 엮여 있다가 죽음과 함께 모두 사라져 버린다.
P. 21 행성과 별, 태양계, 은하, 블랙홀에서 소용돌이치는 성운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 개개의 생명체도 유한하지만, 사실 생명 자체도 유한하다. 칼 세이건이 ‘햇살에 흩날리는 먼지‘라고 표현했던 지구는 장차 불모지로 변할 우주에 핀 무상한 꽃이다. 지구뿐만이 아니다. 가까이 있건 멀리 있건, 우주의 모든 물질은 아주...
P. 22 인간 개인은 단명한 존재지만, ˝만물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주는 어떤 섭리를 따라 운영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는 노력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과 그들이 쌓아 온 과학적 지식-이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P. 10 ˝인간은 죽음을 아는 유일한 존재다. 그 외의 모든 생명체들도 늙기는 마찬가지지만, 자신이 영원하다는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다. 모든 종교와 과학, 그리고 철학은 죽음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에서 탄생한 것이다.˝
P. 31 의식적 사고는 영원히 계속될 것인가?
(중략)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사고를 펼칠 수 있는 이유는 지구의 환경이 생명 현상과 사고에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후가 조금만 변해도 온갖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P. 206 그라지아노는 우리의 의식이 마음속에 표류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했다. 단순화된 도식을 선호하는 뇌의 성향이 무언가에 집중하는 자신에게도 적용되어, 집중을 유발한 물리적 과정이 무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과 감각은 출처가 불분명하고 그저 머릿속을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
P. 206 어려운 문제가 어려운 이유(의식이 육체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도식화된 정신모형이 ‘생각과 감각을 육체와 연결하는 두뇌 기능이 부각되지 않도록‘막고 있기 때문이다
P. 224 임의의 순간에 ‘나‘는 입자의 집합이며, 입자의 특별한 배열을 나타내는 약칭이다(이 배열은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개인의 정체성을 유지할 정도로 충분히 안정적이다) 그러므로 나를 구성하는 입자의 행동이 곧 나의 행동이다. 그 저변에서 물리법칙이 나의 입자를 제어하고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의 행동(입자...
P. 227 그리고 궁극적인 기원에서 자유로운 행동으로 초점을 바꾸면 확고하고 다양한 인간의 자유를 수용할 수 있다. - 디디
P. 339 ˝진정한 발견은 낯선 지역을 찾아갈 때가 아니라,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이루어진다. 다른 사람의 눈, 수백 개의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
P. 450 ˝당신은 인간의 목숨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군요. 그렇다면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당신이 1년 뒤에 병으로 죽는 것하고 1년 후에 전 인류가 멸종하는 것, 둘 중 어느 쪽이 더 무서운가요?˝ -
P. 455 그렇다. 우리는 무상하기 그지없는 일시적 존재다.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는 짧은 시간은 우주의 역사를 통틀어 매우 희귀하고 특별한 시간이다. -
P. 455 그러나 소규모의 입자들이 모여서 현실을 인지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얼마나 단명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연결 관계를 확립하고, 우주의 미스터리를 풀었다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P. 10 수학적 증명은 영원불멸하기 때문에 매력적이고, 자연의 법칙도 영원히 변치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이 영원한 대상을 추구하는 이유는 자신의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Meyond
P. 46 일반적으로 대규모 집단은 개체 수준에서 알 수 없는 통계적 규칙을 갖고 있다. - Meyond
P. 164 슈뢰딩거는 1943년에 개최된 강연에서 ˝요즘은 과학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한 사람의 지식으로 여러 전문 분야를 설명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라고 역설했다. - Meyond
P. 178 그러나 이야기의 주제가 의식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시각과 청각, 기쁨과 슬픔, 안락함과 고통, 속 편함과 근심 등 내면의 감각에 관한 이야기는 1인칭 시점에서 서술되어야 한다. 이것은 모든 개인이 작가가 되어 내면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다. 나는 주관적 세계를 경험할 뿐만 아니라, 그 세계에서 나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한...
태양의 가호 아래 잠시 동안 존재하면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고귀한 임무다 - 486_ksy
우주와 시간의 끝은 무엇일지
P. 21 칼 세이건 Carl Sagan이 ‘햇살에 흩날리는 먼지‘라고 표현했던 지구는 장차 불모지로 변할 우주에 핀 무상한 꽃이다. 지구뿐만이 아니다. 가까이 있건 멀리 있건, 우주의 모든 물질은아주 잠깐 동안 존재하면서 쏟아지는 별빛을 반주 삼아 자신만의 춤을 추고 있다.
P. 332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바흐의 푸가는 생존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
그러나 이들이 남긴 작품‘은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데 반드시 필요했던 능력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다. - 호두파이
P. 57 분자의 수가 작거나, 온도가 낮거나, 점유 공간의 부피가작으면 엔트로피가 작고, 분자의 수가 많거나, 온도가 높거나, 점유 공간의부피가 크면 엔트로피가 크다.
P. 63 열역학 제1법칙은 시간이 흘러도 에너지의 총량이 변하지 않는다고선언한 반면, 제2법칙은 시간이 흐를수록 에너지의 품질이 저하된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래는 왜 과거와 다를까? 답은 간단하다. 미래에 발휘되는 에너지는 과거에 발휘되었던 에너지보다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래는 과거보다엔트로피가 높다.
이것이 바로 볼...
P. 71 온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똑같은 열이 유입되어도 엔트로피의 증가량이 크다. 그래서 증기 기관은 유입된 열의 일부만을 차가운 외부로 방출해도 뜨거운 연료에서 얻은 모든 엔트로피를 처분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남은 열은 피스톤을 밀어내는 등 기계를 작동시키는 데 사용된다.
P. 72 하나의 물리계 안에서 엔트로피는 감소할 수도 있지만 주변 환경의 엔트로피 증가량이 내부의 감소량보다 많기 때문에, 엔트로피의 총량은 항상 증가한다. 그렇지 않다면 제2법칙은 진작에 폐기되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질서해지는 우주에서 별과 행성, 인간과 같은 질서 정연한 구조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엔트로피 2...
P. 78 우주는 처음 탄생할 때부터 질서와 무질서가 한데 어울려 춤을 추는 거대한 무도회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P. 79 현대우주론에 의하면 관측 가능한 우주(가장 강력한 망원경의 관측 범위 안에 존재하는 모든것)는 지금으로부터 약 140억 년 전에 초고온 초고밀도의 작은 덩어리 안에 응축되어 있다가 거대한 폭발을 겪으면서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그 후 뜨거웠던 공간이 서서히 식으면서 입자의 속도가 느려졌고, 이들이하나로 뭉쳐 별과 행성 등 다양...
P. 90 공간의 작은 영역이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통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저-엔트로피 상태에 놓여서 밀어내는 중력이 가동되고, 그 결과 우주는 급격하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빅뱅이다. -
P. 212 자신의 췌장이 키모트립신를 만들어 낸다거나, 자신이 재채기를 일으킨다고 해서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중략...
모든 사람은 췌장에서 키모트립신을만들고 재채기를 할 수 있지만, 나는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 심오하고 고유한, 나만의 무언가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이것은 누구나 갖고있는 직관이어서,...
P. 104 우주는 물질의 내부에 갇혀 있는 엔트로피를 캐내기위해 기발한 방법으로 중력과 핵력을 차용하고 있다. 중력이 없으면 한 무리의 입자는 집 안에 가득 찬 냄새 분자처럼 균일하게 퍼지면서 엔트로피가 최대인 상태를 향해 나아간다. 그러나 중력이 개입되면 입자 무리는 무겁고 조밀한 덩어리로 응축되고, 여기에 핵융합이 가세하면서 엔트로피가더...
P. 122 별의 내부에서 생성되어 초신성이 폭발하거나 중성자별이 충돌할 때 우주 공간으로 뿌려진 원소들은 장구한 세월을 떠돌다가 거대한 기체 구름으로 뭉쳐서 별과 행성이 되고, 그중 일부는 우리의 몸이 되었다. 바로 이것이지금까지 당신이 보아 온 모든 물질의 기원이다. - 거리의화가
P. 135 모든 생명체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두 가지 특징이 이 사실을 더욱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우리에게 친숙한 ‘정보 information‘다. 세포가 생명을 유지하기위해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은 생명체의 종류와 상관없이 거의 동일하다. 두 번째 특징은 에너지와 관련되어 있다. 즉, 모든 생명체에서 세포가...
P. 140 장작이 탈 때 나무에 함유된 탄소와 수소는 자신이 갖고 있던 전자를 공기 중의 산소에게 내주면서(앞서 말한 대로, 산소는 항상 전자를 애타게 찾고 있다) 서로 결합하여 물과 이산화탄소가 되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방출한다(그래서 불은 뜨겁다!). 산소가 전자를 포획했을 때, 흔히 ‘환원되었다reduced‘고 말한다(전자를 향한산...
P. 143 산화 환원에서 얻은 에너지는 모든 세포에 내장되어 있는 생물학적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사용되며, 충전된 배터리는 모든 세포에 에너지를 운반하고 공급하는 수송 전문 분자를 합성하는 데 사용된다. 이것은 매우 정교한 과정으로, 모든 생명체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P. 154 어떤 환경도 자원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분자 생태계에서긴 세월 동안 복제가 반복되다 보면 효율이 가장 높은 분자(빠르고 저렴하면서 통제 가능한 복제법을 개발한 분자)가 ‘최고 적응자‘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고 생태계를 장악한다. 생물이나 무생물이나 마찬가지다. 복제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수정되면 유리한 고지를...
P. 161 이 세상에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 몸속의 수많은 분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 잔을 쥘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원자와 분자 배열에 들어 있는 생물학적 정보가 분자 단계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과정을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생명은 물리학이 지휘하는 오케스트...
P. 178 의식의 수준에서 우주를 이해하려면 완전히 개인적이면서 자율적이고 주관적인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의식의 본질을 생각하다 보면 완전히 다른 것 같으면서도 서로 긴밀하게연결된 두 가지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1) 물질은 의식을 창출할 수 있는가? (2) 자율적인 의식은 두뇌와 몸을 구성하는 물질에 물리 법칙이 적용된...
P. 183 두뇌는 신경 섬유를 통해 접수된 신호를 빠르게 송수신하고, 생물학적 과정을 제어함으로써 적절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단, 이런 놀라운 기능의 저변에 깔려 있는 신경 경로와 생리학적 세부 사항을파악하려면 복잡하기 그지없는 생물학적 회로를 전례 없는 정확도로 그려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발표된 중간 결과를 보...
화가
P. 191 어느 쪽 손을 들어 주느냐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의식이 물질에작용하는 물리적 힘을 통해 서술되는 것이라면 그 중간 과정만 알아내면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대과학의 범주 바깥에 있는 낯선 개념을 도입하여 기초부터 꿰어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P. 197 완벽한 물리학 이론을 구축하려면 외부로 드러난 정보뿐만 아니라 내면 세계의 정보까지 고려해야 하며, 각 정보의 역학적 변화를 서술하는 방정식도 개발되어야 한다.
내면 세계의 정보 처리 과정은 의식의 물리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P. 365 암흑에너지를 도입하면 공간이 팽창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만 이런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관측된 적이 없으니 어떤 물리적 특성을 갖고 있는지도 오리무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정량의 암흑에너지를 도입하면 이론과 관측 결과가 매우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에 가속 팽창을 설명하는 정설로 자리 잡았다. 그...
P. 368 신축성 좋은 물방울무늬 옷감을 길게 잡아 늘이면 무늬들 사이의 간격이 멀어지는 것처럼, 공간이라는 직물에 새겨진 은하는 팽창하는 공간과 함께 멀어진다(물론 은하가 공간에 대해 완전히 정지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팽창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무시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은하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이들 사이에 낀 공간도 커지...
P. 380 시간이 충분히 흐르면 물질 자체가 분해될 수도 있다. 생명체에서 별에이르는 모든 복잡한 물질과 모든 분자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자의중심에는 양성자protom가 자리 잡고 있다. 만일 양성자가 더 가벼운 입자(전자나 광자)로 붕괴되는 경향이 있다면, 모든 물질이 분해되면서 우주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
P. 387 ˝어떤 구조로 되어 있건 간에, 생각하는 존재(인간의 후손이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이것을 사고체思考體, Thinker라 하자)는 사고 과정에서 생성된 열을 외부로 방출할 수 있는가?˝ 사고체가 이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면 자신이 생성한 엔트로피 속에서 과열되다가 결국은 타 버릴것이다. 그리고 팽창하는 우주에 적용되는 물리...
P. 393 사고체가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고, 새로운 지적 영역을 탐험하기를 원한다면 기억을 지워서 열을 발생시키고, 겨울잠을 자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P. 399 생각하는 존재가 모두 사라진 후에도 물리 법칙은 자신이 해 왔던 일을계속할 것이다. 우주의 현실을 펼쳐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물리 법칙의 본분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양자역학과 영원은 강력한 결합을 형성한다.
양자역학은 모든 가능한 미래를 허용하는 아주 특별한 부류의 ‘꿈꾸는 몽상가‘다.
P. 401 엔트로피는 ‘하나의 거시 상태에 대응되는 미시적 배열의 수‘다.
P. 405 호킹의 논리는 대충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임의의 작은 공간에서는 양자적 활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아무것도 없이 텅빈 공간, 즉 에너지가 0인 공간에서도 양자적 활동은 멈추지 않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에너지가 위아래로 요동치면서 ‘평균적으로 0을 유지하면 된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에서 입자...
P. 407 뜨거운 홍차를 마시건 타오르는 별을 삼키건, 자라나는 블랙홀이 제2법칙을 만족하는 것처럼, 축소되는 블랙홀도 제2법칙을 만족한다. 사건지선의 면적이 줄어든다는 것은 엔트로피가 감소한다는 뜻이지만, 블랙홀에서 방출된 복사는 넓은 우주 공간으로 퍼져 나가면서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 그리고 이 증가량은 블랙홀에서 감소한 양보다 많기 때...
P. 414 피터 힉스의 논리는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공간이 정말로 텅 비어 있다면 입자들은 질량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입자는 분명히 질랑을 갖고 있으므로 공간은 무언가로 가득차 있어야 하며, 입자들이 지금과 같은 질량을 갖도록 갖춰져 있어야 한다.˝
P. 417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은 입자가 장벽을 통과하는 현상을 ‘양자터널효과‘라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는 입자의 양자터널효과를고려했지만, 장field도 이 값에서 저 값으로 바뀌면서 장벽을 통과할 수있다. 물론 힉스장도 예외가 아니다. 힉스장이 양자터널을 겪으면서 값이 바뀐다면 우주의 장기적인 운명도 커다란 ...
P. 427 볼츠만두뇌 가설의 핵심은 ˝마음과 같은 복잡한 구조체의 원재료인 입자를 복사radiation의 형태로 방출하는 우주지평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P. 434 지역우주는 무한히 많은데 이들이 겪을 수 있는 역사의 종류가 유한하다. 따라서 우리와 똑같은 역사를 겪는 지역우주가 어딘가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와 똑같은 지역우주는 한두 개가 아니라 무한히 많다. 그리고 제아무리 황당무계하고 말도 안 되는 역사라 해도, 그런 역사를 겪는 우주가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한다. 간단히 말해...
P. 436 우리 우주에서 오랫동안 우주를 생각해 온 생명과 사고는 언젠가 반드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우리의 우주를 넘어 무한한 공간 저편 어딘가에 영원한 생명과 사고가 존재한다는 생각만으로 위안을 삼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영원을 상상할 수 있고 영원에 도달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직접 만질수는 없다.
P. 457 정말로 그렇다.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비슷한 확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수많은 입자 배열들 속에서 특별한 배열이 최후의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우연의 신이 우리를 한없이 축복하사, 자연의 법칙이라는 좁디좁은 깔때기를 통과하여 우리가 지금 이곳에 존재하게 된 것이다.
P. 458 춥고 황량한 우주를 향해 나아가려면 웅장한 설계도 같은 것은 잊어야한다. 입자에게는 목적이 없으며, 우주 깊은 곳을 배회하면서 발견되기를기다리는 궁극의 해답 같은 것도 없다. 그 대신 특별한 입자 집단이 주관적인 세계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성찰하면서 자신만의 목적을 만들어 내고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상태를 탐구하는 여정에서 우리.
"브라이언 그린, 우주의 시작과 끝"
책을 여행에들 많이 비유한다. 책 속의 공간적 배경이 실제 내 현실과 달라서도 그렇지만, 사실 탈 현실적 감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이유는 시각의 줌 인 혹은 줌 아웃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일상을 살 때 보이지 않던 작은 세계에 현미경을 댄 듯 확대하거나 인간이 점으로 보일 때까지 축소하여 거시적 진실을 보여주는 책을 읽고 현실로 돌아오면,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 책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광각 렌즈를 장착했다. 브라이언 그린은 이번 책에서 우주의 탄생부터 종말까지를 다룬다.
초끈이론을 대중에게 설명하던 이 과학자는 이제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그는 우주 대폭발의 순간부터 우주 마지막 순간까지의 여정을 안내하면서 생명체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인간의 의식은 어떻게 진화했는지, 영원을 향한 인간의 갈망은 어떻게 발현되어 왔는지 살핀다. 철학과 과학의 경계가 불분명한 이 책의 추천사에 한정훈 교수는 "이제 그는 철학자, 역사학자, 사상가의 지위에 도전한다."고 썼다. (만물의 무상함 앞에서 이런 구분도 무의미하겠지만) 그는 이번 책으로 새로운 반열에 올라선 것 같다.
《엘러건트 유니버스》《우주의 구조》등 수 년 마다 명저를 집필하며, 칼 세이건 이후 최고의 ‘대중 과학 전도사’로 불린 브라이언 그린이 10여 년 만에 새 책을 썼다. 미국 현지에서는 2020년 출간되어 즉각 아마존 과학 분야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미 크게 화제된 바 있다. 미래엔 와이즈베리는 카이스트 출신 과학전문 번역가 박병철 박사에게 의뢰해 장장 1년여에 걸친 고된 번역작업 끝에 한국어판 《엔드 오브 타임》을 출간했다.
《엔드 오브 타임》은 그의 지난 책들과 결이 조금 다르다. 브라이언 그린 특유의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대중을 향해 강의하듯 특정 물리학 이론을 설명하던 과거 저서들과 비교하면, 이번 책은 독백에 가깝다. 물리학자로서 연구와 탐구를 넘어선, 지난 10여 년간의 철학적 성찰이 느껴진다.
물론 책의 모든 문장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쓰였다. 다만 그 사고의 방향이 어떤 하나의 과학이론만을 향한 게 아니라 우주와 생명, 인간의 정신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뻗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는 인류가 지금껏 설명해내기 위해 시도해온 수많은 과학적 미스터리들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밝히면서도, 최선을 다해 문제의 중심으로 파고든다.
목차
1장. 영원함의 매력 - 시작과 끝, 그리고 그 너머
2장. 시간의 언어 - 과거와 미래, 그리고 변화
3장. 기원과 엔트로피 - 창조에서 구조체로
4장. 정보와 생명 - 구조체에서 생명으로
5장. 입자와 의식 - 생명에서 마음으로
6장. 언어와 이야기 - 마음에서 상상으로
7장. 두뇌와 믿음 - 상상에서 신성(神聖)으로
8장. 본능과 창조력 - 신성함에서 숭고함으로
9장. 지속과 무상함 - 숭고함에서 최후의 생각으로
10장. 시간의 황혼 - 양자, 개연성, 그리고 영원
11장. 존재의 고귀함 - 마음, 물질, 그리고 의미
저자 및 역자
브라이언 그린 (Brian Greene)
초끈이론과 우주론 등을 이론물리학계의 선두에서 이끄는 브라이언 그린은 25개국을 넘나들면서 기초물리학 및 고급물리학을 강의한 세계적인 물리학자이다. 끈이론의 신비를 쉽고 명쾌하면서도 우아한 언어로 표현한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집필한 저명한 과학저술가로 《우주의 구조》 《블랙홀을 향해 날아간 이카루스》 등 출간하는 책마다 전 세계 물리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인류과학사를 빛낼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수상 : 2000년 론 플랑 과학상 Rhone Poulenc Science Books Prize
최근작 : <엔드 오브 타임>,<멀티 유니버스>,<블랙홀을 향해 날아간 이카로스> …
박병철 (옮긴이)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30년 가까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집필과 번역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과학동화 《별이 된 라이카》, 《생쥐들의 뉴턴 사수 작전》, 《외계인 에어로, 비행기를 만들다!》를 썼습니다. 2005년 제46회 한국출판문화상, 2016년 제34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번역상을 수상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평행우주》, 《신의 입자》,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등 100여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