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문제/국어

법원직 9급 국어 기출 문제 해설 - 2018

Jobs 9 2022. 2. 20. 07:44
반응형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문 4]

[앞부분의 줄거리] 오 일병과 ‘나’는 기동 훈련에 대비하 여 참호를 파다가 철사에 감긴 사람의 유골을 발견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을 모셔 온다. 그와 함께 유골을 수습하여 간단하게 장례를 지낸 뒤 노인을 배웅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공산주의 활 동을 하다가 전쟁 중에 종적을 감춘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린다.  
 

  첫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밤새 완행열 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 던 것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났던 나는 ㉠그득한 밥상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처럼 연신 수줍은 웃음을 흘리며 어머 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네가 온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깜박 잊 고 있었는데, 글쎄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로구나.  
누구 말예요?
느그 아버지 말이다.
얼결에 그렇게 말해 놓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황황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 는 것 같았다.
도대체 지금 정신이 있으세요, 어머니. 그 얘긴 다시 꺼내 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 설사 살아있더라도 우리한테는 그게 백번 나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얘야.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 그래.
죽었어요. 그런 줄만 아시라니까요!
그래도……살아 있기만 하믄야 언제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 는디…….
나는 기어코 폭발하고야 말았다.
어떻게요? 이제 와서 대체 어떻게,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서로 만난다는 말입니까, 네?
입에 씹히는 대로 나는 내뱉고 있었다. 숟가락을 쥔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빌어묵을 놈의 이, 이……주둥 아리가 방정이지 뭐이다냐.
어머니는 훌쩍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리고 주섬주섬 저고 리섶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외아 들 앞에선 좀체 눈물을 비치지 않던 그녀였다. 아무리 앓 아누웠을 때라도 입을 앙다물고 애써 태연해 보이던 그녀 가 쭐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 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 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 럼 가슴속에 키워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 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 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 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 나가 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 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 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 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 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 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 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 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 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 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 이었다.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 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 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 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 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 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 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 떼를 지우고, 이윽 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 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Q  1. ㉠∼㉣을 등장인물의 심리와 연결하여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아버지에 대한 어머니의 변함없는 기다림을 보여 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② ㉡ : ‘나’가 느끼는 전쟁의 냉혹함과 압박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 : ‘나’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나야 할 전쟁의 희생자들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④ ㉣ : 아버지에 대한 증오의 감정에서 벗어나고 있는 ‘나’의 심정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해설】 정답 ③ 

‘까마귀’는 원형적 상징으로도 그러하지만, 이 소설의 문맥상으로 보아도 ‘음산하고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의 까마귀들은 분명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사물이다. 까마귀는 이념적 대립이나 분단, 혹은 그것이 유발한 우리 민족의 고통과 희생을 부추기는 부정적 세력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까마귀’와 대조되는 ‘함박눈’과 ‘사기대접’의 하얀 빛깔은 분단으로 말미암은 ‘나’ 혹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치유해 주는 용서와 화해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상징적 소재이다.



 Q  2.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갈등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② 작품 속 서술자가 자신의 경험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③ 잦은 장면 전환을 통해서 사건의 긴박함을 효과적으로 전 달하고 있다.
④ 현재와 과거 회상을 교차시키면서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 고 있다.

【해설】 정답

이 글은 현재와 과거의 교차와 배경 묘사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하고 있다. 즉, 현재의 상황과 어머 니에 대한 회상이 중첩되어 현재와 과거를 이어가며, 이를 통하여 이념의 굴레와 분단의 비극성이 현재까지 고통스럽게 이어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하지만 잦은 장면 전환으로 사건의 긴박감을 드러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③의 서술은 적절치 않다.
 


 Q  3.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 은?

 

< 보기 >
작가는 1981년 단편 <개도둑>으로 등단하였다. 그의 작품은 분단 문제와 이념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광주 민주화 운동과 분단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많이 발표하였다. 그의 소설적 관심은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그로 인한 상흔, 그리고 그것들에 의해 동요되는 개인의 모습에 있다. 이 작품에서도 전후 세대가 유산처럼 안게 된 이데올로기의 상흔과 그것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 잘 형상화되어 있다.

 

① ‘나’가 하얀 사기대접을 떠올리면서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고 수용하게 된 것은 이데올로기의 상흔을 치유해 나가 는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
② ‘나’가 아버지에 대해 어머니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며 대립하는 모습에서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초래한 개인의 동요를 발견할 수 있다.
③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시대적 아픔은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극복하려다 좌절을 경험하는 ‘나’의 무기력한 모습에 반영되어 있다.
④ ‘아버지의 땅’이란 제목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이 이데 올로기로 인한 아버지 세대의 상흔이 깃들어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해설】 정답

<보기>에 언급된 주요 개념어가 선지에 반영되었는지 살펴본다. 그런데 ③에서 말한 ‘극복하려 다 좌절’, ‘나의 무기력한 모습’ 등은 <보기>와 관련되지 않으며 이 글과도 무관하다.

①에는 ‘이데올로기의 상흔을 치유해’가, ②에는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초래한 개인의 동요’, ④에서는 ‘이데 올로기로 인한 아버지 세대의 상흔’이 <보기>에서 말한 내용과 연결된다.

 


 Q  4. ‘나’의 입장에서 ⓐ의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한 것은?

 

① 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현실과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는 어머니의 심정 사이의 괴리
② 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절망적 현실을 어쩔 수 없이 수 용하는 어머니의 체념
③ 아버지의 부재라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 했지만 한계를 느 껴 포기한 어머니의 아픔
④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절망감을 아들에 대한 희망으로 바 꾼 어머니의 눈물겨운 노력

【해설】 정답

문맥을 보면, 25년의 기다림 속에서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오기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거라고 하였다. 따라서 어머니는 스스로에게 일종의 ‘희망 고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어머니는 현실과 소망의 괴리(서로 어그러져 동떨어진 상황) 속에서 스스로에게 ‘완고한 기만’(고집 세게 속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5∼문 7]

벤담과 같은 고전적인 공리주의에서는 사람들의 행복은 계측과 합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에 공통의 기준이 성립되어 있다고 여긴다. 벤담의 효용이라는 개념은 공통의 통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근거로 한 것이 비용편익분석이다. 어떤 정책이나 행동이 얼마만큼의 행복을 가져오고 동시에 얼마만큼의 비용이 드는가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서 그 차액으로 정책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의 사례로 체코에서 일어난 필립 모리스 담배 문제를 소개할 수 있다. 담배 때문에 사람이 죽게 되는 경우, 살아 있는 동안 국가의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지만, 흡연자는 빨리 사망하기 때문에 연금, 고령자를 위한 주택 등의 예산이 절약되어 국가 재정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담배를 피울 때 국가의 비용보다 편익이 크므로 국가는 담배를 금하지 말고 계속 피우게 하는 편이 좋다는 이 결과에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비인도적인 발상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필립 모리스는 사죄하게 되었다. 
포드사는 소형자동차 핀토의 결함을 수리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비용편익분석을 하였다. 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죽는 인간의 생명이나 부상자들의 부상을 그들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환산해서 이것을 ( ㉠ ) 속에 넣고 결함을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많기 때문에 인명이 희생되더라도 결함을 개량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결정했다. 그 외에도 환경보호국의 분석에서 고령자의 생명을 화폐로 환산하면서 할인했다는 예, 자동차의 제한용 편익분석에서 인명을 화폐로 환산해서 인명을 잃은 비용보다 방지 대책에 드는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행위나 정책이 정당화되었다는 예도 있다.
결국 비용편익분석과 같은 결과주의의 생각, 즉 인명 희생의 방치나 정당화와 같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답을 이끌어낸 사례들을 지적하면서 ‘( ㉡ )’와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Q  5.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수리의 편익   ② 수리의 비용
③ 사고의 편익   ④ 사고의 비용

【해설】 정답

내용은 회사 입장에서 ‘차량의 결함을 수리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문제이다. 사고로 죽는 사람들에게 배상해야 할 비용과 결함을 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따져서 이로운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문맥으로 돌아가면,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환산해서’(여기까지는 ‘비용’ 개념이다.) 이것을 (수리했을 때의 이로움, 즉 편익) 속에 넣어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에 들어갈 어구는 ‘수리의 편익’이다.  



 Q  6. ㉡에 들어갈 질문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인간의 행복을 단일한 척도로 측정해도 좋은가?
② 더 큰 이익을 위해 개인은 희생되어도 괜찮은가?
③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④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를 화폐로 환산해도 되는가?

【해설】 정답

㉡ 앞에 제시된 것처럼, ‘인간, 생명, 인명, 희생’과 같은 ‘도덕적’인 문제와 관련지어 추리해야 한다, 하지만 ③은 이것과 전혀 무관한 진술이다.

 

 Q  7. 윗글의 서술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② 비교와 대조를 통해 대상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③ 철학적 사상을 근거로 삼아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④ 문제 상황과 대안을 제시하고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

【해설】 정답

가장 주요하게 활용된 서술 방식으로 답해야 한다. 이 글은 ‘비용편익분석’에 대한 개념을 ‘필립 모리스, 포드사’ 등의 사례들을 통해 설명한 뒤, 그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였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8∼문 10]

 

허생은 묵적골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의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 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 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글 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중략>
이때, 변산(邊山)에 수천의 군도(群盜)들이 우글거리고 있 었다. 각 지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 럼 잡히지 않았다. 군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 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군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 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 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 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 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군도들이 다투어 돈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냥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백 냥도 못 지면서 무슨 도둑질을 하 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고 해도, 이름이 도둑 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냥씩 가지고 가서 여자 하나, 소 한 필을 거느리고 오너라.”
허생의 말에 군도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이 1년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군도 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배에 싣고 그 빈 섬으로 들어갔다. 허생이 도둑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 박지원, ‘허생전’ -




 Q  8.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실제 지명을 사용함으로써 소설에 현실감을 부여하고, 부 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갈등 원인을 구체적으로 드러 내고 있다.
② 영웅적 면모를 가진 인물을 내세워 당대 지배층의 무능으로 말미암아 양민이 도둑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③ 군도들과의 대화를 통해 군도가 된 이유가 땅과 처자식이 없어서라는 내용은 작가가 당대 민중의 삶이 피폐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④ 허생이 군도를 데리고 가 빈 섬을 개척한 것을 통해, 작가는 조선의 국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영토 확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설】 정답

허생이 군도를 이끌고 섬에 들어간 행위는 집권층의 무능을 비판하고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지식인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작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이상향 건설 정도는 가능하겠으나, ④에서 말한 ‘영토 확장의 필요성’은 근거를 찾기 어렵고 지나치게 확대한 해석이다. 

출전: 박지원, ‘허생전’

1. 해제: 이 작품은 비판적 지식인인 ‘허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당대 집권층인 사대부의 무능과 허위의식을 비판하고 올바른 현실 인식과 사회 개혁을 촉구하고 있는 한문 소설이다. 

2. 핵심정리
1) 갈래 : 한문 소설, 풍자 소설
2) 성격 : 풍자적, 비판적
3) 주제
① 지배층인 사대부의 무능과 허위의식 비판
② 지배층의 각성 촉구
4) 특징
①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당대 사회의 모순을 풍자함. ② ‘빈 섬’을 통해 이상향의 구체적 모습을 제시함. ③ ‘허생’이라는 영웅적 인물의 행적을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함. 

3. 전체 줄거리
남산 밑 묵적골(墨積洞)에 살며 책 읽기만 즐겨하던 가난한 선비인 허생은, 어느 날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아내의 질책을 듣고 장안의 부자인 변 씨를 찾아가 만 냥을 빌린 후 과일과 말총을 매점 매석하여 큰돈을 번다. 이후 도적의 소굴로 찾아가 도적들을 설득한 뒤, 이들을 이끌고 미리 보아 둔빈 섬으로 들어가 농사를 지으며 살도록 한다. 이곳에서 농사와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한 허생은 자신의 이상국 건설 시험을 마친 뒤 섬에서 나와 나라 안의 빈민을 구제한다. 변 씨의 이야기를 들은 이완 대장이 허생의 사람됨을 알고 찾아와 인재를 구할 방법을 묻는다. 이에 허생은 시사 삼책을 제시하지만, 이완 대장은 모두 불가능
하다고 말한다. 허생은 지배층의 허례허식을 비판하면서 이완을 내쫓는다. 다음 날 허생은 자취를 감춘다. 



 Q  9.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허생의 처가 생각하는 글 읽기의 목적은 입신양명이 고 이는 그녀의 실용적 학문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② ㉡ : 허생의 처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업을 허생에게 추 천하고 있다.
③ ㉢ : 글 읽기에 대한 허생의 관점이 드러난 부분으로 허생 은 도를 이루기 위해 글 읽기를 한 것이다.
④ ㉣ : 돈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한 부분으로 이 시대에도 상 업 자본에 대한 근대적 자각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설】 정답

㉡에서 허생의 처가 남편에게 ‘장인바치’(물건 만드는 사람) 일을 권유하는 것은 남편에게 맞는 직업이어서가 아니다. 공장이나 상인, 즉 공상(工商)도 사(士) 계층과 다를 바 없으며, 가난한 양반도 실사구시 차원에서 실용적인 직업 행위를 할 수도 있다는 점과 선비의 무능을 신랄하게 비판하기 위한 의도인 것이다. 

 

 Q  10. ⓐ의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상루하습(上漏下濕)
② 삼순구식(三旬九食)
③ 가도벽립(家徒壁立)
④ 권토중래(捲土重來)

【해설】 정답

ⓐ는 가난한 살림에서 그저 겨우 먹고살아가는 방책을 뜻하는 ‘호구지책(糊口之策)’에 해당된다.

①, ②, ③은 모두 가난한 처지와 관련 있지만, ④ ‘권토중래(捲土重來)’는 어떤 일에 실패한 뒤에 힘을 가다듬어 다시 그 일에 착수한다는 말이기 때문에 무관한 성어이다.

① 상루하습(上漏下濕: 上 윗 상/漏 샐 루/下 아래 하/濕 젖을 습)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에서는 습기가 오른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한 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② 삼순구식(三旬九食 : 三 석 삼/旬 열흘 순/九 아홉 구/食 밥 식)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

③ 가도사벽(家徒四壁 : 家 집 가/徒 다만 도/四 넉 사/壁 벽 벽) ‘집안이 네 벽뿐’이라는 뜻으로 집안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

④ 권토중래(捲土重來 : 捲 말 권/土 흙 토/重 무거울 중/來 올 래)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온다는 뜻으로, ㉠ 한 번 실패에 굴하지 않고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남. ㉡ 패한 자가 세력을 되찾아 다시 쳐들어옴.




 Q  11. 다음 중 <보기 1>을 바탕으로 <보기 2>에 대해 탐구한 것 중에서 올바른 것은?

 

< 보기 1 >
‘-ㅁ/-음’에 대하여
ㅁ 명사형 어미 : 동사의 어간 뒤에 붙어서 동사를 명 사형이 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동사의 명사형은 서 술성이 있어 주어를 서술하며 품사가 변하지 않는 다. 앞에 부사적 표현이 쓰일 수 있다.
ㅁ 접미사 : 동사의 어간 뒤에 붙어서 동사를 명사로 파생시킨다. 파생된 명사는 서술성이 없으므로 앞에 부사적 표현이 쓰일 수 없고, 관형어가 올 수 있다.

< 보기 2 >
㉠ 그의 선조들은 불우한 을 살았다.
㉡ 겨울이어서 노면에 얼음이 자주 얼었다.
㉢ 영희는 깊은 ¹을 ²으로써 피로를 풀었다.
㉣ 진행자가 크게 웃음으로써 분위기를 바꾸었다.

 

 

① ㉠의 ‘삶’의 ‘-ㅁ’은 명사형 어미이다.
② ㉡의 ‘얼음’은 ‘얼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③ ㉢의 ‘잠¹’의 ‘-ㅁ’은 명사형 어미이고, ‘잠²’의 ‘-ㅁ’은 접미사이다.
④ ㉣의 ‘웃음’은 ‘크게’의 수식을 받으므로 ‘웃음’의 ‘-음’은 접미사이다.

【해설】 정답 ② 

㉡의 ‘얼음’은 서술성이 없고 사물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파생 명사이다. ‘노면에 얼다’로 보아 마치  서술성이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얼다’는 부사어가 필요치 않은 동사로 ‘노면이 얼다’의 구조가 되어 야 한다.

②는 바른 설명이다.

① ㉠ ‘불우한 살다’의 구조가 되지 않으므로 ‘-ㅁ’은 서술성이 없는 명사 파생 접미사이다. 따라서 여기에 쓰인 ‘삶’은 명사이다.

③ ㉢의 ‘잠¹’은 서술성이 없는 명사이므로 ‘-ㅁ’은 명사 파생 접미사이고, ‘잠²’는 ‘잠을 자다’의 구조로 서술성이 있으므로 ‘-ㅁ’은 명사형 어미이다. ‘잠²’는 동사이다.

④ ㉣의 ‘웃음’은 부사어 ‘크게’의 수식을 받고, ‘크게 웃다’로 서술성이 있다. 따라서 ‘웃음’의 ‘-음’은 명사형어미이고, 품사는 동사이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2∼문 14]

 

백옥섬 좋은 흙에 종종이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허하네
정정한 저 기상을 여자밖에 뉘 벗할고
옥난간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사창을 반개하고 차환*을 불러 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수(繡)상자에 담아 놓고
여공(女工)*을 그친 후에 중당에 밤이 깊고 납촉이 밝았을 제
나옴나옴 고초 앉아 흰 구슬을 갈아 마아
빙옥(氷玉) 같은 손 가운데 난만이 개여 내어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궁을 펼쳤는 듯
심궁 풍류 절고에 홍수궁을 마아는 듯
섬섬한 십지상(十指上)에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에 붉은 물이 미미히 숨의는 양
가인의 얕은 뺨에 홍로를 끼쳤는 듯
단단히 봉한 모양 춘나옥자 일봉서를 왕모에게 부치는 듯
춘면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옥경대를 대하여서 팔자미*를 그리려니
난데없는 붉은 꽃이 가지에 붙었는 듯
손으로 우희려니 분분히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섞인 안개 가리었다
여반(女伴)을 서로 불러 낭랑이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을 비교하니
쪽 잎의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이 아니 옳을손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 누웠더니
녹의홍상 일여자가 표연히 앞에 와서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는 듯 하직는 듯
몽롱이 잠을 깨어 정녕이 생각하니
아마도 꽃 귀신이 내게 와 하직한다
수호*를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점검하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암암이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다려 말 붙이니 그대는 한치 마소
세세연년의 꽃빛은 의구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에 머물렀지
동원의 도리화는 편시춘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의 적막히 떨어진들 뉘라서 슬퍼할고
규중에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이로세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어낸고 일로 하여 지어서라
- 작자 미상, ‘봉선화가’ -

* 차환 : 주인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젊은 계집종.
* 여공 : 부녀자들이 하던 길쌈질.
* 파사국 : 페르시아.
* 팔자미 : 몹시 성내어 얼굴을 일그러뜨렸을 때의 눈썹을 이르는 말.
* 수호 : 수를 놓은 휘장으로 가린 문.



 Q  12.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대상을 의인화하여 화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있다.
②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상 전개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③ 색채의 대비를 통해 대상에 대한 인상을 선명하게 표현하 고 있다.
④ 화자와 청자가 말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해설】 정답

④ 끝 부분을 보면 의인화한 봉선화에게 화자가 말을 건네며 위로하고 있다. 스스로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시상이 전개되지만 화자와 청자가 대화하는 방식은 아니다.

① 봉선화를 녹의홍상을 입은 여인으로 의인화하여 표현하였다.

② 봉선화 물들이기 과정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고 있다. 꽃잎을 따는 일에서부터 꽃잎에 백반을 넣어 간 것을 손톱 위에 얹고, 그것을 다시 종이로 감아 실로 묶어 두었다가, 시간이 지난 후에 풀어내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③ ‘흰 구슬(백반)과 빙옥 같은 손‘의 백색 이미지에 붉은 봉선화를 대비하여 표현하였다.

봉선화가 [핵심 정리] ∙갈래 : 내방 가사, 규방 가사

∙구성

서사 : 백화보에서 본 봉선화의 아리따운 모습

본사(1) : 정숙한 여인의 기상인 향기 없는 봉선화

본사(2) :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이는 모습

본사(3) : 봉선화 물이 든 손톱의 아름다움

결사 : 규중 여인(화자)과 봉선화와의 인연

제재: 봉선화 물들이기

∙주제: 봉선화를 통해 담은 여인의 아름다운 정회



 Q  13. ㉠∼㉣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경박한 남자를 비유적으로 표현해 봉선화의 정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② ㉡ : 미화된 표현을 통해 정성스럽게 종이와 실로 손가락을 봉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③ ㉢ : 관용적 표현을 통해 봉선화 꽃물의 색보다 봉선화 꽃잎의 색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④ ㉣ : 두 대상에 대한 화자의 상반된 태도를 통해 화자와 봉선화와의 인연을 드러내고 있다.

【해설】 정답 ③ 

㉢은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관용적 표현을 통해, 봉선화 꽃잎의 색보다 손톱에 물들인 봉선화 꽃물의 색이 더 붉다고 표현한 것이다. ③은 비교가 반대로 된 서술이다. 



 Q  14. 화자의 봉선화에 대한 태도와 가장 일치하는 것은?

 

① 동각에 숨은 꽃이 척촉(郢裀)인가 두견화(杜鵑花)인가. 

건곤(乾坤)이 눈이어늘 제 어찌 감히 피리. 

알괘라 백설 양춘(白雪陽春)은 매화밖에 뉘 있으리.
② 梨花(이화)에 月白(월백)ᄒᆞ고 銀漢(은한)이 三更(삼경)인ᄌᆡ

一枝春心(일지춘심)을 子規(자규)야 알랴마ᄂᆞᆫ

多情(다정)도 病(병)인 양ᄒᆞ여 ᄌᆞᆷ 못 드러 ᄒᆞ노라

③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④ 잔들고혼자안자먼뫼흘ᄇᆞ라보니
그리던님이오나반가옴이이리ᄒᆞ랴
말ᄉᆞᆷ도우음도아녀도몯내됴ᄒᆞ노라

【해설】 정답 ① 해

앞부분에서 화자는 경박한 남자들을 멀리하는 봉선화의 행실이 곧고 정숙하다고 예찬하였다.

①의 시조도 철쭉 및 진달래꽃과 대조하여 매화의 지조를 예찬하였다.

② 봄밤의 애상적 정서를 노래한 이조년의 시조이다.

③ 은사의 한정을 노래한 월산 대군의 시조이다.

④ 산을 좋아하는 마음을 담아낸 윤선도의 ‘만흥’이란 작품이다

④ 「매화사」 제8수

[해석] - 안민영 동쪽 누각에 숨은 꽃이 철쭉꽃인가 진달래꽃인가

온 세상이 눈에 덮여 있는데 제 어찌 감히 필 것인가

알겠구나, 백설 속에서도 봄인 양하는 것은 매화밖에 또 누가 있으랴.





 Q  15. <보기>를 참고할 때, 다음 중 붙여 쓸 수 없는 것은?

 

< 보기 >
㉠ 나는 그 책을 거의 다 읽어 간다.
㉡ 나는 영희에게 사과를 깎아 주었다.


용언은 그 쓰임에 따라 본용언과 보조 용언으로 나뉜다. 본용언은 ㉠의 ‘읽어’처럼 문장의 주어를 주되게 서술해 주는 말로 보조 용언의 도움을 받는다. 반면에 보조 용언은 ㉠의 ‘간다’처럼 본용언과 연결되어 그것의 뜻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용언으로 자립성이 없어 단독으로 주어를 서술하지 못한다. 한글 맞춤법 규정 제47항에 따르면, 이와 같은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 그런데 ㉡의 ‘주었다’처럼 단독으로 주어를 서술하는 것이 가능하면 본용언 뒤에 또 다른 본용언이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이 경우 두 본용언은 띄어 쓴다.

 

① 철수가 농구를 하고 있다.
② 그녀는 가족의 빨래를 빨아 말렸다.
③ 그는 부모님을 여읜 슬픔을 이겨 냈다.
④ 그녀는 하루 종일 어머니 일을 도와 드렸다.

【해설】 정답

<보기>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은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관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쓸 수 있고, ㉡은 본용언 뒤에 또 다른 본용언이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두 용언은 띄어 써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어진 선지 중에 본용언 뒤에 본용언이 결합되어 붙여 쓸 수 없는 경우를 찾아야 한다. ②의 ‘빨아 말렸다’는 본용언과 본용언의 관계로서 붙여 쓸 수 없다.

①의 경우 ‘하고’가 본용언이고 ‘있다’가 보조용언이지만 보조적 연결어미 ‘-고’로 연결된 경우이므로 붙여 쓸 수 없다. <보기>의 내용은 본용 언과 본용언의 관계로 붙여 쓸 수 없는 경우를 찾는 것이므로 답이 될 수 없다.

③와 ④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관계로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쓸 수 있는 경우이다. 붙여 쓸 수 있는 보조용언은 ㉠‘-아/-어’ 뒤에 연결되는 보조 용언, ㉡의존 명사에 ‘-하다’나 ‘-싶다’가 붙어서 된 보조 용언의 경우이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6∼문 19]

 

(가)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션왕셩ᄃᆡ(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이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 닷 되를 심고이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유덕(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이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이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이다.
바회 우희 졉듀(接柱)ᄒᆞ요이다.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유덕(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이다.
- 정석가(鄭石歌) -

(나)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靑山別曲) -

 

 

 Q  16. (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② (가) 임에 대한 그리움을 열거의 방법으로 밝히고 있다.
③ (나)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화자의 소망이 나타나 있다.
④ (나) 반복적인 여음구의 사용으로 운율적 효과를 얻고 있다.

【해설】 정답

(가)는 불가능한 상황을 과장적으로 설정하여 영원한 사랑을 갈구한 노래로 반복을 통해 운율감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움을 열거의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한 ②의 진술은 적절치 않다. 다만 다른 장과 달리 제1장은 태평성대를 희구한 내용으로 의식요의 서사 성격을 지닌 부분이다.

 


 Q  17. 다음 <보기>의 설명에 해당하는 것은?

 

< 보기 >
작가는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자연물을 활용하여 화자의 상황이나 감정을 이입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① ㉠밤
② ㉡바회
③ ㉢새
④ ㉣믈아래

【해설】 정답

시름 많은 화자의 삶과 비애의 감정을 ‘새’에 이입하여 표현하였다.

 


 Q  18. (가)의 시와 발상면에서 가장 유사한 것은?

 

冬至ᄉᄃᆞᆯ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여

春風 니불 아레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 황진이 -
② 江山(강산) 죠흔 景(경)을 힘센이 타톨 양이면
내 힘과 내 분으로 어이ᄒᆞ여 엇들쏜이
眞實(진실)로 금(禁)ᄒᆞ리 업쓸씌 나도 두고 논이노라.
- 김천택 -
③ 나무 토막으로 당닭을 깎아
젓가락으로 집어 벽에 앉히고
이 새가 꼬끼오 하고 울며 때를 알리면 어머님 얼굴은 비로소 서쪽으로 기우는 해처럼 늙으소서.
- 문충 ‘오관산요’ -
④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의 손에
자시는 창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이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
- 홍랑 -

【해설】 정답

불가능한 상황을 전제로 영원하기를 소망한 작품을 연결하면 된다. ③의 ‘오관산요’도 나무 닭이 울 때에야 비로소 어머니께서 늙으셨으면 좋겠다고 하며 만수무강을 축원하고 있으므로 ‘정석가’와 발상이 유 사하다.

① ‘밤’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사물처럼 표현하여 임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을 표현하였다. 의태어의 조화도 뛰어나다.

② 설의법을 활용하여 자연 완상의 흐뭇한 마음을 표현하였다.

④ 도치법과 산 버들가지를 매개물(분신)로 삼아 이별의 아쉬움을 표현하였다.

 


 Q  19. ㉮와 운율의 형성 방법이 가장 유사한 것은?

 

①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 박두진 ‘해’
② 강나루 건너서 /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 그네. - 박목월 ‘나그네’ -
③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 오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
④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 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

【해설】 정답

㉮는 ‘AABA’의 운율 구조를 지니고 있다. ①의 경우도 ‘해야 솟아라. [A]/ 해야 솟아라. [A]/말갛게 씻은 얼굴[B]/(고운) 해야 솟아라.’[A]의 율격 구조를 보여 준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20∼문 22]

<앞부분 줄거리> 유광억은 영남 합천 사람으로 글을 잘 지었다. 과거를 보는 사람을 대신하여 글을 써 주며 생계를 꾸려 나갔는데, 날이 갈수록 유광억의 이름이 나라 안에 퍼 졌다. 이 소문을 들은 경시관과 경상 감사는 과거 시험에서 유광억의 글을 가려낼 수 있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

경시관이 그 시권을 읽고서,
“이게 필시 유광억의 시야!”
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어구가 빼어난 곳에 여기저기 붉은 먹으로 점을 찍고서 이하(二下)의 등급을 매겨 장원으로 뽑았다. 또 시권 하나가 제법 잘 되었으므로, 이하의 두 번 째로 뽑고, 또 시권 하나를 삼등으로 뽑았다. 시권 머리의 봉해 둔 곳을 뜯어 이름을 확인하니 어느 시권에도 유광억 의 이름이 없었다. 경시관이 남몰래 알아보게 했더니, 모두 유광억이 남의 돈을 받아 써 준 것으로, 재화의 많고 적음 에 따라 글의 차이를 낸 것이었다.
경시관은 비록 이 사실을 알아냈지만, 감사가 자기를 믿 지 않을까 염려하여, 유광억의 자백을 받아서 증거를 삼으 려고 했다. 그래서 공식 문건을 합천으로 내려보내 유광억 을 잡아 올리게 했다. 재판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 유광억은 군에서 구속되어 감영으로 송치될 판이었다. 그 는 두려운 마음에 스스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과거 법규를 해치는 도적이니, 감영으로 가더라 도 역시 죽을 것이다.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겠다.’
그는 밤에 친척을 모아 놓고 한껏 술을 마셔 댔다. 그리 고는 몰래 강물로 나가 몸을 던져 죽었다. 경시관은 이 소 식을 듣고는 애석하게 여겼다. 사람들 가운데 그의 재주를 아깝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군자는 이렇게 논평했다.
 “유광억은 과거 법규를 해친 죄과 때문에 죽은 것이니, 마땅한 일이다.”
매화외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천하에는 팔지 못할 물건이 없다. 몸을 팔아 남의 노예 가 되는 자도 있다. 심지어 가느다란 터럭과 형체가 없는 꿈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사고판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팔 았다는 일은 없었다. 어찌 물건치고 다 팔 수 있거늘, 마음 이라 하여 팔지 못하겠는가? 유광억 같은 자는 바로 그 마 음을 판 자가 아니겠는가?
아! 누가, 천하에서 가장 천박한 매매를 글 읽는 자가 하 리라고 생각하겠는가? 법으로 따지면 ‘주는 자나 받는 자 나 같은 죄’이로다. 
- 이옥, ‘유광억전’ -

 


 Q  20.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한 인물의 전기(傳記)를 기록한 것이다.
② 높은 지위에 올랐던 실존 인물이 주인공이다.
③ 당대 시험 제도의 부조리함을 비판하고 있다.
④ 인물과 관련된 일화와 논평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설】 정답 ② 

이 작품은 가난하고 지위가 낮아 시험지의 답안까지 팔았던 주인공 ‘유광억’이라는 허구적 인물의 일대기이며, 자신의 행위가 밝혀지자 강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① ‘유광억’이라는 한 인물의 일생 동안의 행적을 기록한 ‘전(傳記)이다.

③ 이 작품의 주인공인 ‘유광억’은 대리 시험을 치거나 대신 시문을 작성해 주고 돈을 받는 인물이다. 당대에 만연해 있던 부정행위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은 세상에 팔지 못할 물건이 없게 된 상황을 보여 준다.

④ 유광억이라는 인물과 관련된 일화이며, 마지막 ‘매외외사’에 전하는 작가의 논평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화외사(梅花外史)』는 조선 후기의 문인 이옥의 시문집이며, 호(號)이다. 즉 작가 자신을 가리킨다.
출전: 이옥, ‘유광억전’

1. 해제: 이 작품은 가난하고 지위가 낮아 시험지의 답안까지 팔았던 주인공 유광억의 불법적, 비도덕적 행위와 함께 세상에 팔지 못할 물건이 없게 된 시대 현실의 타락상을 동시에 비판하고 있다.

2. 핵심정리 1) 갈래 : 고전 소설, 한문소설, 송사소설, 세태 소설

2) 성격 : 현실 비판적, 경세적

3) 주제 : 과거 시험 부정행위와 타락한 시대상 비판

4) 특징 ① 특정 인물의 행위를 통해 당대의 부정적 세태를 드러냄.

② 일화에 대한 작가의 논평을 제시하여 주제 의식을 부각함.

 


 Q  21. 윗글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유광억은 능력이 뛰어났으나 단명한 인물이다.
② 경시관은 시 작품을 보는 안목이 매우 탁월하다.
③ 유광억은 생계를 위해 자신의 양심을 판 인물이다.
④ 경시관은 글을 파는 유광억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해설】 정답

경시관은 재판을 일으킬 의도가 없었고, 유광억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겼다. 따라서 ④의 설명은 바르지 않다.

① 글을 잘 지었던 유광억은 과거를 보는 사람을 대신하여 글을 써 줄 정도로 능력이 뛰어났으나 결국 자살한다.

② 경시관은 유광억의 뛰어난 시 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다.

③ 유광억은 가난하고 지체가 낮아 생계를 위해 대리 답안을 작성해 준다.

 


 Q  22. ‘군자’의 논평 ㉠과 ‘매화외사’의 논평 ㉡을 비교한 내 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을 합당한 결정이라 생각하였고, 매 화외사는 유광억이 죽은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② 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이 당위적인 이유를 설명하였고, 매화 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이 우연적인 것이었음을 설명하였다.
③ 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을 개인적인 측면에서 평가하고 있고, 매화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을 사회적인 문제로 확장시켜 평가하고 있다.
④ 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에 대해 간단하게 논평하였고, 매화 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하게 따지며 논평하였다.

【해설】 정답

㉠의 군자는 유광억이 자신의 죄과 때문에 죽었으므로 마땅하다고 논평하였다. 이는 개인적 측면의 논평이다. 그러나 ㉡의 매화외사는 돈이면 뭐든지 사고팔 수 있는 타락한 시대에 마음까지 파는 행위가 나타났으며, 양심을 파는 자뿐만 아니라 그것을 요구하는 자에게도 죄가 있고 논평한다. 이는 당대의 부정적 세태가 만연한 사회에 대한 비판과 그러한 문제가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① 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을 마땅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매화외사가 유광억이 죽은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는 내용은 없다.

② 매화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이 우연적인 것이라는 설명은 제시되지 않았다.

④ 매화 외사의 논평에 유광억의 죽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제시되지 않았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23∼문 24]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밀도가 작아진다. 구리 동전을 예로 들어 보자. 동전에 열을 가하면 구리 원자들이 더 빨리 움직이면서 널리 퍼진다. 그리하여 구리 동전은 부피가 좀 더 늘어난다. 즉 밀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계속 동전을 가열하면, 결국 동전은 녹을 것이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 동전의 밀도는 고체 상태 때보다 더 작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를 계속 가열하면 그 분자들은 계속 퍼져 나가려 하고, 그 결과 밀도는 점점 작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순수한 거의 모든 물질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물만은 다르다. 10℃의 물이 있다고 하자. 이 온도에서 물은 액체 상태이다. 구리의 경우와는 반대로, 이번에는 물을 냉각시켜 보자. 물을 냉각시키면 물 분자들은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고 서로 간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기대한 바대로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 ㉠ ) 4℃에 이 르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이하로 온도가 내려갈수록 물 분자들이 서로 멀리 떨어지기 시작한다. 0℃ 에서 물이 얼 때에는 물 분자들은 더욱 멀리 떨어진다. 
다시 말해서, 4℃의 물은 0℃의 물보다 밀도가 더 크다. 실제로 4℃일 때의 물은 다른 어떠한 온도의 물(액체 상태)보다 밀도가 크다. 그리고 어떤 온도의 물(액체 상태)도 고체 상태의 얼음보다 밀도가 더 크다. 얼음 덩어리가 유리컵 위에 떠다니거나 빙산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기이한 현상은 얼음이 될 때 물  분자들이 속이 빈 결정 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일어난다. 얼음이 녹으면 이 결정 구조가 무너져 물 분자들이 서로 접근하기 때문에, 밀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속이 빈 결정 구조는 물의 온도가 4℃에 이를 때까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물의 이러한 기이한 행동 때문에 우리 주변의 세계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진다. 계절이 변할 때 호수나 연못에 일어나는 변화를 한번 살펴보자. 겨울이 다가오면 기온은 내려간다. 호수 표면의 물도 온도가 내려가 밀도가 높아지므로 호수 아래로 가라앉고, 그 대신 아래쪽에 있던 물들이 호수 표면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4℃이하로 온도가 더 내려가게 되면, 냉각된 물은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호수 표면에 머문다. 그리하여 호수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한다. 다른 액체 물질들은 거의 아래쪽에서부터 얼기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호수나 연못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아래에 있는 물들은 기온이 0℃아래로 내려가더라도 계속 액체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표면의 얼음 층이 차가운 기온을 차단하는 벽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아주 얕은 연못을 제외하고 호수나 강에 있는 대부분의 물은 얼음 층 아래에서 액체 상태로 남아 있다. 덕분에 물속에 사는 생물들은 추운 겨울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 B.E.짐머맨, ‘물의 기이한 성질’ -

 


 Q  23. 위 글에서 취하고 있는 논지 전개 방식과 가장 가까운 것은?

 

① 이론과 실제의 대립 현상과 그 문제점을 서술하고 있다.
② 현상과 가설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③ 어떤 원리를 보여주고 그와 관련된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④ 표면적 현상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내면적 의미의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해설】 정답 : ③

이 글은 밀도와 관련하여 대부분의 물질과 다른 물의 특성을 설명한 글이다. 물의 일반적인 원리와 현상을 제시한 뒤 ‘호수나 연못’의 물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다



 Q  24. 위 글의 흐름을 고려할 때 ( ㉠ )에 들어갈 접속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그러나
② 그리고
③ 그러므로
④ 따라서

【해설】 정답

㉠의 앞뒤 내용을 정리해 본다. 물을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밀도가 증가하다가, 4℃에 이르면 일반적인 예상과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으므로 역접이나 전환 접속어가 와야 한다. 다만 새로운 화제로 변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데’와 같은 전환 접속어보다는 ‘그러나’와 같은 역접의 접속어가 더 잘 어울 린다. 

 

 Q  25. <보기>의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
∙그는 ㉠슬픔에 젖어 말을 잇지 못했다.
∙간호사는 환자의 팔뚝에 붕대를 ㉡휘감았다.
∙그 사이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왔다.
∙그의 집은 인근에서 ㉣알부자로 소문난 집이다.


① ㉠은 어근과 접미사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파생어로 품사 가 형용사에서 명사로 바뀌었다.
② ㉡은 접두사와 어근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파생어이다.
③ ㉢은 어근과 어근의 결합인 ‘관형사+명사’ 형태의 통사적 합성어이다.
④ ㉣은 어근과 어근의 결합인 ‘명사+명사’ 형태의 통사적 합 성어이다.

 

【해설】 정답 

㉣ ‘알-부자’에서 ‘알-’은 ‘진짜, 알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므로 ‘알부자’는 파생어이다.

① ‘슬프-ㅁ’의 구조로, 형용사 ‘슬프다’에 명사 파생 접미사 ‘-ㅁ’이 결합되었다.

② ‘휘-감(았)다’의 구조로, ‘휘-’는 ‘마구, 매우 심하게’의 뜻을 보태는 접두사이다.

③ 우리말의 정상적인 어순으로 결합되었기 때문에 통사적 합성어이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스마트폰 공무원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