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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식, 方程式, equation

Jobs 9 2022. 7. 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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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식, 方程式, equation

2X + 5 = 9.

영어에서는 equation, 우리말로는 방정식(方程式)

영어에서 이것을 equation이라고 부르는 것은, 왼변과 오른변이 같기 때문

구장산술(九章算術)

방정(方程)이라는 말은 중국의 고대 수학책인 구장산술(九章算術)에 나오는 말

구장산술(九章算術)을 처음 지은 이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다만 한나라 때 장창(張蒼)과 경수창(耿壽昌)이 각각 책을 첨삭하여 편찬했다는 기록

구장산술(九章算術)은, 그 이름에서 보듯이, "아홉 글로 이루어진 산술 서적"이라는 뜻인데, 여덟째 글의 제목이 바로 방정(方程)이다.

구장산술(九章算術)

 


핵심 글자들

원래 구장산술에는 방정의 뜻에 관한 설명이 없었지만, 위나라(魏) 학자 유휘(劉徽)[6]가 서기 263년에 쓴 구장산술 주석에, 방정이라는 이름에 관한 설명이 적혀 있다.

程課程也

群物總雜

各列有數

總言其實

令每行為率

二物者再程

三物者三程

皆如物數程之

并列為行

故謂之方程

유휘(劉徽, 약 225 - 약 295)

방정(方程)에 관한 주석

이 글을 풀이하려면, 핵심 글자들을 알아야 한다. 여기서 핵심 글자들은, 정(程), 물(物), 열(列), 수(數), 실(實), 행(行), 율(率)이다.

정(程)

정(程)은 식(式) 또는 식 전체를 가리킨다. 구장산술에서 다루는 방정식은 단순한 방정식이 아니라 연립방정식이다. 그래서 문맥에 따라, 정(程)은 식 하나를 가리킬 수도 있고, 식 전체를 가리킬 수도 있다.

물(物)

물(物)은 물건이라는 뜻인데, 이 물건이 곧 미지수를 상징한다.

열(列)

열(列)은 "펼치다"는 뜻으로, 식을 전개하는 행위나, 그렇게 전개된 식을 뜻한다.

수(數)

수(數)는 말 그대로 숫자인데, 물건의 개수를 가리킨다. 요즘 말로 하면, 미지수에 붙는 계수(係數)다.

실(實)

실(實)은 물건의 실제량이다. 구장산술에서 연립방정식의 해(解)들은 순수한 수가 아니라, 어떤 물건을 염두에 둔 수들로서, 단위가 붙는 수들이다. 문맥에 따라, 실(實)은 미지수의 값을 가리키기도 하고, 상수항을 가리키기도 한다. 미지수의 값이나 상수항은, 단위가 같은 수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행(行)

행(行)은 "줄"을 가리킨다. 구체적인 뜻은 문맥을 따라 풀이해야 한다.

율(率)

율(率)은, 미지수의 값이 분모, 분자의 비율 형태로 표시되기 때문에 율(率)이라고 한 것이다.

이제 구장산술에 나오는 문제를 하나 보면서, 방정에 관한 주석과 비교해 가며 글을 풀이하겠다.


구장산술 방정 문제

구장산술 방정편에 나오는 첫 번째 문제이다.

今有上禾三秉 지금 위 벼가 세 단,

中禾二秉 가운데 벼가 두 단,

下禾一秉 아래 벼가 한 단 있는데,

實三十九斗 벼의 실제량(實)은 서른아홉 되(斗)다.

上禾二秉 위 벼가 두 단,

中禾三秉 가운데 벼가 세 단,

下禾一秉 아래 벼가 한 단 있는데

實三十四斗 벼의 실제량은 서른네 되다.

上禾一秉 위 벼가 한 단,

中禾二秉 가운데 벼가 두 단,

下禾三秉 아래 벼가 세 단 있는데

實二十六斗 벼의 실제량은 스물여섯 되다.

問 : 묻는다.

上中下禾實 위, 가운데, 아래 벼들의 실제량(實)은

一秉各幾何? 한 단에 각각 얼마씩이냐?

이것을 아라비아 숫자와 영문자로 표기해 보자. 위 벼는 x, 가운데 벼는 y, 아래 벼는 z로 놓고, 옛날 중국에서 글을 쓰는 방식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 내려가면 이렇게 된다.

이제 이 식들과 비교해 가며, 방정에 관한 주석을 풀이한다.


글귀 풀이

程課程也

풀이: 정(程)은 미지수의 개수만큼 매겨진 식들이다.

정(程)은 연립방정식의 식들을 모두 가리킨다. 정(程)은 벼 화(禾) 변으로, 원래, 곡식의 양을 잰다는 뜻을 지닌 한자다[7]. "곡식의 양을 잰다"는 뜻이, "곡식의 양을 구한다"는 뜻으로 의미가 넓어졌고, 더 나아가 "곡식의 양을 구할 수 있게 하는 식"으로까지 발전하였다. 곡식이 미지수를 상징하므로, 정(程)은 미지수의 값을 구할 수 있게 하는 식인 것이다.

과(課)는 "매기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미지수 한 개에 식 한 개를 매기다"는 뜻으로 쓰였다. 따라서 미지수가 두 개면 식 두 개, 미지수가 세 개면 식 세 개가 필요하다. 이렇게 세운 식들을 모두 가리켜, "미지수의 개수만큼 매겨진 식들"이라 하여, 과정(課程)이라고 하는 것이다.

群物總雜

풀이: 여러 물건(미지수)이 모두 섞여있다.

군물(群物)은 여러 물건이라는 뜻인데, 이 문제에서는 위 벼, 가운데 벼, 아래 벼를 가리킨다. 이 벼들이 모두 눈앞에 펼쳐져 있으므로, "여러 물건들이 모두 섞여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벼들이 미지수를 상징하므로, 미지수를 물(物)이라고 하는 것이다.

各列有數

풀이: 각 열에는 숫자가 있다.

열(列)은 "펼치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전개된 식을 가리킨다. 각 열마다 "위 벼 몇 단, 가운데 벼 몇 단, 아래 벼 몇 단"하는 식으로 벼들의 수가 매겨져 있으므로, "각열유수(各列有數)"라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수는 물건들의 수를 가리키며, 현대 수학 용어로 고치면, 미지수의 계수(係數)가 된다.

總言其實

풀이: 모두 합치면, 물건의 실제량, 실(實)이 된다.

여기서 실(實)은 상수항으로서, 반대변에 있는 벼의 실제량 서른아홉 되, 서른네 되, 스물여섯 되를 가리킨다. 각 열에 있는 벼들을 모두 더하면, 각각, 반대변에 있는 벼의 실제량 - 실이 되기 때문에, "총언기실(總言其實)"이라고 한 것이다.

令每行為率

풀이: 각 행(行)마다 비율 형태가 되게 한다.

줄을 뜻하는 행은, 여기서 방정식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열과 같은 뜻으로 쓰였다. 방정식의 해를 구하면, 값이 분모, 분자의 비율 형태 즉 분수 형태로 표현되기 때문에 율이라고 한 것이다.

二物者再程

풀이: 미지수가 두 개면, 식이 두 개 필요하다.

三物者三程

풀이: 미지수가 세 개면, 식이 세 개 필요하다.

皆如物數程之

풀이: 모든 문제는, 미지수의 개수만큼 식을 세워야 한다

여기서 정(程)은 '식을 세운다'는 동사로 사용됐다.

并列為行

풀이: 식들을 나란히 펼치면, 행을 이룬다.

여기서 행(行)은, 연립방정식의 식 전체가 이루는 모양을 나타낸다.

故謂之方程

풀이: 그런 까닭에 이것을 일러 방정이라 한다.

식을 모두 펼치면 네모난 모양을 이루는데, 네모를 뜻하는 한자 방(方)을 써서, "네모 모양을 이루는 식들"이라는 뜻으로 방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程課程也 정(程)은 미지수의 개수만큼 매겨진 식들이다.

群物總雜 여러 물건(미지수)이 모두 섞여 있고,

各列]有數 각 열에는 숫자가 있으니

總言其實 모두 합치면, 물건의 실제량, 실(實)이 된다.

令每行為率 각 행(行)마다 비율 형태(率)가 되게 한다.

二物者再程 미지수가 두 개면, 식이 두 개 필요하고,

三物者三程 미지수가 세 개면, 식이 세 개 필요하니,

皆如物數程之 모든 문제는, 미지수의 개수만큼 식을 세워야 한다.

并列為行 식들을 나란히 펼치면, 행을 이루니,

故謂之方程 그런 까닭에 이것을 일러 방정이라 한다.


청나라 수학자 이선란(李善蘭)

방정(方程)이, 서양 수학이 동아시아에 들어오기 전부터 쓰던 말이라면, 서양 수학이 동아시아에 들어왔을 때, equation을 방정이라는 말로 처음 번역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 사람은 청나라 수학자 이선란(李善蘭)이다. 이선란은 열 살 때 구장산술을 깨우칠 만큼, 수학에 재주가 뛰어났다. 이선란은, 우리가 방정식으로 알고 있는 수식을, 1859년에, 일원일차방정(一元一次方程)으로 번역하였다. 그때부터 서양 수학의 equation이 방정식이라는 말로 알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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