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76년 프랑스 인류학박물관 연구자들은 고대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의 미라를 엑스레이로 찍다가 그의 콧구멍 속에 후추 열매가 여러 알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도 남부 열대지방에서 채취된 이 후추 열매들은 주검의 부패를 막기 위해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향신료의 역사가 30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발견이었다. 그러니까 애초 향신료는 ‘양념’처럼 음식 풍미를 더하려고 쓰였다기보다 불멸의 보존을 위해 인류사에 등장한 셈이었다. 사람들은 대개 향신료를 15세기 유럽의 근대를 열어젖힌 대항해 시대의 산물로 생각한다. 인도의 향신료를 찾아 헤매다 신대륙을 발견한 15세기 항해가 콜럼버스나 인도행 대서양 항로를 개척한 바스코 다가마가 세계사에 던진 거대한 반향 탓이다. 를 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