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만필(西浦漫筆)’에서 김만중(金萬重) 송강(松江)의 관동별곡(關東別曲), 전후사미인가(前後思美人歌)는 우리나라의 이소(離騷)이나, 그것은 문자(文字)로써는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오직 악인(樂人)들이 구전(口傳)하여 서로 이어받아 전해지고 혹은 한글로 써서 전해질뿐이다. 어떤 사람이 칠언시로써 관동별곡을 번역하였지만, 아름답게 될 수가 없었다. 혹은 택당(澤堂)이 소시(少時)에 지은 작품이라고 하지만, 옳지 않다. 구마라습(鳩摩羅什)이 말하기를, “천축인(天竺人)의 풍속은 가장 문채(文彩)를 숭상하여 그들의 찬불사(讚佛詞)는 극히 아름답다. 이제 이를 중국어로 번역하면 단지 그 뜻만 알 수 있지, 그 말씨는 알 수 없다.” 하였다. 이치가 정녕 그럴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입으로 표현된 것이 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