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겨울 일기, 문정희 [현대시]

Jobs 9 2022. 2. 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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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일기

문정희

나는 이 겨울을 누워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히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 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번 열지 않고
반추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버린
이 겨울


개관
- 성격 : 절망적, 체념적, 반어적
- 특성
① 1연과 3연의 반어법
② 임을 잃은 슬픔을 절망적이고 체념적인 어조로 노래함.
③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버린 상실감을 겨울의 이미지로 설정하여 삭막함과 쓸쓸함을 드러냄.
④ 자연물과의 대조를 통해 상실감을 드러냄.
- 제재 : 이별로 인한 고통
- 화자 : 이별로 인해 절망하고 체념하는 태도를 보임.
- 주제 : 임과의 이별로 인한 고통스러운 삶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겨울 →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계절
* 누워서 편히 지냈다. → 생명력이 없는, 무기력하고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상태(이별 후의 화자의 처지)
  반어적 표현을 통해 죽음에 가까울 만큼 고통스럽고 무기력한 절망 속에서 겨울을 지냈음을 나타냄.
*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 독백 → 임과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빌던 마음. 시각적 이미지에 청각적 이미지를 결합시켜 사랑이 영원하기를 빌던 마음을 표현함.
* 독백도 끝이 나고 → 사랑의 끝, 이별로 인한 침체
* 벌거벗은 나무 → 숲을 이루어 서로 위로하고 보듬어 주는 소재
* 숲 → 홀로 있는 화자와 대비되며 외로운 상황을 부각해 줌.
* 나는 무관해서 → 화자의 고독과 절망감의 표현
* 문 한번 열지 않고 → 고립, 외부 세계와 단절된 상태
* 반추동물 → 과학적 시어, 이별로 인해 절망한 화자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모습을 표현함.
* 죽음만 꺼내 씹었다. →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함. 감각적인 표현. 죽음만 생각하는 화자의 모습(극단적인 절망감)
* 이 겨울 → 명사로 시상을 종결하면서, 임을 잃어 버린 부정적 상황을 강조함. 변형된 수미상관의 구조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누워 지냄.(임을 잃어 버린 겨울)
- 2연 : 들판의 나무와 무관하게 지냄.(홀로 고립된 화자)
- 3연 : 겨울 내내 죽음처럼 누워 지냄.(죽음을 되씹는 절망적인 화자)

 

이해와 감상
1연에서 화자는 임과의 이별로 인해 절망적이며 고통스럽고 무기력하게 누워만 지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는데 '누워서 편히 지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며, 반어법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2연에서는 자연물과 화자의 대조적인 모습이 부각되고 있다. 자연물인 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서로 기대면서 위로하면서 더불어 지내는데, 화자는 혼자이기 때문에 그러한 자연의 모습이 자기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3연에서는 현실 세계와의 통로인 문을 열지 않고 고립된 방안에서 슬픔으로 인해 반추동물처럼 죽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지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의미로 보아, 이 시에 나타난 겨울은 추운 시련의 계절인 데다가 임과의 이별까지 겹쳐 좀 더 부정적인 시어라고 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은 언제나 힘들고 고통스런 일이다. 이 작품은 역시 그런 상황에서의 고통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화자는 '이 겨울 누워서 편지 지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이러한 상실감과 화자의 누워서 편히 지냈다는 진술은 겨울이라는 시간적 배경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다른 계절에 비해 상실과 가장 잘 어울리고, '춥다'라는 속성 때문에 방 안에서 따뜻하게 있는 것이 제일 좋은 계절이다. 중요한 것은 이 둘이 어우러지면서 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결코 편히 지낼 수 없는 상황에서 '편히 지냈다'라고 말하는 화자의 속내는 아마도 타들어가고 있지 않았을까?  그런 지독한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화자는 '벌거벗은 나무들'이 '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하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반어적인 표현이 이 시에서 사용됨으로써 화자의 고통스러운 심정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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