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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닝 크루거 효과, Dunning–Kruger effect, 인지 편향, 우매함의 봉우리(mount stupid)

Jobs 9 2023. 10. 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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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ning–Kruger effect, 더닝 크루거 효과, 인지 편향, 우매함의 봉우리(mount stupid)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현상.
결과적으로 최하위권과 최상위권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이 중간 쯤 되는 줄 안다"는 현상 


더닝 크루거 효과는 인지 편향 중 하나인데, 코넬 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과 대학원생 저스틴 크루거(Justin Kruger)가 코넬 대학교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제안한 이론이다. 특정 분야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적당히 유능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요지이다. 그들은 자동차 운전, 체스, 테니스 및 유머 감각, 문법 지식, 논리적 사고력 등의 부문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점수가 낮을수록 실제 성적에 비해 피험자 당사자의 등수 기대치(자신감)가 높았고 오히려 높은 성적을 받은 피험자들은 그 반대 경향을 보였다.   

어디까지나 심리학의 수많은 연구 중 하나일 뿐, 이 효과에 대한 비판도 많고 항상 통하는 정설이라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심리학의 많은 연구 결과가 그렇듯, 교수와 같은 국가, 같은 학교의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을 좀 모아놓고 얻어낸 결과라서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 

메릴랜드 대학교의 연구자 이언 앤슨(I. G. Anson)이 2018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정치지식이 평균 이하인 응답자들은 자신의 정치 이해 수준에 과잉 확신을 갖고 있으며, 이런 반응은 자신이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 쪽인지 의식할수록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정치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정치 잘 안다’ 착각” 이런 경향은 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의 광신적인 행태를 잘 설명해준다. 자신의 정치신념에 종교적인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열성적으로 활동한다.

 

우매함의 봉우리(mount stupid)
더닝 크루거 효과를 설명하는 그래프.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이 사실과 다르거나 틀리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신감이 하락하지만 다시 배우면서 겸손한 자세로 모든 걸 알고 있는 게 아니라는 논리를 갖게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고원의 단계에 이르는 것이 목표이다.


대중적인 오남용
다른 수많은 심리학의 연구결과와 달리,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비판할 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오남용되고 있다. 사실상 과학이 아니라 격언처럼 사용되는 셈. 유독 이 효과만 거론되는 비율이 높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더닝 크루거 효과에서 비판하는 인지적 편향을 가진 사람들 역시 이 표현으로 상대를 비판할 수 있으며, 이 표현을 오남용하는 것 자체도 인지적 편향이나 유사과학에 해당한다.  

한국 같은 극단적 문화에서는 여기서 말하는 유능함을 학벌 등으로 치환하는 자의적 해석도 자주 보인다. 어디까지나 이 논문에서 말하는 유능함은 자체적인 평가를 통해 얻어낸 점수로 측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더닝 크루거 효과가 일상에서 사용되는 이유는 스테레오 타입을 뭔가 더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일상적인 표현 중, '빈수레가 요란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일 수록 실력이 부족하다는 속담인데, 사람들이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종의 확증편향으로, 실험목표와 실험과정이 순환 논리가 되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다 할 수 없다.
 

더닝 크루거 효과 그래프


원 논문에서는 유머, 논리력, 문법 영역에서 예측 점수와 실제 점수를 비교하였고,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나는 중상위권(25~50%)쯤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연구의 주 내용이다. 자신의 실력이 하위권에 있는 사람은 과대평가하고, 상위권(0%~25%)의 사람들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크루거 효과는 우매함(stupidity)이나 초심자(beginner)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력의 부족(incompetence; poor performance)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2018년에 진행된 후속연구에 따르면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유능한 사람들보다 더 자신감이 넘치는 것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의 실력의 부족을 인정하며, 단지 약간의 실력만을 갖고 있을 때는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평가할 메타인지가 없다 보니 실제 실력에 비해 자신감이 과하게 높긴 했지만 진짜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자신감보다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 2013년에 대니얼 시몬스에 의해 수행된 연구에서는 이 사람들에게 그들의 정확한 현주소를 알려주더라도 오평가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들어서 '단순히 자신의 상대적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보다 더 심리적인 차원에서 근거 없는 낙관성을 유지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이 그래프가 실제 더닝과 크루거의 연구가 아니라는 사실과는 별개로, 많은 사람들이 그래프의 내용에 여러모로 공감을 느끼고 있으며 인터넷 등에서 잘 모르면서 아는 체 하는 사람들을 놀리는 데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에 여전히 자주 쓰이고 있는 편이다.

 


더닝과 크루거는 이 논문을 발표하고 2000년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더닝 본인은 더닝 크루거 효과의 명명 자체도 본인들이 한 것이 아니라며, 잘못 인용된 그래프가 자신의 연구결과보다 흥미롭다는 농담을 하였다. 또한, Gartner Hype Cycle링크 에서 온 것이 아니냐는 코멘트를 남겼다. 또한 ChatGPT에 물어봤더니 본인이 만들었다는 답변이 나와 매우 당황했다고.
유대교 랍비를 길러내는 율법학교 예시바에선 1학년을 '현자', 2학년을 '철학자', 3학년을 '학생'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겸허한 자세로 배우는 사람이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으며, 학생이 되려면 수년 동안 수업을 쌓아야 한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학위와 관련된 유머가 하나 있다.
학사: 난 무엇이든 다 안다.
석사: 내가 모르는 것도 많다.
박사: 난 아무것도 모른다.
교수: 난 아무것도 모르는데 내가 말하면 다들 믿는다.

 

혹은 이런 내용으로도 전해진다.
학사: 내가 뭘 아는지 알겠다.
석사: 내가 뭘 모르는지 알겠다.
박사: 내가 뭘 아는지 모르겠다.
교수: 거짓말을 해도 다들 믿는다.

 


관련된 명언이나 속담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수박 겉 핥기"
— 한국 속담
"井蛙不可以語海"(정와불가이어해)
—장자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가지게 한다."
— 찰스 다윈
"One of the painful things about our time is that those who feel certainty are stupid, and those with any imagination and understanding are filled with doubt and indecision."
"이 시대의 아픔 중 하나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무지한데, 상상력과 이해력이 있는 사람은 의심하고 주저한다는 것이다."
— 버트런드 러셀
너 자신을 알라.
— 델포이 신전에 써져 있는 문구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아는 것을 안다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다.
— 공자, 「논어 위정편」
知者不言지자불언 言者不知언자부지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 노자, 「도덕경」
學然後知不足학연후지부족
배운 연후에야 부족함을 알 수 있다.
— 「예기」
엉터리로 배운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보다 더 어리석다.
— 벤저민 프랭클린
愚曚愚極 自謂我智 愚而勝智 是謂極愚
어리석고도 어리석은 사람은
제 자신을 두고 지혜롭다 하나니
어리석은데 뛰어나게 지혜롭다 말하면
그야말로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이라네.
— 「법구경 우암품」 6, 한글대장경 번역판
至人何思何慮지인하사하려. 愚人不識不知우인불식부지,
可與論學가여논학, 亦可與建功역가여건공.
唯中才的人유중재적인, 多一番思慮知識다일번사려지식,
便多一番億度猜疑편다일번억탁시의, 事事難與下手사사난여하수.
학문과 덕이 극에 이른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걱정하랴. 어리석은 사람은 알지도 못하고 생각도 못하는지라, 가히 더불어 학문도 논할 수 있고 또한 (사업도) 함께 하여 공을 세울 수 있다. 오직 그 중간의 재사들은 생각과 지식이 많은지라, 한편으로 억측과 시기도 많아서 함께 하기 어려우니라.
— 홍자성, 「채근담」전집(前集) 219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 마크 트웨인
"종교산업에서 이단자가 추방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가 틀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안토니 제이[
무엇인가를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하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자신이 정확히 알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 아모스 트버스키
잘 모르고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습니다.
― 이경규
책 한권의 사람이 무섭다.
Nothing is more dangerous than an idea when it is the only one you have.
한 가지 생각만 가진 사람보다 위험한 사람은 없다.
— 에밀 "알랭" 샤르티에(프랑스의 철학자)
단 한 권의 책밖에 읽은 적이 없는 인간을 경계하라.
— 벤저민 디즈레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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