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혼령 단종이 영월에 물러나 있다가 승하하신 후에 영월 부사(寧越府使)가 되는 사람은 갑자기 죽으니, 사람들이 다 두려워하며 피하여 영월은 드디어 황폐한 고을이 되고 말았다. 이때, 한 조관이 스스로 그 부사가 되기를 요망하였다. 그가 영월 부사로 부임하는 날 밤에 그는 좌우를 물리치고 홀로 촛불을 밝히고 앉아 있었는데, 밤이 깊었을 때 갑자기 임금이 행차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 오더니, 한 임금이 익선관(翼蟬冠)을 쓰고 곤룡포(袞龍袍)를 입고 들어와서 대청에 앉았다. 부사가 황공하게 여겨 즉시 뜰 아래로 내려서 고개를 숙이고 엎드리니, 임금(단종)은 말씀하시기를, “나는 공생(貢生)에게 목을 매인 바 되었는데, 그 활줄이 아직도 내 목에 매어져 아픔을 참지 못하겠구나. 내 본관(부사)을 보고 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