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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국어/고전문학 202

단종의 혼령

단종의 혼령 단종이 영월에 물러나 있다가 승하하신 후에 영월 부사(寧越府使)가 되는 사람은 갑자기 죽으니, 사람들이 다 두려워하며 피하여 영월은 드디어 황폐한 고을이 되고 말았다. 이때, 한 조관이 스스로 그 부사가 되기를 요망하였다. 그가 영월 부사로 부임하는 날 밤에 그는 좌우를 물리치고 홀로 촛불을 밝히고 앉아 있었는데, 밤이 깊었을 때 갑자기 임금이 행차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 오더니, 한 임금이 익선관(翼蟬冠)을 쓰고 곤룡포(袞龍袍)를 입고 들어와서 대청에 앉았다. 부사가 황공하게 여겨 즉시 뜰 아래로 내려서 고개를 숙이고 엎드리니, 임금(단종)은 말씀하시기를, “나는 공생(貢生)에게 목을 매인 바 되었는데, 그 활줄이 아직도 내 목에 매어져 아픔을 참지 못하겠구나. 내 본관(부사)을 보고 풀어..

단군신화(檀君神話)

단군신화(檀君神話) 고기(古記)에 이렇게 전한다. 옛날에 환인(桓因)―제석(帝釋)을 이른다―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계셔, 천하(天下)에 자주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탐내어 구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산(三危太伯山)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 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했다. 환웅(桓雄)은 그 무리 삼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佰山) 꼭대기의 신단수(神壇樹) 밑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 수명, 질병, 형벌, 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 가지나 되는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

농부가(農夫歌)

농부가(農夫歌) 하날이 ᄇᆡᆨ셩ᄂᆡ실졔 사롱공상 난와스니 삼강오상 팔죠목은 선ᄇᆡ의 구실이라 공ᄆᆡᆼ안증 법을바다 효졔츙신 가르치니 아마도 이션ᄇᆡ은 ᄉᆞ민즁 읏듬이라 우리는 글못ᄇᆡ와 범민쥰슈 못되리니 차라리 밧츨갈아 부모봉양 ᄒᆞ오리라 송졍이 ᄎᆡᆨ역지여 이십사졀 버려스니 졀세을 ᄌᆞ셰브와 농시을 일치마소 보름달 놉히ᄯᅴ고 죰상이 밧토간다 밤즁만 숏젹다 우는ᄉᆡ는 풍년들 증죄로다 입춘날 시을마쳐 보리ᄲᅮ리 ᄲᆡ여보니 셰가지 분명ᄒᆞ다 이안니 경ᄉᆡ련가 가ᄅᆡ쥴 ᄉᆡ로들여 ᄉᆡᆼ피군두 ᄎᆞ려다가 ᄯᅡᆼ지기 기다려서 드렁가ᄅᆡ 멈졈허셰 콩ᄭᅡ디 ᄉᆡ로ᄯᅥᆯ어 큰암소 잘먹여라 장기질 ᄌᆡ계헌다 황쇼쥬니 밧굴쇼냐 못ᄌᆞ리 깁푼곳마다 ᄭᆡ묵거름 고로치고 곡우에 부은모니 어ᄂᆡ듯 싹시난네 바를갓튼 어린입희 알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정학유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정학유 작품 해제 조선 후기 실학파의 대가인 정약용의 둘째 아들인 정학유의 작품이다. ‘월령(月令)’이란 ‘달거리’라고도 하는 것으로, 열두 달에 행할 일과 주기전승(週期傳承)의 의례적인 정사(政事), 의식, 농가 행사 등을 다달이 구별하여 기록하는, 일종의 월중 행사표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농가의 일 년 행사와 세시 풍속을 달에 따라 읊으면서, 철마다 다가오는 농사일과 풍속, 지켜야 할 의례(儀禮) 등을 때맞추어 하도록 타이른 교시적(敎示的)) 가사이다. 매월의 시작은 절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주로 감탄형 종결어미(-로다)를 사용하고 있다. 학식과 교양이 높은 양반의 입장에서 어리석은 농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훈적인 내용이므로 명령형 어미(-하라, -하소)를 번갈아가며 사..

내간(內簡), 선조(宣祖)

내 간(內簡) 선조(宣祖) 삼옹주 그리 간 후의 안부 몰라 ᄒᆞ노라. 엇디들 잇는다? 셔울 각별ᄒᆞᆫ 긔별 업고, 도적은 믈러가니 깃거ᄒᆞ노라. 나도 무ᄉᆞ이 인노라. 다시곰 됴히 잇거라. (酉 九月 二十日) * 삼옹주: 선조의 삼녀(三女), 정숙 옹주. * 그리 : 그리로. 그 곳으로 * 엇디들 : 어떻게들(듣는 사람이 복수임을 드러냄) * 잇는다: 있느냐? * 셔울 : 서울. 한양 * 각별한: 특별한. * 긔별: 소식을 전함. * 도적: 왜적을 가리킴. * 깃거ᄒᆞ노라: 기뻐하노라. * 됴히: 좋게 혜경궁 홍씨(惠慶宮洪氏) 쥬샹이 지통 즁 ᄃᆞᆯ포 심녀로 디내ᄋᆞᆸ시고 ᄌᆞ로 미령ᄒᆞ옵셔, 셩톄 손샹ᄒᆞ옵시기 니ᄅᆞ올 거시 업ᄉᆞ온ᄃᆡ, 출현궁 ᄒᆞ오시ᄂᆞᆫ 일 ᄒᆞ옵고 지통을 겸ᄒᆞ와 병이 이러 위..

남염부주지, 김시습

남염부주지 김시습 성화(成化) 초년에 경주에 박생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유학에 뜻을 두고 언제나 자신을 격려하였다. 일찍부터 태학관(太學館) 에서 공부하였지만, 한번도 시험에 합격하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언제나 불쾌한 감정을 품고 지냈다. 그는 뜻과 기상이 고매하여 세력을 보고도 굽히지 않았으므로, 남들은 그를 거만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남들과 만나거나 이야기할 때에는 온순하고 순박하였으므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칭찬하였다. 박생을 일찍부터 부도(浮圖:불교). 무격. 귀신 등의 이야기에 대하여 의심을 품고 있었지만,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였다. 그러다가『중용』과『주역』을 읽은 뒤부터는 자기의 생각에 대하여 자신을 가지고 더 이상의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성품이 순박하고..

남시보(南時甫)에 답함, 이 황(李滉)

남시보(南時甫)에 답함 이 황(李滉) 학문은 오로지 벗 사이에서 갈고 닦는 힘에 의지하는 것인데, 우리 마을의 선비로서 뜻 있는 사람들은 대개가 다른 일 때문에 이 일에 전심(專心)하지 못하여, 경계되고 유익됨이 자못 적습니다. 산중에 홀로 앉아 있으려니까 날로 무디어지고 침체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전날 서울에서 함께 만나 즐기던 즐거움을 매양 생각하지만, 또다시 바른 사람을 만나지 못함은, 나의 경우 역시 주신 편지에 말한 것과 같습니다. 특히 이제까지 강학(講學)한 것은 거의가 망연(茫然)하고 한만(汗漫)한 지경에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요즈음 회암(晦菴)의 글을 읽으며 친절한 뜻을 엿보고서야, 비로소 전날의 그것이 잘못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체로 이(理)는 일상 생활 속 어디에나 있는 것입..

남문(南門) 안 주점(酒店)

남문(南門) 안 주점(酒店) 작자 미상 남대문 안 어느 탁주 장수가 개점(開店)한 첫날 해장국을 끓여서 파루(罷漏) 즉시 가게문을 열고 등불을 걸었다. 한 상주(喪主)가 혼자 들어오더니, “해장국에 술 한 잔 주오.” 했다. 곧 내가니 또르르 마시고는, “여기 국하고 술 한 잔 더 따르오.” 또 얼른 내가니 쭉 들이켜고는, “내 돈이 없소. 이담에 갚으리다.” 탁주 장수는, “아무렴 어떻겠수.” 그 상주가 나간 후에 술꾼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서 진종일 밥 먹을 겨를도 없이 술을 팔았다. 이튿날도 새벽에 가게문을 열고 등불을 내걸자, 그 상주가 또 들어와서 어제와 똑같이 행동했으나 탁주 장수는, “아무렴 어떻겠수.” 하였다. 상주가 나간 후로 술꾼이 역시 어제처럼 밀렸다. 탁주 장수는 그가 도깨비거니 생각..

꿈속의 넋(夢魂), 이옥봉(李玉峰)

꿈속의 넋(夢魂) 이옥봉(李玉峰)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門前石路半成沙(문전석로반성사)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해설 사랑하는 임을 그리워하는 연모의 정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감성인 것이다. 이 시는 이러한 사무치는 연모의 정을 그려내고 있다. 승구(承句)에서는 그리움을 달빛에 비추어 하소연하였고, 결구(結句)에서는 꿈속의 발자취가 현실로 옮겨진다면 돌길이 반쯤 모래가 되었으리라 하여 임을 만나고 싶은 애타는 심정을 하소연하였다. 전구(轉句)에서의 시상 변환이 특히 뛰어나다. 공무원 두문자 ..

김알지(金閼智) 설화

김알지(金閼智) 설화 천손 강림 신화이자 난생 신화(卵生神話)의 한 이형태로 보여진다. 하늘로부터 드리워진 자줏빛 구름, 그리고 흰 닭 등으로 천신(天神)이 상징되어 있고 비록 알이 직접 등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알지가 황금의 궤 속에 들어 있었다는 것, 흰 닭이 울었다는 것으로 보아 난생 신화의 한가지 형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알지의 후손 미추의 즉위를 밝히고 있는 이 알지 신화는 하나의 문화기원 신화(시조신화)에 속한다. 신라의 왕의 계승자들은 거의 알지의 후손 김씨 가운데서 나왔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탈해왕(脫解王) 9년 왕이 밤에 금성(金城- 경주) 서쪽 시림(始林) 숲 사이에서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날이 밝자 호공(瓠公)을 보내어 살펴보게 하였다. 가보니 큰 빛이 시림에서 비치고 자줏..

김신선전(金神仙傳), 박지원

김신선전(金神仙傳) 박지원 줄거리 김신선의 속명 홍기(弘基)로 16세에 장가들어 단 한번 아내를 가까이 해서 아들을 낳았으며 화식(火食)을 끊고 벽을 향해 정좌한지 두어 해 만에 별안간 몸이 가벼워졌으며 그 뒤 각지의 명산을 두루 찾아다녔다. 하루에 수백 리를 걸었으나 5년 만에 한번 신을 갈아 신었고 험한 곳에 다다르면 더욱 걸음이 빨라졌다. 그는 밥을 먹지 않아 사람들은 그가 찾아오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으며, 겨울에 속옷을 입지 않고 여름에 부채질을 하지 않았다. 남들은 그런 그를 신선이라 불렀다. 키는 7척이 넘었으며, 여윈 얼굴에 수염이 길었고 눈동자는 푸르며 귀는 길고 누른빛이 났다. 술은 한 잔에도 취하지만 한 말을 마시고도 더 취하지는 않았고 남이 이야기하면 앉아서 졸다가 이야기가 끝나면 빙..

김수로왕 신화

김수로왕 신화 천지가 개벽한 후로 이 지방에는 아직 나라 이름도 없고, 또한 왕과 신하의 칭호도 없었다. 이 때 아도간(我刀干), 여도간(汝刀干), 피도간(彼刀干), 오도간(五刀干), 유수간(留水干), 유천간(留天干), 신천간(神天干), 오천간(五天干), 신귀간(神鬼干) 들의 구간(九干)이 있었다. 이들 수장(首長)은 백성을 통솔했는데, 대개 1백호 7만 5천명이었다. 그 때 사람들은 거의 스스로 산과 들에 모여 살면서 우물을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서 먹었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光武帝) 건무 18년 임인(A.D.42) 3월 상사일(上巳日)에 (그들이)사는 곳의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의 이름인데 거북이 엎드린 형상과 같으므로 구지라 했다.-에서 수상한 소리가 불렀다.(구간들과) 마을 사..

금와왕 설화(金蛙王 說話)

금와왕 설화(金蛙王 說話) 부여의 왕 해부루(解夫婁)가 늙도록 자식이 없어 산천에 자식을 빌던 중 어느 날 사냥 중에 타고 가던 말이 곤연(鯤淵)에 이르러 큰 돌을 보고는 눈물을 흘린다. 왕은 이상히 여겨 사람을 시켜 그 돌을 굴리고 보니 금빛 개구리 모양을 한 어린아이를 발견하였다. 이 아이가 금와인데, 해부루가 죽은 다음에 동부여의 왕이 되었다. 【출전】 권1 ‘동부여조(東夫餘條)', ‘동명왕 신화' 공무원 두문자 암기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공무원 국어 PDF 다운로드 공무원 영어 PDF 다운로드 공무원 한국사 PDF 다운로드 공무원 행정학 PDF 다운로드 공무원 행정법 PDF 다운로드 경찰학, 헌법, 형법, 형소법 PDF 다운로드 경영학, 경..

규원가(閨怨歌), 허난설헌(許蘭雪軒)

규원가(閨怨歌) 허난설헌(許蘭雪軒) 작품 해제 15세 무렵 김성립(金誠立)과 결혼한 허난설헌의 작품이다. 일명 , , 라고도 한다. 남성 위주의 유교적 봉건 사회에서 기생집을 드나드는 남편을 기다리며 속절없이 늙어 가는 자신에 대한 한탄과, 그러면서도 어찌할 수 없이 그리워지는 남편에 대한 기다림 등이 섬세하고 애절한 여성적 필치로 그려져 있다. 당시 여성들은 ‘삼종지도(三從之道)’, ‘여필종부(女必從夫)’라는 봉건 윤리 속에서 남성들에게 예속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 작품에 담겨 있는 슬픔은 여성인 작자 자신이 그러한 사회 속에서 겪어야 했던 외로움과 한이 표출된 것이다. 한탄과 원망을 굳이 감추지 않고 삶의 고난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 사실성과 현실성을 중시하는 기풍인 조선 후기 문학으로 나아가는 길을 ..

구토설화(龜兎說話)

구토설화(龜兎說話) 본문 옛날 동해 용왕의 딸이 병들어 앓고 있었다. 의원이 말하기를 토끼의 간을 구해서 약을 지어먹으면 낳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바다 가운데 토끼가 없으므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이때 한 거북이 용왕께 자신이 구해오겠노라고 아뢰었다. 거북은 마침내 육지에 올라 토끼에게 말하기를 “바다 가운데 한 섬이 있고 그곳에는 맑은 샘과 맛있는 과일이 많고 날씨도 적당하며 매나 독수리들도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한 2, 3리 헤엄쳐 가다가 거북이가 토끼를 돌아보며 잡아가는 진짜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지금 용왕의 따님이 병환이 나서 앓고 있는데, 꼭 토끼의 간만이 약이 된다고 하므로 내가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너를 업고 가는 것이다.” 토끼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말하기를 “나는 신령의..

국선생전(麴先生傳), 이규보

국선생전(麴先生傳) 이규보 (李奎報) 본문 읽기 국성(麴聖-맑은 술)의 자(字)는 중지(中之-곤드레)이니, 주천(酒泉-춘추 전국 시대의 주나라에 있던 땅 이름, 이 곳에서 나는 물로 술을 빚으면 술맛이 좋다고 함)고을 사람이다. 어려서 서막(徐邈-중국 위나라 사람으로 지독한 애주가)에게 사랑을 받아, 막(邈)이 이름과 자를 지어 주었다. 먼 조상은 본시 온(溫)땅 사람으로 항상 힘써 농사지어 자급(自給)하더니, 정(鄭)나라가 주(周)나라를 칠 때에 잡아 데려 왔으므로, 그 자손이 혹 정나라에 널려 있기도 하다. 증조(曾祖)는 역사에 그 이름을 잃었고, 조부 모(牟-보리를 의인화한 명칭)가 주천(酒泉)으로 이사하여 거기서 눌러 살아 드디어 주천 고을 사람이 되었다. 아비 차(醝-흰 술 차, 흰 술을 의인화..

귀거래사(歸去來辭), 도연명(陶淵明)

귀거래사(歸去來辭) 도연명(陶淵明) 해제 진(晉)나라의 도연명이 임지(任地)인 심양도 팽택현의 영(令)을 사직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 그 결의를 술회한 귀거래사는 풀이한 대로 ‘돌아가자’, ‘돌아가자’의 의미로서 글 중 두 군데에 이 어구가 쓰여 있으며, 그 모두(冒頭)의 어구로서 제목을 삼은 것이다. 도잠(도연명)이 사직을 하고 돌아온 이유는 벼슬아치의 생활이 성미에 맞지 않고, 또 누이동생의 상사(喪事)에 가기 위함이라 하였으나, 본문 중에는 생활상의 불만이나 누이동생의 죽음을 슬퍼하는 어구는 보이지 않는다. 歸去來兮 田園將蕪 胡不歸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實述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 * 歸去來兮(귀거래혜) : 돌아가리라. ‘來’는 별 뜻이 없으며 ‘兮’는 감탄의 뜻이 있음...

관등가(觀燈歌), 가사

관등가(觀燈歌) 작자미상 정월 상원일에 달과 노는 소년들은 답교하고 노니는데 우리 님은 어디가고 답교할 줄 모르는고 이월 청명일에 나무마다 춘기들고 잔디 잔디 속잎나니 만물이 희락한데 우리 님은 어디가고 춘기든 줄 모르는고 삼월 삼일날에 강남서온 제비 왔노라 헌신하고 소상강 기러기는 가노라 하직한다 이화도화 만발하고 행화방초 흩날린다 우리 님은 어디가고 화류할 줄 모르는고 사월 초파일에 관등하러 임고대하니 원근고저의 석양은 빗겼는데 어룡등 봉학등과 두루미 남성이며 종경등 선등 북등이며 수박등 마늘등과 연꽃 속에 선동이며 난봉 위에 천녀도다 배등 집등 산대등과 영등 알등 병등 벽장등 가마등 난간등과 사자 탄 체괄이며 호랑이 탄 오랑캐라 바로 차 구을등에 일월등 밝아있고 칠성등 벌렸는데 동령에 월상하고 곳곳..

경세유표, 정약용

경세유표 정 약 용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의 전지(田地)는 10경(頃)이고 그 아들은 10명이라고 하자. 그 들 중 한 아들은 전지 3경을 얻고, 두 아들은 2경을 얻고, 나머지 네 아들은 전지를 얻지 못하여 울면서 길거리에서 뒹굴다가 굶어죽게 된다면 그 사람을 부모 노릇 잘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늘이 백성을 내릴 적에 먼저 전지를 마련하여 그들로 하여금 먹고살게 하였고, 또 한 백성을 위하여 군주(君主)와 목민관(牧民官)을 세워 그들의 부모가 되게 하였으며, 백성의 재산을 균등하게 하여 다함께 잘 살도록 하였다. 그런데도 군주와 목민관이 팔짱만 끼고 앉아 아무 일도 안 한다면, 그 아들이 서로 싸워서 재산을 빼앗고 자기에게 합치는 일을 못하게 막을 자는 누구란 말인가? 힘센 자 는 더 많이 얻..

고시(古詩), 정약용(丁若鏞)

고시(古詩) 정약용(丁若鏞) 제비 한 마리 처음 날아와 지지배배 그 소리 그치지 않네 말하는 뜻 분명히 알 수 없지만 집 없는 서러움을 호소하는 듯 “느릅나무 홰나무 묵어 구멍 많은데 어찌하여 그 곳에 깃들지 않니?” 제비 다시 지저귀며 사람에게 말하듯 “느릅나무 구멍은 황새가 쪼고 홰나무 구멍은 뱀이 와서 뒤진다오.” 燕子初來時(연자초래시) 喃喃語不休(남남어불휴) 語意雖未明(어의수미명) 似訴無家愁(사소무가수) 楡槐老多冗(유괴로다용) 何不此淹留(하불차엄유) 燕子復喃喃(연자복남남) 似與人語酬(사여인어수) 楡冗款來啄(유용관래탁) 槐冗蛇來搜(괴용사래수) 정약용 본관 나주(羅州). 자 미용(美鏞) ․송보(頌甫). 초자 귀농(歸農). 호 다산(茶山) ․삼미(三眉) ․여유당(與猶堂) ․사암(俟菴) ․자하도인(紫霞道..

고성오광대(固城五廣大)

고성오광대(固城五廣大) 개관 탈놀이의 하나(중요무형문화제 제7호) 경상남도 고성군 고성읍에 전승되고 있다. 초계밤마리(지금의 합천군 덕곡면 율지리)에 연원을 둔 오광대계통의 놀이이다. 이 놀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기록이 없어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구전자료와 학자들의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조선 말기까지 고성읍에는 관속들이 놀던 가면극이 있었고, 1910년경에 남촌파(南村波) 서민들이 통영오광대를 보고 오광대놀이를 하였고, 그 뒤에 창원오광대의 영향을 받으면서 오늘날과 같은 탈놀이로 성장하였다고 할 수 있다. 놀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마당은 ‘중춤’이다. 중이 각시를 유혹하고 각시는 마주보고 그에 응하는 요염한 춤을 춘다. 둘째 마당은 ‘문둥이’로, 오그라진 손으로 소고(小鼓)를 들고 등장하..

계축일기, 어느 궁녀

계축일기 어느 궁녀 서궁록 제1권 임인년(선조35년)에 중전께서 잉태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가가 중전을 놀라게 함으로써 낙태하시게 할 양으로 대궐 안에 돌팔매질도 하고 궐내 사람들을 움직여 나인들의 변소에 구멍을 뚫고 나무로 쑤시며 강도가 들었다고 소문을 내니, 이때 궁중에서도 유가를 의심하는 바 없지 않았다. 계묘년에 중전께서 공주를 낳으셨다. 그런데 대군을 낳으셨다고 유가는 잘못 듣고 아무런 대답도 않고 있다가 공주를 낳으셨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야 무엇을 주더라니 이로 미루어 보아도 얼마나 중전을 미워했는지 알만하지 않은가. 그 후 병오년에 대군을 낳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유자신은 집에서 음흉한 생각을 한 나머지 적자가 태어났으니 동궁의 자리가 위태롭다며 동궁을 모시고 있는 권세 있는 신하들과 정인..

개암가(皆岩歌), 조성신

개암가(皆岩歌) 조성신 청춘에 병이 들어 공산에 누었더니 일편 잔몽에 호접의 나래 빌어 장풍을 경마 들고 남포로 나려가니 초선도가 어디메뇨 개암정이 여기로다 어주를 흘러 타고 백구에 길을 물어 굽이굽이 돌아드니 수석도 명려하다 계변에 누운 돌은 석국이 벌어 있고 석간에 솟은 물은 박잔이 띄워 있다 등라를 후려 잡고 석국을 더디 밟아 운창을 바삐 열고 주인영감 배읍하니 확삭할사 선풍도골 거룩할사 수고강녕 세가지 상체화는 춘당이 함께 놀고 오색의 영아희는 노래자를 부럴소냐 금슬 시서는 안상에 들어 있고 옥수 방란은 정전에 빌어있다 한훤을 맞은 후에 헌함에 비겨 앉아 원근 산천을 일안에 굽어보니 동취병 서취병은 봉만도 수려하고 기암괴석은 천학도 기절하다 일월산 일지맥은 남록으로 뛰어 나려 곡곡용반하고 준준호거..

강상문가(江上聞歌), 이안눌(李安訥)

강상문가(江上聞歌) 이안눌(李安訥) 江頭誰唱美人辭(강두수창미인사) 강가에서 그 누가 미인사를 부르네 正是孤舟月落時(정시고주월락시) 바로 지금 외로운 배에 달이 질 무렵에 惆悵戀君無限意(추창연군무한의) 슬프도다 연군의 무한한 정을 世間唯有女郞知(세간유유녀랑지) 세상에서 아는 것은 오직 기생뿐이어라. 이안눌 본관 덕수(德水). 자 자민(子敏). 호 동악(東岳). 시호 문혜(文惠). 1599년(선조 32) 정시문과에 을과로 급제, 형조 ․호조의 좌랑을 역임하고 예조좌랑이 되어 서장관(書狀官)으로 진하사 정광적(鄭光積)과 함께 명나라에 다녀왔다. 안동(安東)부사를 거쳐 1623년 인조반정 때 예조참판이 되었으나 나가지 않았고, 일찍이 특진관으로 있다가 조정의 일에 시비를 가려 극언하여 고관들의 미움을 사 사직했..

거타지 설화

거타지 설화 진성 여왕 때의 아찬인 양패(良貝)는 왕의 막내아들이다. 그는 당나라 때 사신으로 떠나면서 후백제의 해적들이 진도에서 뱃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활 잘 쏘는 사람 50명을 뽑아서 자신을 따르게 했다. 양패 일행이 탄 배가 곡도라는 섬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풍랑이 거세게 일어났다. 그래서 열흘 동안 그 곳에서 묵게 되었다. 양패는 걱정이 되어 사람을 시켜 점을 쳐보게 하니 “이 곡도에 신령스러운 못이 있는데, 거기에 제사를 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못에다 제사를 드리니 못물이 한 길이 넘도록 용솟음쳐 올랐다. 그리고 그 날 밤 한 노인이 양패의 꿈에 나타나 말하기를 “활 잘 쏘는 군사 한 사람을 이 섬에다 남겨 두고 가면 순풍을 만나리라." 양패는 꿈에서 ..

감군은(感君恩)

감군은(感君恩) 상진(정도전?, 하윤?) 제 1 장 四海(ᄉᆞ해) 바닷 기픠 닫줄로 자히리어니와, 님의 德澤(덕ᄐᆡᆨ) 기픠 어ᄂᆞ 줄로 자히리잇고, 享福無彊(향복 무강)샤 萬世(만셰) 누리쇼셔. 享福無彊(향복 무강)샤 萬世(만셰) 누리쇼셔. 一竿明月(일간 명월)이 亦君恩)이샷다. ▶ 현대어 풀이 온 세상 있는 바다의 깊이는 닻줄로 잴 수 있겠지만, 임금님의 은덕 깊이는 어느 줄로 잴 것인가?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밝은 달빛 아래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며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 은혜이시도다. 제 2 장 泰山(태산)이 놉다컨마ᄅᆞᄂᆞᆫ 하ᄂᆞᆯ해 몬 밋거니와 님의 놉ᄋᆞ샨 恩(은)과 德(덕)과 하ᄂᆞᆯᄀᆞ티 노ᄑᆞ샷다. 享福無彊(향복 무강)샤 萬世..

보리 타작[打麥行], 정약용

보리 타작[打麥行] 新芻獨酒如潼白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大碗麥飯高一尺 큰 사발에 보리밥, 높기가 한 자로세. 飯罷取枷登場立 밥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雙肩漆澤飜日赤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呼邢作聲擧趾齊 응헤야 소리 내며 발 맞추어 두드리니 須臾麥穗都狼藉 삽시간에 보리 낟알 온 마당에 가득하네. 雜歌互答聲轉高 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데 但見屋角紛飛麥 보이느니 지붕 위에 보리티끌뿐이로다. 觀其氣色樂莫樂 그 기색 살펴보니 즐겁기 짝이 없어 了不以心爲形役 마음이 몸의 노예 되지 않았네. 樂園樂郊不遠有 낙원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닌데 何苦去作風塵客 무엇하러 벼슬길에 헤매고 있으리요. [정리] - 갈래 : 행(行 - 한시의 일종). 서정시. 리얼리즘 시 - 연대 : 18..

시집살이 노래, 문답법

형님 온다 형님 온다 분(粉)고개로 형님 온다. (보고저즌 형님 온다) 형님 마중 누가 갈까. 형님 동생 내가 가지.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뎁까? 이애 이애 그 말 마라 시집살이 개집살이. 앞밭에는 당추(唐추)심고 뒷밭에는 고추 심어, 고추 당추 맵다 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둥글둥글 수박 식기(食器) 밥 담기도 어렵더라. 도리도리 도리 소반(小盤) 수저 놓기 더 어렵더라. 오 리(五里) 물을 길어다가 십 리(十里) 방아 찧어다가, 아홉 솥에 불을 때고 열 두 방에 자리 걷고, 외나무다리 어렵대야 시아버니같이 어려우랴? 나뭇잎이 푸르대야 시어머니보다 더 푸르랴? 시아버니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 동세 하나 할림새요 시누 하나 뾰족새요. 시아지비 뾰중새요 남편 하나 미련새요, 자식 하난 ..

심생전(沈生傳), 이옥

양반가의 자제인 심생과 중인 신분인 소녀의 사랑을 그린 짤막한 형식의 전(傳)으로,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한 두 젊은이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리고 있다. * 갈래 : 애정 소설, 전(傳) * 성격 : 비극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① 시간 - 조선 시대 ② 공간 - 종로 * 제재 : 신분이 다른 두 남녀의 사랑 * 주제 : 신분제의 속박으로 인한 남녀의 비극적 사랑 * 특징 ① 이야기에 대한 작가의 논평이 덧붙음. ② 혼사 장애 화소가 나타남. * 연대 : 조선 정조 때 * 출전 : “담정총서(潭庭叢書)” 중 ‘매화외사(梅花外史)’ 어휘 풀이 * 풍치(風致) : 시원스럽게 격에 맞는 멋. * 행차(行次) : 웃어른이 길 가는 것을 높여 이르는 말. * 소광통교(小廣通橋) : 서울 을지로 1가..

정읍사(井邑詞), 고대(백제) 가요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 가요라고 주장 국문으로 표기된 가장 오래된 노래 시조 형식의 원형을 가지 노래 현전하는 유일한 백제 노래이자 한글로 기록되어 전하는 고대 가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행상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의 안전을 달에게 비는 여인의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 갈래 : 고대 가요, 서정시 * 성격 : 서정적, 여성적, 기원적 * 제재 : 남편에 대한 염려 * 주제 : 남편의 안전을 바라는 여인의 간절한 마음 * 특징 : 후렴구 사용 * 의의 ① 현전하는 유일한 백제 노래 ② 한글로 기록되어 전하는 고대 가요 중 가장 오래된 작품 ③ 시조 형식의 기원이 되는 작품 * 연대 : 백제 시대로 추정 * 출전 : “악학궤범” 시어 풀이 * 전강, 소엽, 후강전, 과편, 금선조, 소엽 : 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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