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다'는 조심스럽게 하거나 꺼리어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쓰는 움직씨(동사)이다. '삼가다'가 들어갈 자리에 '삼가하다'를 쓰는 것은 바르지 않다. 그 까닭을 두 가지로 본다.
첫째, '삼가다'의 씨줄기(어간) '삼가-'에 '-하다'를 시끝(어미)으로 붙일 수 없다. '그리다'와 '보다'를 '그리하다'와 '보하다'로 쓸 수 없는 것과 같다.
둘째, 띄어쓰기가 잘못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찌씨 + 움직씨'로서 '삼가 하다'로 띄어 쓰면 틀린 표현은 아니다. '반짝하다', '더하다'처럼 어찌씨 뒤에 뒷가지(접미사) '-하다'가 붙어 움직씨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씨(부사) '삼가'는 씨줄기 '삼가-'에 씨끝 '-아'가 붙은 꼴이므로, 뒷가지 '-하다'를 붙일 수 없다.
다음 세 문장을 구조가 같은 괄호 안의 문장과 함께 비교해 보자.
① 말을 삼가다. (비교: 말을 낮추다.)
② 삼가 말하다. (비교: 낮추어 말하다.)
③ 말을 삼가 하다. (비교: 말을 낮추어 하다.)
①는 말을 조심스럽게 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말하기를 꺼린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간결하면서 가장 단호한 느낌이 드는 문장이다.
②은 조심스럽게 말한다는 뜻이다. 격식을 차릴 때에 '삼가'를 앞세워 쓰곤 한다.
③은 ②과 뜻은 비슷하면서, 격식을 차린 표현은 아니다. 말을 하기는 하되 조심스럽게 한다는 뜻으로 비친다.
Q 다음 <공고문>의 ㉠~㉣에 대한 수정 의견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공고문>
이곳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사유지입니다. 따라서 외부인이 ㉡이곳을 마음대로 출입하거나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행위는 법에 ㉢접촉되오니 ㉣삼가주시기바랍니다.향후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고발 조치를 할 것임을 엄중하게 경고하는 바입니다.
2019년 00월 00일 주인 백
① ㉠: 의미가 중복되므로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로 표현하는 게 좋겠어.
② ㉡: 문장 성분의 자연스러운 호응을 위해 ‘이곳을’을 ‘이곳에’로 수정하는 게 좋겠어.
③ ㉢: 맥락상 적절하지 못한 단어이므로 ‘저촉’으로 수정하는 게 좋겠어.
④ ㉣: 어법에 맞게 ‘삼가해 주시기’로 수정하는 게 좋겠어.
【해설】 정답 ④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꺼리는 마음으로 양(量)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아니하도록 하다’ 등의 뜻일 때, ‘삼가다’가
옳다. ‘삼가하다’는 잘못된 표현
[오답 확인]
① ‘사유지(私有地)’는 개인이 가진 땅이므로 의미가 중복되었다.
② 서술어 ‘출입하다’와 ‘투기하다(投棄-:내던져 버리다)’는 앞말이 처소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 ‘~에’와 호응
③ 저촉(抵觸 : 抵 막을 저/觸 닿을 촉) ㉠ 서로 부딪치거나 모순됨. ㉡법률이나 규칙 따위에 위반되거나 거슬림.
예) 당국의 검열에 저촉이 되다. 선거법 저촉 여부를 검토하다.
접촉(接觸 : 接 이을 접/觸 닿을 촉)
㉠ 서로 맞닿음. 예) 접촉 사고 신체 접촉. ㉡ 가까이 대하고 사귐.
예) 그는 법조인들과 접촉이 잦다. 그는 이웃과의 접촉을 꺼리는 성격이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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