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길 김광규 날을 생각을 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요즘은 달리려 하지도 않는다. 걷기조차 싫어 타려고 한다. (우리는 주로 버스나 전철에 실려 다니는데) 타면 모두들 앉으려 한다. 앉아서 졸며 기대려 한다. 피곤해서가 아니다. 돈벌이가 끝날 때마다 머리는 퇴화하고 온 몸엔 비늘이 돋고 피는 식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눈을 반쯤 감은 채 익숙한 발걸음은 집으로 간다. 우리는 매일 저녁 집으로 돌아간다. 파충류처럼 늪으로 돌아간다. 개관 - 화자 : 무기력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 매몰되어 버린 현대의 도시인 - 주제 : 현대 도시인의 삶의 비극 - 성격 : 회의적, 비판적 - 표현 * 현재형 어미를 사용하여 상황을 부각한다. * 유사한 성격의 소재를 활용하여 의미를 강조한다. * 유사한 통사구조의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