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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별곡(華山別曲), 경기체가, 변계량, 위~景긔엇더하니잇고(이 모습이 어떠합니까)'

Jobs 9 2022. 1. 2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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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별곡(華山別曲)

변계량

 

1장

華山南(화산남) 漢水北(한수북) 朝鮮勝地(조선승지)

白玉京(백옥경) 黃金闕(황금궐) 平夷通達(평이통달)

鳳峙龍翔(봉치용상) 天作形勢(천작형세) 經經陰陽(경경음양)

偉(위) 都邑(도읍) 景其何如(경기하여)

太祖太宗(태조태종) 創業貽謀(창업이모) 再唱(재창)

偉(위) 持守(지수) 景其何如(경기하여)

 

1장

華山의 남쪽이오, 漢水의 북쪽에 도읍한 서울은 조선의 名勝之地로다.

玉皇上帝가 사는 白玉京같은 서울에는, 黃金처럼 빛나는 궁궐이 벌여 섰고, 땅은 편편하고 훤히 튀었는데,

鳳凰새처럼 우뚝 솟아 巍然하고 龍처럼 날으련 듯, 하늘이 만든 山形地勢는 陰陽家들의 풍수지리설에 의하여 정해진 지경으로,

아! 여기 도읍하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太祖·太宗의 강인한 의지의 집념은 왕업을 열게 되고 나라 다스리는 경륜을 끼치셨느니,

아! 世宗이 父祖의 왕업을 持盈·守成하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2장

內受禪(내수선) 上稟命(상품명) 光明正大(광명정대)

禁草竊(금초절) 通商賈(통상고) 懷服倭邦(회복왜방)

善繼善述(선계선술) 天地交泰(천지교태) 四境寧一(사경녕일)

偉(위) 太平(태평) 景其何如(경기하여)

至誠忠孝(지성충효) 陸隣以道(육린이도) 再唱(재창)

偉(위) 兩得(양득) 景其河如(경기하여)

 

2장

世宗이 王位를 太宗으로부터 禪讓받고, 天子로부터 命을 받들어 나라 다스림이 공명 정대하도다.

좀도둑을 금하고 장사들의 商去來가 통하고, 倭國마저 굴복시켜 懷柔하였느니,

조상의 뜻을 繼承發展시켜 천지가 화합한 가운데, 太平聖代가 찾아와 四方의 나라들이 안정되매,

아! 太平한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至極한 精誠에서 우러나온 忠誠과 孝誠은, 이웃과도 화목하게 지내는 도리로,

아! 이 두 가지를 다 얻은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3장

存敬畏(존경외) 戒逸欲(계일욕) 躬行仁義(궁행인의)

開經筵(개경연) 覽經史(남경사) 學貫天人(학관천인)

置集賢殿(치집현전) 四時講學(사시강학) 春秋製述(춘추제술)

偉(위) 右文(우문) 景其何如(경기하여)

天縱之聖(천종지성) 學問之美(학문지미) 再唱(재창)

偉(위) 古今(고금) 景其何如(경기하여)

 

3장

공경하고 두려워함이 있고 · 놀고 즐겨하는 가운데, 聲色을 경계토록 하면서, 몸소 仁義를 행하였도다.

經筵을 열어 經書와 史記를 보니, 학문은 天道와 人道를 통달하였고,

集賢殿을 두고 사시로 학문을 강론하고, 봄가을로 시와 글을 짓게 하시니,

아! 학문을 숭상하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하늘이 내신 성인 孔子의 경지처럼 다달은 학문이야말로 아름답도다.

아! 예나 지금이나 이런 광경, 몇 분이나 됩니까?

 

 

4장

訓兵書(훈병서) 敎陳兵(교진병) 以習坐作(이습좌작)

順時令(순시령) 擇閑曠(택한광) 不廢蒐狩(불폐수수)

萬騎雷騖(만기뇌무) 殺不盡物(살불진물) 樂不極盤(낙불극반)

偉(위) 講武(강무) 景其何如(경기하여)

長慮却顧(장려각고) 安不忘危(안불망위) 再唱(재창)

偉(위) 豫備(예비) 景其何如(경기하여)

 

4장

兵書를 읽히고 · 陳法도 가르쳐, 병사들이 앉았다 섰다 하는 동작을 훈련시켰도다.

시절을 따라 넓고도 · 조용하고, 훤히 트인 빈 터전에서 사냥하길 거르지 않았고,

수많은 기병들이 달려가는 소리 雷聲처럼 빠르고, 사냥에서 죽이되 씨 지우지 않고, 즐기되 그 즐거움 끝까지 않았으니,

아! 무술을 연마하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늘 앞일을 생각하고 다시 뒤돌아보는 것은, 군자가 편안할 때 위태로움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함이니,

아! 미리 대비하는 有備無患의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5장

懼天災(구천재) 悶人窮(민인궁) 克謹祀事(극근사사)

進忠直(진충직) 退姦邪(퇴간사) 欽恤刑罰(흠휼형벌)

考古論今(고고논금) 夙夜圖治(숙야도치) 日愼一日(일신일일)

偉(위) 無逸(무일) 景其何如(경기하여)

天生聖主(천생성주) 以惠東人(이혜동인) 再唱(재창)

偉(위) 千歲乙世伊小西(천세을세이소서)

 

5장

하늘이 내리는 재앙을 두려워하고 · 사람들의 곤궁함을 딱하게 여겨, 제사는 삼가는 마음으로 지극히 지냈도다.

충직한 신하는 등용하고 · 간사한 신하는 물리치며, 죄인들의 형벌을 삼가서 불쌍히 여기느니,

옛일을 상고하고 지금일 의론하되,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나라 다스리기 힘쓰고 삼가느니, 하루하루로다.

아! 安逸함이 없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하늘이 聖主를 내시어, 은혜로써 우리 동방 백성들에게 내리시니,

아! 세종이여, 千歲를 누리소서.

 

 

6장

慶會樓(경회루) 廣延樓(광연루) 崔巍敞豁(최외창활)

軼烟氛(질연분) 納灝氣(납호기) 遊目天表(유목천표)

江山風月(강산풍월) 景槪萬千(경개만천) 宣暢鬱堙(선창울인)

偉(위) 登覽(등람) 景其何如(경기하여)

蓬萊方丈(봉래방장) 瀛洲三山(영주삼산) 再唱(재창)

偉(위) 何代可覓(하대가멱)

 

6장

慶會樓와 廣延樓는 높이 우뚝 솟아 널찍하니, 오히려 훤히 툭 틔었도다.

사람한테 惡氣가 되는 이내 걷히고, 하늘에는 맑은 기운 어려 있어 하늘 밖으로 눈빛 따라 쳐다보니,

江山의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 속에 아름다운 경치는 만이오, 천이어서 막히고 답답한 마음을 훤히 툭 틔게 하는 듯하도다.

아! 높은 다락에 올라 바라보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蓬萊山 · 方丈山 · 瀛洲山들의 三神山을,

아! 어디 가서 얻을 수 있는 경치가 되겠습니까?

 

 

7장

止於慈(지어자) 止於孝(지어효) 天性同歡(천성동환)

止於仁(지어인) 止於敬(지어경) 明良相得(명량상득)

先天下憂(선천하우) 後天下樂(후천하낙) 樂而不淫(낙이불음)

偉(위) 侍宴(시연) 景其何如(경기하여)

天生聖主(천생성주) 父母東人(부모동인) 再唱(재창)

偉(위) 萬歲乙世伊小西(만세을세이소서)

 

7장

남의 아비로서 곧 아비는 慈에 머물고, 남의 자식으로 곧 아들은 孝에 머무르니, 父子之道는 天性으로 함께 즐겼도다.

남의 임금으로 곧 임금은 仁에 머물고, 남의 신하로 곧 신하는 敬에 머무르니, 현명한 임금과 忠良한 신하가 서로 만났으니,

천하의 걱정을 백성보다 먼저 걱정하고 · 천하의 즐거움을 백성보다 나중에 즐기느니, 즐거움이 지나쳐도 음란함이 없음이여.

아! 궁중잔치에 임금을 뫼시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하늘이 내신 聖主께서는, 우리 동방 백성들한테 부모 같도다.

아! 聖君 세종이시여, 萬歲를 누려 주소서.

 

 

8장

勸農桑(권농상) 厚民生(후민생) 培養邦本(배양방본)

崇禮讓(숭예양) 尙忠信( 상충신) 固結民心(고결민심)

德澤之光(덕택지광) 風化之洽(풍화지흡) 頌聲洋溢(송성양일)

偉(위) 長治(장치) 景其何如(경기하여)

華山漢水(화산한수) 朝鮮王業(조선왕업) 再唱(재창)

偉(위) 並久(병구) 景其何如(경기하여)

 

8장

농사짓기와 누에치기 권장하여 백성들의 생활을 두터이 하매, 나라의 근본을 배양하도다.

예의와 사양하는 마음을 숭상하고, 충직과 신의를 숭상함으로써, 백성들의 마음을 단단히 맺어주느니,

끼친 덕택의 밝은 빛은 교육과 정치로 나아가매, 풍습을 잘 교화시켜 태평을 칭송하는 소리 넘쳐 흐르도다.

아! 나라를 길이길이 잘 다스리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높은 華山이여! 넘실대는 漢水여! 탄탄한 조선왕업이여!

아! 화산과 한수가 조선왕업과 나란히 오래 뻗어가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해설

1425년(세종 7)에 변계량이 지은 경기체가. 총 8장. 궁중에서 연악으로 지은 송도가(頌禱歌)로서 악장문학에 속한다. <악장가사>에 수록되어 있으며, <세종실록>과 <증보문헌비고>에도 소개되어 있다. 조선 개국 후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고 나라의 기반이 안정되자 태종은 세종에게 왕위를 넘겨주었다. 세종이 나라를 힘써 잘 다스려 태평성대를 맞이하매 이를 기리고자 지었다. 작품의 형식은 연장체(聯章體)로 되어 있으며, 각 장은 경기체가의 정형적 형식을 잘 유지하고 있다. 즉, 각 장이 전대절(前大節)과 후소절(後小節)로 이루어지고 6행씩이며, 각 행은 3보격과 4보격으로 되고, 제4행과 제6행은 ‘위~景긔엇더하니잇고(이 모습이 어떠합니까)'’로 양식화되어 있다. ‘화산(華山)’은 삼각산의 다른 이름이며, 서울을 지칭하는 말로도 쓰인다.  

내용은 서울을 찬양하는 노래로서 1장은 빼어난 형세를 안고 있는 도읍지의 모습과 왕업을 확고하게 지켜나가는 장한 모습을 그렸다. 2장은 임금의 선정으로 나라 안팎이 태평성대임을 구가했다. 3장은 인의(仁義)를 몸소 실천하고 집현전 학자들과 더불어 학문을 숭상하는 세종의 모습을 그렸다. 4장은 군사훈련과 사냥 등을 통하여 무력을 기르는 세종의 유비무환의 자세를 그렸다. 5장은 백성과 신하, 형벌을 다스리는 일에 자상한 은혜를 베푸는 세종의 천세를 기원하는 염원을 담았다. 6장은 서울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신선들이 산다는 삼신산(三神山)에 방불함을 노래하였다. 7장은 어질고 밝은 임금과 신하가 서로 만나 잔치하는 모습과 임금의 만세를 기원하는 염원을 담았다. 8장은 농상(農商)을 권하고 민생을 두터이 하는 것이 나라의 근본을 기르는 것이라고 하고, 이어서 덕택이 지극하고 교화가 흡족하여 서울의 자연과 조선의 왕업이 함께 오래 지속되는 모습을 찬양하였다. 이 작품은 작자의 개인 생각을 나타낸 것이라기보다 그 시대의 정치철학을 요약, 제시한 느낌을 준다. 완성기의 경기체가로서, 장르양식의 확고한 틀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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