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개관
- 성격 : 자의식적, 성찰적, 반성적, 상징적, 고백적, 의지적
- 표현
* 상징적인 시어를 통해 내면세계를 형상화함.
* 길을 걷는 여정을 통해 이상적 자아와 역사를 회복하려는 화자의 의지를 드러냄.
- 화자 : 참된 자아를 찾기 위해 삭막한 현실을 이겨 내려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
- 제재 : 길 → 자아 성찰을 통해 참된 찾아를 찾아가는 과정
- 주제 : 잃어버린 참된 자아를 되찾으려는 결의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잃어 버렸습니다. → 참된 자아를 상실했다는 의미이자,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음.
*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 길에 나아갑니다. → 잃어버린 것을 찾는 적극적인 행위 / 찾는 것이 참된 자아임을 고려하면 '주머니'는 화자의 내면세계를 상징함.
* 돌담과 쇠문 → 딱딱하고 차가움의 이미지, 단절과 고립의 이미지로, 암울한 현실 상황을 암시- 돌과 쇠문은 참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가로막고 방해하는 장애물임.
* 길 위에 긴 그림자 드리우고 → 참된 자아를 찾아가는 길이 단절된 절망적 상황에 고민하는 모습
*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 시간의 순환성을 통해 무언가를 찾는 자아의 행위가 영원히 계속될 것임을 암시함.
* 돌담을 더듬다 눈물짓다 → 참된 자아를 찾지 못하는 현실 상황에서 슬픔을 느낌.
* 하늘 → 자아성찰의 매개체이자 윤리적 판단의 절대적 기준이다.
*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 → 자아를 찾을 수 없는 삭막하고 암담한 현실
*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 화자가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살아가는 이유가 제시됨. / 여기서의 '내'는 '참된 자아'를 의미함.
* 내가 사는 것은, 다만 /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참된 자아를 찾는 것이 화자의 존재 이유라는 것과, 반드시 찾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냄. / 여기의 '내'는 현실적 자아이며, '잃은 것'은 참된 자아'를 의미함.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잃어 버린 찾아 길에 나아감.
- 2연 : 돌담을 끼고 있는 길
- 3연 : 쇠문이 굳게 닫힌 돌담
- 4연 : 시간의 순환성을 띤 길
- 5연 : 하늘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낀 화자
- 6연 : 삭막한 현실에서 자아를 찾기 위해 살아가는 화자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잃어 버린 참된 자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다짐하고 있는 작품이다. 화자는 잃어 버린 자아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풀 한 포기 없을 정도로 삭막하고 힘든 길이지만, 화자는 그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참된 자아가 없는 현재의 모습은 슬프고도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자는 자신이 살아 있는 한 끊임없이 돌담 안에 있는 참된 자아를 찾을 것이라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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